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 D을 각 벌금 3,000,000원에, 피고인 B, C을 각 벌금 2,000,000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들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각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각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판결
사건
2013고단1007
판결선고
2015. 2. 11.
범죄사실
(주)I(본사 : 서울 서초구 J)는 구미시 K에 있는 구미공장에서 비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회사이고, 피고인 A는 (주)I의 기획조정실장, 피고인 D은 노무담당 부장, 피고인 C은 노무담당 파트장, 피고인 B는 노무담당 직원으로 근무하는 사람들이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경북본부 구미지부 산하 I지회(이하 'I지회'라 한다)는 근로시간면제한도제의 시행으로 유급노조전임자의 숫자가 줄어들게 되자 2010. 6. 9.경부터 유급노조전임자 숫자의 현행 유지를 주장하면서 부분 파업을 하다가 2010. 6. 24.경 전면파업에 돌입하였고, 이에 회사는 2010. 6. 30.경 직장폐쇄 조치를 단행하면서 노조원들의 회사 안으로의 출입을 금지시켰고, 결국 I지회 노조원 약 200명은 2010. 10. 21.경 쇠파이프를 든 채 위 구미공장 제1공장 안으로 침입하여 2010. 11. 3.경까지 점거하기에 이르렀다.
피고인들은 위와 같이 I지회 노조원들의 전면 파업으로 구미공장 운영이 어렵게 되자 기존 조합 탈퇴, 친 기업 성향 노조 설립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직장폐쇄 대응방안', '인력구조조정로드맵' 등을 계획, 실행하기로 마음먹고, 이에 따라 피고인 D은 2010. 8. 18.경 위 구미공장 사무실에서 I지회 집행부를 퇴진시키고 친기업 성향의 신 집행부를 구성하여 민주노총을 탈퇴하고 한국노총에 가입하거나 기업노조로 활동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현 집행부를 중징계, 고소, 손배소를 통해 회사에서 퇴직시키고, 합법적인 절차에 의해 구조조정을 실시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직장폐쇄 대응방안'을 작성하고, 피고인 B는 피고인 C의 지시로 2011. 2. 24.경 '파업참자가의 회사복귀를 원천 차단하여 전원 퇴직을 원칙으로 하고, 자발적 퇴직자가 기준에 미달할 경우 인력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친기업 성향의 노동조합을 설립하여 회사 경쟁력 강화 협조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기본방향으로 설정하고, 그 추진전략으로 자발적 퇴직에 최대한 역점을 두고, 파업자에 대한 심리적, 경제적 압박을 강화하여 복귀사원의 조합 탈퇴를 유도하고, 추가징계 및 정문사용금지 가처분 등을 실시하고, 복수노조에 대비하여 민주노총 탈퇴 및 기업별 독립노조 설립 추진'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인력구조조정로드맵'을 작성하고, 피고인 D은 2010. 9.경부터 2010. 12.경까지 노무사 L과 수회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신노조설립 시나리오' 등을 상의하고, 피고인 A는 이러한 이메일을 참조형식으로 수신하면서 진행상황을 보고받았다.
이와 같이 피고인들은 순차적으로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에 지배, 개입하기로 공모하고, 기존 조합 탈퇴 및 기존 조합 대항세력 육성 등을 중점 추진 지표로 설정하여 조합 탈퇴자가 발생하는 경우 부서별 실적으로 파악하여 기획조정실에 보고하도록 해오던 중, 2011. 5. 25.경 I지회 노조원들이 파업을 철회하자 2011. 6. 중순경부터 위 구미공장에 있는 M 및 N 건물에서 공장 복귀 교육을 실시하면서 부서장인 O, P 등으로 하여금 파업에서 복귀한 노조원 Q, R과 면담을 하는 과정에서 사직서와 조합원탈퇴서<1>를 제시하고, "사직서에 서명하든지 조합원탈퇴서에 서명을 하든지 하라."고 하는 등 기존 조합탈퇴를 강요하도록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조합탈퇴를 강요함으로써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에 지배, 개입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들의 각 일부 법정진술
증인 Q, R, S, O, P, T의 각 일부 법정진술
피고인들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각 일부 진술기재
U, V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각 일부 진술기재
W, X, Y, Z, L, AA, Q, P, AB, R, AC, O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 중 각 일부 진술기재
피고인들에 대한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각 일부 진술기재
U, V에 대한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각 일부 진술기재
W, AD, AE, AF, Y, Q, R, AA, T, AG, AH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중 각 일부 진술기재
AI의 고소장 중 일부 기재
S, AJ, AK, AL의 각 진술서 중 각 일부 기재
전국금속노동조합의 고소인의견서
압수조서(수사기록 1192쪽), 압수목록(수사기록 1193쪽)
각 수사보고서(A 임의제출 이메일 자료 첨부, L 이메일 출력물 첨부, L 사무실 압수물 중 주요자료 첨부, L 사용 노트북에 보관된 전자정보 첨부, L 사용 데스크탑 컴퓨터 전자정보 첨부)
인력구조조정로드맵, 교섭마무리방안, 주간업무, 일일상황일지, 노무전략시나리오, 상황일지(Y), 조직도, 상황일지, 퇴직자 발생현황, 각 조합원탈퇴서, 내용증명서, 전결기준(2011. 4. 7.), 내용증명서 및 조합원탈퇴서, 전결기준(2009. 6. 4.)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피고인들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90조, 제81조 제4호, 형법 제30조, 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피고인들 :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피고인들 :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들과 변호인들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
피고인들은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에 지배, 개입하기로 공모한 사실이 없고, 부서장인 O, P 등으로 하여금 노조원 Q, R에게 기존 조합탈퇴를 강요한 사실도 없다.
