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등법원판결

대구고등법원 2018. 10. 4. 선고 2017나20129 판결

2017

주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10. 7. 5.자로 원고 A에게 한 무급휴직처분, 2010. 7. 12.자로 원고 B, E에게 한 각 무급휴직처분, 2010. 7. 28.자로 원고 C, D에게 한 각 무급휴직처분, 2010. 7. 1.자로 원고 F에게 한 무급휴직처분은 모두 무효임을 확인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

이유

1.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 판결문 제8쪽 제6행의 "갑 제1 내지 8, 31, 36, 37, 68호증" 부분을 "갑 제1 내지 8, 31, 36, 37, 68, 76, 77, 81호증"이라고 고쳐쓰는 이외에는 제1심 판결의 이유 부분 제1항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

2.

이 사건 소가 확인이 이익이 없다는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요지

원고들이 이 사건 소로 무효 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은 이미 종료된 과거의 법률관계이고, 위 무급휴직처분으로 원고들에게 현존하는 불안요소도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사건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다.

나.

판단

1)

확인의 소는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허용되는 것이지만, 과거의 법률관계라 할지라도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그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 적절한 수단이라고 인정될 때에는 확인의 이익이 있다(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다36407 판결 등 참조).

2)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과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들은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으로 인하여 위 각 휴직기간 동안 피고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법률상 불이익을 입게 된 것으로 보이고, 사정이 그러하다면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은 원고들에 대하여 위 각 휴직기간 동안의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처분의 실질을 갖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은 원고들의 각 임금청구권의 존부에 관한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비록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에서 정한 원고들의 위 각 휴직기간이 도과하였다 하더라도, 원고들로서는 이 사건 무급휴직분의 무효 여부에 관한 확인 판결을 받음으로써 가장 유효․적절하게 자신들의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

소결론

결국 그와 다른 전제에 기초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원고들의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1)

원고들의 주장 요지

피고는 'V노동조합'을 지원하고, 'K지회'를 억압하려는 지배·개입의 의사에 기초하여 원고들에게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을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81조 제4호가 정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되어 무효이다.

2)

피고의 주장 요지

원고들은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징계절차 진행 중 피고에서의 계속 근무 등을 위해 원고들 스스로 이 사건 무급휴직을 신청하였고, 피고가 이를 받아들여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을 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은 원고들 주장과 같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나.

판단

1)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되고, 이러한 행위는 부당노동행위로서 금지되고 있다. 나아가, 노동조합법 제81조의 부당노동행위 금지규정은 헌법이 규정하는 근로3권을 구체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이에 위반하는 행위에 대하여 처벌규정을 두고 있는 한편 부당노동행위에 대하여 신속한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노동조합법 제82조 내지 86조 등에서 행정상의 구제절차까지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이는 효력규정인 강행법규라고 풀이되므로 위 규정에 위반된 법률행위는 사법상으로도 그 효력이 없다(대법원 1993. 12. 21. 선고 93다11463 판결 등 참조). 한편, 사용자의 행위가 노동조합법에서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는 사용자가 내세우는 처분사유와 근로자가 한 노동조합 등에서의 활동 내용, 처분의 대상자, 사용자와 노동조합의 관계,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처분의 시기와 경위 및 동종의 사례에 있어 처분의 불균형 여부 등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 여부를 추정할 수 있는 모든 사정을 전체적으로 심리·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1. 4. 23. 선고 90누7685 판결 등 참조).

2)

살피건대, 앞서 살펴 본 증거들과 이 법원의 증인 AA의 증언, 이 법원의 원고 D의 본인신문 결과를 종합해 보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을 제8, 9호증의 각 기재와 이 법원의 증인 AB의 증언 등 피고가 이 법원에 이르기까지 제출한 증거들과 그 주장의 사정들을 모두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은 피고가 'K지회'의 운영에 지배·개입하기 위한 의사에 따른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은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가 금지하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다.

①

K지회는 피고의 경비업무 외주화 추진에 반발하여 2010. 2. 9.부터 2010. 2. 12.까지 태업을 하였고, 피고가 2010. 2. 16.부터 직장폐쇄로 맞서자 K지회 조합원들은 공장에 들어가거나 집회를 개최하는 등 K지회와 피고의 관계가 태업과 그에 이은 직장 폐쇄 등으로 악화되었다.

