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16. 8. 10. 선고 2015노1081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1)

단체교섭 거부의 점(2014고정1607)에 관하여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9조의2 제1항)는 하나의 사업장에 2개 이상의 복수노조가 설립된 경우를 전제로 하는데, E노동조합 F본부(이하 'F본부'라고 한다)는 2011. 12. 1.경 D 주식회사(이하 'D'이라 한다)에 교섭요구를 할 당시부터 M노동조합 D 분회(이하 '민주노조'라고 한다)가 설립되던 2013. 8.경까지 D에 단일노조로 있었으므로, F본부가 D의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아니다. 설령 그렇지 않다손 치더라도 F본부는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된 2011. 12. 22.부터 1년이 경과하도록 D과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하였으므로 2012. 12. 22.부터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제14조의10 제3항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상실하였다. F본부가 2013. 1. 8. D과 임금협정을 체결하였으나, 이는 F본부가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상실한 이후에 체결한 것이고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위 임금협정 체결을 근거로 F본부가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유지한다고 할 수 없다.

F본부와 D이 2013. 5. 31. 최초 상견례를 하고 단체교섭을 시작할 당시에도 F본부와 D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이후 D에 새로운 복수노조인 민주노조가 생겨 단체교섭을 요구한 이상 D으로서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야 하며, 따라서 이를 이유로 피고인이 F본부와의 단체교섭을 중단한 것은 정당한 이유가 있다. 설령 F본부가 2013. 5. 31. D과 단체교섭을 시작할 당시에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에 있었다손 치더라도 단체교섭 진행 도중 D에 새로운 복수노조인 민주노조가 생겨 단체교섭을 요구한 이상 D으로서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이를 위해 피고인이 F본부와의 단체교섭을 중단한 것은 정당한 이유가 있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단체협약내용 위반의 점(2014고정2196)에 관하여

F본부와 D으로부터 단체협약 체결에 관한 위임을 받은 사용자단체인 G조합이 체결한 2011. 2. 15.자 단체협약은 자동갱신조항이 없고, F본부와 G조합은 위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인 2013. 2. 28.이 지난 이후 새로이 단체협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으므로 위 단체협약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32조 제3항에 따라 그 효력 만료일부터 3개월이 지난 2013. 5. 28. 효력이 종료되었다. 이후 2013. 8. 9.경 D에 새로운 복수노조인 민주노조가 설립됨에 따라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통해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된 민주노조가 2013. 11. 2. D과 2013년도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2013. 11. 2.자 단체협약에는 조합비 공제 및 인도약정 조항이 없다. 이에 피고인은 2011. 2. 15.자 단체협약의 효력이 종료되고 2013. 11. 2.자 단체협약의 효력이 발생함에 따라 근로자들의 조합비를 공제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15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단체교섭 거부의 점(2014고정1607)에 관한 주장에 대한 판단

노동조합법 제29조의2에서 제29조의5까지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와 이를 통한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결정과 관련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29조 제2항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따라 결정된 교섭대표노동조합의 대표자는 교섭을 요구한 모든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위와 같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와 이를 통한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결정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를 전제로 한 것이고,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이 1개인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은 위와 같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칠 필요 없이 같은 법 제29조 제1항에 따라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진다.

노동조합법은 '노동조합이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를 말하고, 다만 사용자 또는 항상 그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의 참가를 허용하는 경우, 경비의 주된 부분을 사용자로부터 원조받는 경우,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등에 해당하는 때에는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는다'(제2조 제4호)라고 규정함으로써 노동조합의 실질적 요건으로 자주성, 단체성 등을 들고 있다. 또한, 노동조합법은 노동조합의 설립에 관하여 신고주의를 채택하고 있는데(제10조 제1항, 제12조 제1항), 노동조합법이 노동조합의 설립에 관하여 위와 같은 신고주의를 택한 취지는 노동조합의 조직체계에 대한 행정관청의 효율적인 정비·관리를 통하여 노동조합이 자주성과 민주성을 갖춘 조직으로 존속할 수 있도록 보호·육성하고 그 지도·감독에 철저를 기하게 하기 위한 노동정책적인 고려에서 마련된 것이다(대법원 1997. 10. 14. 선고 96누9829 판결 등 참조). 따라서 노동조합이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소정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면 그 노동조합의 설립은 무효이다.

