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15. 2. 6. 선고 2014노1212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검사(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

원심 판결 중 무죄부분과 관련하여 이 사건은 포괄임금제로 볼 수 있는 사안이라고 보기 어렵고, 포괄임금제라고 하더라도 유효성을 인정하기 어려우며, 피고인에게 연차휴가수당 미지급의 점에 대한 범의를 인정할 수 있음에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피고인(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

1)

사실오인

①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기준법위반죄와 관련하여, G이 주장하는 체불임금액은 믿을 수 없으며, 피고인은 이미 이를 초과하여 G에게 지급하였다. ②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와 관련하여 피고인은 퇴직금을 급여와 함께 미리 지급하였으므로, 퇴지금의 지급의무가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벌금 4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직권판단

직권으로 살피건대,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3. 6. 13. 대구지방법원에서 사기죄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아 위 판결이 2013. 6. 21. 확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와 같이 판결이 확정된 사기죄와 이 사건 죄는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고형의 감경 또는 면제 여부까지 검토한 후에 형을 정하여야 하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검사 및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3.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심 판시 근로기준법위반죄 중 G 부분

1)

관련법리

형사소송법이 채택하고 있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비추어 제1심과 항소심의 신빙성 평가 방법의 차이를 고려해 보면, 제1심판결 내용과 제1심에서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비추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의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종결 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아니 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6도4994 판결, 대법원 2010. 7. 29. 선고 2008도4449 판결, 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1도5313 판결 등 참조).

2)

판 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G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다거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이 원심 판시와 같이 G의 임금을 미지급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가)

G은 당심과 원심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임금 10,450,395원, 퇴직금 5,596,110원, 연차수당 1,820,090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고(소송기록 37면), 수사기관에서 전체 미지급액을 정리한 표(수사기록 2책 112면 등 참조)를 제출하였다.

나)

H도 수사기관에서 G이 1500만 원에서 2,000만 원 정도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수사기록 1책 32면)한 바 있고, 원심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G에게 일당을 못 받아 정상적인 직원으로 취직해서 나머지 금액을 받아야 겠다는 이야기를 들은 사실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소송기록 50면)하였다.

다)

피고인이 운영하는 회사의 경리직원으로 근무한 K는 G로부터 미지급 임금이 있다고 들은 적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소송기록 66면)한 바 있다.

라)

피고인은 G에게 금원을 초과 지급하였다고 주장(항소이유서 참조)하고 있으나, ① 피고인이 2009. 9. 14. G에게 230만 원을 지급하였다고 볼 수 없는 점(G의 기업은행 계좌에서 이체됨, 수사기록 2책 21면 참조), ② 피고인이 지급한 2009. 9. 17. 148만 원, 2009. 10. 17. 380만 원은 G의 8, 9월 임금으로 보이고, G은 8, 9월 임금은 청구하고 있지 않는 점(수사기록 2책 112면), ③ 2009. 10. 22. 47만 원, 2009. 11. 18.70만 원의 경우 G의 8, 9월 경비로 보이고, G은 8, 9월 경비는 제외하고 지급을 구하고 있는 점(수사기록 2책 112면), ④ 피고인이 2011. 6. 1. 지급받은 200만 원은 G이미지급 받은 상여금이라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보면 피고인이 G에게 초과 지급하였다는 진술을 믿기 힘들다.

그러므로,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원심 판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에 관한 판단

1)

원심의 판단

가)

관련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위와 같은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사법상의 효력이 없는 '매월의 월급이나 매일의 일당 속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지급한다'는 내용의 약정을 내세워 퇴직한 근로자에 대한 퇴직금의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 이를 퇴직금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사용자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없고, 이러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171 판결 등 참조).

나)

판 단

위 법리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정들, 즉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지급한 월 급여 중 퇴직금이 얼마인지 전혀 특정되지 아니하는 점, 근로자들이 명시적으로 중간정산을 요구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는 점, 피고인의 주장에 의할 경우 근속기간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퇴직금을 지급하여 왔다는 것인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은 '계속 근로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에 한하여 중간정산을 허용하고 있으므로, 중간정산의 대상이 되는 근속기간은 중간정산을 요구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중간정산 요구 이전의 과거근속기간만이 포함되는 점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정하는 바에 따른 퇴직금을 미지급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하였다.

