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판결 이유는, 제1심판결의 이유 제1항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당사자들의 주장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판결 이유는, 제1심판결문 제6쪽 제8행 다음에 아래의 문단을 추가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 제2항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3) 원고들 중 원고 T, W, AB, AE은 정년 도래 등으로 퇴사하였다가 피고의 배려에 의해 촉탁직으로 계속 근로를 하여 혜택을 본 사람들이므로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각 합의서에 따른 임금 등을 청구할 권리가 없다.』
원고의 주위적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계약을 해석할 때에는 형식적인 문구에만 얽매여서는 안 되고 쌍방당사자의 진정한 의사가 무엇인가를 탐구하여야 하고(대법원 1993. 10. 26. 선고 93다2629, 2636 판결 등 참조),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당사자의 의사 해석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계약의 형식과 내용, 계약이 체결된 동기와 경위, 계약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거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2. 15. 선고 2014다19776, 19783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근로자의 임금채권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강력한 보호를 받는 것이므로 임금채권에 관하여 근로자에게 불리할 수 있는 의사표시에 관하여는 이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2다105505 판결 등 참조).
한편 계약당사자 쌍방이 계약의 전제나 기초가 되는 사항에 관하여 같은 내용으로 착오를 하고 이로 인하여 그에 관한 구체적 약정을 하지 아니하였다면, 당사자가 그러한 착오가 없을 때에 약정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내용으로 당사자의 의사를 보충하여 계약을 해석할 수도 있으나, 여기서 보충되는 당사자의 의사란 당사자의 실제 의사 내지 주관적 의사가 아니라 계약의 목적, 거래관행, 적용법규, 신의칙 등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추인되는 정당한 이익조정 의사를 말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5다13288 판결, 대법원 2014. 4. 24. 선고 2013다218620 판결 등 참조).
판 단
이 사건 각 합의서 내용 본문에는 ‘60만 원으로 통상임금에 관한 모든 사항(임금, 상여금, 퇴직금)에 대해서 합의한다’고 기재되어 있으면서도 그 단서에 ‘현재 진행 중인 판결에 의해 대구시로부터 합의금보다 많은 금액이 나올 경우 정산키로 한다’라고 기재되어 있으므로,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추가 수당 및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위 단서의 문구를 어떻게 해석할지가 문제된다.
갑 제5호증(녹취록), 을 제6호증(녹취서)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대표이사 M이 2012. 11. 6.경 피고의 건물 1층 교양실에서 근로자들을 모아놓고 아래 표 기재와 같은 설명(이하 ‘이 사건 설명’이라 한다)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을 제6호증 내용의 전문은 별지3 참조. 한편 피고는 당심에서 을 제6호증(녹취서)을 제출하면서 원고가 제1심에서 제출한 갑 제5호증(녹취록)이 조작되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가 제출한 을 제6호증과 비교하여 볼 때, 갑 제5호증은 비록 일부 생략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그 생략으로 인하여 실질적인 내용이 변경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새로운 내용이 추가된 부분도 없는 점, 제1심판결의 이유 중 인용된 부분은 모두 을 제6호증에도 기재되어 있는 내용인 점, 피고가 제1심에서 원고에게 갑 제5호증의 녹취록 원본 파일 제출을 요구하여 원고가 이를 제출하였으나(2021. 4. 1.자 참고자료), 피고는 이에 대하여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피고가 제출한 증거 및 AS의 증인진술서만으로는 갑 제5호증이 조작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위 인정사실에다가 기초사실 및 을 제10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 증인 J의 일부 증언, 제1심법원의 대구광역시청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이 사건 각 합의서 작성의 동기와 경위, 이 사건 각 합의서 작성을 통해 달성하려는 목적과 당사자들의 의사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각 합의서의 ‘현재 진행 중인 판결에 의해 대구시로부터 합의금보다 많은 금액이 나올 경우 정산키로 한다’의 의미는 ‘선행소송에서 근로자들이 이 사건 각 합의서에 기재된 합의금보다 더 많은 돈을 지급받는 내용으로 판결 등이 확정되면, 그 판결 등의 취지에 따라 피고가 차액을 정산하여 지급한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2012년경 대구 시내의 버스운송사업자들과 근로자들 사이에 통상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의 범위 등에 관하여 분쟁이 발생하자, 피고는 피고 소속 근로자들로부터도 통상임금 관련 소송이 제기될 수 있음을 대비하여 2012. 10. 31. AT 노동조합과 노사협의회를 개최하였다. 위 노사협의회에서는 통상임금과 관련하여 근속기간별로 개별 조합원들에게 합의금을 차등 지급한다는 내용과 ‘현재 진행 중인 판결에 의해 대구시로부터 합의금보다 많은 금액이 나올 경우 정산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노사합의가 이루어졌는데, 위 노사합의를 토대로 피고와 원고들 사이에 이 사건 각 합의서가 작성되었다.
