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3,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판결
사건
2018고정142
판결선고
2019. 11. 20.
대구지방법원안동지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2009. 9.경부터 부산 연제구 B에 있는 C의 대표로서, 2015. 5. 15.부터는 안동시 D 소재 농업회사법인 ㈜E의 대표로서 상시 1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농산물유통판매업을 영위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간 합의에 의하여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회사에서 2009. 9. 15.부터 2016. 9. 6.까지 농산물유통 및 운전기사 근무를 하다가 산업재해로 사망한 근로자 F의 퇴직금 10,624,319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G, H, I, J, K, L, M의 각 법정진술
증인 N의 일부 법정진술
퇴직금산정내역서
입출금거래내역
사업자등록증 (주)E, 사업자등록증(C)
고용보험사업자 상세조회
출하실적확인서
생산자/일자별 판매현황
거래관계확인서, 거래사실확인서
계좌별거래명세표
A 기업은행계좌
사고 직전 카톡대화내용, 카카오톡 대화내역, 카카오톡 대화내역(업무지시 및 업무 보고 등)
월별급여 수령내역(故 F)
통장거래내역, 적금내역, 거래내역조회
이력서, 업무조직도
자료입수(차량소유권이전등기 사건)
현물출자 5필지 부동산등기부등본
통장거래내역(A에서 N으로)
거래실적내역표, 계산서, 입금영수증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 요지
F(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2010. 2.경부터 피고인이 운영하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던 중, 2013. 11.경 피고인에게 3,500만 원을 주면서 피고인과 공동으로 수익비율을 6:4로 정해 사과유통업을 동업하기로 하였고, 그 후 2015. 5. 12. 사내이사로 N을 영입함과 동시에 농업회사법인 ㈜E을 설립하기로 하여 기존 출자액으로 망인 2,900만 원, 피고인 6,100만 원으로 각 인정하고, N은 1,000만 원을 출자하였다. 그 후, N은 2016. 4.경 자신의 경남 사천시 O 전 1,164㎡ 등을 현물출자하고, 망인은 그동안 영업이익금으로 모아 둔 돈 중 1,400만 원을 투자금으로 인정하였으며, 피고인은 추가로 7,000만 원을 더 투자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인과 망인은 사용자와 근로자의 관계가 아니라 동업 관계로 보아야 하므로 피고인은 망인에 대하여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다51417 판결 등 참조)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위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이 인정된다.
피고인은 2009년 이전부터 부산 연제구 거제리 거제시장 인근에서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은 채로 약 17년간 농산물유통업을 하던 중(증거기록 332쪽), 2010. 6. 1.부터 2015. 5. 11.까지는 C이라는 상호로 사업을 하고, 2015. 5. 12. 농업회사법인 ㈜E을 설립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에 반하여 망인은 2009. 9. 14. 당시 대학교를 휴학한 채 취업을 위한 이력서를 작성하고 그 후 위 C에 일용직으로 입사하여 처음에는 약 150만 원에 미치지 못하는 월급을 받았다. 이러한 피고인과 망인의 나이, 관련 업계에서 경험, 경제력에 비추어 동업을 한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E을 비롯하여 C 당시에도 주된 업무는 피고인과 망인이 담당하였는데(증거기록 제264쪽), 피고인은 주로 사과를 농가로부터 구입하는 일을, 망인은 위와 같이 구입한 사과를 차량으로 싣고 가서 부산 지역 농산물 공판장에서 판매하는 일을 맡았다. 그런데 사과를 농가로부터 수집, 구입하는 일은 사과의 품질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중요한 의사결정임에 반하여, 이미 구입된 사과를 농산물 공판장에서 판매하는 것은 매일 정해지는 낙찰가에 의해 이루어지게 된다.
