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0. 4. 22. 선고 2019노2650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일당으로 일한 근로자였을 뿐이고 사용자가 아니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3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직권판단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형법 제1조는 범죄의 성립과 처벌은 행위 시의 법률에 의하되, 범죄 후 법률의 변경에 의하여 형이 구법보다 경한 때에는 신법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한 행위시법인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근로기준법'이라 한다) 제109조 제1항은 "제36조를 위반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였으나, 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개정(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은 "제36조를 위반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구법보다 신법의 법정형이 더 중한 때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행위시법인 구 근로기준법을 적용하여야 함에도 원심은 신법을 적용하여 피고인에 대한 처단형을 정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는 이에 관하여 살피기로 한다.

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1)

적용법리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함에 있어서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하고(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0다107071, 107088 판결 등 참조), 구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36조 위반죄의 주체는 사용자로서 근로기준법 제2조는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사업주'란 사업경영의 주체를 말하고,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4도15915 판결, 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5도8364 판결 등 참조).

2)

하도급 계약 체결 여부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E으로부터 경북 칠곡군 C 소재 한옥주택의 대문 2개, 사랑채, 정자 등 신축공사 일부(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하도급(또는 노무도급) 받은 후 D을 포함한 이 사건 공사현장의 근로자 4명(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을 고용한 사업주로 보인다.

①

E이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사를 하도급 주었다는 내용의 하도급계약서가 제출되어 있지는 않다. 그러나 ㉠ E은 당심법정에서 "피고인에게 사이당(재당) 2천 원에 이 사건 공사를 하도급 준 사실이 있을 뿐이고, 이 사건 근로자들을 직접 고용하여 이 사건 공사를 맡긴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였으며, ㉡ 피고인도 수사기관에서 "E은 목재소를 운영하는 자로서 건축 관련 경험이 없고 한옥기술등록증을 소지한 자신이 이 사건 공사를 전반적으로 관리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수사기록 25면), ㉢ 이는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에서 속칭 '오야지' 역할을 하였다"는 근로자 D의 당심법정에서의 진술과도 부합한다.

②

이 사건 근로자들은 건축주나 E으로부터 직접적으로 지시·감독을 받거나 임금과 관련된 협의를 하지도 않았고, 피고인으로부터 작업과 관련된 지시를 받았으며, 피고인과 협의를 한 후 피고인을 통하여 임금을 지급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③

E이 2017. 7.경 자신을 찾아 온 피고인과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공사로 인한 미지급 임금을 지급할 의사를 표시한 사실은 있다. 그러나 이는 이 사건 근로자들이 당초 피고인에게 미지급된 임금 지급을 계속 요구하였는데 피고인이 자신도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여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다는 취지로 말하자, 피고인을 포함한 이 사건 근로자들이 2017. 7.경 해결책을 찾기 위해 E을 찾아간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과 E 사이에 언쟁이 있은 후 E이 피고인을 제외한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에 대하여 도의적으로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보인다.

3)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

설령, 피고인의 주장처럼 피고인이 E으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하도급 받은 사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을 고용하여 지휘·감독한 이상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로서 근로기준법위반죄의 주체인 사용자에 해당한다.

4)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