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93,147,765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3. 20.부터 2023. 1. 12.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 중 3/5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의 금전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B’의 상호로 김해시 C 소재 동물원을 운영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7. 11. 30. 피고에 입사하여 위 동물원의 사육사로 근무한 사람이다.
이 사건 사육장의 구조
B에는 표범 사육장이 있는데, 그 구조는 아래 ‘흑표 사육장 도면’과 같다(이하 ‘이 사건 사육장’이라 한다). 이 사건 사육장은 사육시설과 전시시설로 나뉘는데, 전시시설은 관람객들이 통로에서 표범을 볼 수 있게 위 도면상 이중문이 설치된 쪽으로 유리창이 나있는 공간이고, 사육시설은 사육사의 사육장 관리 및 동물의 수면 등을 위하여 전시시설과 구분된 방으로 이곳에도 관람객들이 다니는 통로 방향으로 또 하나의 이중문이 설치되어 있다. 위 각 이중문은 바깥 부분(통로쪽)의 철문과 안쪽의 쇠창살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이 사건 사육장의 사육시설과 전시시설 사이에는 통로에 설치된 도르래로 작동하는 별개의 철문(이하 ‘이 사건 철문’이라 한다)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 사건 철문은 표범의 각 시설 사이의 출입을 제한하여 한쪽 시설에서 사육사가 작업을 하는 경우 다른 쪽 시설에 있는 표범이 그 시설에 넘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기능을 한다.
이 사건 사고의 발생
원고는 2018. 4. 20. 16:51경 이 사건 사육장에서 사육시설 청소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사육시설 부분의 이중문을 개방하였다. 그 당시 이 사건 철문이 닫혀있지 아니하여 전시시설에 있던 표범이 이 사건 철문을 통과하여 위 이중문으로 나와 원고의 목덜미를 물었다. 그로 인하여 원고는 경추의 탈구 및 경추 다발성골절 등 상해를 입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12호증, 을 제3,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가 원고의 사용자로서 고용계약상 원고에 대해 부담하는 안전배려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고, 그로 인하여 원고는 경추의 탈구, 경추의 다발성 골절 등의 상해를 입고 결국 척추 손상으로 인한 영구적인 신체장해가 발생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입은 재산적 손해 중 원고 과실비율 30%를 제외한 나머지 70% 및 정신적 손해를 각 배상할 의무가 있다.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및 책임제한
피고의 안전배려의무 존재 및 내용
관련 법리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2000. 5. 16. 선고 99다47129 판결 등 참조).
보호의무 위반을 이유로 사용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고가 피용자의 업무와 관련성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또한 그 사고가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예측되거나 예측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할 것이고, 그 예측가능성은 사고가 발생한 때와 장소, 사고가 발생한 경위 기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7. 27. 선고 99다56734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사용자의 안전배려의무는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산업재해로 인한 침해를 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소극적인 의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의 노무 제공 과정에서 예상할 수 있는 위험으로 인하여 노무자가 생명, 신체, 건강 등을 다치는 일이 없도록 안전한 작업 시설, 기구를 설치하고 예상되는 위험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를 하는 등 물적 환경을 정비하고, 위험이 수반되는 작업에 관하여는 충분한 자격․경험을 가진 근로자를 배치하고, 필요한 안전교육을 실시하며, 안전을 해칠 수 있는 작업 방식이나 행동에 대하여 엄중히 조치하여 이를 방지하고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작업관리를 하여 인적 환경에 있어서도 위험을 방지할 수 있도록 정비하는 등 근로자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적절한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는 적극적인 의무까지 포함한다. 헌법 제32조 제3항, 근로기준법 제3조, 제76조에 따라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에 관한 최소한의 기준으로 정한 산업안전보건법과 그 위임에 따른 동법 시행령에서는 사업주로 하여금 해당 사업장의 안전 및 보건에 관한 정보를 근로자에게 제공하는 등 근로자의 안전 및 건강을 유지․증진시키고 국가의 산업재해 예방정책을 따라야 하며, 사업주 내지 관리감독자는 작업과 관련된 기계․기구 또는 설비의 안전,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보호구 등의 착용, 사용에 관한 교육, 지도를 하며 기계, 기구, 설비, 근로자의 작업행동 또는 그밖의 업무로 인한 유해, 위험 요인을 찾아내어 부상 및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의 크기가 허용 가능한 범위인지를 평가하고 근로자에 대한 위험 등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여야 하며, 기계, 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고, 유해하거나 위험한 장소ㆍ시설ㆍ물질에 대한 경고, 비상시에 대처하기 위한 지시ㆍ안내 또는 그 밖에 근로자의 안전 및 보건 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사항 등을 그림, 기호 및 글자 등으로 나타낸 표지를 근로자가 쉽게 알아 볼 수 있도록 설치하거나 붙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산업안전보건법 제5조 제1항 제3호, 제36조, 제37조, 동법 시행령 제15조),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는 동물원을 운영하는 자와 동물원에서 근무하는 자는 보유 생물이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위해를 일으키지 않도록 관리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제8조 제1항).