망인과 피고인이 서로 주고받았던 문자메시지에 의하면, 망인은 피고인에게 업무를 보고하거나 업무에 관하여 지시를 받았으며 심지어 피고인으로부터 훈계를 받기도하였다. 이를테면, 피고인이 망인에게 2015. 5. 31. "생각이 있는 녀석 같으면 너가 먼저 나한테 연락하겠지? 새벽에 나가냐고? 하기 싫다는 생각이 들든가, 왜 내가 해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면 언제든 그만둬도 좋다. 내가 해야 되는 이유가 뭘까? 하기 싫으면 이쯤에서 그만 하는게 낫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바 있고, 2015 6. 4. "명색에 대표가 하는 얘길 까 먹고 말이야?라고 보내자, 피고인이 "죄송합니다. 신경쓰겠습니다"라는 답장을 보낸 바 있다.
이 법정에서 증언한 증인들 중 피고인이 신청한 증인 N을 제외하고, 망인의 부모인 G, H, 망인의 여자친구이던 I, 망인의 거래처 직원이던 J, K, 망인의 친구 L, 노무대리인 M 모두 이 법정에서 망인이 사망할 때까지 피고인으로부터 월급을 받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는 것으로 보였고 동업을 한다는 말을 망인으로부터 들은 바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 한편, N은 피고인, 망인과 더불어 ㈜E의 사내이사로 등기되어 있을 뿐,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과 실제로 동업을 하였는지조차 의심스러워 그 진술을 믿기 어렵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대로, 망인이 출자를 하였다면 이와 관련하여 망인이 자필로 출자를 결정한 서류 또는 금융거래내역이 있어야 함에도 그러한 자료가 전혀 없다. 나아가 망인의 은헹계좌에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월별로 178만 원 내지 217만 원의 돈이 들어왔고 이는 앞서 피고인 측이 주장한 4:6 또는 5:5의 비율에 따른 수익금보다는 급여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증거기록 288쪽). 나아가 피고인 및 N은 ㈜E의 대표이사이던 피고인의 급여인 월 160~170만 원 중 일부인 월 100~130만 원을 망인에게 지급하였다고 진술하였는데(증거기록 319쪽, N의 법정진술), 이는 위 돈이 수익금이라는 피고인 측의 주장과도 모순된다.
피고인과 N의 각 진술에 의하면, N도 출자하여 동업관계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으로부터 수익을 전혀 지급받은 바 없고, N이 비교적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수익을 지급받을 필요가 없었다는 진술도 다소 납득하기 어렵다. 이에 더하여 N이 ㈜E에 현물출자한 5필지의 부동산이 망인 사망 후 2017. 7. 13. 매매를 원인으로 다시 ㈜E에서 N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것을 보아도 N이 실제로 피고인과 동업관계에 있었는지 의심스럽다.
반면에 망인의 부산은행 계좌(번호 P, 예금주 F)에 2015. 5.경부터 1,752,000원을 입금되었고 위 금액 중 자동차보험료를 빼면 150만 원이 임금으로 지급된 것인데 사용자인 피고인이 별도로 적립한 80만 원을 더하면 월 임금은 230만 원으로 망인이 사망하기 전까지 정기적으로 지급된 것으로 보아 이를 망인의 퇴직금 산정의 기초로 삼는 것이 타당하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 및 변호인은, 위 80만 원은 투자유보금 명목으로 매월 망인의 수익에서 공제된 것이고, 망인은 위 투자유보금 80만 원으로 2013. 11.경 3,500만 원, 2015. 5. 13. 법인 설립 시 2,900만 원(= 5,800주 × 발행가액 5,000원)을 각 출자 하였으며, 2016. 4.경 약 2,000만 원(= 3,190주 ×발행가액 6,270원)을 추가로 출자하였다고 주장하나, 이에 대한 동업계약서, 투자확인서 등을 비롯한 망인의 자필서류 및 금융거래자료가 전혀 없다(증거기록 295쪽).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은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자신 또는 회사를 위해 근무한 망인이 사고로 업무를 보던 중 사망하였음에도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 점, 피고인은 자신이 망인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를 인정하게 되는 경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하여 망인의 유족에게 지급되는 유족급여 등의 50%를 사용자인 자신으로부터 징수된다는 사실을 알고 허위로 동업관계를 가장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망인의 유족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는 점 등 불리한 정상이 있다.
그러나 피고인이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망인이 사망한 후 유족들에게 1,750만 원을 지급한 점 등 유리한 정상과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절차, 범행 후의 정황 등 제반사정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강동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