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원심판결 중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
E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해고된 것이 아니라 자의로 근로제공을 중단하면서 갑자기 퇴사한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E는 이 사건 회사에 대한 배임행위 등으로 큰 손해를 입힌 자이므로 피고인은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 같은 법 시행규칙 제4조의 별표 제7호 또는 제9호에 의하여 E에게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중 위 부분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법리오해
피고인이 E에게 해고예고수당, 임금,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E는 이 사건 회사에 대한 배임행위 등으로 큰 손해를 입힌 자이므로 E에게 위 각 금원을 지급하는 것은 사회정의에 반한다. 따라서 피고인이 위 각 금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그 위법성이 조각되므로, 피고인에게 각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250만 원)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주장에 대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
피고인은 경북 경주시 C에 있는 주식회사 D의 법정관리인으로 상시근로자 12명을 사용하여 시멘트제조업을 경영하는 사람이었다.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3. 3. 26. 15:00경 위 사업장에서 경리업무를 담당하던 E에게 사전 예고 없이 해고를 통보하면서 통상임금의 30일분에 해당하는 해고예고수당 1,484,55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 각 증거들을 토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회사의 대주주였고, 2013. 2. 26.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2013. 3. 3.부터 이 사건 회사에 출근한 I는 당심에서 '이 사건 회사는 E의 아버지인 J(이 사건 회사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E의 외삼촌인 K, E(당시 경리과장으로서 이 사건 회사의 자금집행과 관리에 관한 실무를 관장하였다)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운영되어 온 회사였고, 자신이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가 된 이후 J, K, E와 다툼이 생겼다. 이후 이 사건 회사의 자금관리 등의 문제로 자신과 J, K, E는 계속 다투어오다가 2016. 3. 15. 다시 크게 다투었고, 2016. 3. 20. E는 이 사건 회사의 금고에 보관중이던 도장, 출납장부 등을 가지고 간 후 2016. 3. 26.부터는 출근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점,<1> ② 한편, J, K가 이 사건 회사의 자금을 임의로 사용하고 실제로 근무하지 않은 사람에게 월급을 지급하였다는 공소사실로 J, K에 대하여 업무상횡령죄 등의 유죄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으며, 위 유죄판결문의 범죄사실에 의하면 E가 J, K의 횡령행위 등을 실제로 실행한 사람이라는 사실이 분명한 점, ③ E는 원심에서, 'I 등이 자신에게 이 사건 회사에서 나가달라고 하고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포맷하는 등 업무를 사실상 볼 수 없게 하여 출근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사실이 있으나, E가 사직 등을 정식으로 통보받은 사실을 인정할 객관적인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은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면 E의 위 진술의 신빙성이 높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④ 나아가 이 사건 당시 I 등은 이 사건 회사를 새로 경영하게 되었고, 따라서 기존에 이 사건 회사의 자금관리 실무를 담당한 E로부터 일정기간 동안 인수절차 등에 대한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었으므로, 피고인 등이 E에게 이 사건 회사에서 사직할 것을 곧바로 요구하였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E에게 근로의 제공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등 E를 해고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보아도 피고인이 E를 해고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2>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3>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E가 이 사건 회사에 손해를 입힌 여러 사정은 인정되지만,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E에 대한 이 사건 회사의 임금, 퇴직금 등의 지급의무가 사라진다고 볼 수는 없는 점, ② 또한 이 사건 당시에는 아직 E가 이 사건 회사에 손해를 입힌 사람이라는 사실 자체가 분명하게 확정되지 않았던 점, ③ 나아가, 이 사건 회사가 E에게 임금 및 퇴직금 등에 대한 지급의무를 면하게 된다고 볼 경우, 초과로 지급된 임금채권과 상계하거나,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잡아 이루어진 동의에 따른 상계 외에는 임금채권과의 상계를 금지하는 대법원의 일관된 판시(대법원 1999. 7. 13. 선고 99도2168 판결, 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판결 등 참조)의 취지에도 배치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E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는 것이 사회정의에 반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의 유죄부분 중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고, 이 부분은 원심판결의 나머지 부분(임금 등 청산 불이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 부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부분)과 상상적경합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