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2026. 3. 12. 선고 2022가단33940 판결

임금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한국도로공사법에 따라 도로의 설치 · 관리 및 그 밖에 이와 관련된 사업을 함으로써 도로의 정비를 촉진하고 도로교통의 발달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다. 원고들은 아래 표 기재와 같이 피고에 입사하여 E 실장 또는 과장으로 재직하다가 퇴직한 근로자들이다.

나.

피고 대표자 사장은 2015. 8. 28.경 피고 근로자의 과반수로 구성된 피고 노동조합의 대표자인 위원장과 2016년부터 전 직원에 대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적용기간과 적용률을 합의하는 내용의 '임금피크제 합의서' 및 '임금피크제 세부합의서'에 각 서명하였다(위 각 합의서를 통틀어 '이 사건 합의'). 피고 대표자 사장과 위 노동조합위원장은 같은 날 임금피크제 시행에 관한 내용을 포함한 단체협약('이 사건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다.

피고는 2015. 9. 23. 취업규칙 중 '직원 보수 및 복리후생규정', '직원 보수 및 복리후생규정 시행세칙'을 개정하여 아래와 같이 임금피크제 시행에 관한 규정을 신설하였다.

라.

그 후 피고는 2016. 1. 1.부터 현재까지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있다. 원고들은 임금피크제 시행 후 종전 기본급에 전환연도별 지급율을 적용하여 종전보다 감소된 수준의 급여를 수령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6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피고가 시행한 임금피크제는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함에도 피고는 적용대상자들에 대한 의견 확인 절차나 노동조합의 조합원 총회 등 내부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임금피크제 도입에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 또한 위 임금피크제는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해당하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고령자고용법') 위반으로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임금피크제에 따라 감액된 임금 상당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이 사건 합의 및 단체협약의 효력

1)

관련 법리

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동조합법') 제29조 제1항은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그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노동조합의 대표자에게는 단체교섭 권한뿐 아니라 교섭한 결과에 따라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도 있다(대법원 2013. 9. 27. 선고 2011두15404 판결 참조).

나)

노동조합이 조합원들의 의사를 반영하고 대표자의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 업무 수행에 대한 적절한 통제를 위하여 규약 등에서 내부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등 대표자의 단체협약체결권한의 행사를 절차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그것이 단체협약체결권한을 전면적·포괄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아닌 이상 허용된다(대법원 2018. 7.26. 선고 2016다205908 판결 참조). 그러나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단체교섭의 결과에 따라 사용자와 단체협약의 내용을 합의한 후 다시 협약안의 가부에 관하여 조합원총회의 의결을 거쳐야만 한다는 것은 대표자의 단체협약체결권한을 전면적·포괄적으로 제한함으로써 사실상 단체협약체결권한을 형해화하여 명목에 불과한 것으로 만드는 것이어서 노동조합법 제29조 제1항에 반한다. 그러므로 단체협약 체결 전에 조합원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는 규약이 있더라도 위와 같은 규약상의 대표권의 제한은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노동조합을 대표하여 체결한 단체협약의 효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대법원 2005. 3. 11. 선고 2003다27429 판결 참조).

다)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사이에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 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 없고 노동조합으로서는 그러한 합의를 위하여 사전에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한 합의는 무효라고 보아야 하며, 이때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는지 여부는 단체협약의 내용과 그 체결경위, 협약체결 당시의 사용자측의 경영상태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두7790 판결 참조).

2)

판단

갑 제7호증의 기재에 따르면, 2015. 8. 27.경 피고 노동조합 홈페이지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긴급 투쟁지침"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게시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위 기초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 을 제2, 3, 5, 6, 11, 14, 1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 노동조합이 조합원 총회 의결 절차를 거치지 않고 단체협약에서 정한 단체교섭 절차와 합의서 작성방법을 준수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 대표자와 피고 노동조합 대표자가 체결한 이 사건 합의 및 단체협약의 효력을 부정할 수 없고, 피고 노동조합 위원장의 이 사건 합의 및 단체협약 체결이 대표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①

기획재정부는 2015. 5. 7.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을 발표하여 임금피크제 도입여부 및 도입성과를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적극 반영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2016년 이전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을 경우 인건비 인상률이 반액으로 삭감되고, 피고 직원들에게 지급될 경영평가 성과급의 액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었고, 이러한 사정을 피고 노동조합의 조합원들도 인식하고 있었다.

