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2023. 1. 11. 선고 2021가단34977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80,825,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6. 19.부터 2023. 1. 11.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원고는 ‘C’이라는 상호로 유료 직업소개 사업체를 운영하는 자이고, 피고는 ‘D’이라는 상호로 건설업체를 운영하는 자이다.

나.

주식회사 E(이하 ‘E’이라 한다)은 주식회사 F로부터 도급받은 구미시 G 및 H 지상 철근콘크리트조 슬래브지붕 7층 주차장 및 판매시설에 관한 대수선공사 중 일부인 부대토목공사 등(이하 ‘이 사건 하도급 공사’라 한다)을 2018. 3.경 피고에게 하도급을 주었고, 그 후 피고는 위와 같이 하도급받은 이 사건 하도급 공사 중 미장 및 방수공사 등(이하 ‘이 사건 재하도급 공사’라 하고, 이 사건 하도급 공사와 이 사건 재하도급 공사를 통칭할 때에는 이하 ‘이 사건 하도급 공사 등’이라 한다)을 주식회사 I(이하 ‘I’이라 한다)에게 재하도급을 주었다.

다.

원고는 2018. 4.경에는 피고와 사이에, 2018. 5.경에는 I과 사이에, 원고가 피고 및 I에게 이 사건 하도급 공사 등에 필요한 노무 인력을 각 공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라.

그 후 원고는 자신이 노무 인력을 공급하여 이 사건 하도급 공사 등 현장에서 근무하도록 한 근로자들이 피고 및 I으로부터 임금을 각 지급받지 못하자, 위 근로자들이 피고 및 I으로부터 지급받아야 할 각 임금에서 위 근로자들이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알선수수료를 공제한 나머지 돈을 위 근로자들에게 각 지급하였다.

마.

피고는 2018. 6. 19.경 E과 사이에, 피고 및 I이 원고로부터 노무 인력을 공급받아 이 사건 하도급 공사 등 현장에서 근무하도록 한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지 않은 임금 총 120,825,000원을 E이 원고에게 직접 지급하기로 합의(이하 ‘이 사건 직불합의’라 한다)하였고, 그 무렵 피고는 이 사건 직불합의서를 원고에게 교부하여 주었다.

바.

위 120,825,000원은 피고 또는 I이 원고로부터 노무 인력을 공급받은 근로자들에게 각 지급할 의무가 있는 임금으로서 이 사건 직불합의서의 작성일인 2018. 6. 19.까지 피고 또는 I이 지급하지 않은 임금을 모두 합산한 금액인바, 그 구체적인 내역은 아래의 표 기재와 같다.

사.

E은 2018. 8. 1. 이 사건 직불합의에 따라 원고에게 직접 지급하기로 합의한 위임금 총 120,825,000원 중 40,000,000원을 원고에게 지급하였다.

아.

한편, 원고는 2019. 3. 27. E을 상대로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구미시법원 2019차전1438호로 E이 원고에게 미지급한 노무비 잔액 80,825,000원(= 120,825,000원 – 40,000,000원)의 지급을 구하는 지급명령을 신청하였다.

자.

그 후 위 법원은 2019. 3. 31. ‘E은 원고에게 80,825,000원 및 그 중 75,710,000원에 대하여는 2018. 5. 29.부터, 5,115,000원에 대하여는 2018. 6. 29.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 등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지급명령을 발령받았고, 위 지급명령은 2019. 4. 20.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0, 17 내지 20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피고에 대한 구상금 지급청구에 관한 판단

1)

채무자를 위하여 변제한 자는 변제와 동시에 채권자의 승낙을 얻어 채권자를 대위할 수 있고(민법 제480조 제1항), 채권자가 그 변제 내지 대위 사실을 채무자에게 통지하거나 채무자가 승낙하지 않으면 채무자 기타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민법 제480조 제2항, 제450조 제1항).