이 사건 각 합의서가 작성된 2012. 11. 6.경 M은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합의서 작성을 독려하면서, 이 사건 각 합의서를 작성하면 피고를 상대로 별도의 소송을 제기하지 않더라도 소멸시효를 걱정할 필요 없이 선행소송의 결과와 동일한 경제적 이익을 누리게 해주겠다는 의사를 표명하였고, 소송을 제기하지 않고 있으면 오히려 변호사 보수나 부대비용 등의 지출 없이 판결에 따른 금액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하였다. M의 설명을 들은 원고들을 비롯한 근로자들은 M의 확언대로, 소송을 제기한 근로자들과 동일한 내용의 경제적 이익을 누릴 것이라고 믿고 피고를 상대로 별도의 소송을 제기하는 대신 이 사건 각 합의서에 서명한 것이다. 더욱이 이 사건 각 합의서는 선행소송이 제기되기 직전인 2012. 11. 6.경 작성되었는바, 이 사건 각 합의서를 해석함에 있어 원고들이 별도의 소송을 제기하였을 경우와 비교하여 불리한 지위에 놓이게 되는 방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대구광역시는 2006. 2. 19.부터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하였고, 이에 시내버스운송사업자는 시내버스 운행과 노무․차량관리 등을 담당하고, 대구광역시는 시내버스 노선, 운행계통의 조정 및 표준운송원가를 심의․결정하여 시내버스운송사업자에게 표준운송원가에 비해 부족한 운송수입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시내버스 준공영제 시행 이후 이 사건 각 합의서 작성 무렵까지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임금의 상당 부분을 대구광역시의 재정지원으로 충당하고 있었다. 이에 M은 이 사건 설명 당시 ‘피고가 대구광역시로부터 돈을 받아서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전달해줄 것’이라고 설명하였고, 피고는 실제로 선행 판결에 따라 근로자들에게 지급한 비용에 관하여도 N조합을 통해 대구시광역시에 지급을 청구하기도 하였는바, 피고로서는 판결에 의한 임금 지급과 합의에 의한 임금 지급에 관하여 모두 대구광역시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피고가 이 사건 각 합의서 작성 당시 선행소송 결론에 따른 임금 지급 등을 대구광역시로부터 지원 받을 것으로 예상하여, 즉 대구광역시가 선행 판결에 의한 금액을 지급할 것으로 착오하여 이 사건 각 합의서 문구를 작성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앞서 본 이 사건 각 합의서 작성 경위와 당시의 상황을 고려하면, 피고가 ‘대구광역시로부터 재정지원이 나오는 경우에만 선행소송 결과에 따라 원고들이 추가로 지급받을 수 있는 임금을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원고들이 M의 이 사건 설명을 위와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고 이 사건 각 합의서를 작성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와 같이 해석하지 않는다면, 원고들은 대구광역시의 지원이 없는 이상 선행소송 결과에도 불구하고 추가 임금채권을 전혀 지급받을 수 없다는 결론이 되는데, 이러한 해석은 근로자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해석이어서 받아들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앞서 본 이 사건 설명에 비추어 보아도 원고들과 피고의 진정한 의사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피고는, 시내버스 준공영제의 시행에 따라 원고들에 대한 임금의 실질적 지급주체는 대구광역시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각 합의서에 따른 비용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대구광역시 표준운송원가 산정 및 정산 지침」(을 제12호증)에 따르면, 준공영제 재정지원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표준운송원가’에 운전기사의 급여를 포함하여 실비 정산하는 것이 원칙이고(제4조 제1항 내지 제3항), 준공영제 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대구광역시가 이를 확정하는 것이기는 하나(제5조 제1항), 앞서 본 시내버스 준공영제의 의의에 비추어, 이는 대구광역시의 피고에 대한 재정지원인 수익적 행정행위의 내부적 절차에 불과하다고 