②

피고는 이 사건 합의 전까지 2015. 6. 12.경 본사 본부별 주무차장 설명회를,2015. 6. 16.경 본사 본부별 실·처장 및 주무팀장 설명회를 각 개최하고, 2015. 6. 19., 2015. 6. 25.경 임금피크제 개선 총괄 T/F 회의를 진행하였으며, 2015. 7. 8.경 각 본부별 15명씩(2급 이상 5명 포함), 직할별 5명(2급 이상 2명 포함)씩 합계 100명의 본사 직원과의 타운 미팅을, 2015. 7. 14.부터 15.까지 8개 지역본부 및 R&D본부 전직원, 각 지사 및 인근 사업단에서 5명(3급 이상 2명 포함)씩을 대상으로 한 현장 설명회를 각 진행하였고, 2015. 7. 27.부터 28.까지 정부권고안 및 피고의 개선방안을 설명하기 위한전(全)기관 순회 설명회를, 2015. 8. 17.부터 27.까지는 본사 직원을 대상으로 총 4회에 걸친 집중 설명회를 각 실시하는 등 피고 직원들에게 향후 도입될 입금피크제에 관하여 설명하고,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이를 반영하고자 노력해왔다. 피고 노동조합 조합원들을 포함한 피고 직원들은 위와 같은 과정을 통하여 피고에게 임금피크제에 관한 의견을 전달할 기회를 가졌다고 보아야 한다.

③

피고는 2015. 8. 19.부터 25.까지 피고 노동조합 위원장에게 노사간 대표 각 7인의 사전협의를 두 차례에 걸쳐 요청하였고, 그에 따라 노사협의를 진행하였으나 적용기간과 임금지급률에 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

④

피고 노동조합 운영위원회는 2015. 8. 27.경 임금피크제와 관련하여 정부권고안의 주요내용, 타 공사의 임금피크제 추진동향, 연도별·직급별 퇴직자 현황과 신규채용 필요인원, 미합의시 정부경영평가에의 영향 등을 분석한 뒤, 노동조합 규약 제24조 제4호에 따라 '임금피크제 도입시기, 내용, 절차 등을 집행부에 위임한다'고 의결하였다.

⑤

2015. 8. 27.경 피고 홈페이지에 게시된 위 긴급투쟁지침의 내용이 그 당시 피고 노동조합 조합원들의 집단적 의사 또는 집행부의 전체 의사를 반영한 것이라고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

⑥

당초 피고가 제안한 '임금피크제 기본(안)'은 직급과 무관하게 전직원을 대상으로 정년 3년 전 90%, 정년 2년 전 80%, 정년 1년 전 70%의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었으나, 이 사건 합의 및 단체협약을 통해 실제 도입된 임금피크제는 4급 이하 직원의 경우 정년 2년 전 80%, 정년 1년 전 75%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함으로써, 피고 노동조합위원장이 임금피크제 적용기간 및 임금지급율에 관해 근로자 측에 일부 유리한 협상 결과를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⑦

비록 이 사건 단체협약 중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한 부분이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을 포함한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이 사건 단체협약의 내용과 그 체결경위, 협약체결 당시 피고에 대한 경영평가 변동사항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기존의 2015년 단체협약 제6조와 노동조합 규약 제3조 등의 규정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이 사건 노동조합 집행부 또는 조합원 등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아 위법·무효라고 볼 수도 없다.

⑧

피고 노동조합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위원장이 변경된 이후에도2020년도까지 매년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포함된 단체협약을 체결해왔는바, 설령 2015년경 이 사건 합의 및 이 사건 단체협약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이후의 단체협약에서 정한 임금피크제가 무효라고 볼 수도 없다.

나.

개정된 취업규칙의 효력

1)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받아야 한다(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 여기서 근로자에게 불리한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근로자 전체에 대하여 획일적으로 결정되어야 할 것이고, 그 변경이 일부 근로자에게는 유리하지만 다른 일부 근로자에게는 불리할 수 있어서 근로자에게 전체적으로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단정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려운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것으로 취급하여 근로자들 전체의 의사에 따라 결정하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0다17468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피고가 노동조합과 2015. 8. 28. 정년을 1년 연장하고 연장된 정년의 2 내지 3년 전부터 정년까지의 임금지급률을 조정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관하여 합의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한 사실, 이에 따라 피고는 인사규정, 직원보수 및 복리후생 규정과 동 시행세칙 등 취업규칙을 개정하여 2016. 1. 1.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의 4급 이하 근로자들은 개정된 피고의 보수규정에 따라 정년이 1년 연장된 반면, 기존 정년인 만 59세로부터 1년 전(=연장된 정년의 2년 전)의 임금지급률이 100%에서 80%로 삭감되었다. 정년과 임금은 서로 대가관계에 있다거나 유기적·동종적 관련성이 있는 근로조건이라고 보기 어렵고, 정년 후 연장된 근무기간에 대하여도 근로가 추가적으로 제공되며, 임금피크제의 도입에 따라 퇴직금, 각종 수당, 국민연금 등 임금과 동종성을 갖는 다른 근로조건의 추가적·연쇄적 불이익이 초래될 수 있다. 따라서 정년이 연장된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4급 이하 직원들에 대하여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한다. 반면, 3급 이상 근로자들의 경우,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인하여 정년이 연장되었을 뿐만 아니라, 기존 정년(만 59세)까지 매년 지급 받는 임금지급률 역시 상승하였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3급 이상 직원들에 대하여는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설령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3급 이상 직원들에 대하여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아래 2) 나)항 기재 각 사정까지 더하여 보면 3급 이상 근로자 집단과 4급 이하 근로자 집단이 동일한 근로조건 체계 내에 있고, 4급 이하 근로자 집단에게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이 예상되므로, 전체 근로자 집단이 동의주체가 된다고 봄이 타당한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피고 노동조합의 적법한 동의를 거침으로서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을 위한 절차적 요건을 충족하였다).