2)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노무 인력 공급을 통하여 이 사건 하도급 공사 현장에서 피고를 위하여 노무를 제공한 근로자들은 원고가 피고를 위하여 피고의 위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채무를 대신 변제한 후 원고가 위 근로자들의 피고에 대한 임금채권을 대위하는 것에 명시적으로 승낙하였고, 피고 역시 원고가 위 근로자들의 피고에 대한 임금채권을 대위하는 것에 승낙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의 위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채무를 대위변제한 원고에게 구상금으로서 18,769,461원<1>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이 부분 청구와 관련하여 위임사무 처리비용의 상환청구 및 부당이득 반환청구도 선택적 청구원인들로 주장하고 있으나, 또 다른 선택적 청구원인인 구상금청구를 위와 같이 인용하는 이상 나머지 위 선택적 청구원인들에 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①

위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자신의 노무 인력 공급을 통하여 피고에게 노무를 제공하고도 피고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근로자들에게 피고를 대신하여 그 임금을 지급하였고, 원고가 위와 같이 피고를 대신하여 그 임금을 지급한 근로자들로부터 작성받은 임금지급 영수증 상단에는 ‘출력확인서와 같이 귀하(원고)가 아래 근로자 임금을 변제하고, 임금에 대한 수령 및 권리를 행사한다’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었다.

②

또한 원고가 피고에게 노무 인력을 공급하면서 작성한 출력확인서 하단에는 ‘위 C 대표자가 임금 대위지급 시 민법 제480조 제1, 2항에 의한 규정 인정하고, 민법 제482조 제1항에 의한 임금을 청구하고, 근로기준법 제36조 등 해당 조항을 인용하여 청구함에 동의한다’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었는바, 이는 추후 원고에 의하여 피고의 위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채무에 관한 대위변제가 이루어질 경우 피고가 이를 승낙한다는 의사를 미리 표시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③

E이 2018. 8. 1. 40,000,000원을 원고에게 지급하기 전까지 피고가 미지급한 임금으로서 원고에 대하여 부담하는 구상금채무의 액수는 위 인정사실 바.항의 표 기재와 같이 22,170,000원이었다. 그런데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E이 2018. 8. 1. 원고에게 지급한 40,000,000원에 관하여 원고와 E 사이에 위 돈을 법정변제충당의 순서와 달리 충당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거나, 원고나 E이 상대방에 대하여 위 돈을 피고의 원고에 대한 구상금채무 또는 I의 원고에 대한 구상금채무 중 어느 채무에 지정하여 변제에 충당한다는 의사표시를 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40,000,000원은 민법 제477조에서 정한 법정변제충당의 순서에 따라 충당된다고 봄이 타당하다.<2>

④

법정변제충당은 비용, 이자 혹은 지연손해금, 원본의 순서로 변제에 충당하고, 원본 상호 간에는 채무자의 변제제공 당시를 기준으로 그 이행기의 도래 여부, 이율의 고저와 같은 변제이익의 다과에 따라 순차적으로 이루어지나, 이행기나 변제이익의 다과에 있어 아무런 차등이 없을 경우에는 각 원본 채무액에 비례하여 안분하게 된다(민법 제477조 및 제479조 참조). 그런데 2018. 8. 1. 당시 위 인정사실 바.항의 표에 기재된 피고 또는 I의 임금채무는 그 이행기가 모두 도래하였고, 변제이익에 있어서도 그 차이가 없다고 보이므로, 위 40,000,000원은 그 이행기가 가장 먼저 도래한 I의 2018년 3월분 미지급 임금채무 21,145,000원의 변제에 우선 충당되고, 나머지 잔액인 18,855,000원(= 40,000,000원 – 21,145,000원)은 그 다음으로 이행기가 도래한 피고의 2018년 4월분 미지급 임금채무 17,055,000원 및 I의 2018년 4월분 미지급 임금채무 77,510,000원에 대하여 그 각 채무액에 비례하여 충당된다.