보이고, 위와 같은 절차들이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임금 합의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더욱이 대구광역시는 버스운송회사와 근로자간 임금협상이나 단체협약, 통상임금 소송의 당사자가 아니고, 앞서 본 것과 같이 M은 이 사건 설명을 하면서 원고들에게 소멸시효 이익을 포기한다는 취지의 의사를 표시하였으며, 피고는 이 사건 각 합의서에 따라 원고들에게 60만 원을 먼저 지급하였는바,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피고는,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피고가 이 사건 각 합의서에 따라 원고들에게 직접 약정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라면, 피고로서는 나중에 선행소송의 결과에 따라 그 약정금을 지급하면 되지, 굳이 번거롭게 원고들에게 60만 원을 먼저 주고 이 사건 각 합의서를 작성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의 입장에서 볼 때, 이 사건 각 합의서를 통해 분쟁을 해결하는 것이 원고들이 피고를 상대로 별도의 소송을 제기하여 재판을 진행하는 것에 비하여 반드시 불이익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오히려 M은 이 사건 설명 당시 노사 간 분쟁으로 인해 근로자들의 집중력이 저하되어 사고가 증가될 수 있음을 염려하는 발언을 하였는바, 피고로서는 이 사건 각 합의서를 작성함으로써 노사 간 갈등에 따른 유․무형의 손실 방지 및 소송비용 절감 등의 이익을 얻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앞서 본 것과 같이 ㉠ 이 사건 각 합의서가 작성될 무렵 M은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합의서 작성을 독려하면서, 합의서를 작성하면 선행소송의 결과와 동일한 경제적 이익을 누리게 될 것이라는 취지의 의사를 표명하였고, M의 설명을 들은 원고들을 비롯한 근로자들은 이를 믿고 별도의 소송을 제기하는 대신 이 사건 각 합의서에 서명한 점, ㉡ 피고로서는 이 사건 각 합의서 작성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는 것이 원고들과의 별도 소송을 진행하는 것과 비교하여 불이익하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 대구광역시로부터 근로자들 임금의 상당 부분을 지원받고 있던 피고의 입장에서는 (대구광역시로부터 재정지원을 받는다는 전제 하에) 판결 결과에 따른 임금 지급과 합의에 따른 임금 지급 사이에 금액 차이를 둘 실익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만약 원고들과 피고가 이 사건 각 합의서 작성 당시 대구광역시로부터 재정지원이 나오지 않을 것을 알았더라면, ‘대구시로부터’의 문구를 작성하지 않는 등 이 사건 각 합의서의 내용을 수정하였으리라는 것이 객관적으로 추인되는 원고들과 피고의 정당한 이익조정 의사라고 보인다.
비록 피고가 지적하는 것과 같이, 이 사건 각 합의서 작성 이후 선행소송의 당사자였던 AU 주식회사는 2012. 11. 8.경 소속 근로자들과 사이에 ‘근로자는 통상임금 관련하여 회사로부터 80만 원을 지급받되, 향후 대구광역시로부터 통상임금 차액분이 지급되는 경우 회사는 근로자에게 그 금액에서 합의금을 공제한 나머지를 지급한다‘는 취지의 합의서를 작성하였고, 선행소송의 당사자였던 AV 주식회사 또한 2014. 10. 15. 소속 근로자들과 사이에 ’근로자는 통상임금 관련하여 회사로부터 60만 원을 지급받되, N조합 및 각 업체에서 대구광역시를 상대로 구상권 등 민사상 청구를 통하여 통상임금이 대구광역시로부터 지급되면 회사는 근로자에게 그 금액에서 합의금을 공제한 나머지를 지급한다‘는 취지의 합의서를 작성하였으며, 선행소송의 당사자는 아니지만 AW 주식회사도 통상임금 관련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2014. 1. 10.경 근로자들과 사이에 ’근로자는 통상임금 관련하여 일정 금액을 지급받되, 법원 판결이 그 금액보다 적을 시에는 차액 만큼 회사로 귀속하며 대구광역시에서 그 금액보다 상회하여 지급될 시에는 초과분을 추가로 지급받는다‘는 취지의 확약서를 작성한 사실, 이후 N조합과 AX지부는 2015. 8. 21. 2015년도 단체교섭 합의서 특약사항으로, 선행소송과 같은 취지로 소가 제기되어 재판 진행 중이던 대구지방법원 2015가합200788 임금 사건 및 대구고등법원 2014나23387 사건에 관하여 ‘소송당사자 중 퇴직자는 50만 원, 재직자는 14만 원’을 지급받기로 하는 합의를 한 사실은 있다.
