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1. 6. 22. 선고 2020노3286 판결

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법리오해

피고인이 임금, 상여금, 퇴직금을 제 때 지급하지 아니한 것은 방위산업체와의 계약이 줄어들고, 전임 대표이사의 횡령 등 비리로 인한 미망인C의 재정적 어려움이 있었기에 그러한 것이고, 피고인은 최대한 임금 등을 지급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므로 면책사유가 존재하는데도 이 사건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3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이 사건 2018년 상여금 미지급의 경우도 근로기준법상 임금 미지급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인에게 상여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존재하므로, 이를 유죄로 인정하지 않은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의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 및 원심 변호인은 원심에서 이 사건 항소이유와 같은 주장을 하여 원심은 판결문에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이라는 제목 하에 관련 법리와 사실관계를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설시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이들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이 근로자들에 대하여 임금 등을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고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옳으며, 거기에 피고인 및 당심 변호인이 지적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①

사회복지법인 C(이하 ‘C’라고만 한다)의 전 대표이사인 N이 횡령 혐의로 기소되어 2013. 2. 1. 대표이사에서 사임하게 되고, 위 횡령 범행 등으로 인해 방위산업청의 납품대금지급이 보류되었으며, C 소유 부동산이 가압류 당하였고, 방위산업체로부터 수주가 줄어든 사실 등 C의 재정이 다소 악화된 상태에서 피고인이 상임이사나 대표이사로 취임한 것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 C가 대한민국을 상대로 한 물품대금소송(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가합558514 사건)에서 원금 합계만 4,797,567,848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을, N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대구지방법원 2016가합204343 사건)에서도 원금 731,515,91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을 각 선고 받고 확정되어 C가 이에 따른 금액을 전액 지급받은 것으로 보여 N의 횡령 범행으로 인한 피해는 어느 정도 전보된 것으로 보이고, ㉯ 피고인 주장처럼 C에서 100% 수의계약 하던 피복을 전 대표이사 N의 횡령을 계기로 수의계약과 입찰계약으로 나누어서 입찰된 단가로 수의계약을 하게 되어 수익이 줄었고, 위 ㉮항의 지급에도 불구하고 전보되지 않은 손해가 있어 C의 재정상태가 악화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이 상임이사나 대표이사로 취임할 당시부터 사업상 충분히 예견 가능했던 사정이었다.

②

피고인은 이 사건 미지급 임금 등을 지급하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다고 주장하지만, N 전 대표이사의 횡령 범행은 ㈜O[그 후 ㈜P으로 사명을 변경하였다]과의 거래대금 허위 과다 계상과 관련된 것이었고, 노사 합의에 따라 진행한 노사상생컨설팅 결과인 2017. 12. 29.자 컨설팅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원단의 높은 단가가 영업적자의 원인 중 하나임을 지적하고 있으며, ‘C 노사 상생 합의문’에 따른 ㈜O에 대한 원부자재 매입단가 절감노력을 최우선 개선방안으로 제시하였으나, 2018. 3. 26. 이사회 회의록 기재를 보면 피고인은 상임이사의 지위에 있음에도[Q은 C의 대표이사로 재직할 당시 수익사업체에 대해 잘 몰라서 실제로는 피고인이 Q으로부터 위임받아 모든 업무처리를 하였다고 위 이사회 회의에서 발언하였다. 증거기록 239쪽(2019년 형제13645호)], ㈜O과 계속 거래하고 있는 것에 대해 별다른 재고를 하지 않고 있고,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에도 ㈜O이 아닌 다른 업체와 거래를 맺으려고 하거나 원단단가를 절감하려는 등 적자 해소를 위해 노력하였는지 여부에 대한 자료도 찾아 볼 수 없다. 또한 피고인은 2018년에 상여금 및 약정휴일 등과 관련한 단체협약 내용을 협의하기 위하여 노동조합 측과 회의한 자료만 제출하고 있을 뿐, 임금 등을 조기에 청산하기 위해 최대한 변제노력을 기울이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한 정황이 보이지 않는다.

③

2018. 7. 25.경 면포플린팬티 품목에 관한 C의 제1공장에 대한 직접생산 등록을 게을리 하여 국방기술품질위원장으로부터 모든 품질보증활동의 일시중단을 통보받았고, 이 여파로 2018. 11.까지 생산을 하지 못하게 되는 등 C가 상당한 피해를 입게 되었는데, 이는 피고인을 포함한 C 경영진의 책임일 뿐이다.

