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26. 4. 10. 선고 2025나32016 판결

임금 등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의류 판매 및 도·소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원고는 피고에서 2022. 1. 5.부터 2023. 11. 8.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자이다.

나.

피고는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였음에도 원고에게 임금 3,300,000원, 퇴직금 5,411,256원을 미지급하였다.

다.

피고는 2024. 1. 23.경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으로 2,820,870원을 변제공탁하였고, 원고는 2024. 12. 10.경 일부변제로서 위 공탁금을 수령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기초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미지급한 임금 및 퇴직금 합계 5,890,386원(=8,711,256원-공탁금으로 수령한 2,820,870원<1>)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이후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 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2024. 12. 17.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공제 항변 등에 관한 판단

가.

원고가 재직하는 동안 피고가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등 4대 보험에 관한 원고의 부담분 합계액 4,407,490원을 대신 납부하였다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4 내지 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나.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근로기간 동안 4대 보험에 관한 원고의 부담분을 공제하지 않고 월 급여를 지급하는 대신 퇴직 시 퇴직금에서 피고가 대신 납부한 금액을 공제하고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이하 '이 사건 퇴직금 정산 약정'이라 한다)이 있었으므로, 원고의 퇴직금에서 피고가 대신 납부한 금액을 공제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선 원고와 피고가 이 사건 퇴직금 정산 약정을 체결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을 제8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근로자 C은 피고와의 근로계약 당시 "4대 보험은 고용주와 고용인이 2분의 1씩 매달 할 수도 있고, 퇴직금 정산과 함께할 수 있다."라는 특약을 정한 사실, 근로자 D 역시 피고와의 근로계약 당시 "4대 보험은 원할 때는 달마다 계산하지 않고 퇴직금 정산 시 동시에 한다."는 특약을 정한 사실은 인정되는바, 피고가 일부 근로자들과 4대 보험료에 대한 근로자 부담분을 대납하고 이를 퇴직 시에 퇴직금에서 정산하는 약정 또는 매월 지급하는 월급에 퇴직금 중 일부를 미리 포함하여 지급하는 약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와도 같은 내용의 약정이 포함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위와 같은 내용의 퇴직금 정산 약정이 체결되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한편,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미리 포기하는 것은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위반되어 무효이고, 이는 퇴직금이 사용자가 일정기간을 계속근로하고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계속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지급하는 후불적임금의 성질을 띤 금원으로서 구체적인 퇴직금청구권은 근로관계가 끝나는 퇴직이라는 사실을 요건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8다21821, 25502 판결 등 참조).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설령 이 사건에서 원고와 피고가 이 사건 퇴직금 정산 약정을 체결하였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퇴직금 정산 약정은 퇴직금청구권을 미리 포기하는 것으로서 무효이고, 달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할 만한 사유도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피고의 주장을 월 급여에 포함된 원고의 부담분이 퇴직금지급으로 효력이 없는 경우에 성립하는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으로 상계를 주장하는 것으로 선해하여 살피건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는 경제적 · 사회적 종속관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바,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도 임금의 성질을 가지므로 역시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다58794 판결 참조). 다만 근로계약 체결 당시 또한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이 초과 지급되었을 때그 행사의 시기가 초과 지급된 시기와 임금의 정산, 조정의 실질을 잃지 않을 만큼 합리적으로 밀접되어 있고 금액과 방법이 미리 예고되는 등 근로자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해할 염려가 없는 경우나 근로자가 퇴직한 후에 그 재직 중 지급되지 아니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할 경우에는, 사용자가 초과 지급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하는 것은 허용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8. 6. 26. 선고 97다14200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면, 피고가 주장하는 4대 보험료 대납분 상당액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은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이 초과 지급된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고, 시기적으로도 조정의 실질을 잃지 않을 만큼 합리적으로 밀접되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또한 퇴직금 정산 약정이 원·피고 사이에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다툼이 있는 이 사건에서 정산의 금액과 방법이 미리 예고되어 근로자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해할 염려가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조정적 상계가 허용되는 경우라고 할 수도 없다.그렇다면 피고가 주장하는 부당이득반환채권이 임금 등 채권에 대하여 상계가 허용되는 자동채권으로 삼을 수 있는 예외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려운바, 별소로 주장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이 사건에서 상계항변을 할 수는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혜윤(재판장) 이재현 김성겸

1원고가 피고가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으로 공탁한 금액을 수령하였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원고가 이를 원금에서 제하고 청구취지를 감축하였으므로, 이에 따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