②

피고는 K지회의 쟁의행위에 대응하기 위하여 2010. 2. 중순 무렵부터 X의 자문을 받았다. X이 피고에게 제공한 자문의 주된 내용은, '직장폐쇄를 유지하면서 K지회의 조합원 수가 감소하도록 조합원들의 탈퇴를 유도하고 다른 한편 피고에게 우호적인 대안세력을 만들어 K지회의 조직형태를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변경함으로써 결국 협력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하라'는 것이었다. X은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K지회 집행부에 대한 불신임결의를 통하여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하거나 K지회의 조직형태를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변경하는 절차 등이 담긴 '쟁의행위 대응 전략회의'라는 문건을 계속적으로 작성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는 직장폐쇄에 돌입할 무렵부터 J노조 산하의 K지회를 무력화시키려는 목표를 설정하고 X의 자문 등을 통하여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실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③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남부지청에서 작성한 수사보고서에 첨부된 피고와 X 사이의 성공보수약정에는, 피고의 사업장에 존재하는 산업별 노동조합인 J노조가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조직형태를 변경할 경우, 이에 대하여 X에 지급할 성공보수를 조정·약정한다는 취지의 기재가 있었다. 이와 같은 성공보수 약정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는 기업별 노동조합으로의 조직형태 변경을 통해 J노조 K지회를 무력화시킨다는 X의 전략을 인식하면서 이에 동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④

X은 '임시총회소집 및 임시총회소집권자 지명 요청', '회의록(의사진행 매뉴얼 겸용)', '노동조합 규약', '노조설립신고서' 양식을 첨부한 '노사관계 안정화 방안' 문건을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공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또한, X은 '쟁의행위 대응 전략회의' 문건을 사전에 작성한 후 피고의 대표 AC 및 그 직원 AD과 정기적으로 회의를 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와 같이 정기적으로 전략회의를 진행한 점, X의 자문계약 및 자문내용에 대하여 사회적으로 문제가 제기되자 USB나 메일서버 또는 하드디스크를 폐기하라는 증거인멸 지시가 존재한 것으로 보이는 점,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조직형태 변경을 할 경우 별도의 성공보수를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이 체결되기도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문건 또는 최소한 문건에 포함된 자문내용은 어떠한 형식으로든 피고 측에게 제공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⑤

X이 제공한 위 자문 내용대로 피고의 사업장에는 S 등의 주도로 2010. 4. 20. 'U단체'가 결성되었고, 이들이 주축이 되어 K지회로부터 이탈한 조합원들을 규합하였으며, 2010. 5. 19. 및 2010. 6. 7.에는 임시총회가 개최되어 K지회의 조직형태를 기업별 노동조합인 V노동조합으로 변경하는 결의가 이루어졌다. 그와 함께, 이와 같이 조직형태 변경 결의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작성된 문건인 '조합원에게 드리는 글-지회임원 불신임을 위한 임시총회 소집요구와 관련하여-', '임시총회소집 및 임시총회소집권자지명요청', '요청인 명부', '조직형태 변경 및 노조 설립 총회 회의록', 'G(주) 노동조합 규약' 등은 모두 X이 피고에게 제공한 '노사관계 안정화 방안'에 첨부된 자료와 형식, 주요 내용, 어법상 잘못된 표현 등까지 상당 부분 일치한다. U단체의 공동 대표로 선출된 S이 제1, 2차 총회 소집공고문에 총회 안건으로 '노동조합의 조직형태 변경에 관한 건'을 명시하고 이후 조직형태 변경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였는데, '노조의 조직형태변경'이라는 용어는 당시 노동 현장에서 보편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S 등이 피고를 통하여 X의 자문 내용을 전달받았다고 봄이 경험칙상 자연스럽다.

⑥

U단체 회원들은 직장폐쇄 중 사업장에 복귀하지 않은 조합원들을 개별적으로 접촉하여 'J노조를 탈퇴하고 U단체에 찬성하면 개별 복귀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하였다. 한편, 위에서 본 바와 같이 X이 조직형태 변경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설계하고 피고가 이에 동의한 점 및 당시 근로자들은 'U단체'의 뜻을 회사의 뜻과 동일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J노조 탈퇴서를 작성하면서 사업장 복귀를 희망했던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별다른 징계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는 사업장 복귀에 관한 결정권을 가지고 K지회 조합원들이 조직형태 변경을 추진하는 'U단체'에 협력하여 이들이 조직형태 변경 결의에 찬성하도록 개입하였던 것으로 볼 여지가 많다.

⑦

2010. 2. 초의 연장근로 거부 및 태업, 2010. 3. 이루어진 집회 등에는 각 집회 때마다 200~400명에 이르는 K지회 조합원들이 참가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사업장에 복귀하거나 'U단체'에 참여하는 등 V노동조합으로의 조직형태 변경에 찬성하는 조합원들에 대하여는 징계를 하지 않거나 가벼운 수준의 징계에 그친 반면,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을 하기 이전에 원고들에 대하여는 '해고'의 징계처분을 의결하였다. 이는 형평의 원칙에 입각하여 비위행위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기 위한 징계가 아니라 실제로는 원고들이 K지회를 유지·강화하기 위한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것을 저지하고 V노동조합으로의 조직형태 변경을 우회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의도에서 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⑧

피고는 원고들을 비롯하여 피고의 직장폐쇄 철회 이전에 업무에 복귀하지 않은 K지회의 조합원들에 대하여 자택대기명령을 내리고 장기간의 교육을 실시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이미 업무에 복귀한 조합원들과 접촉하지 못하도록 이동 장소와 시간을 제한하고 감시하는 등의 행위를 하였다. 피고의 이러한 행위는 위와 같이 X의 체계적인 자문 내용 등을 고려해 볼 때, 결국 조직형태 변경 결의의 성립에 방해가 되는 조합원들이 다른 조합원들과의 의견을 교류하는 것을 차단하고, 조합원들을 분리하기 위해 행한 것으로서, 자주적인 노동조합 활동에 개입하려는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추단된다.