⑤

그렇다면 위 18,855,000원은 피고의 2018년 4월분 미지급 임금채무 17,055,000원에 대하여는 3,400,539원[= 18,855,000원 × (17,055,000원/94,565,000원),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이, I의 2018년 4월분 미지급 임금채무 77,510,000원에 대하여는 15,454,460원[= 18,855,000원 × (77,510,000원/94,565,000원)]이 각 변제충당된다.

⑥

따라서 피고가 미지급한 임금채무로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부담하는 구상금채무의 총액은 피고의 2018년 4월분 미지급 임금채무 17,055,000원에서 3,400,539원이 변제충당되고 남은 13,654,461원(= 17,055,000원 – 3,400,539원) 및 피고의 2018년 5월분 미지급 임금채무 5,115,000원을 합산한 18,769,461원(= 13,654,461원 + 5,115,000원)이다.

나.

직상 수급인의 연대책임을 근거로 한 피고에 대한 구상금 지급청구에 관한 판단

로 한다.

1)

관련 법리

타인의 채무를 변제하고 채권자를 대위하는 대위변제의 경우 채권자의 채권은 동일성을 유지한 채 법률상 당연히 변제자에게 이전하고, 이러한 법리는 채권이 근로기준법상의 임금채권이라 하더라도 그대로 적용된다(대법원 1996. 2. 23. 선고 94다21160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건설업에서 2차례 이상 도급이 이루어지고 건설업자가 아닌 하수급인이 그가 사용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면, 구 근로기준법 제44조의2에 따라 하수급인의 직상 수급인은 자신에게 귀책사유가 있는지 여부 또는 하수급인에게 대금을 지급하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8도9012 판결 등 참조).

2)

관련 법령

3)

구체적 판단

위 관련 법리 등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갑 제12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노무 인력 공급을 통하여 이 사건 재하도급 공사 현장에서 I을 위하여 노무를 제공한 근로자들은 원고가 I을 위하여 I의 위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채무를 대신 변제한 후 원고가 위 근로자들의 I에 대한 임금채권을 대위하는 것에 명시적으로 승낙하였고, I 역시 원고가 위 근로자들의 I에 대한 임금채권을 대위하는 것에 승낙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며, 피고는 구 근로기준법 제44조의2에 따라 I에 대한 직상 수급인으로서 I과 연대하여 I에게 노무를 제공한 위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I의 위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채무를 대위변제한 원고에게 구상금으로서 62,055,539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이 부분 청구와 관련하여 근로기준법 제44조 제1항에 근거한 피고의 직상 수급인으로서의 책임도 선택적 청구원인으로 주장하고 있으나, 또 다른 선택적 청구원인인 피고의 구 근로기준법 제44조의2에 따른 I에 대한 직상 수급인으로서의 책임 및 이로 인한 원고에 대한 구상금 지급책임을 위와 같이 인용하는 이상 나머지 위 선택적 청구원인에 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①

이 사건 재하도급 공사는 앞서 본 바와 같이 E이 이 사건 하도급 공사를 피고에게 하도급을 준 후 다시 피고가 이 사건 하도급 공사 중 일부인 이 사건 재하도급 공사를 I에게 재하도급을 준 것으로서 이는 건설업에서 2회 이상 도급이 이루어져 시행된 공사에 해당한다.

②

또한 원고로부터 노무 인력을 공급받아 그 근로자들로부터 노무를 제공받은 I은 구 건설산업기본법(2019. 4. 30. 법률 제164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7호에서 정한 ‘건설업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는 구 근로기준법 제44조의2에 따라 I에 대한 직상 수급인으로서 I과 연대하여 I에게 노무를 제공한 위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

③

위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자신의 노무 인력 공급을 통하여 I에게 노무를 제공하고도 I으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근로자들에게 I을 대신하여 그 임금을 지급하였고, 원고가 위와 같이 I을 대신하여 그 임금을 지급한 근로자들로부터 작성받은 임금지급 영수증 상단에는 ‘출력확인서와 같이 귀하(원고)가 아래 근로자 임금을 변제하고, 임금에 대한 수령 및 권리를 행사한다’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었다.