기록에 의하면, F본부는 2013. 5. 23. D 대표이사인 피고인에게 2013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하여 그 무렵부터 2013. 8.경까지 피고인과 단체교섭을 진행하였는데(수사기록 46쪽에서 66쪽), 위와 같이 F본부와 피고인이 단체교섭을 진행하던 당시 E노동조합 D분회(이하 '기존노조'라 한다)가 D에 존재하는 유일한 노동조합이었으므로, 그 상급단체인 F본부는 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이하에서 정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칠 필요 없이 같은 법 제29조 제1항에 따라 피고인과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F본부가 D의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아니었음을 전제로 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한편 기록에 의하면, 2013. 8. 9.경 D에 기존노조와 별개의 노동조합인 민주노조가 설립된 사실은 인정되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즉 ① 피고인은 D 기존노조의 분회장 P이 무급제 택시 운영 등 피고인의 회사 운영방침에 반대하자 신규노조를 설립하여 기존노조를 와해시키기로 마음먹고, 2013. 8. 8.경 Q에 있는 고향 후배 R의 집에서 R와 R 친구인 S 등을 불러 신규노조인 민주노조를 설립하도록 한 사실, ② 피고인은 기존노조의 세력을 약화하고 신규노조의 세력을 강화하기 위해 R, S 등에게 기존노조원을 설득하여 기존노조에서 탈퇴시킨 후 신규노조에 가입하도록 할 것을 지시하였고, 위 지시에 따라 R, S는 2013. 8.경 기존노조원인 T, U, V 등을 기존노조에서 탈퇴시킨 다음 신규노조에 가입시켰고, 2013. 8.경부터 2014. 4.경까지 W, X, Y, Z, AA 등을 신규노조 가입을 조건으로 입사시킨 사실, ③ 피고인은 S 등에게 기존노조원들과 시비를 붙게 한 후 징계를 통해 기존노조원들을 해고하기로 마음먹고 2014. 6. 4.경 AB에 있는 피고인의 집 근처에서 S에게 기존노조의 사무실로 들어가 시비를 걸도록 지시하고, 위 지시에 따라 S는 AC 등과 함께 기존노조 사무실에 찾아가 기존노조원인 AD 등에게 시비를 걸어 서로 밀고 당기는 등 물리적 충돌을 일으킨 사실, ④ 피고인은 2013. 6.경 기존노조의 분회장 P이 무급제 택시 운영 및 사납금 인상에 반대하자 P을 압박하기 위해 P에게 2013. 5.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14. 5.경까지 임금 900만 원가량을 P에게 지급하지 않은 사실, ⑤ 피고인은 P이 생활고로 시달리고 있다는 점을 이용하여 기존노조에서 탈퇴하도록 하기 위해 2014. 5. 14.경 AE에 있는 AF다방에서 P에게 "너 사퇴하고, 전 조합원 탈퇴서를 받아라. 그리고 고소, 고발을 다 취소해라. 그러면 2,000만 원을 주겠다."라고 제의한 후 2014. 5. 16.경 기존노조 탈퇴를 조건으로 P에게 2,000만 원을 지급한 사실 등을 고려하면, 민주노조는 기존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한 피고인의 사전 계획에 따라 설립되었고 설립 이후의 조합원 확보나 활동 등 그 운영 전반에 걸쳐 사용자인 피고인이 광범위하게 주도적으로 개입하였으므로, 민주노조는 노동조합법에서 정한 노동조합의 설립목적에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의 실질적 요건인 자주성 및 독립성, 민주성을 확보하지 못하였고, 따라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민주노조 설립은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2013. 5.경부터 F본부와 2013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진행하던 중 2013. 8. 9.경 민주노조가 설립되어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으므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이유로 그 무렵부터 F본부와의 단체교섭을 중단한 것은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단체협약내용 위반의 점(2014고정2196)에 관한 주장에 대한 판단

노동조합법 제32조 제3항은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때를 전후하여 당사자 쌍방이 새로운 단체협약을 체결하고자 단체교섭을 계속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별도의 약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종전의 단체협약은 그 효력만료일부터 3월까지 계속 효력을 갖는다. 다만 단체협약에 그 유효기간이 경과한 후에도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아니한 때에는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될 때까지 종전 단체협약의 효력을 존속시킨다는 취지의 별도 약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르되, 당사자 일방은 해지하고자 하는 날의 6월 전까지 상대방에게 통고함으로써 종전의 단체협약을 해지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D으로부터 단체협약 체결 권한을 위임받은 G조합과 F본부가 체결한 2011. 2. 15.자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은 그 시행일로부터 2년이나(단체협약 제75조, 제81조) 위 단체협약 제7조 제2호는 '이 협약 기준은 협약 효력기간이 경과된 후에도 신 협약의 체결 시까지 효력이 지속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앞서 본 바와 같이 민주노조 설립이 무효인 이상 피고인과 민주노조가 2013. 11. 2. 체결한 단체협약은 효력이 없고, 2011. 2. 15.자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지난 이후에 피고인이나 F본부가 상대방에게 위 단체협약의 해지를 통고하였다거나 위 단체협약을 대체하는 새로운 내용의 유효한 단체협약이 체결되었다고 볼만한 자료도 없으므로, 2011. 2. 15.자 단체협약은 그 효력이 계속 유지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십수 회에 걸쳐 벌금형, 집행유예, 실형 처벌받은 범죄전력이 있는 점,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점, 헌법에 의한 근로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보장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고, 노동관계를 공정하게 조정하여 노동쟁의를 예방·해결함으로써 산업평화의 유지와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노동조합법의 입법목적에 비추어 그 죄질이 가볍지 않은 점, 원심이 병합된 각 사건의 약식명령에서 정한 벌금액을 합한 금액보다 금액을 낮추어 형을 정한 점, 당심에 이르러 원심과 형을 달리 정할만한 사정변경이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이 사건 각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 조건을 참작하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윤직(재판장) 문현정 이용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