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23. 7. 13. 선고 2022구단10064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의 남편인 망 B(C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주식회사 D에서 근무하다가 2002. 12. 29. 03:00경 자택에서 출근하기 위해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다가 쓰러져 전남대학교병원을 거쳐 E병원에 후송되었고, 진찰 결과 ‘뇌실내혈종, 뇌실내출혈, 뇌실내재출혈, 뇌수두증 폐쇄성, 흡인성 폐렴, 농흉, 폐렴’ 진단을 받아, 피고로부터 2003. 4. 2. ‘뇌실내혈종, 뇌실내재출혈’, 2003. 5. 16. ‘뇌수두증 폐쇄성’, 2004. 3. 26. ‘흡인성 폐렴’, 2012. 5. 16. ‘폐렴’ 각 상병(이하 위 각 승인상병을 ‘이 사건 승인상병’이라 한다)을 업무상 질병으로 요양 승인결정을 받았다<1>.

나.

한편 망인은 2019. 9. 24. 전남대학교병원에 입원하였다가 2019. 10. 28. 사망하였다. 망인의 사망진단서에는 직접사인이 ‘흡인성 폐렴’으로 기재되어 있다.

다.

원고는 2021. 1. 27. 피고에게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1. 1. 28. 망인의 사인은 승인상병 또는 그 합병증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기저질환과 불승인 상병인 ’장폐색‘의 합병증에 따른 것으로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만한 객관적 근거나 의학적 소견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2>.

라.

원고는 이 사건 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심사 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21. 3. 30. 이를 기각하였고,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재심사 청구를 하였으나 이 역시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망인은 이 사건 승인상병인 뇌경색으로 인하여 약 17년 동안 무의식 상태에서 사지마비로 최소한의 영양분만 공급받으며 누워 지내는 생활을 하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망인의 사인을 개인의 기저질환으로 보는 것은 부당하고, 뇌경색 환자의 경우 흡인성 폐렴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어 망인의 사인이 뇌경색 등으로 인한 합병증에 의한 것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점, 이 사건 승인상병에 ’흡인성 폐렴‘과 ’폐렴’이 포함되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망인의 사인과 이 사건 승인상병 또는 그 합병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므로, 이와는 다른 전제 하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업무상의 재해”란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근로자의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을 말한다.

제37조(업무상의 재해의 인정 기준)

①

근로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로 부상ㆍ질병 또는 장해가 발생하거나 사망하면 업무상의 재해로 본다. 다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2.

업무상 질병

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물리적 인자, 화학물질, 분진, 병원체, 신체에 부담을 주는 업무 등 근로자의 건강에 장해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을 취급하거나 그에 노출되어 발생한 질병

나.

업무상 부상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질병

라.

그 밖에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질병

⑤

업무상의 재해의 구체적인 인정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4조(업무상 질병의 인정기준)

①

근로자가「근로기준법 시행령」제44조 제1항 및 같은 법 시행령 별표 5의 업무상 질병의 범위에 속하는 질병에 걸린 경우(임신 중인 근로자가 유산ㆍ사산 또는 조산한 경우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 다음 각 호의 요건 모두에 해당하면 법 제37조 제1항 제2호 가목에 따른 업무상 질병으로 본다. 1. 근로자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유해ㆍ위험요인을 취급하거나 유해ㆍ위험요인에 노출된 경력이 있을 것

2.

유해ㆍ위험요인을 취급하거나 유해ㆍ위험요인에 노출되는 업무시간, 그 업무에 종사한 기간 및 업무 환경 등에 비추어 볼 때 근로자의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인정될 것

3.

근로자가 유해ㆍ위험요인에 노출되거나 유해ㆍ위험요인을 취급한 것이 원인이 되어 그 질병이 발생하였다고 의학적으로 인정될 것

②

업무상 부상을 입은 근로자에게 발생한 질병이 다음 각 호의 요건 모두에 해당하면 법 제37조 제1항 제2호 나목에 따른 업무상 질병으로 본다.

1.

업무상 부상과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가 의학적으로 인정될 것

2.

기초질환 또는 기존 질병이 자연발생적으로 나타난 증상이 아닐 것

③

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업무상 질병(진폐증은 제외한다)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 기준은 별표 3과 같다. ④ 공단은 근로자의 업무상 질병 또는 업무상 질병에 따른 사망의 인정 여부를 판정할 때에는 그 근로자의 성별, 연령, 건강 정도 및 체질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별표 3]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 기준(제34조 제3항 관련)

13.