④

또한 원고가 I에게 노무 인력을 공급하면서 작성한 출력확인서 하단에는 ‘위 C 대표자가 임금 대위지급 시 민법 제480조 제1, 2항에 의한 규정 인정하고, 민법 제482조 제1항에 의한 임금을 청구하고, 근로기준법 제36조 등 해당 조항을 인용하여 청구함에 동의한다’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었는바, 이는 추후 원고에 의하여 I의 위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채무에 관한 대위변제가 이루어질 경우 I이 이를 승낙한다는 의사를 미리 표시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⑤

앞서 본 바와 같이 E이 2018. 8. 1. 40,000,000원을 원고에게 지급함으로써, I의 미지급 임금채무는 2018년 4월분 미지급 임금채무 77,510,000원 중 15,454,460원이 변제충당되고 남은 62,055,540원(= 77,510,000원 – 15,454,460원)이 존재하나, 원고가 2022. 11. 7.자 준비서면을 통하여 청구취지상 금액(80,825,000원)은 그대로 유지하되, 피고에 대하여 지급을 구하는 구상금 액수는 18,769,461원으로 변경한 이상 이 부분 청구금액은 62,055,539원(= 80,825,000원 – 18,769,461원)으로 인정한다.

3.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고 주장의 요지

1)

E이 2018. 8. 1. 40,000,000원을 원고에게 지급하여 위 돈은 피고의 미지급 임금채무 전부에 대한 변제에 우선 충당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 대한 구상금 지급책임이 없다(이하 ‘제1 주장’이라 한다).

2)

이 사건 직불합의에 따라 피고의 원고에 대한 구상금 지급채무는 모두 면책되었다(이하 ‘제2 주장’이라 한다).

3)

원고가 피고 및 I에게 노무 인력을 공급함으로써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무한 근로자들의 피고 및 I에 대한 각 임금채권은 그 소멸시효가 모두 3년이므로, 위 각 임금채권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원고의 피고에 대한 구상금채권의 소멸시효 역시 3년에 해당한다. 그런데 원고가 마지막으로 피고 및 I을 대위하여 위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채무를 변제한 때는 2018. 5. 28.인바, 원고는 이로부터 3년이 경과하였음이 역수상 명백한 2021. 6. 16. 이 사건 지급명령을 신청하였으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구상금채권은 시효의 완성으로 인하여 이미 소멸하였다(이하 ‘제3 주장’이라 한다).

나.

제1 주장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채무자가 동일한 채권자에 대하여 같은 종류를 목적으로 한 수개의 채무를 부담한 경우에 변제의 제공에 있어서 당사자가 변제에 충당할 채무를 지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민법 제477조의 규정에 따라 법정변제충당 되는 것이고, 특히 민법 제477조 제4호에 의하면 법정변제충당의 순위가 동일한 경우에는 각 채무액에 안분비례하여 각 채무의 변제에 충당되는 것이므로, 위 안분비례에 의한 법정변제충당과는 달리, 그 법정변제충당에 의하여 부여되는 법률효과 이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변제충당의 지정, 당사자 사이의 변제충당의 합의가 있다거나 또는 당해 채무가 법정변제충당에 있어 우선순위에 있어서 당해 채무에 전액 변제충당 되었다고 주장하는 자는 그 사실을 주장·입증할 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1994. 2. 22. 선고 93다49338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E이 2018. 8. 1. 40,000,000원을 원고에게 지급할 당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자신의 고유한 구상금 지급채무 외에도 구 근로기준법 제44조의2에 따라 I에 대한 직상 수급인으로서의 책임을 전제로 한 구상금 지급채무도 함께 부담하고 있었던 사실, 위 40,000,000원이 피고 및 I의 각 미지급 임금채무에 대하여 일부씩 법정변제충당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피고는 위 40,000,000원이 피고의 미지급 임금채무 전부에 대한 변제에 우선 충당되었다고 주장하며, 위 40,000,000원에 대하여 법정변제충당에 의하여 부여되는 법률효과 이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변제충당의 지정 또는 변제충당의 합의 등이 있었음을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는 위 법리에 따라 이를 입증할 책임이 있으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제1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제2 주장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직불합의로 인하여 피고의 원고에 대한 구상금 지급채무가 면책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피고의 제2 주장도 이유 없다.