구체적인 판단
원고와 피고가 근로계약을 체결한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은데, 원고가 담당하게 된 동물원 사육사라는 직종은 동물의 건강관리 및 훈련, 사육장 환경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필연적으로 다양한 종의 동물을 접촉하므로 많은 돌발적인 위험요소를 수반하게 된다. 특히 맹수인 표범 사육장의 청소 등 관리 업무에는 상당한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와 같은 직종의 특수성을 위 각 법리에 비추어 살펴볼 때, 피고는 사육사가 안전하게 동물을 돌볼 수 있도록 근무 여건을 조성할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이고 그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설비․작업환경상의 의무
이 사건 철문은 사육사의 업무시 표범으로부터 사육사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필수적인 장치로서, 사육사가 사육장에 들어가기 전에 사육사와 표범을 격리할 수 있도록 닫혀 있어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갑 제10호증, 동물원 관리․사육 표준 매뉴얼 187쪽 참조). 사육사가 사육시설에 들어갈 때 이 사건 철문이 열려 있다면 상당한 위험 및 중대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피고로서는 그와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육시설의 통로 쪽 이중문을 개방할 때 이 사건 철문이 열려 있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이중문 및 이 사건 철문의 개폐와 관련하여 안전한 설비․작업환경을 조성할 의무가 있다.
사육사의 업무의 위험성․돌발성 및 사고 발생시 예측되는 결과의 중대성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는 실수 없는 이상적인 근로자를 상정할 것이 아니라 실수를 할 가능성이 있는 일반적인 근로자를 상정하여 설비․작업환경상의 안전 보장을 위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것인데, 이 사건과 같이 이 사건 철문이 개방되어 사육시설 부분이 표범과 격리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사육사가 실수로 철문의 개방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사육시설 부분의 이중문을 개방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므로 그와 같은 경우의 사고 발생을 방지하기 위하여 이 사건 철문이 개방된 상태에서는 이중문이 개방되지 않도록 하거나 경보기를 울리는 등 사육사가 즉시 알아차려 이중문을 닫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하는 등 물적 시설을 갖추어 사육사의 실수에 따른 중대한 위험 발생을 방지하고 사육사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동물이 사육사를 공격하는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여 사육사의 신체 내지 생명의 보호 및 손해의 확대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구를 지급하거나 다른 직원들이 공격당하는 사육사를 보호할 수 있도록 맹수 사육장의 근거리에 안전장구를 비치할 의무를 부담한다.
인적 조치 의무
사육사의 업무에 수반되는 위험성․돌발성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는 그 소속 사육사들에게 사육하는 동물들의 특성, 업무수행시 준수해야할 안전절차, 업무의 위험요소 및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수단 등에 관한 정기적인 교육 등을 하고 사육사가 실제로 이에 따라 안전한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지를 지도․감독할 의무가 있다.
앞서 살펴본 사육사의 인적 실수 가능성 및 업무의 위험성, 결과의 중대성 등에 비추어 맹수 사육장의 청소 등 업무와 관련하여 근로자의 실수로 인한 확인 누락을 방지하고, 유사시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을 위하여 사육사들이 2인 1조로 업무를 수행하게 하거나 이에 준할 정도의 사고 방지를 위한 업무 체계 및 방식(이 사건 철문이 닫혀 있음을 2인 이상이 확인한 후 비로소 이중문을 열도록 하거나 1인이 확인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무전기 등으로 이 사건 철문의 개폐 여부를 보고한 후 이중문 개폐에 관한 승인을 받아 이중문을 열 수 있도록 하는 등 근로자의 실수를 방지할 수 있는 업무 방식)을 갖추고 그 준수 여부에 관하여 상시적으로 교육 및 지도․감독하며, 이를 위반하는 경우 책임자에게 제재를 가하는 등 그와 같은 업무 체계 및 방식을 실제로 준수하도록 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사육하는 동물이 사육사를 공격한 경우 피해자의 보호 및 의료기관으로의 신속한 호송 등의 사후조치 절차 등을 마련하고 이를 직원들에게 교육하여 피해자의 생명 및 신체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사후적․인적 보호수단을 강구할 의무가 있다(갑 제18호증, 동물원 근로자의 안전작업에 관한 지침 10쪽 내지 14쪽).