그렇다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른 피고의 취업규칙 변경은 근로자에게 전체적으로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단정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려운 경우에 해당하는바, 이는 앞서 본 법리에 따라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것으로 취급되므로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2)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의 동의 주체 및 동의 여부

가)

관련 법리

(1)

취업규칙의 작성 · 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서 취업규칙을 작성 · 변경할 수 있고, 다만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는 것이므로, 그 동의 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근로자의 과반수라 함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 집단의 과반수를 뜻하고,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중 조합원 자격 유무를 불문한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을 의미하며,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중 조합원 자격을 가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근로자의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 변경된 취업규칙은 개별적 동의절차를 거치지 않은 비노조원 내지 일정 직급 이상으로서 노동조합에 가입할 자격이 없는 근로자에게도 당연히 적용된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등 참조).

(2)

여러 근로자 집단이 하나의 근로조건 체계 내에 있어 비록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 시점에는 일부 근로자 집단만이 직접적인 불이익을 받더라도 그 나머지 다른 근로자 집단에게도 장차 직급의 승급 등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일부 근로자 집단은 물론 장래 변경된 취업규칙 규정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 집단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 집단이 동의주체가 되고, 그렇지 않고 근로조건이 이 원화되어 있어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직접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근로자 집단 이외에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 집단이 없는 경우에는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불이익을 받는 근로자 집단만이 동의주체가 된다(대법원 2009. 5.28. 선고 2009두2238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위 기초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전체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적법한 동의를 거침으로써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을 위한 절차적 요건을 갖추었으므로, 위와 같은 취업규칙의 변경은 노동조합에 가입할 자격이 없는 3급 이상 근로자들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에 대하여 효력이 있다. 또한, 피고의 3급 이상 근로자 집단과 4급 이하 근로자 집단은 동일한 근로조건 체계 내에 있고 4급 이하 근로자 집단에게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 중 3급 이상 근로자 부분에 대한 적 용이 예상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3급 이상 근로자와 4급 이하 근로자의 근로조건이 이원화되어 각각 별도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볼 수도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가 피고 근로자 전체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인 피고 노동조합과 이 사건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취업규칙을 개정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 및 시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②

피고의 「직원 보수 및 복리후생규정」, 「직원 보수 및 복리후생규정 시행세칙」및「인사규정」에서 3급 이상 근로자와 4급 이하 근로자들의 정년, 승진방법, 임금 산정 방법 등을 달리 정하는 등 양 집단의 근로조건에 본질적인 차이를 두지 않고 있다. 또한, 피고는 「직원 보수 및 복리후생규정」제2조, 「인사규정」제3조에서 '이 규정은 법령, 정관 또는 다른 규정에 특별히 규정이 없는 한 공사의 직원에게 적용한다.'는 취지로 정하고 있을 뿐이고, 노동조합 가입자격 유무에 따라 근로자를 구분하여 보수나 인사규정을 따로 마련하고 있지 않다.

③

피고는「인사규정」 에서 "1급 및 2급갑 직원에의 승진은 바로 하위직급의 직원 중에서 각각 임용하고, 2급을 내지 7급 직원에의 승진은 직종 내의 바로 하위직급 직원 중에서 각각 임용한다. 3급 및 5급 직원에의 승진은 시험 또는 심사의 방법을 통하여 임용함을 원칙으로 하며, 세부사항은 세칙으로 정한다. 1급 내지 2급을과 4급및 6급 이하 직원에의 승진은 승진후보자 서열명부 중 승진임용이 제한된 자를 제외한 고순위자 순에 따라 임용하고자 하는 결원수의 5배수에 해당되는 후보자 중에서 임용한다."고 정하고 있는바(제21조 제1 내지 4항), 4급 이하 근로자들이 3급 이상 근로자로 승진하는 것이 규정상 불가능하다거나 특별히 엄격한 요건을 요구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을 비롯한 4급 이하 근로자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중 3급 이상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부분과 관련하여 장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 집단에 해당한다.

④

3급 이상 근로자에게는 피고 노동조합의 조합원 자격이 인정되지 않는다.

