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원심 판시 범죄사실 중 퇴직금 미지급의 점과 관련하여, 피고인은 E의 재직 당시에 유효하게 퇴직금 중간정산을 하였으므로 그의 퇴직 시에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었다. 그런데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3,000,000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퇴직금 중간정산제도의 입법 취지와 후불적 임금의 성격인 퇴직금제도 그리고 관련 규정의 취지를 종합하여 고려하면, 퇴직금 중간정산은 근로자의 개별성, 자의성에 근거한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3다48891 판결 참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에 따른 퇴직금 중간정산은 근로자가 기왕의 계속근로기간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퇴직금의 중간정산을 요구하고 사용자가 그 요구 기간에 대한 중간정산을 승낙함으로써 성립한다(대법원 2008. 2. 1. 선고 2006다20542 판결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D의 근로자이던 E에게 ① 2001. 1. 1.부터 2006. 5. 31.까지의 퇴직금 명목으로 2006. 6. 20. 22,641,000원을 지급한 사실(여기서 소득세 836,202원, 주민세 83,620원을 원천징수한 다음 나머지 21,721,178원을 E의 계좌로 이체하였다), ② 2006. 6. 1.부터 2007. 5. 31.까지의 퇴직금 명목으로 2007. 6. 20. 4,225,000원을 지급한 사실(여기서 소득세 161,900원, 주민세 16,190원을 원천징수한 다음 나머지 4,046,910원을 E의 계좌로 이체하였다)을 지급한 사실, ③ 2007. 6. 1.부터 2008. 5. 31.까지의 퇴직금 명목으로 2008. 7. 3. 4,791,600원을 지급한 사실(여기서 소득세 186,830원, 주민세 18,683원을 원천징수한 다음 나머지 4,586,087원을 E의 계좌로 이체하였다), ④ 2008. 6. 1.부터 2009. 5. 31.까지의 퇴직금 명목으로 2009. 6. 1. 5,105,500원을 지급한 사실(여기서 소득세 150,480원, 주민세 15,040원을 원천징수한 다음 나머지 4,939,980원을 E의 계좌로 이체하였다), ⑤ 2009. 6. 1.부터 2010. 5. 31.까지의 퇴직금 명목으로 2010. 6. 15. 5,437,440원을 지급한 사실(여기서 소득세 161,430원, 주민세 16,140원을 원천징수한 다음 나머지 5,259,870원을 E의 계좌로 이체하였다), ⑥ 2010. 6. 1.부터 2011. 5. 31.까지의 퇴직금 명목으로 2011. 6. 15. 5,843,760원을 지급한 사실(여기서 소득세 192,370원, 주민세 19,230원을 원천징수한 다음 나머지 5,632,160원을 E의 계좌로 이체하였다), ⑦ 2011. 6. 1.부터 2012. 5. 31.까지의 퇴직금 명목으로 2012. 6. 21. 6,024,860원을 지급한 사실(여기서 소득세 198,890원, 주민세 19,880원을 원천징수한 다음 나머지 5,806,090원을 E의 계좌로 이체하였다), ⑧ E이 ㈜D에 재직하면서 위와 같이 퇴직금 명목의 돈이 지급되는 것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 증거들을 통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 그 밖에 ㈜D에서의 E의 지위, 피고인과 E의 관계 등을 고려하면, 퇴직금 중간정산이 ㈜D의 근로자이던 E의 개별적이고 자발적인 요구에 따라 유효하게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고,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가 E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이루어졌다고 볼 수도 없다.
피고인은 자신이 먼저 ㈜D의 근로자들에게 퇴직금 중간정산을 제의하고 퇴직금 명목의 돈을 지급하였고, E 등 ㈜D의 근로자들이 퇴직금 중간정산신청서를 제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먼저 피고인에게 퇴직금 중간정산을 요구한 사실은 없다.
E과 ㈜D은 퇴직금 중간정산을 한다는 내용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적도 없다.
E을 포함하여 ㈜D의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 중간정산은 퇴직금 중간정산이 시작된 2006년부터 ㈜D의 퇴직급여제도가 퇴직연금제도로 전환된 2012년까지 매년 6월경이나 7월경에 일률적으로 이루어졌다.
중간정산으로 퇴직금을 여러 번 수령하는 경우의 퇴직금 합계액은 퇴직 후에 일괄적으로 수령하는 경우의 퇴직금액보다 적다. 이러한 이유로 ㈜D의 근로자이던 E, F 등은 피고인이 2006년경부터 매년 퇴직금 중간정산을 이유로 퇴직금 명목의 돈을 지급하는 것에 대하여 불만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D에 재직한 기간에는 근로자 입장에서 이를 거절하기가 곤란하여 이의 제기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은 퇴직일부터 14일이 지난 2015. 12. 15.이 되자마자 ㈜D에서 퇴직금 일부를 지급받지 못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에 게시하였다. ㈜D의 근로자이던 F, H도 퇴직 이후인 2016. 1. 20., G도 퇴직 이후인 2016. 1. 21. 각각 ㈜D으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에 게시하였다[G는 위 진정을 하면서 ㈜D에서 이루어진 퇴직금 중간정산이 법적으로 무효라는 취지의 주장도 하였다].
피고인이 ㈜D에 재직 중인 다른 근로자 L, M 및 ㈜D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N에게서 '퇴직금 중간 정산을 함에 있어서 본인의 동의하에 퇴직금을 수령하였다'는 취지의 확인서를 작성 받아 수사기관에 제출하였으나, 이 확인서들은 E이 퇴직한 이후인 2016. 1. 8.에 작성된 것이다. 또한 피고인은 E에게서는 위와 같은 내용의 확인서를 받지 못했다.
따라서 피고인의 E에 대한 퇴직금 미지급의 점에 관한 원심 판시 범죄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원심판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은 없다.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E에게 지급하지 아니한 퇴직금 및 임금의 합계액이 약 9천만 원에 이를 정도로 많은 점, E이 퇴직한 지 3년이 넘었는데도 피고인은 퇴직금 지급의무가 발생하지 않았다거나 추가로 지급한 중간정산 퇴직금 및 임금 등과 상계되어야 한다는 취지로만 주장할 뿐 미지급 퇴직금 및 임금을 지금까지도 E에게 지급하지 아니한 점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반면에 미지급 퇴직금 및 임금 중 일부는 피고인의 E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과의 상계 주장으로 인해 공제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동종 범죄로 처벌을 받은 전력은 없는 점은 유리한 정상이다.
그 밖에 이 사건 범행의 경위, 범행 후의 정황,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들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않으므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기각한다.
판사 이인규(재판장) 백대현 오한승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