피고의 안전배려의무 위반 및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위 가.항에서 든 피고의 안전배려의무 내용에 비추어 그 위반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법리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1, 14 내지 17호증, 을 제1, 2,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사용자로서 사육사의 안전을 위하여 필요한 설비․작업환경상의 조치와 업무 방식 관리, 안전교육 등 조치를 취할 안전배려의무를 다하지 못하였고, 그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이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이 사건 철문은 표범의 사육시설 및 전시시설로의 입․방사를 위하여 수시로, 부정기적으로 그 개폐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철문이 열려 있는 상황에서 이중문이 열리는 경우에는 이 사건 사고와 같은 중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그와 같은 위험성에 비추어 피고로서는 다소 비용이 소요된다고 하더라도 사육사가 직접 눈으로 그 개폐 여부를 확인하는 것 외에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은 사고 발생을 위한 보충적인 물적, 인적 안전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나 그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이 사건 사고와 같이 맹수 사육장의 공간을 격리하는 문의 개폐 여부에 관한 확인 미흡과 안전장비 미착용, 단독 근무 등으로 2013년 및 2015년에 D 및 E에서 사육사가 맹수의 공격에 의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는바 동물원을 운영하는 피고로서는 이와 같은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과 그 위험성 및 결과의 중대성에 관하여 알고 있었다거나 이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에게 개폐여부에 관한 확인을 하지 아니한 일차적인 책임이 있겠으나 이 사건 철문이 개방되어 있는 상태에서 사육사가 실수로 사육시설 부분의 이중문을 개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물적, 인적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아니한 피고의 안전배려의무 위반 또한 이 사건 사고의 발생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앞서 언급한 바와 같은 물적, 인적 안전장치가 있었다면 원고가 이 사건 철문이 열려 있는 상태에서 이중문을 여는 실수를 하였을 가능성이 상당히 낮아졌을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이중문을 개방한 후 약 6초 후에 표범의 공격을 받았는데 경보장치, 안전장구 등이 제대로 설치되거나 2인 1조 내지 그에 준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처리하도록 하였다면 이 사건 철문의 개방상태를 인지하고 즉시 이중문을 닫아 이 사건 사고의 발생을 방지하거나 탈출한 표범으로 인한 상해를 방지 또는 감경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철문을 개방해놓아서 그 개방 여부를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지만 이를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다. 이 사건 철문을 조작하는 도르래가 관람객들이 이용하는 통로쪽에 설치되어 있어 관람객의 임의 조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철문이 어떠한 이유로 언제부터 개방되어 있었는지 불확실하다.
피고는 이 사건 사육장으로부터 15m 정도 떨어진 조리실에 방패와 안전봉을 구비해두어 안전장구 비치 등에 관한 의무를 다하였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사고 발생을 위한 보충적인 물적, 인적 안전장치가 충분하지 아니한 상황에서 원고가 아무런 안전장구도 갖추지 아니하고 혼자 작업을 하였고 피고가 원고에게 개인안전장구(맹수퇴치용 스프레이, 전기충격기 등)를 교부하거나 이를 사용하도록 지도, 감독하였던 것으로 보이지도 아니하는 점, 이 사건 사고 발생 후 원고를 도와주기 위해 달려온 피고의 직원도 그가 사용하던 작업도구만을 소지하고 있었을 뿐 안전장구를 가져오지 아니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평소 안전장구의 사용에 관한 관리․감독을 충분하게 하였던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고, 그에 따라 원고를 포함한 직원들이 안전장구를 활용하지 못하여 원고가 무방비 상태로 표범에 목을 물리고, 원고를 도와주기 위하여 온 직원도 맨손으로 원고와 표범을 분리시키려 하다 보니 표범이 원고의 목을 문 상태가 장시간 지속될 수밖에 없어 원고의 신체상 피해가 확대되었을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그 업무에 수반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안전장구 비치 등에 관한 안전배려의무를 충분히 이행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는 이 사건 사육장의 청소는 항상 2인 1조로 하게 되어 있어 원고가 당시 관리자와 함께 무선통신을 통해 안전유무를 확인하고 시작하였어야 하는데, 원고가 단독으로 이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임의로 청소를 시작하려다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이고, 그 청소시간도 정해진 일과(영업시간 이전 및 