제1호부터 제12호까지에서 규정된 발병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거나, 제1호부터 제12호까지에서 규정된 질병이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질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해당 질병을 업무상 질병으로 본다.

다.

인정사실

1)

망인의 사망 전 진료내역

망인은 2019. 9. 23. 구토, 메스꺼움 증상으로 E병원에 입원하였고, 다음날 전남대학교 병원으로 전원하여 소장 절제술을 받았다.

2)

망인의 사인 등에 대한 의학적 소견 등

가)

2019. 10. 28.자 사망진단서

-

사망의 원인(직접사인): 흡인성 폐렴

-

사망의 종류: 병사

나)

2020. 3. 9.자 망인의 주치의 소견서

(1)

사인

-

직접사인: 흡인성 폐렴

-

중간선행사인: 장폐색증(추정)

-

선행사인: 장절제술

(2)

망인의 사망이 이 사건 승인상병과 인과관계가 있는지: 망인 수술 당시 소장 허혈 소견 있어 소장 부분 절제 이후 문합술 시행하였고, 시행 이후 일반적으로 장마비(폐색) 증상이 동반되는데, 환자 장마비 증상 있었고, 이로 인한 흡인성 폐렴 발생하였을 것이라 강력히 의심되었던 상황이었음.

다)

피고 서울지역본부 소견

-

자문의1: 허혈성 장질환의 경우 심장의 부정맥, 혈액의 응고이상, 저혈압 등의 원인 등이며, 원인미상의 허혈성 장질환도 있을 수 있으나 승인상병과 관련성은 떨어진다고 판단되어 인과관계는 불인정함. - 자문의2: 의무기록 검토 결과 허혈성 장질환에 의한 폐색으로 일반적으로 허혈성 장질환의 원인은 뇌 심장혈관질환, 색전증, 부정맥 등 심혈관 ․ 혈액 질환에 의하거나 미상인 경우가 많고 망인은 뇌출혈 외에 승인상병과 연관성을 가진 질환이 없어 인과관계 없음.

-

자문의3: 뇌출혈 발생 후 17년이 경과하여 발생된 허혈성 장질환으로 망인의 경우 재해와 연관성이 없을 것으로 판단됨. 허혈성 장질환의 위험인자인 심질의 부정맥이나 혈액의 응고 이상 등이 승인상병으로 존재 하지 않음

라)

피고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 심의 결과

-

망인은 2002. 12. 29. 재해로 ‘뇌실내혈종, 뇌실내재출혈’을 업무상 질병으로 승인받아 요양 하던 중 ‘상세불명의 장폐색’을 추가상병 신청하였으나, 추가신청 상병의 발병시점은 진단일부터 약 17년이 경과한 시점으로 시간적 경과가 과도하고 복부 부위에 승인상병도 없으며, 추가신청 상병의 발병원인 등을 고려할 때, 승인상병과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려움. 따라서 업무상 재해 또는 승인상병과 추가신청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

-

망인은 2002. 12. 29. ‘뇌실내혈종, 뇌실내출혈, 뇌실내재출혈, 뇌수두증 폐쇄성, 흡인성 폐렴, 농흉, 폐렴’을 업무상 질병으로 승인받고 요양하던 중 2019. 10. 28. 사망하였고, 사망하기 전까지 상병상태의 악화 소견은 관찰되지 않으나 사망진단서 상 직접사인은 흡인성 폐렴이고, 흡인성 폐렴의 발생원인인 장폐색이 지속되어 장절제술을 시행한 점 등을 볼 때 사인은 승인상병 또는 그 합병증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개인의 기저질환 등 신체적 취약성에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

마)

이 법원의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및 사실조회회신결과

○

망인의 직접사인인 ‘흡인성 폐렴’이 발생하게 된 원인에 이 사건 승인상병 또는 그 합병증도 포함되는지: 포함되지 않음.

○

포함되지 않는다면, ‘흡인성 폐렴’이 발생한 원인이 오로지 사망 이전에 발생한 ‘장폐색’만이 포함되는지: 그러함.

○

망인이 사망하기 이전에 발생한 ‘장폐색’은 이 사건 승인상병 또는 그 합병증으로 인해 발생하였다고는 볼 수 없음.

