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14. 11. 27. 선고 2013가합7633 판결

주문

1.

피고가 원고에게 한 2012. 10. 29.자 배치전환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 회사는 여객자동차 운수업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2003. 3. 5.부터 피고 회사에 근무하는 운전기사이다.

나.

원고는 2012. 10. 17. 피고 회사에 '부인 생일'을 이유로 2012. 10. 28.자 연차휴가 신청서를 제출하였는데, 피고 회사는 2012. 10. 25. 전후로 '휴가신청일이 휴일이고, 피고 회사의 재운행기념일로서 휴가 또는 결근신청자가 많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연차휴가 시기변경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이에 동의하지 아니하였고 피고 회사는 위 연차휴가 신청을 승인하지 아니하였으나 원고가 2012. 10. 28.(이하 '이 사건 휴가 신청일'이라 한다.) 출근하지 아니하였다.

다.

피고 회사는 원고가 무단결근한 것으로 보아 피고 회사의 노동조합과 사이에 체결된 2012. 6. 27.자 노사합의서(별지 참조, 이하 '이 사건 노사합의서'라고 한다.)에 따라 2012. 10. 29. 원고를 고정기사에서 예비기사로 배치전환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배치전환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는 "이 사건 배치전환처분은 실질상 징계처분이므로 근로기준법 제23조의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원고에게는 무단결근이라는 징계사유가 없으며, 원고에게 소명기회를 부여하지 않음으로써 징계절차를 준수하지 아니하였고,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있으므로 무효이다. 가사 이 사건 배치전환처분이 인사권의 행사로서의 성질을 갖는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로 무단결근이라는 사유가 부존재하고, 업무상 필요에 의한 것이 아닌 연차휴가 사용에 대한 징벌로 행해진 것으로서 인사권 남용이므로 무효이다."라고 주장한다.

나.

피고 회사는 "이 사건 배치전환처분은 인사명령으로서 상당한 재량이 있고, 피고 회사가 원고의 연차휴가신청을 승인하지 아니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60조 제5항 단서의 사유가 있기 때문에 정당하며, 이 사건 노사합의서에 따라 원고를 예비기사로 전환하였고 이로써 근로조건이 악화되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피고 회사의 인사권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서 유효하다."라고 주장한다.

3.

판단

가.

인정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 7호증, 을 제1, 9, 12, 13 호증의 각 기재, 증인 B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1)

2012. 10. 28.자 휴가(결근 및 병가 포함) 신청자는 원고를 포함하여 17명이고, 피고 회사는 위 근로자들 중 원고를 포함한 4명에게 시기변경을 요청하였는데, 원고를 제외한 근로자 3명(C, D, E)은 이를 수용하여 휴가신청이 반려되었고, 위 3명은 2012. 10. 28. 출근하여 근무하였다.

2)

원고가 피고 회사의 휴가신청 반려에도 불구하고 2012. 10. 28. 결근하자, 피고 회사는 원고의 직전 근무자에게 1회를 더 운행하도록 하고 이어서 휴무자인 예비기사 AB를 급하게 운행에 투입하여 버스운행에 결행이 생기는 것을 막았다.

3)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 노사합의서 중 관련 규정의 내용은 별지 기재와 같다(이하 각각 '이 사건 취업규칙',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고 한다).

나.

판단

1)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고, 그것이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휴직·정직·감봉 기타 징벌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는 할 수 없고,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의 여부는 당해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7두20157 판결). 또한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또는 근로자간의 인화를 위한 배치전환도 업무상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되므로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허용된다고 할 것인데, 이 경우 비록 배치전환에 당해 근로자에 대한 제재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정한 징계절차를 요하는 징계로서 규정되지 아니한 이상 그러한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효력에 영향이 없다(대법원 1998. 12. 22. 선고 97누5435 판결).

한편 이 사건 노사합의서에 의하면 무단결근 1회의 경우 별다른 절차 없이 예비기사로 배치전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 사건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에는 위와 같은 배치전환이 징계로 규정되어 있지 않고 피고 회사의 인사권 행사의 하나로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배치전환처분이 무효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함이 타당하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상의 필요성, 이 사건 배치전환처분에 따라 원고가 입게 되는 불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2)

