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라 택시운송업을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7. 12. 27.부터 2020. 5.경까지 피고 회사에 고용되어 택시운전 업무를 담당한 근로자이다.
원고는 2019. 8. 1.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이하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을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원고는 2020. 2. 한 달 동안 1일 1차로 24일을 근무하였고, 그에 따라 산정된 원고의 2월 급여는 1,866,284원(각종 공제금 포함)이다. 원고의 위 근무일을 기초로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산정한 기준운송수입금은 4,608,000원(= 1일 192,000원 × 24일)이며, 원고가 위 한 달 동안 피고에게 실제로 지급한 운송수입금은 2,335,110원이다. 이에 따라 위 기준운송수입금과 실제 지급한 운송수입금의 차액을 산정하면 2,272,890원(= 4,608,000원 - 2,335,110원)이다.
이에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 제8조 가항에 따라 원고의 2020년 2월분 임금에 관하여 원고에게 위 월 급여 1,866,284원에서 기존운송수입금과 실제 지급받은 운송수입금의 차액 2,272,890원을 공제하면 남는 금액이 없다고 하면서(위 월 급여 1,866,284원 – 위 차액 2,272,890원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 을 제1, 2, 14, 19, 2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2020년 2월분 미지급 월 급여 1,866,284원에서 원고가 공제를 자인하는 2020년 2월분 건강보험료, 국민연금 보험료, 근로소득세(갑근세), 주민세, 고용보험료 합계 165,330원(= 건강보험료 63,370원 + 국민연금 보험료 83,970원 + 근로소득세 3,820원 + 주민세 380원 + 고용보험료 13,790원)을 뺀 나머지 1,700,954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한편, 원고의 주위적 주장에 기한 임금 청구를 받아들이는 이상 최저임금 상당의 임금을 구하는 예비적 주장에 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원고의 2020년 2월분 월 급여에서 해당 월의 기준운송수입금과 실제로 지급받은 운송수입금의 차액(이하 이러한 차액을 '운송수입금 부족액'이라 한다)을 공제한 것은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것으로서 유효하므로, 미지급 임금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한다.
원고는 2020년 2월분 급여에서 운송수입금 부족액을 공제하여 임금이 발생하지 아니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동의하였으므로, 미지급 임금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한다.
이 사건 단체협약은 그 제13조에 따라 원고의 2020년 2월분 미지급 임금청구권에 대해서도 소급하여 적용되는데, 원고의 2020년 2월 근로는 이 사건 단체협약 제7조 제6의 나항에서 정한 불성실 근로자의 근로에 해당하므로, 위 제7조 제6의 나항에 따라 원고의 2020년 2월분 임금을 산정하여야 하고, 그 결과 2020년 2월분 미지급 임금은 665,500원에 불과하다.
판단
운송수입금 부족액 공제합의의 유효 여부
이 사건 근로계약의 내용 중 2019. 8. 1.자 근로계약서 제8조 가항이 기준운송수입금을 초과한 금액 중에서 제6조 다항 및 마항에 따라 공제된 금액을 제외한 초과운송수입금을 해당 월의 임금으로 정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으므로, 피고의 주장과 같이 운송수입금 부족액 공제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근거한 것이다.
1990년대 이후 택시운수종사자의 가장 대표적인 임금체계는, 운수종사자가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되, 일정한 금액의 사납금을 택시운송사업자에게 입금하고 이를 초과하는 초과운송수입금은 운수종사자 자신의 수입으로 하는 이른바 '사납금제'였다. 이러한 임금체계에 의할 때 운송수입금이 많으면 많을수록 운수종사자의 수입이 늘어나게 되므로 운수종사자의 성실한 근로를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으나, 운송수입금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운수종사자의 임금액의 변동이 심하고, 고정급이 크지 않기 때문에 운송수입금이 적은 때에는 운수종사자가 기본적인 생활을 하기 위한 정도의 임금조차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었다(헌법재판소 2011. 8. 30. 선고 2008헌마477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이에 구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2019. 8. 27. 법률 제1656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구 자동차운수사업법(1997. 12. 13. 법률 제5448호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으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에서 전문 개정된 이래 줄곧 제22조 및 제28조 또는 제21조 및 제26조에서 운송사업자 및 운수종사자의 준수사항에 관하여 정하면서 '운송사업자는 운수종사자로부터 운송수입금 전액을 받아야 하고, 운수종사자는 운송사업자에게 운송수입금 전액을 내야 한다'는 내용을 정하여 이른바 '전액관리제'를 시행하였고, 이는 기존의 '사납금제'의 문제점을 시정하고 고정급의 비율을 높임으로써 택시운수종사자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고 택시운송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와 같이 택시운송사업자와 택시운수종사자가 명목상으로는 '전액관리제'를 실시한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여전히 기존의 '사납금제'를 시행하면서 기준운송수입금을 정하고 실제 운송수입금이 기준운송수입금에 미치지 못하여 부족한 금액, 즉 운송수입금 부족액을 월 고정급에서 공제하는 제도가 시행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이러한 제도가 '단체협약'으로 시행된 경우 그 유효성을 인정받기도 하였다(대법원 2006. 1. 26. 선고 2005도8221 판결 참조). 한편 운수종사자가 운송수입금에서 '사납금'을 운송사업자에게 납입하고 남은 초과운송수입금'만'을 가져가기로 하는 이른바 '도급제' 방식의 근로계약이 체결되는 경우도 여전히 있었다(대법원 2018. 7. 11. 선고 2016다9261, 9278 판결 참조). 즉 위와 같은 조항에도 불구하고 '전액관리제'가 전면적으로 실시되어 고정급 비율이 높게 인상되거나 월급제가 정착됨으로써 기존 '사납금제'가 점차 사라지는 결과를 낳지는 못하였고, 여전히 기존 '사납금제'가 다소의 변형을 거쳐 시행되어 왔다.