판단
위 각 증거에 의해 알 수 있는 판시 사실에 부합하는 다음과 같은 정황들이 있다.
피고인 D이 2010. 6. 13.경 작성한 노조대응전략(1193쪽 압수목록 14번, 별권 1 노동청 압수자료 527쪽~545쪽)을 보면, I지회의 현 집행부를 퇴진시키고, 친 회사 성향의 부지회장을 접촉하여 지원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528쪽, 530쪽).
피고인 D이 2010. 8.경 작성한 직장폐쇄 대응방안(수사기록 1193쪽 압수목록 8번, 별권 1 노동청 압수자료 422쪽~431쪽)을 보면, 위 문건이 2010. 8. 18. 회사의 교섭위원들 중심으로 결성된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작성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I지회의 현 집행부를 퇴진시키고 친 기업 성향의 신 집행부를 구성하며, 민주노총에서 탈퇴시켜 한국노총에 가입을 시키거나 기업노조를 결성하고, 신 집행부 구성에 필요한 예산으로 보상금 5억원, 활동자금 2억원이 소요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426쪽, 429쪽).
피고인 B가 2011. 2.경 작성한 인력구조조정로드맵(수사기록 72쪽~79쪽)과 노무 전략시나리오(수사기록 218쪽~223쪽)를 보면, 조합원들의 기존 노동조합 탈퇴 및 친 기업 성향 노동조합 설립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인력구조조정로드맵의 세부추진계획 상 TFT의 팀장 기획조정실장(수사기록 76쪽)은 피고인 A를 지칭한다(수사기록 2032쪽).
피고인 D과 회사에 대해 노무관리 자문을 하고 있는 노무사 L이 주고받은 이메일(피고인 A와 피고인 C은 참조 형태로 이메일 수령)을 보면, I지회로부터 정권의 징계 조치를 받은 조합원들이 조합비 납부를 거부하는 경우의 조합비 일괄공제에 관한 내용(수사기록 2247쪽~2251쪽), I지회의 현 집행부 퇴진 및 신 집행부 구성, 신 노동조합 설립에 관한 내용(수사기록 2252~2263쪽)이 기재되어 있고, L이 보관하고 있는 자료에도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수사기록 2603쪽~2615쪽, 2622쪽~2639쪽).
노무파트에서 현장노무관리를 담당한 Y가 작성한 상황일지(수사기록 241쪽~520쪽) 중 2010. 8. 2.자를 보면, '비대위안, 상황실안 검토, 직장폐쇄 13월까지 진행 예상, 직폐기간 중 희망퇴직 150명 유도, 정리해고는 최후의 수단으로 최소인원으로 정리,제조 복귀인원 250명 선까지는 선별하지 않고 복귀 원칙'이라고 기재되어 있어(242쪽), 피고인 A, D 등의 진술<2>과 달리 비상대책위원회가 실제로 활동을 한 것으로 보이고, 2010. 9. 7.자를 보면 '조합비 공제 법적 검토'라고 기재되어 있고(272쪽), 2010. 9. 16. 자를 보면 '조합비 불납 방법 안내'라고 기재되어 있다(279쪽).
피고인 A가 작성한 업무수첩(수사기록 1193쪽 압수목록 2번, 별권 1 노동청 압수자료 49쪽~124쪽) 중 2011. 2. 7.자를 보면, 기획조정실 티타임에서 '노사 관련 출구전략 재검토→process 再定立'에 관한 사항을 논의한 것으로 되어 있고(58쪽), 2011. 4. 4.자를 보면 조합원 403명 중 378명이 탈퇴한 현황이 기재되어 있으며(68쪽), Y가 작성한 업무수첩(수사기록 1193쪽 압수목록 3번, 별권 1 노동청 압수자료 125쪽~215쪽) 중 2011. 2. 7.자를 보면, 노무전략을 보고한 것으로 되어 있고(135쪽), 2011. 5. 2.자 및 2011. 5. 11.자를 보면, I지회에 반대하는 근로자들이 결성한 단체인 비상대책위원회를 지원하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163쪽, 167쪽).