④

피고인이 2020. 6. 22. C 기본재산 중 하나인 대구시 수성구 R 부동산을 매도하여 위 매도대금으로 체불임금을 모두 지급할 수 있었다고 하나, 이는 임금체불로 인한 최초 공소제기일(2019. 6. 26.) 이후이자, 이 사건 임금 등의 미지급 기간 이후의 일인 점, 2019. 11. 12. 개최된 2019년도 제3차 임시이사회 회의에 이르러서야 이사회 차원에서 위 재산의 처분에 관한 논의가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위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이 사건 체불임금을 처리하기 위하여 모든 책임을 다했다는 점을 인정하는 근거로 삼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나.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2018년 추석상여금 부분에 관하여, 근로기준법 제46조는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업하는 경우에는 휴업기간 동안 근로자에게 평균임금의 100분의 70 이상의 수당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나아가 지급기일이 도래한 상여금 지급에 대하여는 별다른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사용자에게 휴업기간 중 휴업수당 이외 별도의 상여금 지급의무가 있는지 여부는 개별기업의 단체협약·취업규칙 등에 따르고 이에 정한 것이 없으면 관행에 따라야 할 것으로 보고, 이 사건에서 보면 C의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에는 휴업수당, 상여금에 대한 규정은 있으나, 휴업기간 중 상여금 지급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고, 이에 대하여 노사 간에 별도 합의나 협의절차를 거쳤다거나 장기간 반복·계속된 관행이 성립되었다고 볼만한 자료도 없는바, 위와 같은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휴업기간 중 발생한 2018년 추석상여금에 대한 지급의무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다고 보이므로 피고인에게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한 고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하였다.

2)

당심의 판단

가)

관련 법리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와 그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그 밖에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비록 사후에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점만으로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5. 7. 9. 선고 2013도12730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설시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이들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을 더하여 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옳고, 거기에 검사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따라서 검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원심 판시 2019고단3223 사건의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근로자들은 같은 표 기재 상여금지급 대상기간인 2018년 추석에 휴업을 하게 되었고, 한편 이 사건의 상여금 지급시기 도래시 휴업 중이었던 경우는 2018년 추석, 2019년 여름휴가, 추석, 연말인 점이 인정된다. 그리고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위 휴업기간 중 발생한 상여금에 대한 지급의무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다고 보인다. 검사는 상여금이 근로기준법 제43조 제2항이 곧바로 적용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입법 취지 상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단체협약 내용을 보더라도 이를 위 임금으로 해석할 수 있는 근거가 없는데, 뚜렷한 근거 없이 이를 정기 지급 임금으로 해석하여 근로기준법 제43조 제2항을 적용하는 것을 전제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3조 제1항 위반으로 보는 것은 형법 문언을 엄격히 해석해야 한다는 죄형 법정주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것이다.

②

검사는 대구지방검찰청 2020년 형제3196호로 피고인이 원심 판시 2020고단2272 사건의 근로자들에게 2018년 추석(이 사건 무죄 부분과 동일한데 해당 근로자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2019년 여름휴가, 2019년 추석 각 상여금을 각 지급하지 아니한 것은 ㉮ 이 사건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 휴업기간 중 발생한 상여금 지급에 대한 명문 규정이 없는 점, ㉯ 현재 피의자와 근로자들 간 상여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대한 민사소송이 제기되어 계속 중인 점 등을 종합할 때 임금체불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혐의 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하였고, 대구지방검찰청 2020년 형제13911호로 피고인이 원심 판시 2020고단2385 사건의 근로자들에게 2019년 연말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은 부분을 같은 이유로 혐의 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하였다.

다.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사업장의 재정적자상태가 계속됨에 따라 일어난 일인 점, 피고인이 지급여부를 다툴 여지가 있는 2018년 추석상여금 부분을 제외하고는 전액 지급한 점, 피고인에게 이종의 벌금형 1회, 선고유예 1회 이외에는 달리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과 불리한 정상(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37명의 근로자의 임금 등 금품을 체불한 것으로 그 체불액의 합계가 상당히 크고, 다수의 근로자들에게 장기간 피해를 입힌 점에 비추어 피고인의 책임이 무거운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위와 같은 형을 선고한 것으로 보인다.

원심이 위에서 인정한 여러 양형사유와 피고인의 나이, 경력,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그밖에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여러 사정, 그리고 당심에 이르러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정한 형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정상이나 사정변경도 없는 점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양형은 적정하고, 그 재량권을 남용하거나 재량의 한계를 일탈하였다고 볼 수 없다.

3.

결론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각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모두 기각한다{다만,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따라 직권으로 원심판결『2019고단3223』범죄사실 제3항의 “합계 5,115,500원 제외”(원심판결문 3쪽 2행)를 “합계 5,115,550원 제외”로, 무죄부분의 공소사실의 요지 중 “2018년 추석상여금[별지 범죄일람표 1 및 3 기재 ‘상여금 미지급분’ 중 ‘상여금(9월)’] 합계 59,123,180원”를 “2018년 추석상여금[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 ‘상여금 미지급분’ 중 ‘상여금(9월)’ 합계 59,123,180원 및 별지 범죄일람표 3 기재 ‘상여금 미지급분’ 중 ‘상여금(9월)’ 합계 5,115,550원]”으로 각 경정한다}.

판사 성경희(재판장) 이영철 최운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