그러나 3급 이상 근로자의 조합원 자격을 배제한 주된 취지는 노동조합의 운영에 사용자의 이해가 반영되어 노동조합의 자주성이 침해될 것을 우려하여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3급 이상 근로자에게 조합원 자격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사정만으로 3급 이상 근로자가 4급 이하 근로자와 근로조건 체계를 달리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

고령자고용법 위반 여부

1)

관련 법리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위 법리는 이른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한 것이나, 이 사건과 같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하여도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있다.

2)

판단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도입된 후에도 종전과 동종·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면서 동일한 시간 근로를 제공하였던 것으로 보이지만, 기존 정년 1년 전의 임금지급률이 100%에서 80%로 하향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임금 삭감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에 위반되는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고령자고용법은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면서,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되(제19조),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하도록 하였다(제19조의2).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는 2015. 5. 7.자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을 통해 공공기관의 인건비 부담 증가를 해소하고, 근로자의 정년연장 또는 보장을 통한 고용안정을 도모하며, 임금피크제 절감 재원으로 신규채용을 증가시키기 위해 피고에게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것을 권고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으로 근로자의 정년이 60세로 연장됨에 따른 사용자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된 것으로, 그 도입목적의 타당성이 인정된다.

나)

정년연장으로 받는 이익과 임금 삭감으로 입는 불이익의 정도

이 사건과 같은 이른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의 경우 정년이 연장됨에 따라 전체적으로 수령하는 임금총액은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는 추가로 제공하는 근로에 대한 대가를 수령하는 것이기도 하므로, 단순히 임금피크제 전후로 수령하는 '임금총액'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근로자의 이익과 불이익을 형량할 수는 없고, ① 기존 정년 전의 기간 중 임금피크제가 적용된 기간과 ② 연장된 정년에 따라 추가로 근무하게 되는 기간을 나누어, 전자의 기간에 임금이 삭감됨에 따른 불이익과 후자의 기간 동안 임금을 수령함으로써 얻는 이익을 비교형량함이 상당하다.

원고들을 비롯한 4급 이하 근로자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실시 전에는 정년 전 1년 동안 100%를 지급받았으나, 실시 후에는 기존 정년 기준으로 정년 전 1년 동안 80%, 정년 후 1년 동안 75%를 지급받게 되었다. 원고들이 기존 정년 전 1년 동안 20%의 임금이 삭감되는 불이익을 입게 되었으나, 삭감 후 지급받은 임금 액수가 원고들이 제공하는 근로의 대가로서 현저히 부족하다거나 원고들의 생계 혹은 부양을 어렵게 하고 기존 삶의 질의 현저한 하락을 감수하게 할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원고들은 정년이 연장된 기간 동안 안정된 고용 상태를 유지하고 임금을 수령할 수 있는 이익을 얻게 되었음을 고려하여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주장 및 증거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대상 근로자들이 얻은 이익보다 입게 된 불이익이 절대적으로 크다고 볼 수도 없다.

다)

대상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피고는 2019. 2. 1.부터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조치로서 임금피크제 대상자에 대하여 근로시간을 1주에 8시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도록 하였고, E 근무자에 대하여는 희망 직원에 한하여 일반 통상근무로 전환 배치 후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3교대 근무를 하여 온 E 근무자들의 경우 통상근무로 전환 배치하는 피고의 대상조치가 적정성을 결여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이 사건과 같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가 실시되는 경우 정년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므로,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게 반드시 별도직군을 부여하거나 업무강도나 시간을 경감하여 줄 법적인 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는 점, ② E 근무자의 경우 상시근무체제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업무 자체의 특성이 있는데, 피고는 그와 같은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하여 교대근로자를 통상근로자로 전환배치 후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조치를 마련한 점, ③ 원고들이 통상근무로 전환한 뒤 근로시간 단축 조치를 적용받는 경우 업무강도 및 업무시간 경감이라는 목적은 충분히 달성 가능하고, 실제로 그와 같이 근무한 근로자도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피고로서는 원고들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입게 되는 불이익을 줄이기 위한 대상조치를 마련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그 조치의 적절성 또한 인정된다.

라)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여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목적이 근로자의 정년 연장에 따른 사용자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것임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피고는 실제로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른 별도정원 증가분과 청년고용촉진 특별법에 따른 청년 미취업자 의무고용인원을 고려하여 신규채용인원을 정한 뒤, 그를 상회하는 규모의 신규채용을 실시하여 왔는바,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절감된 예산을 신규채용에 활용하여 청년들에게 고용기회를 부여하는데 사용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렇다면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절감된 예산(삭감된 임금 상당액)을 청년고용촉진 특별법에 따른 15세 이상 34세 이하의 청년들의 고용을 위해 사용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에서 정하는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 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로서 같은 법 제4조의4에 따른 연령차별로 보지 않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라.

소결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 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오승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