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영덕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영덕지원 2020. 2. 5. 선고 2019고단89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경북 울진군 B에 사업장을 둔 C 주식회사의 대표로서 상시 9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식품제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회사에서 근무하다 2017. 7. 10.경 퇴직한 근로자 D의 퇴직금 10,539,080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7명의 퇴직금 합계 74,087,120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 등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설령 피고인이 운영한 C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각 근로자들(이하 '이 사건 각 근로자들'이라 한다) 사이에 매년 반복적으로 체결된 근로계약 사이의 공백 기간에도 불구하고 그 근로관계의 계속성이 인정되어 사용자인 피고인이 이 사건 각 근로자들에게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각 퇴직금(이하 '이 사건 각 퇴직금'이라 한다)을 지급할 책임을 부담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이 사건 각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각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결국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각 퇴직금의 미지급과 관련하여 피고인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피고인이 운영한 이 사건 회사는 주로 붉은대게(이른바 '홍게')를 가공하여 수출하는 회사인바, 정규직으로 고용한 근로자들이 정년퇴직하게 되는 경우 이들에게 일단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한 퇴직금을 모두 지급한 다음, 붉은대게의 금어기(7. 10.부터 8. 25.까지)를 제외하고 9. 초경부터 그 다음해 6. 말경 또는 7. 초경까지 약 10개월을 계약기간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위 정년퇴직자들 중 일부(이 사건 각 근로자들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와 사이에 매년 반복적으로 체결하여 왔고(정규직 근로자들과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와 달리 이 사건 각 근로자들을 비롯한 위 정년퇴직자들과 사이에 매년 반복적으로 작성된 근로계약서에는 퇴직금 지급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아니하다), 이처럼 이 사건 각 근로자들을 비롯한 위 정년퇴직자들과 사이에 매년 반복적으로 체결한 근로계약이 형식상 계속근로기간 1년 미만의 기간제 근로계약에 해당하는 이상, 어느 시점에서 이들과 사이에 기간제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아니하기로 하여 이들이 종국적으로 이 사건 회사에서 더 이상 근무하지 아니하게 되는 경우에도 이들에 대한 추가적인 퇴직금 지급의무가 없다고 판단하여 추가적인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던 것이다.

2)

이 사건 회사는 이 사건 각 근로자들을 비롯한 위 정년퇴직자들과 사이에 매년 반복적으로 체결한 기간제 근로계약기간이 종료되는 경우 이들과 사이의 고용관계가 일단 완전히 종결되었음을 전제로, 이들로 하여금 매년 약 2개월의 금어기 동안 고용보험법에서 정한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하였는데, 이 사건 각 근로자들을 비롯한 위 정년퇴직자들 중 누구도 이 사건 회사와 사이의 근로관계의 계속성이 유지되고 있음을 이유로 실업급여의 수령을 거절한 적이 없고[이 사건 각 근로자들의 경우 이와 같은 경위로 이들이 수령한 실업급여의 합계액(94,155,900원)이 이들이 현재 지급을 구하고 있는 이 사건 각 퇴직금의 합계액(74,087,120원)보다 큰 금액이다], 실업급여를 수령하기 위해 실제로 구직활동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관할행정청에 그 구체적인 구직활동내역을 기재하여 제출하기도 하였다.

3)

이 사건 각 근로자들을 비롯한 위 정년퇴직자들 중 누구도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는 동안 위와 같은 형태의 기간제 근로계약 체결 및 갱신에 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였고, 기간제 근로계약이 갱신되지 아니하여 이 사건 회사와 사이의 고용관계가 종국적으로 종결될 때에도 대부분의 경우에는 실업급여를 이미 수령한 이상 퇴직금은 당연히 지급받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하여 이 사건 회사에 퇴직금 지급을 요청하지도 아니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4)

대구지방고용노동청 포항지청은 이 사건 각 근로자들 중 한 명인 E이 2017. 9. 4. 이 사건 회사의 위와 같은 추가적인 퇴직금 미지급 관행과 관련하여 진정을 제기한 사건에서, 법위반 혐의를 발견할 수 없음을 이유로 2017. 10. 19. 행정 종결 처리를 한 바 있고, 고용노동부도 기간제 근로계약이 매년 반복적으로 체결된 경우라고 하더라도 해당 근로자가 실업급여를 수령한 경우에는 근로관계의 계속성이 유지되지 아니한다는 내용의 행정해석을 한 적이 있다(회시번호: 고용평등정책과-406, 회시일자: 2010. 4. 5.).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양백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