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2023. 4. 5. 선고 2022고정180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6. 1. 1.부터 2018. 12. 31.까지 구미시 B에 있는 비영리법인인 C협의회의 대표자로서, 상시 근로자 6명을 사용하여 국방행정서비스업을 영위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 근로시간, 휴일, 연차 유급휴가 등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을 명시하고, 위 근로조건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7. 10. 1.경 C협의회에 입사한 근로자 D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임금 등 근로조건이 명시된 서면을 위 근로자에게 교부하지 아니하였다.

2.

판 단

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D은 예비군의 관리·운용에 관한 국방부장관의 권한을 위임받은 수임군부대의 장인 E에 의해 2007. 7. 1. 예비군 중대장에 임명되었고, 같은 날 C협의회(이하 ‘이 사건 협의회’라 한다) 인사규정 제4조에 따라 이 사건 협의회의 3급 직원으로 임용되어 이 사건 협의회 여단 직할중대의 중대장에 보하는 인사발령을 받았다.

②

그런데 E은 2013. 2. 15. 직장예비군지휘관인 D이 예비전력관리 업무담당자 인사위원회의 심의대상자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이 사건 협의회 의장에게 필요한 조치를 요청하였고, 이 사건 협의회 의장은 2013. 2. 21. E에게 D에 대한 해임을 건의하여 E이 2013. 3. 4. 육군본부 예비전력관리 업무담당자 인사위원회에 D에 대한 적부심사를 요청하였고, 위 인사위원회는 2013. 6. 13. D에 대하여 직권면직을 의결하였다.

③

육군참모총장은 2013. 7. 3. 위 인사위원회 적부심사 결과에 따라 국방부장관에게 D에 대한 직권면직을 건의하였고, 국방부장관은 2013. 7. 31.자로 D 대한 직권면직을 승인하여, 이 사건 협의회 의장도 국방부장관의 승인 내용에 따라 2013. 7. 31.자로 D에 대한 직권면직을 명하는 인사발령을 내렸다.

④

D은 2013. 11. 11. 육군참모총장과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직권면직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받았는데(육군참모총장과 국방부장관의 항소가 기각되어 2016. 4. 8. 확정되었다), 2016. 8. 4.경 육군본부로부터 ‘직권면직처분취소로 복직이 되었으나 복직되어야 할 C 통합중대장으로 채용될 수 없는 상황으로서 직위를 상실한 경우이므로 전보대상인바, 일반직장중대장 공석직위에 대해 상호협의 후 상호합의 문서를 제출하여 달라’는 내용의 육군참모총장 명의의 ‘직권면직처분취소에 따른 전보대상통보’를 받았다.

⑤

그런데 일반직장중대장 공석직위에 대한 상호합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고, 이 사건 협의회는 2017. 9. 13. D에 대하여 2017. 10. 1.자로 원직복직 조치를 하기로 결정하고, 2017. 9. 14.경 D에게 ‘직권면직처분 취소로 F여단 직할중대장으로 복직 대상자임을 알려드리며, 복직 조치를 하고자 하니 복직신청서를 제출하여 달라’는 내용의 통보를 하였다.

⑥

D은 2017. 9. 21. 당시 이 사건 협의회 의장인 피고인에게 ‘복직일자를 2017. 10. 1.부로, 소속 및 직책을 F여단 직할중대장으로, 직급은 3급 14호봉’으로 하여 작성한 복직신청서를 첨부하여 ‘복직시켜 주실 것을 정중히 건의 드립니다.’라는 내용의 문서를 제출하였다.

⑦

이 사건 협의회는 2017. 9. 25. D을 이 사건 협의회의 3급(14호봉) 직원으로 F 여단 직할중대장에 보하는 원직복직의 인사 발령을 하였고, E에 의해 2017. 10. 1. 예비군 직할중대장에 임명되었다.