살피건대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또는 근로자간의 인화를 위한 배치전환도 업무상 필요성이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연차휴가는 근로기준법 제60조에 규정된 조건을 충족하면 발생하는 권리이고, 같은 조 제5항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연차휴가를 주어야 함이 원칙이며, 다만 사용자는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주는 것이 사업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는 그 시기를 변경할 수 있을 뿐이다(대법원 2001. 12. 28. 선고 2000두7315 판결 참조). 그런데 원고는 위 법률 및 단체협약에 따라 주어진 연차휴가를 사용할 권리를 갖고 있었고, 연차휴가 신청일로부터 11일 전에 시기를 정하여 피고 회사에 연차휴가 신청서를 제출하였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 회사는 원고가 청구한 시기에 연차휴가를 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피고 회사는 이 사건 휴가 신청일이 재운행기념일로서 휴가 또는 결근 신청자가 많았고 회사 경영상 어려움과 기사들의 추가인원 채용 반대 등의 사유로 대체인력이 부족하였기 때문에 이 사건 휴가 신청일에 원고에게 휴가를 주는 것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을 것으로 보아 변경청구를 하였으므로 피고 회사의 시기변경권 행사가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운전기사 부족으로 버스운행에 결행이 발생하는 것은 버스여객운송업체의 사업운영에 중대한 지장이 생기는 것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피고가 주장하는 사유만으로는 피고 회사의 시기변경권 행사가 적법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며, 오히려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4, 5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근로자의 연차 휴가는 통상 예견되는 것이고 평상시에도 늘 행하여지는 것이므로 피고 회사로서는 통상적인 근로자의 결원을 예상하여 그 범위 내에서 충분히 대체 근무자를 확보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인데, 피고 회사는 대구광역시 지원금 산정 기준에 의할 때 연차휴가일수를 고려하지 않고 청원휴가 일수 1일만을 고려한 상태에서의 버스 1대당 표준인원인 2.56명, 총 163.84명(2.56명/대×64대)에 미치지 못하는 151명의 운전기사만으로 여객운수업을 운영하고 있어 상시 12.84명이 부족한 상태였던 점, 이에 따라 근로자들이 주휴일에 연차휴가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피고 회사로부터 승인을 받지만 근로의무가 있는 날에 연차휴가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다수가 상시적으로 반려되고 있는 상황이었던 점, 또 휴무신청자 17명 중 휴무승인이 된 13명 가운데 2명은 결근신청자인데 결근이나 청원휴가의 경우 피고 회사가 허가여부를 결정할 수 있음에도(이 사건 취업규칙 제51조) 신청을 반려하지 아니하고 승인한 후 연차휴가 신청자보다 우선하여 대체인력을 배정한 점, 원고와 같은 날 연차휴가를 신청한 V의 경우 시기변경 가능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휴가를 허가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휴가 신청일에 운전기사 부족이 생긴 원인은 피고 회사에 있고, 그러한 원인이 없었다면 이 사건 휴가 신청일에 원고에게 연차휴가를 주더라도 운전기사 부족과 그에 따른 버스운행의 결행이라는 사업운영의 지장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원고에게 연차휴가를 주는 것이 사업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라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피고 회사의 시기변경권 행사가 적법하다고 볼 수 없다.

근로자인 원고가 시기를 지정하여 연차휴가를 청구한 이상 사용자의 적법한 시기변경권의 행사를 해제조건으로 그 권리가 구체적으로 실현되는 것이고, 사용자가 휴가를 부여한다고 하는 적극적 작위가 요구되는 것은 아니므로(대법원 2000. 11. 28. 선고 99도317 판결 참조), 피고 회사의 시기변경권 행사가 부적법한 이 사안에 있어 원고는자신의 연차휴가권을 행사한 것일 뿐 무단결근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배치전환처분은 정당한 이유를 결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다.

3)

또한 원고가 입는 불이익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배치전환처분으로 인해 원고는 고정기사에서 예비기사로 전환되었는데,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8, 10 내지 13, 18호증의 각 기재에 우주교통, 대명교통, 세운버스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의하여 인정되는 사정, 즉 여객운송업에 종사하는 운전기사는 입사 때부터 수습기사, 예비기사, 고 정기사 순으로 근무하게 되고, 기존 고정기사가 퇴직 또는 퇴사할 경우에 비로소 예비기사 입사순으로 고정기사로 발령받게 되며, 고정기사는 배차, 노선, 휴일, 근로시간 등이 고정되어 있는 반면 예비기사는 고정기사가 연차휴가 등으로 근무를 하지 못하게 될 때 대체근무를 하기 때문에 위와 같은 근무조건들이 유동적이고 휴일지정이 어려우며 주로 오후 근무자로 배정되어 장시간 근무를 하게 되나 추가 수당을 받지 못하는점, 일부 버스회사에서는 예비기사 발령을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점, 대구의 일부 버스회사들의 경우 무단결근 1일의 경우 정직 3일, 5일 정도의 징계처분이 이루어지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배치전환처분으로 인해 입게 되는 불이익은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반면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제14호증의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 회사는 평소 64대 차량을 운행하고, 차량 1대당 2명의 운전기사가 교대로 운전하며 평균 5대의 차량이 운휴상태에 있으므로 평소 118명{=(64대 - 5대) × 2명}의 운전기사가 필요한데, 피고 회사에 채용된 버스기사는 고정기사 128명, 예비기사 23명 합계 151명인 점, 원고가 연차휴가를 신청하였으나 피고 회사가 이를 승인하지 아니한 것은 그 무렵 운행할 고정기사가 부족할 것으로 판단하였기 때문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배치전환처분의 업무상 목적은 원고가 피고 회사의 연차휴가 변경요구에 응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사실상 불이익한 처분을 함으로써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을 도모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고, 일반적인 인사이동의 목적인 적재적소에의 노동력 배치에 의한 근로의욕의 증대와 경영의 능률 증진, 업무운영의원활화, 노동력의 수급 조절 등의 목적과는 무관하다. 가사 원고가 이 사건 휴가 신청일에 출근하지 아니한 것을 무단결근으로 보더라도 이 사건 취업규칙, 단체협약, 노사합의서의 징계관련 조항에 따라 원고에게 경고, 견책 등 이 사건 배치전환처분보다 원고에게 불이익이 덜한 징계를 함으로써 위와 같은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보이므로, 원고가 입는 불이익과 피고 회사의 업무상 필요 사이의 균형도 인정하기 어렵다.

4)

따라서 이 사건 배치전환처분은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라고 보기 어려워 무효라고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치봉(재판장) 주성화 조성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