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24. 11. 14. 선고 2023노3126 판결

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검사

1)

사실오인(무죄 부분)

자신이 지급받은 일당에 주휴수당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근로자 D(이하 ‘D’라고 함)의 진술, D와 주휴수당과 관련된 별도의 합의를 한 사실은 없다는 피고인의 진술, D의 업무에 대한 근로시간 산정이 곤란하지 않고, 일정한 연장·야간·휴일 근로가 예상되는 경우도 아니라는 사정 등을 종합하면, D와 피고인 사이에 묵시적 합의에 의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되었다고 볼 수 없다.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3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유죄 부분)

○

피고인은 퇴직금을 일당에 포함하여 지급하였는바, 피고인에게 퇴지금 미지급의 고의가 없었다.

○

D가 일용직으로 근무하는 기간 동안 여러 차례 일용관계가 단절되었고, 이와 같이 단절될 때마다 D의 퇴직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야 한다. 각 퇴직 당시 근로기간이 1년이 안된 기간은 퇴직금 지급의무가 발생하지 아니하고, 일부는 시효로 소멸하였다.

○

피고인은 D에 대하여 갖는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의사를 표시하였는바, 상계의 소급효에 따라 미지급 퇴직금 액수는 감액되어야 한다.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위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인과 D 사이에 묵시적 합의에 의한 포괄임금제 약정이 성립하였다고 볼 여지가 충분히 있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2)

당심의 판단

가)

관련 법리

○

묵시적 합의에 의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근로형태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일정한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예상되는 경우 등 실질적인 필요성이 인정될 뿐 아니라, 근로시간, 정하여진 임금의 형태나 수준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그 정액의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 외에 추가로 어떠한 수당도 지급하지 않기로 하거나 특정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이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6도1060 판결 등 참조).

○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와 그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그 밖에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7. 9. 선고 2013도12730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과 기록을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과 D 사이에 일당임금에 주휴수당을 포함하기로 하는 묵시적 약정이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고, 피고인에게 주휴수당 미지급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검사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D는 일용직 형태로 일하였고, 매달 근무했던 일수도 0일 ~ 27일까지 다양하다. 이는 주문량에 따라 D를 일용직 형태로 추가 고용하여 근무에 투입하는 피고인의 업무형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②

D의 근로일자, 근로시간, 근로형태 등에 비추어 보면,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30조 제1항에 따른 소정근로일<1> 또는 근로기준법 제18조 제3항에 따른 소정근로시간<2>의 충족 여부를 예측하거나 판단하기 쉽지 않아 보이는데, D가 지급받은 일당임금에 주휴수당이 포함되는 것으로 약정할 실질적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③

D는 검찰에서 “저처럼 일을 하는 사람들은 일당제로 일을 한다. 다른 업체에서도 그렇게 일을 했다.”고 진술하였고, 실업급여 부정수급과 관련된 조사를 받으면서는 ‘35년 정도 용접업무를 하고 있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D는 C에서 일하기 오래 전부터 이 사건 근로형태와 비슷한 일용직 형태로 용접일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5년 7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피고인에게 주휴수당의 지급을 청구한 사실이 전혀 없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동종 사업장에서도 D에게 일당 외 주휴수당을 별도로 지급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④

D가 C에서 근무할 당시 기본급과 법정수당을 구분하지 않고 일당임금이 지급되었고, 피고인과 D 사이에 주휴수당 지급 문제가 언급되지 않았으며, 피고인이 D가 아닌 다른 일용 근로자와 사이에 주휴수당 지급문제로 다툼이 있었다는 자료도 없다.

피고인은 D에게 일당임금을 지급함으로써 근로에 대한 대가 지급을 완료하였다고 인식하였을 수 있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과 D 사이에 일당임금에 주휴수당을 포함하기로 하는 묵시적 약정이 성립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존재하는데, 법률전문가가 아닌 피고인이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인다.

나.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2016. 12. 1.부터 2022. 6. 24.까지 D의 근로관계가 계속되었다고 판단한 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2)

당심의 판단

가)

관련 법리

○

형식상으로는 비록 일용직근로자로 되어 있다 하더라도 일용관계가 중단되지 않고 계속되어 온 경우에는 상용근로자로 보아야 할 것이고, 근로계약이 만료됨과 동시에 근로계약기간을 갱신하거나 동일한 조건의 근로계약을 반복하여 체결한 경우에는 갱신 또는 반복한 계약기간을 모두 합산하여 계속근로연수를 계산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5. 7. 11. 선고 93다2616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7다290613, 290620 판결 등 참조).

한편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실질적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22. 3. 17. 선고 2018다244877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심 설시의 사정들과 다음의 각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과 D 사이의 근로관계는 2016. 12.

