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 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의 시책과 업적의 홍보선전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2010. 5. 4.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2022. 2. 10.부터 피고의 사무국장으로서 피고의 재정 업무 등을 담당한 사람이다.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
피고는 2023. 3. 29. 이사회를 개최하고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구성하였고, 징계위원으로 피고의 원장 C을 포함하여 7명을 선임하였다.
피고는 2023. 4. 26. 원고에게, 2023. 5. 4. 원고를 피징계인으로 하는 징계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통보하였다.
원고는 2023. 5. 4. 피고 명의의 공문을 작성하면서 수신자를 징계위원회와 피고의 감사로 하여 ‘징계위원회 개최 알림 공문이 원고와 과장 D, 협조자 E의 결재 없이 발송되어 절차상 위법하고, 징계사유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 징계위원으로 구성되어 징계를 의결하는 것은 위법하므로 원고는 징계위원회에 참석할 수 없다’는 내용의 문서를 보냈다.
피고의 징계위원회는 2023. 5. 4. 사무국장인 원고를 그 직에서 징계해고한다는 내용으로 징계를 의결하였다.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서에 기재된 의결사항은 다음과 같다.
징계의결서
피고는 2023. 5. 4. 원고에게 징계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피고 인사규정 제16조에 근거하여 원고를 징계해고한다고 통보하였다(이하 피고가 원고에게 한 징계해고를 ‘이 사건 징계해고’라 한다).
피고의 인사규정 등
피고의 정관과 인사규정, 회계규정, 복무규정 중 이 사건과 관계된 부분의 내용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내지 7, 18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3, 8 내지 10, 12 내지 14, 1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해고의 절차적 하자
피고의 원장인 C은 2022. 5. 10.경부터 원고에 대하여 언어적․신체적 성희롱을 하거나 직장내 성희롱․괴롭힘 행위를 하였고, 원고는 2023. 4. 11.경 피고를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문경경찰서에 고소하였다. C은 이와 같이 징계혐의자인 원고와 상반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음에도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에 징계위원으로 출석하여 심의․의결하였다.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해고는 징계 심의와 의결에 관여할 수 없는 사람의 관여 하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절차적 하자가 있다.
원고는 2023. 4. 27. 징계위원회 개시 통보서를 수령하였고, 징계위원회는 그로부터 불과 일주일 후인 2023. 5. 4. 개최되었다. 이와 같이 원고가 징계위원회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부여하지 않은 것은 원고의 방어권을 침해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객관적 정당성도 상실한 것이므로, 이 사건 징계해고에는 절차적 하자가 있다.
근로기준법 제26조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일정한 예외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는데, 피고는 징계위원회에서 이 사건 징계해고를 의결한 당일에 원고를 해고하고 근로관계를 종료시켰다. 이 사건 징계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6조가 정한 해고예고 절차를 위반한 것으로 절차적 하자가 있다.
해고의 실체적 하자
원고는 2010. 5.경에 피고에 입사하여 약 12년간 근무하면서 어떠한 징계에도 회부된 사실이 없었는데, 피고는 원고가 2023. 4. 11.경 C을 고소한 이후 2023. 5. 4.경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징계해고를 하였다. 원고의 근무태도나 이 사건 징계해고가 이루어진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징계해고는 징계권자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다.
징계위원회가 이 사건 징계해고의 징계사유로 삼은 14개 항목은 대부분 사실과 다르거나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고 징계사유가 될 수 있는 것은 일부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징계해고에는 형평성과 공정성을 상실한 실체적 하자가 있다.
소결
이 사건 징계해고는 위와 같은 절차적․실체적 하자가 있어 무효이고, 원고는 이 사건 징계해고로 인하여 급여를 지급받지 못하고 있으므로 그 무효확인을 구할 확인의 이익이 있다. 이 사건 징계해고가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원고의 급여에 상당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이 사건 징계해고에 절차적 하자가 존재하는지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징계해고에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절차적 하자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고, 설령 일부 절차적 하자가 존재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해고의 효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없다.
취업규칙 등에 징계사유에 관하여 이해관계가 있는 징계위원은 징계위원회에 참석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는 경우에 그러한 이해관계 있는 자가 징계위원으로 징계위원회에 참석하였다면 그 징계는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라 할 것이나, 그러한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이해관계 있는 자가 징계위원으로 징계위원회에 참석하였다 하더라도 그 징계가 무효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5. 5. 23. 선고 94다24763 판결, 대법원 2003. 4. 8. 선고 2001두5378 판결 등 참조). 피고의 인사규정은 제21조에서 “원장 및 원장이 지명하는 임원들로 징계위원회를 구성”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그밖에 징계사유에 관하여 이해관계가 있는 징계위원은 징계위원회에 참석할 수 없다는 규정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C이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에 징계위원으로 참석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이 사건 징계해고의 절차적 하자로 볼 수 없다(나아가 원고가 C을 강제추행 등 혐의로 고소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 예컨대 업무불이행이나 횡령, 근무태만 등과 같은 사유와는 무관하므로 C이 원고의 징계사유에 관하여 이해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징계위원회 개최 일주일 전에 징계위원회 개최 사실이 통보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기간이 지나치게 짧아 징계혐의자의 방어권을 침해할 정도라고 보기는 어렵다. 더욱이 원고는 직접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징계위원들에게 구두로 징계사유에 대해 소명하기까지 하였으므로, 징계위원회 개최 통보와 징계위원회 개최일 사이의 기간과 관련하여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
근로기준법 제26조가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26조에서 규정하는 해고예고제도는 근로자로 하여금 해고에 대비하여 새로운 직장을 구할 수 있는 시간적․경제적 여유를 주려는 것으로, 해고의 효력 자체와는 관계가 없는 제도이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7다16778 판결 참조). 사용자가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발생할 뿐(근로기준법 제26조 참조) 해고의 사법상 효력 자체에는 영향이 없으므로, 피고가 30일 전에 해고예고를 하지 않은 것은 이 사건 징계해고의 절차적 하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사건 징계해고가 징계권자의 재량권을 남용하여 위법한 것인지 여부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1999. 10. 8. 선고 99두6101 판결, 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등 참조).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 여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또한, 근로자에게 여러 가지 징계혐의사실이 있는 경우 이에 대한 징계해고처분이 적정한지 여부는 그 사유 하나씩 또는 그중 일부의 사유만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고 전체의 사유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이 있는지 여부에 의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9. 20. 선고 95누15742 판결,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7두979 판결, 대법원 2013. 10. 31. 선고 2013두13198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징계해고의 원인이 된 징계사유들이 대부분 인정되고 이 사유들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므로, 이 사건 징계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와 그에 대한 원고의 주장 및 징계사유 인정 여부에 대한 판단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예산 미편성 조모상을 당하여 업무를 수행 계연도 경과 후 1개월내에 결산서를 작성하여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8번 사유를 제외한 대부분의 징계사유가 인정될 뿐만 아니라 징계사유로 인정된 결산서 작성이나 보조금 교부신청 등 회계 관련 업무를 미이행한 행위, 피고 명의 계좌에서 공금을 임의로 인출한 행위 등은 피고의 명예를 훼손하고 재산에 손실을 가한 것으로서 중대한 비위행위에 해당한다. 원고가 부인하는 일부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나머지 징계사유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징계해고가 징계권자의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났다거나 과도하다고 볼 수 없다.
소결론
결국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징계해고에 절차적․실체적 하자가 있어 위법함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징계해고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들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전우석(재판장) 김혜림 신철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