그리하여 2020. 1. 1.부터 시행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21조 제1항 제2호 및 제26조 제2항 제2호 신설 조항(이하에서는 '이 사건 여객자동차법 신설 조항'이라고만 한다)은 운송사업자 및 운수종사자의 준수사항에 관하여 정하면서, 「운송사업자는 일정금액의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하여 수납하지 말고 운수종사자는 이를 납부하지 말 것」을 분명하게 밝혔다.
위에서 본 기존 '사납금제'의 문제점과 오랜 기간 그 시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에 마련된 이 사건 여객자동차법 신설 조항의 연혁과 내용에, ① 택시운송사업은 택시 운송사업자의 택시운수종사자의 근로에 대한 상당한 지휘·감독이 쉽지 않다는 특징과택시운수종사자가 승객의 수요를 찾아 배회하거나 대기하는 것이 필수적으로 수반된다는 특징이 있는바, 이는 모두 택시운송사업의 경영에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위험으로서, 택시운송사업자가 택시운수종사자에게 위와 같은 경영위험을 그대로 전가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 점, ② 그럼에도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하여 그 운송수입금 부족액을월 고정급에서 공제하는 것이 허용되는 한 기존 '사납금제'가 시행되든 그것이 다소 변형되어 시행되든 관계없이 위와 같은 경영위험의 전가를 낳게 되는 점, ③ 운송수입금부족액을 월 고정급에서 공제하는 것이 금지된다고 하더라도, 그와 별개로 운송수입금부족액을 생겨나게 한 운수종사자의 원인행위(근무해태 등)는 징계 등 별도의 제재로 대처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이는 점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여객자동차법 신설 조항은 강행규정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2020년 2월분 월 급여와 관련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 중 기준운송수입금을 정하여 그 부족액 공제를 정한 부분은 강행규정인 이 사건 여객자동차법 신설 조항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또한 앞서 든 증거에 을 제1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가 2020년 2월 상당한 시간(타코에 기록된 영업시간만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65시간 22분이다)을 근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로부터 아무런 임금도 지급받지 못한 점, ② 원고는 피고에게 2020년 2월분 운송수익금으로 합계 2,335,110원을 지급한 점, ③ 앞서 살펴본 이 사건 여객자동차법 신설 조항에 나타난 입법자의 의사('전액관리제'를 분명하게 시행하여 기존 '사납금제'의 문제점을 확실하게 시정하고 고정급의 비율을 높임으로써 택시운수종사자의 생활 안정을 도모하고 택시운송산업을 발전시키는 것)는,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임금을 공제함으로써 근로자의 경제생활이 위협받는 일이 없도록 보호하려는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의 해석에도 고려되는 것이 법질서 전체의 통일성에 비추어 타당한 점 등을 종합하면, 2020년 2월분 월 급여와 관련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 중 운송수입금 부족액 공제를 정한 부분은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급여 공제에 대한 원고의 동의 여부
피고는 2020년 2월분 기본임금에서 운송수입금 부족액을 공제하는 것에 원고가 동의하였다고 주장하나, 을 제2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20년 2월분 급여대장에 서명을 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2020년 1월분 및 3월분 임금을 수령하며 서명한 것은 공제된 임금을 수령하였다고 확인하는 서명을 한 것에 불과하여 이를 근거로 원고가 운송수입금 부족액 공제에 동의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가 2020년 2월분 급여에서 부족액을 공제하는 것에도 동의하였을 것이 추정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피고의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이 사건 단체협약의 적용 및 유효 여부
이미 구체적으로 그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은 근로자의 사적 재산영역으로 옮겨져 근로자의 처분에 맡겨진 것이기 때문에 노동조합이 근로자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지 않는 이상 사용자와의 단체협약만으로 이에 대한 포기나 지급유예와 같은 처분행위를 할 수는 없고(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다67536 판결 등 참조), 노동조합은 사용자와의 단체협약만으로 이를 소급 적용하여 근로자에게 이미 지급된 임금 중 일부를 반환하도록 할 수도 없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76317 판결, 대법원 2019. 10. 18. 선고 2015다60207 판결 참조).
피고는 이 사건 단체협약이 그 제13조에 따라 원고의 2020년 2월분 미지급 임금청구권에 대해서도 소급하여 적용된다고 주장하나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그와 같은 소급 적용에 관하여는 원고의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이 있어야 할 것인데, 피고가 제출 한 증거들만으로는 그와 같은 원고의 소급 적용에 관한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이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임금 지급일이 이미 지나 원고에게 구체적으로 그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2020년 2월분 미지급 임금에 관하여 이 사건 단체협약이 소급 적용되어 원고가 그중 일부를 받을 수 없게 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고,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진만(재판장) 유상호 송인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