1.부터 2022. 6. 24.까지(이하 ‘전체 근로기간’이라고 함) 계속적으로 이어졌다고 인정되고,<3> 피고인이 지급한 일당임금 속에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없으며,<4> 피고인에게 퇴직금 미지급의 고의도 있었다고 인정된다. 원심의 판단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D가 전체 근로기간 중 한 달에 하루도 근무하지 않은 기간이 3개월 정도 되는 등 피고인의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기간이 있기는 하지만 그 기간이 전체 근로기간에 비하여 현저히 짧고,<5> 대부분 피고인 측 사정으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D가 C가 아닌 다른 사업장에서 근로하기도 하였으나 그 기간도 매우 짧고, C에 수주 물량이 발생할 때까지 대기하던 중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일을 했던 것으로 보일 뿐이다.

D는 전체 근로기간 동안 월 평균 15일 이상 일을 하였는데, 피고인이 D가 근무하지 않는 동안 다른 일용근로자로 D를 대체하였거나, D가 일시적으로 쉬다가 피고인으로부터 일을 하라는 연락을 받았음에도 이를 거부한 채 다른 일을 계속하였다는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6>

피고인은 검찰에서 “정규직을 추가로 모집하기 위해 구인광고를 하였으나 지원자가 없어서 구할 수 없었고, 부득이하게 일용직 근로자를 추가로 구할 수밖에 없었다. D가 정규직 전환에 대해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어서 일용직을 원한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하였고, 원심 법정에서는 “D는 C가 근로의 계속성으로 인한 고용 안정성, 근로내용, 작업환경 등이 다른 사업체보다 훨씬 좋았으므로 다른 사업체에서 일당 임금을 더 받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C에서 용접일을 계속한 것으로 알고 있지요”라는 변호인의 질문에 “예”라고 답하기도 하였다.<7> 피고인 역시 어떤 면에서는 D와 근로관계가 계속되는 것으로 인식했던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과 D 사이의 근로관계가 근무공백기간을 전후하여 단절되었다고 볼 수 없다.

②

피고인과 D 사이에 D가 받은 일당임금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기로 하는 명시적 합의가 존재하지 않고,<8> 일당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돈의 액수도 특정되지 않았다. D는 2016. 12. 1. 이전에도 피고인으로부터 일용직으로 고용된 사실이 있는데, 2016. 12. 1. 이후 지급받은 일당임금에 퇴직금이 포함되어 기존에 받았던 일당이 증액되었다는 사정 등도 전혀 확인할 수 없다.

③

앞서 본 바와 같이 D가 지급받은 일당임금에 주휴수당이 포함되는 것으로 약정할 실질적 필요성이 있는 반면에, 퇴직금까지 포함되는 것으로 약정할 실질적 필요성이 있다고 볼 만한 어떠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④

피고인은 D가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자 D가 일용직 형태로 근무하여 계속적 근로를 하지 않았고, 일당임금에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다는 등의 주장을 하며 퇴직금의 지급을 거절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과 D 사이의 근로관계가 계속된 것으로 보이고, 일당임금에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도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 사건이 문제된 이후에도 퇴직금 지급을 위한 협의조차 거부하였다. 피고인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는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다.

쌍방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판결

선고 후 양형에 반영할 만한 새로운 특별한 정상이나 사정변경을 찾아볼 수 없다.

원심은 피고인과 검사가 양형부당의 이유로 주장하는 사정들까지 모두 고려하여 형을 정한 것으로 보이고, 원심이 양형의 이유에서 밝힌 사정들과 형법 제51조의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다시 살펴보더라도, 원심의 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지나치게 무겁거나 가벼운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3.

결론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동욱(재판장) 김유진 연선주

각주1) 근로기준법 제55조 제1항에 따른 유급휴일은 1주 동안의 소정근로일을 개근한 자에게 주어야 한다.

각주2) 4주 동안(4주 미만으로 근로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을 평균하여 1주 동안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 대하여는 제55조(유급휴일 보장의 근거 규정)와 제60조를 적용하지 아니한다.

각주3) 피고인은 근로관계의 단절을 전제로 퇴직금 지급 의무의 부존재 및 시효 소멸 등을 주장하지만, 근로관계가 단절되었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들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가 없다.

각주4) 피고인은 D에게 지급한 일당임금에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음을 전제로 상계 등을 주장하지만, 피고인과 D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약정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들 역시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가 없다.

각주5) 피고인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전체 근로기간 2032일 중 197일 단절된 것에 불과하다.

각주6) D는 검찰에서 “언제 C에서 부를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다른 업체에서 장기간 일을 할 수도 없었다.”고 진술하였고, 피고인은 검찰에서 “필요시 D를 최우선적으로 요청하였다.”고 진술하였다.

각주7) 한편 검사는 피고인에게 “굳이 질책까지 하면서 그만두라고 할 이유가 있는가요”라고 질문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저와 배우자의 생각은 1, 2년도 아니고 계속 5년이 넘게 지속되어 왔기 때문에 단칼에 그렇게 안 부른다고 하면 저희 일을 계속 지속이 되거든요.”라고 답하기도 하였다.

각주8) 피고인은 고용노동청 조사 당시 ‘일용직 근로자인 D에게 퇴직금이 발생한다는 것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 일용직이므로 퇴직금을 논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일당임금에 퇴직금을 포함시킨다는 인식조차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