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등법원판결

대구고등법원 2024. 3. 27. 선고 2023나16022 판결

근로에 관한 소송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원고의 주장

가.

원고는 2000. 4.경부터 이 사건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업무를 한 PD로서 피고의 구체적인 지휘, 감독을 받아 업무를 수행하고 근로의 대가로 보수를 받은 피고의 근로자이다. 그런데 피고는 2021. 7. 3. 원고를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하였고, 피고의 사규 등에서 정하고 있는 해고의 절차적 요건 또한 준수하지 않았는바, 원고에 대한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을 위반하여 무효이므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음에 대한 확인을 구한다.

나.

또한 피고는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를 해고하였으므로, 민법 제538조 제1항에 따라 해고일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정상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 다음 날인 2021. 7. 4.부터 2022. 7. 15.까지의 임금 상당액인 54,503,429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2022. 7. 16.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의 임금 상당액인 월 4,397,381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갑 25, 42, 56, 62, 64, 66, 67, 72, 80 내지 83호증, 을 2, 3, 8, 9, 12, 19 내지 31, 35, 3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1)

이 사건 프로그램은 편성취지나 제작업무가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정형화되어 있는 반면 출연 병원에 대한 섭외 등 외부 업무가 상당하고 협찬 확보에 따른 경제성과가 기대되는 점을 고려하면 직접 제작하는 것보다 외부에 발주하는 것이 효율적이었다. 원고는 2000. 4.경 피고에서 근무하는 다른 PD와는 달리 G 부장의 제안에 따라 별도의 채용과정 없이 이 사건 프로그램 제작에 관한 업무를 맡게 되었다.

2)

원고는 2001. 12. 28.에는 E과 함께 'D'이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하였고(2002. 8. 14. 탈퇴하였다), 2008. 7. 1.에는 단독으로 'F'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하였다. 원고는 피고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F'라는 사업자 명의로 피고와 2008. 7. 10. 및 2020. 11. 5. 각 프로그램 제작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계약서에는 '을(원고)은 개인사업자로서 갑(피고)의 전속이 아니며, 타 회사 취업 또는 타사의 프로그램 제작 또는 제작참여에 대해 갑(피고)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제2조), '본 계약은 갑(피고)과 을(원고) 간의 업무위탁 계약으로 어떠한 경우에도 을(원고)은 갑(피고)에 대해 고용관계를 주장할 수 없으므로 갑(피고)의 취업규칙, 인사, 급여규정, 단체협약 등은 을(원고)에게 적용되지 아니한다.'(제12조)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3)

원고는 직접 아이템을 기획하고 병원을 섭외하여 자신의 역량과 재량에 따라 자율적으로 이 사건 프로그램 제작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프로그램 제작과 관련하여 아이템보고서(피고 임 · 직원의 결재는 없다), 제작기획서(피고 임 · 직원의 결재가 있다)를 작성한 적이 있으나, 일정 시점 이후로 작성되지 않았으며, 특히 제작기획서의 내용은 매주 아이템의 변동 내역이 반영된 것이 아니라 제작비 관련 정산 내용에 주안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가 이 사건 프로그램의 제작기획서를 결재하고, 일일모니터보고서 작성을 통해 방송을 모니터링한 후 의견을 제시하거나 수정을 요청하는 등 제작 및 방송에 일부 관여한 사실이 인정되나, 자막 등의 오기를 지적하거나 세트배치, 간접광고 등에 관한 언급을 한 것이 대부분이어서 방송 프로그램 제작이라는 업무의 특성상 필요한 조치였다고 여겨질 뿐, 이 사건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관여, 개입, 지시 등을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한편 이 사건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원고가 수행한 협찬업무는 프로그램 제작 계약에 근거한 것이고(제5조 제4항), 원고가 피고의 간부 내지 직원들의 지시를 받아 수행하였다고 주장하는 행정업무는 대부분 프로그램 제작 및 협찬업무나 이에 부수되는 활동으로 볼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의 업무 수행과정에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4)

원고는 피고와 이 사건 프로그램의 제작을 업무의 내용으로 하는 프로그램 제작계약을 체결하였고, 이 사건 프로그램의 제작과 그에 수반한 협찬 병원의 섭외나 관리, 이와 관련한 제반 업무만을 수행하여 실질적으로 이 사건 프로그램의 제작에만 관여하였을 뿐 그 외에 다른 프로그램과 관련된 업무나 프로그램 개편, 예산 편성, 신규직원선발 및 교육 업무 등 피고의 정규직 PD들이 수행하였던 다른 업무는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원고가 2006년, 2007년, 2009년 각 눈의 날에 방송된 특집 방송프로그램의 연출을 담당한 사실은 인정되나, 그 사실만으로 원고가 피고의 다른 정규직 PD들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업무를 수행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5)

피고의 공문에 '협찬섭외자 : 편성제작국 A PD', '협찬섭외자 : 방송본부 A PD', '광고섭외자 : 방송본부 A PD', '광고섭외자 : A', '담당 : A PD', '연락처 : B편성제작국A PD' 등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이러한 부분은 원고가 이 사건 프로그램의 제작을 위한 협찬업무를 수행함에 따라 담당자로 기재된 것으로 보일 뿐 피고가 직제상 원고를 다른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편성한 결과라 보기는 어렵다.