피고인 C이 2011. 2.경 작성한 주요업무진행경과보고(1193쪽 압수목록 11번, 별권 1 노동청 압수자료 441쪽) 중 제6기 중점추진 1월 실적을 보면, '기존조합 대항세력발굴 및 연합체제 구성유도'에 관하여 '달성률 90, 가중치 30, 점수 27'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443쪽).
피고인 D이 2011. 2. 18.경 회사의 거래업체에 보낸 공문인 I 노사관계 진행사항 및 재발방지 대책(1193쪽 압수목록 13번, 별권 1 노동청 압수자료 525쪽~526쪽)을 보면, 회사에서 친 기업 지향의 조합을 육성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피고인 A는 회사 조직도 상 기획조정실장으로서 피고인 D, C, B의 상급자이고(수 사기록 552쪽), 직장폐쇄, 노조대표와의 대화주선, 인력구조조정과 같은 중요한 업무는 피고인 A를 비롯하여 대표이사 U, 회장 V까지 보고가 된다(수사기록 2028쪽).
조합원인 Q는 경찰, 검찰 및 이 법정에서 파업에서 복귀 후 교육을 받으면서 퇴 사 또는 조합탈퇴를 강요받았다고 진술하였고(수사기록 597쪽, 3310쪽~3312쪽, 증인 Q의 법정진술), 조합원인 R 또한 경찰, 검찰 및 이 법정에서 위와 같이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O가 사직서와 조합원탈퇴서를 제시하면서 둘 중 하나에 서명하라는 강요를 하였다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597쪽, 3343쪽~3344쪽, 증인 R의 법정진술).
조합원인 S, AJ, AK, AL는 교대장 AM 등으로부터 조합탈퇴 또는 신 노동조합 가입을 강요받았다는 내용의 진술을 하였다(증거목록 순번 153번 내지 156, 증인 S의 법정진술).
P과 조합원인 AN 사이의 대화녹취록에 의하면, P이 2011. 6.경 교육과정에서 AN를 상대로 I지회에 대한 신뢰를 묻고 신뢰에 변화가 없으면 계속 교육을 할 것임을 예고하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증거목록 157번).
조합원인 AO은 조합원탈퇴서를 2개 작성하였는데(증거목록 160번, 161번), 만약 AO 스스로의 의사에 따라 조합원탈퇴서를 작성하였다면 중복하여 작성하였을 가능성이 적지만, 회사 측에서 조합원탈퇴서 작성을 강요하였다면 중복하여 작성하였을 가능성이 다분하다.<3>
위 정황들에 비추어 보면, O, P이 Q, R에게 조합탈퇴를 강요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그에 대해서는 회사의 노무를 담당하고 있던 피고인들의 지시가 있었을 수밖에 없다고 판단되며, 피고인들의 주장과 같이 위 문건들이 단순히 I지회의 현재 동향 및 향후 예상되는 상황을 정리한 자료 또는 조합원들의 문의에 따라 절차를 안내한 자료일 뿐이거나, 조합원들의 I지회 탈퇴 및 신 노동조합 설립에 회사가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론
따라서 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들이 I지회의 조합원들에게 조합탈퇴를 강요하고 신 노동조합 설립에 관여한 점, 별다른 반성이 없는 점에서 죄책이 가볍지 않으나, 당초 I지회에서 불법파업과 그에 따른 공장점거를 강행하였고, 그로 인해 회사에 막대한 손해가 발생한 점,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조합원들의 I지회 탈퇴 및 신 노동조합 설립에 있어 회사의 관여사실이 인정되나, 조합원들 중 I지회의 방침이나 노선에 반대하는 세력도 상당하였고 그 세력이 주축이 되어 신 노동조합을 설립하였으며, 실제로 신 노동조합의 설립 필요성 또한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 A는 동종 또는 집행유예 이상의 전과가 없고, 피고인 B, C, D은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들의 지위, 이 사건에의 관여 정도, 연령, 성행, 환경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전우석
각주1) 공소장에는 '조합 탈퇴서'라고 되어 있지만, 정확한 명칭은 '조합원탈퇴서'이다(증거목록 순번 160 등 참조).
각주2) 피고인 A, D은 검찰에서 비상대책위원회가 실제로 활동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2062쪽, 2070쪽, 2141쪽).
각주3) 검찰에서는 AP, AQ, AR도 조합원탈퇴서를 2개 작성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증거를 제출하였으나(증거목록 162번 내지 167번), 위 조합원탈퇴서의 경우 중복 작성된 것이 아니라, 각 1개의 조합원탈퇴서가 복사된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