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이 2020. 3. 6. I단체 광주·전남지역노동조합(이하 ‘노조’라고만 한다) C회사지 부장 E과 체결한 협약(이하 ‘이 사건 협약’이라고 한다)은, E이 노조위원장 J으로부터 적법하게 위임을 받아 체결한 것이거나 또는 C회사지부가 독립된 조직체로서 노조의 위임 없이 독자적으로 갖는 단체협약체결권한에 근거하여 체결한 것으로, 유효한 단체협약이다.
그럼에도 이 사건 협약이 유효하지 않다는 전제하에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1조 제1항에서 ‘단체협약은 서면으로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이 서명 또는 날인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취지는 단체협약의 내용을 명확히 함으로써 장래 그 내용을 둘러싼 분쟁을 방지하고 아울러 체결당사자 및 그의 최종적 의사를 확인함으로써 단체협약의 진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 방식을 갖추지 아니하는 경우 단체협약은 효력을 가질 수 없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2001. 5. 29. 선고 2001다15422, 1543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협약은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인하여 버스 이용 수요가 급감하자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근로일수, 근로시간 등을 줄임으로써 근로조건을 기존에 노·사간 체결된 임금협정의 내용보다 근로자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변경한 것으로, 그 실질은 단체협약이라고 할 것임에도, 이 사건 협약서에는 노조 측의 대표자인 노조위원장 J의 인장이 아닌 C회사지부장 E의 인장만이 날인된 점, ② 이 사건 협약과 달리 2018년 단체협약서, 2019년 임금협정서, 2020년 단체협약서, 2020년 임금협정서에는 모두 E 인장의 날인에 더하여 노조위원장 J의 인장도 날인된 점, ③ E은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협약의 교섭과정에 J이 참여하지 않았고, 공식적인 협약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특별히 J으로부터 협약 체결에 관한 위임을 받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J도 수사단계에서 ‘이 사건 협약 체결 직후 E이 찾아와 설명을 하였지만 공식적인 협약이 아니라고 생각하여 서명이나 날인을 하지 않았다’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며, 피고인 및 이 사건 협약의 실무를 담당한 F도 수사기관에서 ‘코로나 19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에 의한 것으로 생각해 노조위원장과 협약을 맺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E, J은 당심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구두상 위임이 있었다는 취지로 증언하였으나, 수사기관에서의 위 관련자들의 진술 내용 등에 비추어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④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9조 제4항에서는 ‘노동조합과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는 교섭 또는 단체협약의 체결에 관한 권한을 위임한 때에는 그 사실을 상대방에게 통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점, ⑤ 이 사건 협약 체결에 관하여 J이 E에게 개별적으로 위임을 하였다거나 C회사지부가 노조의 위임 없이 독립된 조직체로서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점(과거에 C회사지부장 명의로 회사 측과 일부 사항에 관한 협의가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이 사건 당시 C회사지부가 노조와 별도로 독립된 조직체로서 단체협약체결권한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협약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1조 제1항에서 정하고 있는 방식을 갖추지 못한 단체협약으로서 유효하지 않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효영(재판장) 차유나 이용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