이후)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진행한 것이어서 오로지 원고의 과실에 의한 사고였으며, 원고를 포함한 사육사에게 관리자메뉴얼과 안전관리메뉴얼을 준수하여 업무를 수행할 것을 지속적으로 교육 및 지도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는 위 주장과 관련하여 제출할 자료가 있으면 모두 제출하도록 촉구하는 내용의 이 법원의 석명준비명령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사항인 평소 원고가 2인 1조로 사육장 청소를 하였는지 여부와 평소 원고가 영업시간 이전이거나 영업시간이 종료된 다음 이 사건 사육장의 청소를 진행하였는지 여부, 피고가 교육, 지도, 감독을 평소 실제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였는지 등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지 못한 점, 평소와는 달리 이 사건 사고 당시에만 원고가 피고의 위 주장과 같은 업무방식을 위반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피고의 주장은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고, 피고가 동물원 관리를 위하여 채용한 직원의 수(7명)와 휴일 등 업무 시간 내 가동 인원 등을 고려하여 봤을 때 피고가 그 주장과 같이 상시적으로 2인 1조의 업무규칙을 준수하도록 관리하였던 것으로 보기도 어려운 점, 위와 같은 사정과 배치되는 피고 직원들의 일률적인 내용의 진술서(을 제6호증)는 신빙하기 어려워 보이는 점, 원고는 근무한지 약 5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아 피고의 주장과 같은 규칙이 확립되어 시행되고 있었다면 이를 임의로 어기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위와 같은 짧은 근무기간과 더불어 원고의 근무기간 중 본인의 실수로 2건의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었는바 피고로서는 원고의 실수로 인한 추가적인 사고 발생 가능성을 알 수 있었을 것임에도 사고 방지를 위한 물적, 인적 안전장치가 충분하지 아니한 상황에서 원고로 하여금 위험성이 높은 표범 사육사를 관리하도록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자신이 주장하는 업무규칙을 직원들이 실제로 준수하는지 여부를 충실하게 지도, 감독하지 아니하고 방치함에 따라 원고가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사육장을 혼자서 관리하게 되었던 것으로 보일 뿐이다.
이 사건 사고에서 표범이 원고를 공격하기 시작한지 20초가 경과한 시점에서 피고 직원 한명이 원고를 도와주기 위해 왔을 뿐, 원고가 풀려나기까지 2분이 넘는 시간 동안 피고의 다른 직원들이 원고의 안전을 위하여 어떠한 사후조치를 하였던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는데 이는 이 사건 사고와 같은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물적 수단의 부족 뿐만이 아니라 인적 수단(이 사건 사고와 같은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직원들 사이의 업무분담 교육, 상황 전파 및 대응 체계 등) 또한 부족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사후조치 수단의 미흡으로 인하여 표범에 물린 상태가 지속됨에 따라 원고의 신체상 피해가 확대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책임의 제한
다만, 원고는 동물 관련 학과를 졸업하고 피고에 사육사로 입사하였으므로 맹수장 관리 업무에 수반되는 위험성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 여겨지는 점, 이 사건 철문의 개폐상태에 관한 1차적 확인의무는 사육사인 원고에게 있고 그 개폐여부의 확인이 어렵지 아니한 점, 원고가 이중문을 개방하기 전에 관람객과 대화하는 것에 주의를 빼앗겨 그와 같은 확인을 게을리 한 것으로 보이기도 하는 점 등 앞서 든 증거와 이 사건 변론 전체에서 드러난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피고의 책임을 30%로 제한함이 상당하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앞서 든 증거, 갑 제4, 7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제1심 법원의 경상대학교 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회신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부담하는 구체적인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를 산정하면 아래와 같다(다만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리고, 손해액의 사고 당시 현가 계산은 월 5/12%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르며,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은 것은 이를 배척한 것이다).
일실수입: 294,011,380원
인적사항: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 ‘기초사항’란 기재와 같다(여명의 단축 없음).
소득 및 가동기간: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장해진단일로서 일실수입 산정의 기산일인 2019. 12. 5.부터 65세가 될 때까지 도시보통인부 일용노임<1>(월 가동일수 22일)을 기준으로 한다.
후유장해 및 노동능력상실률
척추 골절과 탈구로 노동능력상실률 36%, 영구장해(맥브라이드 장해평가표 14 척주손상 I-B-1-a, 도시일반옥외근로자에 관한 직종별 등급 5 적용<2>)
구체적인 산출내역은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 ‘일실수입’란 기재와 같다.
