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와 주식회사 코리아와이드포항 노동조합이 2018. 4. 9. 체결한 별도합의서 중 제2항의 효력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상시 근로자 450여 명을 고용하고 시내버스 운송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회사(이하 '피고 회사'라고 한다)이고, 원고는 피고 회사의 근로자인 버스운전기사 24명으로 구성된 노동조합(이하 '원고 조합'이라고 한다)으로 산별노조인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대구경북지역버스지부에 가입되어 있으며, 주식회사 코리아와이드포항 노동조합은 피고 회사의 근로자인 버스운전기사 369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된 기업별 노동조합(이하 '소외 조합'이라고 한다)이다.
피고 회사와 소외 조합은 2018. 4. 9. 2018년도 1/4분기 노사협의회에서 별도합의서(이하 '이 사건 별도합의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였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피고 회사와 소외 조합이 근로자대표로서 체결한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고 한다), 소외 조합의 규약(이하 '이 사건 규약'이라고 한다)의 내용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 갑 제7호증의 1, 을 제3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별도합의서 중 제2항은 이 사건 단체협약 제12조 제5항에 어긋나는 내용이고, 전체조합원의 과반수의 동의를 얻는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단체협약으로서 유효하게 성립되지도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 별도합의서 중 제2항은 이 사건 단체협약을 위반하여 무효이다.
피고의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 회사는, 이 사건 청구가 원고 조합의 현존하는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각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 조합은 '이 사건 별도합의서 제2항이 무효일 뿐만 아니라 피고 회사가 위 규정에 따라 촉탁직 운전기사를 고용할 경우 원고 조합 및 그 조합원들의 이익이 침해된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고, 피고 회사의 근로자들로 이루어진 원고 조합이 이 사건 별도합의서 중 제2항에 대한 무효확인의 판결을 받는 것은 조합원인 근로자의 지위에 대한 불안. 위험을 제거하기 위한 유효적절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보이므로, 원고 조합에게 위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 회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원고의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이 사건 별도합의서 중 제2항이 이 사건 단체협약 제12조 제5항에 어긋나는 것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이 사건 단체협약 제12조 제5항이 '계약직 운전기사를 채용하지 않는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별도합의서 제2항이 '피고 회사가 고용기간을 1년으로 하는 운전기사를 고용할 수 있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별도합의서 제2항은 고용 대상자의 나이, 경력이나 직함에 관계 없이 계약직 운전기사를 채용하지 않도록 규정한 이 사건 단체협약 제12조 제5항에 어긋난다고 할 것이다.
피고 회사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 회사는 이 사건 단체협약 제12조 제5항의 '계약직 운전기사'는 피고 회사의 정년퇴직자를 제외한 개념이므로, 이 사건 별도합의서 제2항이 이 사건 단체협약 제12조 제5항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단체협약 제12조 제5항의 문언상 피고 회사의 정년 퇴직자라고 하여 그들을 계약직 운전기사로 채용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없고, 그 밖에 피고 회사가 주장하는 여러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위 단체협약 규정을 피고 회사 주장과 같이 해석할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 회사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 회사는 이 사건 단체협약 후에 개정된 2017. 5. 8.자 취업규칙 제22조 제2항에서는 '회사는 정년 퇴직자로서 회사의 업무상 특별히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자에 대하여는 촉탁직으로 고용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별도합의서 제2항의 내용은 '피고 회사의 정년 퇴직자 중에서 고용기간을 1년으로 하여 별정직 중의 촉탁직으로 고용한다'라는 의미이므로, 이 사건 별도합의서 제2항이 위 단체협약 규정에 위배된다고 하더라도 유효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 회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단체협약 제12조 제5항이 2017. 5. 8.자 취업규칙 제22조 제2항에 의하여 변경되었다거나, 이 사건 단체협약에 우선하여 2017. 5. 8.자 취업규칙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 회사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별도합의서 중 제2항이 단체협약으로서 유효하게 성립되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피고 회사는, 이 사건 별도합의서 제2항이 단체협약으로서 유효하게 성립하였으므로, 이 사건 단체협약 제12조 제5항에 어긋난다고 하더라도 이는 기존의 단체협약 규정을 변경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관련 법리
단체협약은 노동조합이 사용자 또는 사용자 단체와 근로조건 기타 노사관계에서 발생하는 사항에 관한 협정(합의)을 문서로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이 서명날인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고, 그 협정(합의)이 반드시 정식의 단체교섭절차를 거쳐서 이루어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며, 당사자 쌍방이 이를 단체협약으로 할 의사로 문서로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의 대표자가 각 노동조합과 사용자를 대표하여 서명 날인 하는 등으로 단체협약의 실질적, 형식적 요건을 갖추었다면 이는 단체협약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5. 3. 11. 선고 2003다27429 판결 등).