그러나 버스운송사업자별로 그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지급 관련 합의 내용을 반드시 일률적으로 정하여야 한다고 볼 수는 없고 각자의 사정에 따라 얼마든지 합의 내용을 달리 정할 수 있는 점, 이에 AU 주식회사는 이 사건 각 합의서의 내용과 달리 판결에 따라 금원 지급이 달라질 수 있음을 명시하지 않았고, 나아가 AV 주식회사는 ‘대구광역시를 상대로 구상권 등 민사상 청구를 통하여 통상임금이 대구광역시로부터 지급되면’이라는 문구를 기재함으로써 이 사건 각 합의서 및 AU 주식회사의 합의서 내용과는 분명한 차이를 둔 점(증인 J은 이 사건 각 합의서의 ‘현재 진행 중인 판결’은 ‘통상임금 관련 판결’을 의미하는 것이지, 대구광역시를 상대로 한 소송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증언하였다), 위 2015. 8. 21.자 단체교섭 합의는 이 사건 각 합의서 작성 이후로도 약 3년이 지난 시점에 이루어진 것이므로 위 단체교섭 합의의 내용으로 이 사건 각 합의서 작성 당시 원고들과 피고의 의사를 추단하기는 어려운 점, 더욱이 위 단체교섭 합의는 선행소송의 제1심판결이 선고되고 이에 피고 등 버스운송사업자들이 항소하여 항소심 계속 중인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임에도 선행소송에 관한 합의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는 이 사건 각 합의서 단서의 의미를 피고가 대구광역시로부터 재정지원을 받거나 대구광역시에 구상금을 청구하여 그 금액을 지급받는 경우에 한하여 원고들에게 이를 지급하기로 정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다.
설령 이 사건 각 합의서 단서의 문구를 피고의 주장과 같이 약정금 지급과 관련된 부관으로 해석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의 주장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법률행위에 붙은 부관이 조건인지 기한인지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 법률행위의 해석을 통해서 이를 결정해야 한다. 부관에 표시된 사실이 발생하지 않으면 채무를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경우에는 조건으로 보아야 한다. 그러나 부관에 표시된 사실이 발생한 때에는 물론이고 반대로 발생하지 않는 것이 확정된 때에도 그 채무를 이행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경우에는 표시된 사실의 발생 여부가 확정되는 것을 불확정기한으로 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미 부담하고 있는 채무의 변제에 관하여 일정한 사실이 부관으로 붙여진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것은 변제기를 유예한 것으로서 그 사실이 발생한 때뿐만 아니라 발생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확정된 때에도 채무의 이행기한은 도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나아가 부관으로 정한 사실의 실현이 주로 채무를 변제하는 사람의 성의나 노력에 따라 좌우되고, 채권자가 그 사실의 실현에 영향을 줄 수 없는 경우에는 사실이 발생하는 때는 물론이고 그 사실의 발생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정되지는 않았더라도 합리적인 기간 내에 그 사실이 발생하지 않는 때에도 채무의 이행기한은 도래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8다201702 판결, 대법원 2018. 4. 24. 선고 2017다205127 판결 등 참조).
우선 이 사건 각 합의서에 따라 피고가 지급할 금원은 피고가 그 소속 근로자들에게 당연히 지급하여야 할 임금채권의 변제에 관한 것이어서 ‘대구광역시의 재정지원 내지 구상금 지급’이라는 사실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이를 이행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므로, 이 사건 각 합의서 단서의 문구가 부관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조건’이 아닌 변제기만을 유예한 ‘불확정기한’으로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대구광역시는 2019. 8. 20. N조합에게 ‘버스회사들에 대한 통상임금 소송과 관련하여 판결금액을 지급할 수 없다’는 뜻을 명백히 표명한 점, 피고가 현재까지 대구광역시를 상대로 구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점, ‘대구광역시의 재정지원 내지 구상금 지급’이라는 사실의 실현은 피고나 대구광역시의 노력에 의하여 좌우될 뿐 원고들이 거기에 영향을 줄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대구광역시의 재정지원 내지 구상금 지급’이라는 사실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확정되었거나 적어도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무렵에는 합리적인 기간 내에 그 사실이 발생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각 합의서에 따른 약정금 지급의무의 이행기는 도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위와 같이 해석된 이 사건 각 합의서에 기하여 원고들에게 선행판결 및 화해권고결정의 취지에 따라 승무수당, 상여금, 교통비를 포함하여 재산정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하여 계산한 수당, 퇴직금에서 원고들이 이미 지급받은 수당, 퇴직금과 합의금을 공제한 별지2 인용금액표 중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선행 화해권고결정에 정해진 지연손해금 기산일인 2013. 1. 1.부터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인 2021. 4. 5.까지는 약정에 따른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해진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들의 주위적 주장을 받아들이는 이상, 예비적 주장에 관하여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피고의 승무수당 관련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피고가 근로자들에게 지급한 승무수당은 ‘1일 9시간(근로기준법 제50조에 따른 8시간 + 연장근로 1시간) 근무 완료’라는 조건과 ‘마지막 배차 이전 무사고’라는 조건을 충족하여야 비로소 지급되는 수당이다. 그런데 위 승무수당은 근로제공 당시 연장근로까지 제공할지 여부와 마지막 배차 이전 무사고의 성취 여부가 불분명함에 따라 고정성이 결여되어 통상임금에 포함될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청구 중 승무수당이 통상임금에 포함됨을 전제로 계산된 부분에 관한 청구는 이유 없다.