6)

원고는 이 사건 프로그램의 제작을 위한 회의, 촬영, 편집 등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자신의 일정에 맞추어 출퇴근을 비롯한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었다. 편집 업무의 경우 피고의 편집실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사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편집 업무의 특성과 장비 등으로 인해 원고가 임의의 장소에서 이를 수행하는 데 사실상 장애가 있음에 따른 것으로 위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의 근무장소를 피고의 사무실로 지정하고 원고가 이에 구속을 받았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이 사건 프로그램의 방송일정에 맞추어 프로그램의 제작을 완성할 의무를 부담하였을 뿐 주어진 업무를 하는 외에는 특정 시간에 특정 장소에 출근할 의무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원고의 결근에 대하여 불이익한 처분을 하거나 휴가, 출장, 시간외 근무 등에 대한 근태관리를 하였다는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7)

원고는 호봉에 따른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지 않았고, 피고와 체결한 프로그램 제작 계약 및 영업대행계약에 따라 피고로부터 이 사건 프로그램에 관한 회당 연출료, 협찬수수료 및 영업대행수수료를 지급받았다. 피고의 내부 규정상 직원들의 협찬수수료 지급 기준이 변동되었을 때도 원고는 직원들과 다른 비율의 수수료 적용을 받아 왔다. 원고가 2019. 1.부터 2022. 4.까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금액은 합계 393,812,000원(= 연출료 및 PD 프로그램 진행비 합계 119,747,000원 + 협찬수수료 합계 31,750,000원 + 원격교육사업 영업대행수수료 합계 242,315,000원)에 이르러 피고의 다른 정규직 PD들의 통상적인 급여와는 보수의 형태나 금액이 상이하다. 이에 대해 원고는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않고 사업자로서 사업소득에 대한 종합소득세를 납부하였다.

8)

원고는 2009. 9. 1.부터 2010. 5. 31.까지는 주식회사 H(이하 'H'라고 한다), 2012. 4. 1.부터 2020. 4. 1.까지는 I, 2020. 4. 1.부터 2021. 2. 1.까지는 주식회사 J(이하 'J'이라 한다), 2021. 3. 1.부터 2021. 4. 30. 및 2021. 6. 1.부터 2021. 7. 1.까지는 K 주식회사(이하 'K'이라 한다)의 직장가입자로 건강보험자격을 취득하였다. 또한 원고는 H로부터 2009. 9.부터 2010. 6.까지 월 1,500,000원, I으로부터 2012. 4.부터 2020. 4.까지 월 1,030,000원 내지 1,800,000원, J으로부터 2020. 4.부터 2021. 2.까지 월 2,200,000원, K으로부터 2021. 3. 2,300,000원, 2021. 4. 4,680,000원, 2021. 6. 2,200,000원의 보수를 각 지급받은 것으로 신고가 되어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형식적으로만 위 각 회사의 직원으로 등재되었을 뿐 위 각 회사로부터 보수를 받은 적이 없다거나(H, I) 형식상 계좌에 입금이 되었더라도 해당 금원을 각 회사에 송금하거나 각 회사에서 곧바로 출금하였다(J, K)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가 이 법원에 제출한 증거를 보태어 보더라도 위 회사들 중 J 및 K에 대해 원고가 받은 보수 전부를 반환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계좌내역을 보면, 현금 인출된 부분이 있을 뿐만 아니라 송금 대상을 확인할 수 없는 내역도 상당수 존재한다). 특히 원고가 장기간 보수를 받은 것으로 신고된 I과 관련하여 원고는 갑 제69호증(N 진술서)을 제출하였으나 그 이후에 진행된 소송 경과 등에 비추어 위 진술서의 내용을 그대로 믿기는 어렵고, I의 소재지, 업체 성격(미디어업)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I에 대한 업무를 수행하고 보수를 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원고의 피고에 대한 전속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9)

원고는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고, 피고의 취업규칙, 인사규정, 보수규정, 단체협약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호봉승급이나 인사발령의 대상에도 해당되지 않았다.

10)

원고는 피고의 L팀 소속이었다고 주장하나 피고의 사내 전화번호부 조직도(갑 제25호증)에서 원고는 L팀의 팀장 M이나 다른 직원들과 함께 기재되어 있지 않고, 팀명이 기재되어 있지 않은 별도의 칸에 '외주제작 A'라고 기재되어 있다. 또한 L팀의 팀장인 M은 L팀의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주간업무보고, 팀 업무 운영계획 등 업무 전반에 관한 내용을 공유하고 지시하였으나 원고는 그 대화대상자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11)

원고는 2005. 5.경 피고의 MD직 신입사원 채용에 지원하였으나 채용되지 못하였는바, 원고 스스로도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라는 인식을 가지고 업무를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손병원(재판장) 남명수 이도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