⑨

또한, 피고는 J노조 탈퇴서 작성을 거부한 K지회의 조합원들만을 대상으로 지피지기 TFT, 개선 TFT를 구성한 후, 상당 기간 동안 본래 사업장에서 담당하던 업무와 무관한 풀 뽑기, 페인트 칠, 화장실 청소 등을 하도록 지시하거나 사무실 복도 중간에 책상을 놓고 홀로 앉아있도록 하였다. 이와 같은 지시는 K지회를 유지하고자 하는 조합원들을 심리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

⑩

피고와 피고의 대표이사 AC은 'K지회의 대항세력인 U단체가 결성되도록 유도하고, 2010. 6. 7. 임시총회를 거쳐 기업별 노동조합인 V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를 하였다'는 등의 혐의사실에 관하여 2013. 12. 30. 불기소처분을 받았으나, 위 불기소처분에 대한 재정신청이 2015. 3. 26. 인용됨에 따라(대구고등법원 2014초재280호 결정), 2015. 4. 8. 기소되어 2017. 6. 16. 피고는 벌금 500만 원, AC은 징역 8월의 형을 각 선고받았고(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 2015고단306호 등 판결), 피고 등이 항소하여 현재 대구지방법원 2017노2670호로 항소심 재판이 계속 중이다. 또한, X, X의 대표 AE 및 X의 전무 AF은 2015. 6. 5. 'AE, AF이, 피고에게 노무관리에 대한 상담·자문을 하면서 AC 등 피고의 사측 관계자 등이 V노동조합 설립을 지원한다는 정을 알면서도 이를 돕기 위하여 관련 절차를 알려주거나 조합설립에 필요한 서류들을 작성·검토해 줌으로써 AC 등의 부당노동행위 범행을 용이하게 하여 이를 방조하였다'는 혐의 등으로 기소되어 2018. 8. 23. AE, AF은 각 징역 1년 2개월, X은 벌금 1,000만 원을 각 선고받았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15고단2030호<1>). 한편, AE, AF은 위와 같이 기소될 무렵에 위 부당노동행위 방조 및 공인노무사법 위반을 이유로,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공인노무사등록 취소처분을 받았다.

3)

위와 같은 사정들과 함께, 앞서 본 증거들에 의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은 원고들에 대하여 '해고'의 징계처분을 의결하는 내용의 이 사건 징계의결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피고의 권유에 따라 이루어진 것인 점, ② 원고들로서는 이 사건 무급휴직에 관한 피고의 권유가 없었더라면 피고에 대하여 위에서 인정한 위 각 휴직기간 동안에 무급휴직을 신청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되는 점, ③ 비록 원고들에 대하여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비위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원고들에 대한 위 징계사유만이 아니라 K지회의 운영에 대한 지배·개입의 의사에 터 잡아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및 V노동조합의 설립시기와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의 경위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은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가 정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되어 법률상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3두12331 판결, 대법원 2017. 6. 29.자 2017두206 판결 등 참조).

다.

피고의 추가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은 2010. 7.경 있었는데, 원고들은 그로부터 약 4년간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거나 다투지 않다가 2014. 7.경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실효의 원칙'에 위배된다.

2)

판단

일반적으로 권리의 행사는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하고 권리는 남용하지 못하는 것이므로 권리자가 실제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도록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하여 의무자인 상대방으로서도 이제는 권리자가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할 것으로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된 다음에 새삼스럽게 그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법질서 전체를 지배하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결과가 될 때에는 이른바 실효의 원칙에 따라 그 권리의 행사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또한, 실효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하여 필요한 요건으로서의 실효기간(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한 기간)의 길이와 의무자인 상대방이 권리가 행사되지 아니하리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의 여부는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경우마다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한 기간의 장단과 함께 권리자 측과 상대방 측 쌍방의 사정 및 객관적으로 존재한 사정 등을 모두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5다45827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의 경위와 원고들의 이 사건 소 제기 시기 등 앞서 본 여러 사정들을 종합해 볼 때, 을 제8, 9호증의 각 기재와 위 AB의 증언 등 피고가 이 법원에 이르기까지 제출한 증거들과 그 주장의 사정들을 모두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가 '실효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결국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라.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은 무효라고 할 것인데,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들로서는 그 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 결국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고, 위와 다른 전제에 기초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한편, 이 사건 무급휴직처분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되어 무효라는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이상, 위 무급휴직처분의 무효사유 등에 관한 원고들의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기로 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모두 인용할 것이다. 그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 판결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연욱(재판장) 임영우 정성욱

각주1) AE 등이 항소하여 현재 서울남부지방법원 2018노1712호로 항소심 재판이 계속 중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