①

이 사건 직불합의서에 기재된 근거 법률은 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 및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이라 한다) 제14조인데, 원고와 피고 사이에 하도급법상 직불합의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하도급법 제14조의 규정에 따른 적용 요건이 충족되어야 하므로, 하도급법 제2조 제3항에 따라 수급사업자에 상응하는 원고가 중소기업법 제2조 제1항 또는 제3항에 따른 ‘중소기업자’에 해당하여야 하고, 원사업자에 상응하는 피고가 하도급법 제2조 제2항 제1호 및 제2호에 의하여 중소기업자가 아닌 사업자이거나, 직전 사업연도의 연간매출액이 원고의 연간매출액보다 많은 중소기업자에 해당하여야 한다. 그러나 피고는 이 사건 직불합의가 하도급법 제14조에 따른 직불합의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할 뿐, 원고와 피고가 하도급법의 적용을 받는 수급사업자 또는 원사업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별다른 주장과 증명을 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직불합의는 하도급법에 근거한 직불합의라고 볼 수 없다.

②

또한 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 제3항은 ‘제2항의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하여 발주자가 하수급인에게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한 경우에 발주자의 수급인에 대한 대금 지급채무와 수급인의 하수급인에 대한 하도급대금 지급채무는 그 범위에서 소멸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원고의 경우 단지 피고 및 I에게 노무인력을 공급한 자일뿐,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14호에 정한 ’하수급인‘(수급인으로부터 건설공사를 하도급받은 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E 역시 단지 주식회사 F로부터 도급받은 공사 중 일부인 이 사건 하도급 공사를 피고에게 하도급을 준 자로서,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10호에 정한 ’발주자‘(건설공사를 건설사업자에게 도급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직불합의는 건설산업기본법에 근거한 직불합의라고도 볼 수 없다.

③

한편, 채무인수가 면책적인가 중첩적인가 하는 것은 채무인수계약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에 관한 문제이고, 채무인수에 있어서 면책적 인수인지, 중첩적 인수인지가 분명하지 아니한 때에는 이를 중첩적으로 인수한 것으로 볼 것이며, 면책적 채무인수라고 보아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는 점에 대한 입증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측에게 있다(대법원 2015. 9. 24. 선고 2015다30596 판결 등 참조). 그런데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E이 피고의 원고에 대한 구상금 지급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직불합의에 따라 피고의 원고에 대한 구상금 지급채무가 소멸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직불합의의 법적 성격을 채무인수로 보더라도 그 형태는 중첩적 채무인수로서 피고는 여전히 원고에 대한 구상금 지급채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라.

제3 주장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구상금채권은 원고의 이 사건 지급명령 신청 이전에 그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제3 주장 역시 이유 없다.