판 단
갑 제6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①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8호의 규정에 의하면 ‘소정근로시간’이란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을 의미하는 점, ②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적용되는 단체협약은 1일 근로시간을 9시간으로 정하였는데, 위 9시간은 근로기준법 제50조가 정한 1일 8시간에다 근로기준법 제51조가 정한 연장근로시간 1시간을 합한 것이므로, 피고 소속 운전기사가 소정근로시간(9시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였을 경우 이미 연장근로 1시간을 제공하였음이 분명한 점, ③ ‘마지막 배차 이전 무사고’란 ‘마지막 배차 이전에 사고 없이 정상적으로 버스를 운행할 것’을 의미하고, 운전기사가 제공하는 근로는 ‘버스를 정상적으로 운행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운전기사가 소정근로시간 동안 버스를 운행하고 또한 마지막 배차 전 사고가 발생하지 아니할 경우에 승무수당을 지급하고, 만일 마지막 배차 전 사고가 발생한 경우 승무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한다’는 것은 운전기사가 소정근로시간(9시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였으면 추가적인 조건을 충족하지 않더라도 승무수당을 지급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승무수당은, 피고 소속 근로자가 임의의 날에 소정근로시간(9시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기만 하면 추가조건의 충족 없이 당연히 지급이 확정되는 수당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과 피고는 이 사건 각 합의서를 통해 승무수당 등의 통상임금성 여부에 관하여 선행소송의 판단 내지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거기에 맞추어 미지급 수당 및 퇴직금을 산정하여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하겠다고 약정한 것이므로 피고가 선행소송의 판단 내지 결과에 반하여 승무수당의 통상임금성 여부를 다시 다툴 수는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의 촉탁직 근로자 관련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원고들 중 원고 T, W, AB, AE은 정년 도래 등으로 퇴사하였다가 피고의 배려에 의해 촉탁직으로 계속 근로를 하여 혜택을 본 사람들이므로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각 합의서에 따른 임금 등을 청구할 권리가 없다.
판 단
원고 T는 1998. 5. 22. 입사 후 2012. 3. 31. 퇴사하였다가 같은 해 4. 1. 재입사, 원고 W는 2000. 6. 15. 입사 후 2011. 1. 31. 퇴사하였다가 같은 해 8. 1. 재입사, 원고 AB는 2001. 6. 2. 입사 후 2011. 5. 31. 퇴사하였다가 같은 해 6. 16. 재입사, 원고 AE은 2003. 10. 1. 입사 후 2011. 2. 8. 퇴사하였다가 2011. 3. 16. 재입사하여 각 2012. 10.경까지 피고에게 계속 근로를 제공하여 온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8, 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된다.
그리고 갑 제6,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적용되는 AX지부와 N조합 사이에 체결된 임금협정 및 노사합의서, 피고와 AT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에서 일반직 근로자와 촉탁직 근로자에 대한 수당 등 임금 지급을 차별하여 정하고 있지 않고, 또한 위 원고들은 재입사한 이후의 기간을 포함한 기간이 아닌 위 각 퇴직 시를 기준으로 재산정한 퇴직금 중 미지급액을 구하고 있을 뿐인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원고들은 피고에게 이 사건 각 합의서에 따라 추가수당 및 퇴직금을 청구할 권리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달(재판장) 홍은아 박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