○

망인이 사망하기 이전에 발생한 ‘장폐색’은 망인의 기저질환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됨. 망인에게 발생한 ‘장폐색’의 발병원인은 ‘장폐색’의 가장 흔한 원인인 마비성 장폐색증이나, 기계적인 원인으로 발생하는 탈장, 장의 협착, 장축념증, 혹은 장관감입이나, 선천적인 원인으로 발생하는 장의 폐색은 아니고, 매우 희귀하게 발생하는 허혈성(국소빈혈성) 장폐색증임. 허혈성(국소빈혈성) 장폐색증은뇌경색증이나 심근경색증처럼 동맥경화나 혈전증 혹은 색전증 등으로 복부동맥의 완전 폐쇄로 인해 발생함. 망인에게 발생한 장폐색은 의무기록상 2019. 9. 24. 허혈성 장폐색의 진단으로 소장의 부분 절제술과 문합술을 받았는데, 복강경 검사에서 소장 벽에 허혈 혹은 국소빈혈의 소견이 관찰되고 있고, 트라이츠인대의 하방 30cm 지점의 장간막에 허혈 혹은 국소빈혈의 소견이 관찰되고 있다고 기록되어 있음. 2019. 9. 27.자 병리조직학적 검사상 소장 벽의 출혈성 경색으로 진단되었음. 따라서 망인에게 발생한 장폐색은 승인상병 또는 그 합병증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기저질환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됨.

○

망인의 장폐색의 원인인 기저질환의 종류는 ‘허혈성 장폐색’으로, 발병원인에 이 사건 승인상병 또는 그 합병증은 포함되지 아니함.

○

망인의 승인상병인 뇌출혈의 발생기전과 망인의 기저질환인 허혈성 장폐색의 발생기전은 전혀 다르므로, 이 사건 승인상병 또는 그 합병증이 허혈성 장폐색의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없음.

○

망인의 뇌출혈 발생 후 장기간 입원치료를 받은 것이 소장의 허혈성 변화를 초래하여 장폐색이 발생하게 되었다고 판단할만한 의학적 근거는 없음. 두 상병의 발병원인이 전혀 다르기 때문임.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6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F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및 위 회장에 대한 사실조회회신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가 정하는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사망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당해 사망이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것으로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를 입고 요양을 마친 후 새로운 질병이 발생한 경우에 그와 같은 추가질병까지 업무상 재해로 보기 위하여는 적어도 그 추가질병과 당초의 부상 또는 질병과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음이 밝혀져야 하고, 여기서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간접적인 사실관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될 정도로는 증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3두8449 판결, 대법원 2018. 11. 9. 선고 2017두145 판결 등 참조). 또한 의학적 상당인과관계란 의학적 입장에서 볼 때 최초의 상병이 고인의 사망에 대하여 조건관계에 있을 뿐만 아니라 경험칙상 상대적으로 유력한 원인이 되는 관계가 있다는 뜻으로, 조건적 인과관계가 의학적으로 명백히 부정되지 않는다고 하여 곧바로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7. 3. 28. 선고 96누18755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 및 들고 있는 사유만으로는 이 사건 승인상병과 망인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

법원의 촉탁에 의한 감정인이 전문적인 학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감정 과정을 거쳐 제출한 감정결과는 그 과정에서 상당히 중한 오류가 있다거나 상대방이 그 신빙성을 탄핵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이를 쉽게 배척할 수 없고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하여야 하는데(대법원 2009. 7. 9. 선고 2006다67602, 67619 판결 등 참조), 이 법원 진료기록감정의는 망인의 직접사인인 흡인성 폐렴은 장절제술에 따른 ‘장폐색증’으로 인한 것인데, 위 ‘장폐색증’은 이 사건 승인상병과 발생기전, 발병원인이 전혀 다르므로 이 사건 승인상병 또는 그 합병증과 무관하다는 의학적 소견을 명백하게 밝히고 있고, 이는 이 사건 처분의 근거가 되었던 피고 측 의학적 소견과도 일치한다.

○

이 법원의 진료기록감정결과 및 피고 측 의학적 소견은 명백한 의학적 근거에 기반을 둔 것임에 반해, 원고가 내세우는 사정들은 막연한 추측에 불과할 뿐 객관적 근거에 기반을 둔 것이라 볼 수 없고, 원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의사소견서(갑 제6호증) 역시 위 감정결과 등에 비해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된다<3>.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봄메

각주1) 한편 2003. 4. 2. ‘고혈압, 알콜성간병증’, 2012. 5. 16. ‘결핵’, 2019. 11. 14. ‘상세불명의 장폐색’에 대해서는 각 불승인 결정을 받았다.

각주2) 원고는 2020. 3. 6. 이 사건 신청과 동일한 신청을 하였으나 2020. 3. 23. 부지급 처분을 받았다.

각주3) 통상 주치의 작성의 소견서는 환자가 호소하는 방향으로 작성되는 측면이 있다는 점 역시 고려하는 바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