판단
피고 회사와 소외 조합이 2018. 4. 9. 2018년도 1/4분기 노사협의회에서 이 사건 별도협의서를 작성하였고, 제4항에서 '제2항과 관련하여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의 운수종사자에 한하여 자동갱신하는 것으로 간주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을 제1호증의 7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별도합의서에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 영업이사, 본부장 등, 소외 조합의 조합장, 사무장, 부조합장 등의 기명과 그 옆에 위 사람들의 각 날인 또는 서명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는 있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갑 제5호증, 을 제1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규약 제15조 제2항은 단체협약 체결 동의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총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1>, 소외 조합은 이 사건 별도합의서 작성과 관련하여 사전에 조합원 총회를 개최하거나 조합원들의 의견을 청취하지 않았고 사후적으로도 조합원들의 승인을 받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 회사의 노사협의회가 단체협약에 관한 사항을 협의사항으로 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거나, 실제 관행적으로 노사협의회에서 단체협약에 관한 사항을 협의하고 결정하여 왔다는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 ③ 또한 이 사건 별도합의서가 작성되는 과정에서 이를 위하여 소외 조합의 단체교섭위원이 선출되어 합의사항을 사전에 논의하였음을 인정할 증거도 없고, 위 별도합의서 작성에 참여한 근로자측 대표가 근로자측 단체교섭위원과 동일한 사람이라고 보이지도 아니하는 점(소외 조합은 이 사건 별도합의서가 작성된 이후인 2018. 5. 8. 임시 대의원회를 개최하여 교섭위원을 선출하였는데, 이 사건 별도합의서에는 2018. 5. 8. 선출된 교섭위원 6명 중 A, B 등 2명만이 서명 또는 날인하였다), ④ 이 사건 별도합의서가 작성된 이후 피고 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버스기사들 중 200명 이상이 피고 회사가 이 사건 별도합의서 제2항이 규정하는 바에 따라 촉탁직 운전기사를 채용하는 것에 대하여 반대하는 의사를 표시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본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별도합의서 중 제2항이 단체협약의 실질적, 형식적 요건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 회사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 회사 주장의 요지
조합대표자가 조합원 총회의 결의를 거쳐 단체협약을 체결하거나 추후 조합원 총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조합규약 규정은 대표자 또는 수임자의 단체협약 체결권한을 전면적·포괄적으로 제한함으로써 사실상 단체협약 체결권한을 형해화하는 것이어서 조합대표자 또는 수임자의 단체협약 체결권한을 규정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9조 제1항에 위반되므로, 이 사건 별도합의서 중 제2항에 관하여 조합원 총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은 단체협약으로 인정하는 데 장애가 되지 않는다.
판단
노동조합법 제29조 제1항에 따르면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그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지고, 이러한 대표자의 단체협약체결권한을 전면적, 포괄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노동조합법 제29조 제1항에 반한다(대법원 1993. 4. 27. 선고 91누1225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그런데 단체협약은 노동조합의 개개 조합원의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을 직접 결정하는 규범적 효력을 가지는 것이므로 단체협약의 실질적인 귀속주체는 근로자이고, 따라서 단체협약은 조합원들이 관여하여 형성한 노동조합의 의사에 기초하여 체결되어야 하는 것이 단체교섭의 기본적 요청인 점,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 제3호는 단체협약에 관한 사항을 총회의 의결사항으로 정하여 노동조합 대표자가 단체교섭 개시 전에 총회를 통하여 교섭안을 마련하거나 단체교섭 과정에서 조합원의 총의를 계속 수렴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노동조합이 조합원들의 의사를 반영하고 대표자의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 업무 수행에 대한 적절한 통제를 위하여 규약 등에서 내부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등 대표자의 단체협약체결권한의 행사를 절차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그것이 단체협약 체결권한을 전면적·포괄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아닌 이상 허용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4. 4. 24. 선고 2010다24534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이 사건 규약(제15조 제2항 제3호)이 단체협약 체결 동의에 관한 사항을 조합원 총회의 의결사항으로 정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에 따르면, 소외 조합의 대표자는 총회의 의결을 거쳐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그 의견을 반영하여 단체교섭을 할 수 있고, 단체교섭을 하는 과정에서도 사용자와 실질적인 합의에 이르기 전까지는 총회의 의결을 거칠 수 있다고 보이며, 위 규약 조항이 노동조합 대표자가 사용자와 단체협약의 내용에 합의하였다고 하더라도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다시 조합원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만 하는 것으로 그 권한을 제한하였다고는 해석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규약 제15조 제2항 제3호가 노동조합 대표자의 단체협약 체결권한을 전면적·포괄적으로 제한하는 규정으로서 노동조합법 제29조 제1항에 위배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 회사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판사 김형식(재판장) 이은주 김현준
각주1)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단체협약 체결 동의에 관한 사항을 조합원 총회의 의결사항으로 정하고 있는 이 사건 규약 제15조 제2항은 노동조합법 제29조 제1항에 위배되는 것이 아니므로 유효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