2)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설시한 사정에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인이 원심판시와 같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을 위반하여 퇴지금을 미지급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가)

G은 원심 및 당심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연봉을 4,000만 원으로 정하면서 월 300만 원씩 12개월, 설과 추석 명절에 각 50%씩 300만 원, 추가 100만 원은 나중에 따로 지급받기로 하였으며, 퇴직금이 있다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사실이 없고 미리 정산하기로 약정한 사실도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나)

F와 E도 원심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 운영의 회사에 근무하면서 퇴 지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받기로 약정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소송기록 94,105면)하였다.

다)

R은 원심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R이 회사에 다니고 나서 S가 퇴사하면서 신고 때문에 퇴직금이 지불된 경우가 있었고, 그 때부터 문제가 되어 게시판에 퇴직금을 미리 지급받았다는 내용이 기재된 종이를 걸어놓고 그곳에 사인하라고 하였으나, R은 찝찝한 마음에 사인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소송기록 114면)한 바 있다.

라)

피고인이 지급한 급여의 성격상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고, 명시적으로 퇴직금을 연봉에 포함하여 미리 지급한다는 약정을 하지 않은 점, 근속기간이 1년이 되지 않아 퇴직금이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첫해부터 발생하지 않은 퇴직금을 포함한 월급을 미리 지급한다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원심이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유죄를 선고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4.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09. 10. 13.부터 2012. 1. 31.까지 위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E의 연차수당 1,588,325원, 2010. 1. 1.부터 2011. 8. 31.까지 위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G의 연차수당 1,343,804원, 2009. 12. 1.부터 2011. 8. 31.까지 위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F의 연차수당 1,130,181원을 각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근로자에 대하여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제 수당을 가산하여 이를 합산 지급함이 원칙이라 할 것이나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등을 참작하여 계산의 편의와 직원의 근무의욕을 고취하는 뜻에서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 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매월 일정액을 제 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그것이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무효라고 할 수 없고, 여기서의 제 수당에는 연차휴가수당도 포함되는 것이라 할 것인데(대법원 1998. 3. 24. 선고 96다24699 판결 참조), 판시 증거들에 의하면, G, F, E은 주식회사 D에서 일하면서 명시적인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아니한 채 별도의 수당 없이 월급제로 매월 일정금액을 받아 온 사실, 위 근로자들은 급여를 받을 때에도 별도로 기본급과 각종 수당이 구분된 급여명세서를 교부받은 적이 없는 사실이 인정되고 이러한 임금지급방식은 포괄임금제라 할 것이다. 그런데 기록에 나타난 제반사정에 비추어보면, 위 포괄임금제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거나 정당하지 못하여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설령, 피고인과 위 근로자들 사이의 위와 같은 포괄임금지급계약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위 근로자들이 노동청에 이 사건 고소를 제기하기 전까지는 한 번도 피고인에게 연차휴가 미사용 수당을 청구하지 아니한 점, 위 회사 근로자들은 휴무나 결근일수에 관계없이 매월 고정된 금액의 급여를 지급받아 온 점, 위 회사는 근로자들이 경조사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결근한 경우에도 연차휴가로 처리하지 아니하였고, 연차일수에 대하여도 따로 정한바가 없는 점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당시 피고인에게 연차휴가 미사용 수당 미지급에 대한 범의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를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연차휴가 미사용 수당 미지급에 대한 범의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1)

피고인은 피고인 운영 회사의 경우 따로 연차휴가라는 이름으로 휴가를 부여하고 있지는 않고, 하계휴가, 동계휴가, 명절을 전후하여 쉬는 식으로 휴가를 부여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2)

K는 원심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연차 사용을 관리하는 기록이 따로 있지는 않고, 근로자마다 정해진 것은 없으나 한해에 연차 15일 정도는 쉬게 해주었으며, 피고인 운영 회사의 경우 자유롭게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이었기 때문에 중간에 볼일이 있으면 볼일도 보고 다시 회사에 복귀해서 근무할 수 있으며, 다른 회사들보다 근무환경이 자유로웠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소송기록 69면 등 참조).

3)

G도 원심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노동청에 진정시 연차수당을 기재하지는 않았는데(수사기록 2책 9 내지 17면 등 참조), 노동청에서 조사하는 과정에서 연차수당에 대해 알게 되어 이후에 연차휴가 수당을 추가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소송기록 44면).

4)

피고인 회사의 운영 형태, G과 다른 근로자들이 이 사건 이전에 연차휴가수당의 지급 청구를 한 적이 없다고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연차휴가 미사용 수당 미지급에 대한 범의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그러므로,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로 판단한 것은 결과에 있어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에 나아갈 필요 없이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 및 이와 일죄의 관계에 있는 이유무죄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