개호비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상해를 입고 수술을 포함한 치료를 위하여 입원하여 간병인의 개호가 필요하였는바, 입원개호 기간 3개월 상당의 개호비 6,897,997원의 지급을 구하고 있다. 개호의 내용은 배변, 배뇨, 체위변경, 식사, 거동, 착탈의, 보행 등 피해자의 생명유지를 위한 조력 등 피해자가 기본적인 일상생활의 동작을 혼자 힘으로 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를 상정한 것이고, 개호가 필요한 주요 신체장해로는 사지 마비, 하반신 마비, 보행 장애, 보행 불가능, 중증 뇌좌상, 양측하지 강직성마비, 배변․배뇨 장애,정신 장애, 양안 실명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개호가 필요하더라도 사실심 변론종결시까지의 개호비를 청구하기 위하여는 실제로 개호를 받아 그 비용을 지출하였거나 또는 개호비를 현실로 지출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적어도 피해자의 부모나 배우자 등 근친자의 개호를 실제로 받았을 것이 요구된다(대법원 1987. 12. 8. 87다카1332 판결, 대법원 1988. 1. 19. 86다카262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의 상처는 경추부에 한정되어 기본적인 일상생활의 동작을 혼자 힘으로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보이지 아니하는 점, 이 사건 사고 직후 원고를 진단한 의사의 소견서(을 제2호증)에 ‘좌측 상지 위약감 호소, 움직이면 통증 악화되어 움직임 제한’이라 기재되어 있을 뿐 달리 경추 손상 등으로 인한 마비 증세 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한 점, 원고가 개호비용을 실제로 지출하였다거나 부모 등 근친자의 개호를 실제로 받았음을 인정할 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사고로 원고에게 개호가 필요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원고의 이 부분에 관한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향후 성형비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해 목 뒤쪽에 길이 약 24cm의 수술반흔과 흉터가 남게 되었으므로 이를 제거하기 위해 반흔성형술 비용 10,000,000원을 지출할 것으로 보이는바, 이 사건 사고와 위와 같은 원고의 손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위 성형수술비용 10,000,000원을 현가 환산한 9,230,769원{= 10,000,000원 ÷ [1 + 연 5%의 법정이율 × (지연손해금 기산일인 2020. 3. 20.부터 계산의 편의상 손해 발생일로 보는 변론종결일인 2022. 11. 17.까지 20개월 ÷ 12개월)]}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공제<3>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요양기간 이후의 장해급여로 26,082,930원을 지급받았으므로 이를 위 일실수입에서 공제하면 피고의 배상액 중 일실수입 부분은 267,928,450원(= 294,011,380 – 26,082,930원)이 된다[피고는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지급받은 휴업급여 31,660,400원 또한 공제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지만 손해배상은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피해자가 산업보험법에 따라 요양급여 등을 이미 지급받은 경우에 그 급여액을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하는 것은 그 손해의 성질 및 발생기간 등이 동일하여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것 사이에서만 할 수 있는바(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3다95360, 2013다95377 판결 참조), 위 휴업급여는 기왕의 일실수입에 대한 보상이어서 원고가 청구하는 향후 일실수입 및 향후 치료비와는 서로 대응관계에 있지 아니하므로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휴업급여 상당액을 공제할 수 없다].
책임의 제한의 적용
일실수입, 향후 성형비를 더하면 277,159,219원(= 공제 후 일실수입 267,928,450원 + 향후 성형비 9,230,769)이고, 이에 대하여 피고 책임비율 30%를 곱하면 83,147,765원(= 277,159,219원 × 30%, 원 미만 버림)이 된다.
위자료
이 사건 사고 발생 경위, 그로 인한 원고의 상해의 정도, 이 사건 사고 발생과 관련된 피고의 보호의무위반의 정도,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각 급여의 액수 등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위자료를 10,000,000원으로 정한다.
지연손해금의 기산일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는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무이므로 채무자는 채권자로부터 이행청구를 받은 다음날부터 지체책임을 부담한다.
이 사건의 경우, 피고는 원고에 대한 안전배려의무 위반이라는 근로계약상 채무불이행을 청구원인으로 하여 손해배상을 구하고 있고 그와 같은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는 것이며, 위 안전배려의무는 근로계약을 근거로 그 당사자인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인정되는 것으로서 근로계약을 근거로 하지 아니하는 일반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볼 만한 근거가 부족하므로 위 법리에 비추어 피고는 원고로부터 이행청구를 받은 다음날부터 지체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이 사건 소송 이전에 원고가 피고에게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이상, 피고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지체책임을 부담한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보호의무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으로서 93,147,765원(= 일실수익 및 향후치료비 83,147,765원 + 위자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0. 3. 20.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1. 1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 판결 중 위에서 지급을 명한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여 피고에게 위 금액의 지급을 명하고,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진만(재판장) 유상호 송인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