⑧

한편 D은 2013. 7. 31.자 직권면직처분으로 지급받지 못한 임금에 관하여 이 사건 협의회 등을 상대로 임금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는데(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2017가합15198호), 법원은 이 사건 협의회의 인사규정에 따라 2013. 8. 1. 이후부터는 3급 10호봉, 2014. 7. 1. 이후부터는 3급 11호봉, 2015. 7. 1. 이후부터는 3급 12호봉, 2016. 7. 1. 이후부터는 3급 13호봉, 2017. 7. 1. 이후부터는 3급 14호봉이 된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 사건 협의회의 보수규정에서 정한 호봉별 월 본봉(D이 고소인 진술 당시 직원본봉표를 제출한 사실이 있다)에 따라 D의 본봉과 수당을 계산하여 2013. 8. 1.부터 2016. 12. 31.까지의 미지급 임금 154,586,850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2017. 1. 1.부터는 복직시까지 3급 14호봉의 본봉과 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⑨

D은 2017. 10. 1. F여단 직할중대장으로 복직한 이후 이 사건 협의회의 인사규정 및 보수규정에 따라 임금을 지급받았는데, 2020. 7. 1.부터 3급 16호봉으로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게 되자, 2022. 6. 30.까지 임금피크제 적용에 따른 임금을 지급받고 퇴직한 이후 2017. 10. 1.자로 복직할 당시 이 사건 협의회의 대표자인 피고인이 근로조건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고인을 형사고소 하였다.

나.

근로기준법 제17조는 사용자가 근로계약 체결시 근로자에 대하여 임금, 소정근로시간 기타의 근로조건을 명시하도록 하되, 특히 근로조건 중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소정근로시간, 제55조의 따른 휴일 및 제60조에 따른 연차유급휴가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위 근로조건들에 대하여는 서면으로 명시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근로기준법 제114조는 같은 법 제17조의 규정을 위반한 행위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근로계약 체결시 임금의 구성항목 등 근로조건의 서면명시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임금의 구성항목 등에 관한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 등의 제규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7. 3. 30. 선고 2006도6479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따라 위 인정 사실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 D은 이 사건 협의회의 직원 신분을 가진 예비군대원으로서 근로자로 봄이 상당하나, 예비전력관리 업무담당자 인사관리 훈령 제2조, 제5조, 제6조에 의하면 중대장인 직장예비군지휘관은 국방부장관의 위임을 받은 수임군부대장이 임명하도록 되어 있고, 직권면직처분 취소로 F여단 직할중대장으로 복직할 당시에도 E에 의해 2017. 10. 1. 예비군 직할중대장에 임명되었던바, 피고인으로서는 그와 별도로 근로조건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는 방식의 근로계약 체결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는 점, ㉡ 더욱이 이 사건 협의회의 직원으로 임용된 후에는 정해진 직급에 따라 이 사건 협의회의 인사규정 및 보수규정에 의하여 보수와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되어 있고, 위 각 규정은 열람 가능한바, 임금 등의 근로조건이 명시된 서면을 별도로 교부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웠다고 보이는 점, ㉢ D은 2007. 7. 1. 이 사건 협의회의 3급 직원으로 임용되어 이 사건 협의회 여단 직할중대의 중대장으로 근무하였는데, 직권면직 되었고 이후 행정소송에서 승소판결을 받고 직권면직처분 취소로 복직대상자가 되어 원직 복직을 한 경우인 점, ㉣ 이에 이 사건 협의회에서 원직 복직을 위한 복직신청서 제출을 요청하였고, D도 직책, 직급 등을 기재한 복직신청서만 제출하였던바, 위와 같은 서류 제출 과정만 보더라도 그와 별도의 근로조건 등에 관한 서면교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 근로기준법에서 근로조건을 명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이유는 ‘사용자가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남용하여 구체적인 근로조건을 제시하지 아니한 채 근로조건의 불확정 상태 하에서 근로자의 근로를 수령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것인데, 이 사건의 경우 이 사건 협의회의 요청에 따라 D이 복직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직급을 3급 14호봉으로 기재하였고, 그와 같은 D의 복직신청에 따라 3급으로 복직되어 그 직급에 따른 보수와 퇴직금이 지급되었던바, 위와 같은 규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협의회의 대표자이던 피고인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근로기준의 서면명시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 D은 이 사건 협의회의 3급 직원으로 복직하여 이 사건 협의회의 보수규정 및 인사규정에 따라 임금을 지급받아 오다가 임금피크제 문제로 복직일로부터 4년 10개월 정도 지난 2022. 8. 23.경에 이르러 피고인이 근로조건을 서면으로 명시하지 아니하였다면서 고소장을 제출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소정의 근로기준의 서면명시의무 위반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다만 피고인의 불출석으로 동의를 받을 수 없으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무죄판결공시의 취지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판사 김선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