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E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하여는 공소기각 판결을,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무죄판결을 각 선고하였고, 검사만이 무죄 부분에 대하여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를 이유로 항소하였다. 따라서 검사가 항소하지 아니한 위 공소기각 부분은 항소대상에서 제외되어 그대로 분리·확정되었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원심판결 중 위 공소기각 부분을 제외한 무죄 부분에 한정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이 작성한 각 정산약정은 부제소합의 또는 퇴직금의 사후포기로 그 유효성을 인정할 수 없는바, 위 근로자들의 각 진술조서, 평균임금 산정내역 등에 의하면 피고인이 금품 청산의무 및 퇴직금 지급의무를 위반하였다는 공소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한 원심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B, C, D이 피고인과 작성한 각 정산합의서의 효력이 유효하고, 피고인이 위 각 정산합의서에 따라 B, C, D에게 각 정산금을 지급함으로써 피고인은 임금 등의 금품청산 의무 및 퇴직금 의무를 모두 이행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관련 법리
회사와의 근로관계를 장차 일정한 시점에서 종료시키기로 하고 그 퇴직을 전제로 하여 퇴직금 또는 퇴직위로금 등을 수령하면서 향후 퇴직 또는 퇴직금과 관련하여 회사에 대하여 어떠한 청구나 이의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부제소 합의를 하는 것은 퇴직금의 사전포기에 해당하지 않고 따라서 근로기준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대법원 1999. 11. 23. 선고 99다52329 판결, 대법원 2006. 12. 8. 선고 2005다36762 판결 등 참조).
근로자가 퇴직하여 더 이상 근로계약관계에 있지 않은 상황에서 퇴직 시 발생한 퇴직금청구권을 나중에 포기하는 것은 허용되고, 이러한 약정이 강행법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8다21821, 25502 판결 등 참조).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구 근로기준법(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6조, 제112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참조).
당심의 판단
원심이 들었던 사정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적정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B, C, D이 작성한 각 정산합의서에는 “모든 정산 관계(급여, 퇴직금 및 기타 모든 정산관계)가 완료되었음을 확인합니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수사기록 1권 117면, 118면, 수사기록 2권 478면), B, D이 작성한 각 정산합의서에는 “서로 어떠한 이의제기도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합니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수사기록 1권 117면, 118면). 위 정산합의서의 문언에 비추어 보면, B, D의 정산합의서는 쌍방이 퇴직을 전제로 하여 퇴직금 등을 수령하면서 모든 정산이 완료된 것으로 하는 부제소의 합의로 해석되고, C의 정산합의서는 C이 피고인으로부터 4,400,000원을 지급받음으로써 근로관계에서 발생한 모든 금전관계에 대하여 정산을 완료하기로 하는 합의를 한 것으로 해석된다.
B, C, D은 피고인이 일방적으로 작성한 정산합의서에 어쩔 수 없이 서명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 B, C, D은 대학을 마치고 수년간 학원강사로 근무한 사회경험이 있는 성인인 점(수사기록 1권 107, 108면, 수사기록 3권 853면), ㉡ 다른 근로자 E은 피고인이 제시한 정산합의서에 서명을 거부한 점(수사기록 1권 127면, 286면) 등에 비추어 볼 때,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들이 피고인의 강요에 의하여 하자있는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B, C, D은 피고인을 상대로 미지금 퇴직금 등의 지급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으나, 관련 민사소송에서 피고인의 지급책임이 부정되었다(공판기록 300면 내지 331면).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성열(재판장) 인자한 이나현
각주1) B: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18가소7397, 대구지방법원 2019나319592C: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18가소7458, 대구지방법원 2019나319608D: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18가단11401, 대구지방법원 2020나304060, 대법원 2020다276693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