①

사후구상권은 구상권자가 면책행위를 한 때에 발생하고 그 행사가 가능하게 되므로 대위변제일이 소멸시효의 기산일이 되고(대법원 1992. 9. 25. 선고 91다37553 판결 등 참조), 대위변제의 경우 채권자의 채권은 동일성을 유지한 채 법률상 당연히 변제자에게 이전한다. 또한 임금채권은 근로기준법 제49조에 따라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하고, 원고가 2021. 6. 16. 이 사건 지급명령을 신청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다. 따라서 원고가 마지막으로 피고 및 I을 대위하여 임금채무를 변제한 2018. 5. 28.부터 3년이 경과하였음이 역수상 명백한 2021. 6. 16. 원고는 이 사건 지급명령을 신청하였으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구상금채권은 일응 시효의 완성으로 인하여 소멸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

②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피고가 2018. 6. 19.경 작성된 이 사건 직불합의서를 그 무렵 원고에게 교부하여 줌으로써, 원고의 피고에 대한 구상금채권은 민법 제168조 제3호의 ’승인‘에 따라 그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소멸시효 중단사유로서의 승인은 시효이익을 받을 당사자인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권리를 상실하게 될 자 또는 그 대리인에 대하여 그 권리가 존재함을 인식하고 있다는 뜻을 표시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인바, 그 표시의 방법은 아무런 형식을 요구하지 아니하고, 또한 명시적이건 묵시적이건 불문하며, 묵시적인 승인의 표시는 채무자가 그 채무의 존재 및 액수에 대하여 인식하고 있음을 전제로 하여 그 표시를 대하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채무자가 그 채무를 인식하고 있음을 그 표시를 통해 추단하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행해지면 족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2. 4. 14. 선고 92다947 판결, 2005. 2. 17. 선고 2004다59959 판결 등 참조).

③

그런데 이 사건 직불합의서는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구상금 지급채무를 부담한다는 것을 전제로 E과 피고가 위 채무에 관한 채무인수 등을 합의한 문서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직불합의서를 교부하여 줌으로써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인해 구상금 채권을 상실하게 될 원고에게 위 채권이 존재함을 인식하고 있다는 뜻을 표시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직불합의서 교부행위는 민법 제168조 제3호의 ’승인‘에 해당한다.

④

원고가 피고 및 I을 대위하여 임금채무를 변제한 시기는 2018년경으로서, 피고가 이 사건 직불합의서가 작성된 즉시 원고에게 이를 교부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피고에 대한 구상금채권은 적어도 2018. 6. 19.경에는 중단되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가 그로부터 아직 3년이 경과하지 않은 2021. 6. 16. 이 사건 지급명령을 신청한 이상 원고의 피고에 대한 구상금채권은 그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볼 수 없다.

마.

소결론

한편, 원고가 변제자대위에 기하여 피고 및 I에 대하여 근로자들의 임금채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행사의 범위는 원고가 위 채권과 별도로 가지는 피고에 대한 대위변제에 따른 구상권의 범위 내로 한정된다고 할 것인데, 원고의 피고에 대한 대위변제에 따른 구상권의 원금은 원고의 대위변제액으로서 80,825,000원이고, 위 구상권의 원금에 대한 이자 내지 지연손해금은 대위변제일 다음날부터 상법 내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지연손해율로 계산한 돈이 된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위 원금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 20%의 지연손해금율이 적용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이나, 위 지연손해금율은 원래의 채권인 위 임금채권과 관련하여 적용되는 것일 뿐이고, 원고의 피고에 대한 구상금채권에는 적용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인정범위를 초과하는 원고의 지연손해금 청구 부분은 이유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80,825,000원 및 이에 대하여 최종 대위변제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8. 6. 19.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1. 11.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3>,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하석찬

각주1) 원고는 당초 이 부분 청구원인과 관련하여 피고의 원고에 대한 구상금채무의 액수를 17,100,000원으로 주장하였으나, 2022. 11. 7.자 준비서면을 통하여 위 액수를 18,769,461원으로 변경하였다.

각주2) 이와 관련하여 피고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위 40,000,000원이 피고의 원고에 대한 구상금채무 전액을 변제하는데 우선 충당되었다고 주장하나 이는 받아들일 수 없고, 구체적인 이유는 위 주장의 판단 부분에서 상술하기

각주3) 원고와 피고 모두 상법상 상인에 해당한다고 보이므로, 상사법정이율을 적용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