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2. 7. 22. 선고 2021나318455 판결

2021

주문

1.

제1심판결 중 피고(반소원고)에 대하여 원고(반소피고)에게 23,055,697원 및 이에 대한 2019. 1. 15.부터 2021. 1. 14.까지는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반소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반소피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피고(반소원고)의 나머지 항소 및 이 법원에서 제기한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항소비용과 이 법원에서 제기된 반소청구로 인한 소송비용은 모두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대구 수성구 C에 주소를 두고 ‘주식회사 B’라는 상호로 학원 운영업, 학원교재 도소매업, 도서출판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이하 ‘피고’ 또는 ‘피고 회사’라 한다), 원고는 2011. 9. 1.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영어강사로 근무하다가 2018. 12. 31. 퇴사하였다.

나.

원고는 피고 회사에 근무하는 기간 중 2014. 9. 1.부터 2018. 10. 31.까지 학생들의 내신시험 기간인 4, 5, 9, 10월 각 월 토요일 중 1회 보강수업을 진행하였는데, 원고는 피고 회사로부터 보강근무와 관련한 연장근로수당 2,384,424원(=132,468원 × 18개월)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다.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매월 지급한 돈을 1년간 합한 금액의 1/12에 해당하는 금원을 연 1회 지급하였는데, 그 합계액은 20,212,652원이다(이하 ‘이 사건 돈’이라 한다)(2012. 9. 8.에 2,652,649원을, 2013. 9. 9.에 2,897,894원을, 2014. 9. 5.에 3,043,310원을, 2015. 9. 9.에 2,820,370원을, 2016. 9. 9.에 2,745,504원을, 2017. 9. 20.에 2,678,106원을, 2018. 10. 10.에 2,726,579원을, 2019. 1. 3.에 648,240원을 각 지급하였는데, 2019. 1. 3. 지급한 금액은 2018. 11.부터 2019. 1. 3.까지 3개월간 지급한 금원의 1/12이다).

라.

한편, 원고는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 D의 남편이자 피고 회사의 실질적인 운영자인 E를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으로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하였는데, E는 대구지방법원 2019고정1402호로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고 항소하였으나 대구지방법원 2020노4001호로 항소가 기각되고, 상고를 취하하여 유죄가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이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7, 10, 17, 2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는, 피고에게 연장근로수당 및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음을 이유로 그 지급을 구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연장근로수당에 대하여는 그 중 2016. 9. 30.까지 발생한 부분이 시효로 소멸하였음을 항변하고, 퇴직금에 대하여는 피고가 매년 9월경 원고에게 지급한 이 사건 돈이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된 것임을 이유로 그 중 1/2 상당에 대하여는 상계항변을 하고, 나머지 돈에 대하여는 반소로써 부당이득반환을 구한다.

3.

원고의 미지급 연장근로수당 지급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가 피고 회사에 근무하는 기간 중 2014. 9. 1.부터 2018. 10. 31.까지 학생들의 내신시험 기간인 4, 5, 9, 10월 각 월 토요일 중 1회 보강수업을 진행하였는데, 원고는 피고 회사로부터 보강근무와 관련한 연장근로수당 2,384,424원(=132,468원 × 18개월)을 지급받지 못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한편, 임금채권은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근로기준법 제49조). 원고의 연장근로수당 2,384,424원 중 2014. 9. 1.부터 2016. 9. 30.까지 발생한 연장근로수당 1,192,212원(= 123,468원 × 9개월)은 이 사건 소제기일인 2019. 10. 23.로부터 3년의 소멸시효 기간이 도과한 사실이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원고의 2021. 12. 13.자 준비서면 참고),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연장근로수당 중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2016. 10. 이후의 연장근로수당 1,192,212원(= 123,468원 × 9개월)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원고의 퇴직금 지급청구 및 피고의 상계항변, 부당이득반환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퇴직금 지급청구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아래의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원고는 2018. 12. 31. 피고 회사를 퇴사하였음에도 피고로부터 퇴사일 이후 퇴직금에 해당하는 금원을 지급받지 못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②

원고가 퇴직하기 3개월 전 받은 실제급여는 월 3,199,849원이고, 이에 피고가 공제한 세금 3.3%를 더하면 실제 지급받아야 할 급여는 월 3,309,047원이며, 원고가 퇴사 전 3개월간 받은 임금의 총합은 9,927,141원(= 3,309,047원 × 3개월)이고, 이를 92일로 나누면 1일 평균임금은 107,903원이다. 이를 기초로 지급받지 못한 퇴직금을 계산하면 23,484,422원{= 107,903원 × 30 × (원고의 총 재직일수 2,648일/365일)}이 된다.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퇴직금 23,484,42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상계항변 및 부당이득반환청구

1)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ㆍ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아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7다290613, 290620 판결).

2)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본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연 1회씩 이 사건 돈을 지급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을 제1 내지 27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이 사건 돈을 임금으로 원고에게 추가 지급한 것으로 보이고, 이와 달리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월급 또는 연봉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성립되었다고 볼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돈은 피고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으로서 실질적으로 원고의 임금에 해당하고 평균임금의 산정에도 포함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상계항변 및 부당이득반환청구는 이유 없다.

①

근로기준법 제17조에는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임금 등 중요한 근로조건에 대해서는 근로자에게 명시하고 이를 서면으로 근로자에게 교부하도록 규정되어 있는데, 이는 근로자의 법적 지위를 강화하고자 하는 데 그 입법 취지가 있다(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도11659 판결). 원고와 피고는 구두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이와 같은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불리할 수 있는 퇴직금 분할 약정 등을 인정함에 있어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피고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근로계약 체결 당시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 분할 약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거나 원고가 이 사건 돈의 명목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

②

나아가 퇴직금 중간정산 제도의 입법 취지와 퇴직금의 성격 등을 종합하여 볼 때 반드시 근로자가 먼저 중간정산을 적극적으로 요구한 경우에만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가 유효한 것은 아니나,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는 개별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는데(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2다41045 판결 등 참조), 근로계약 체결 당시 서면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못하여 그 내용을 명확히 알지 못한 원고가 퇴직금 분할 약정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체결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을 제1, 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돈의 명목이 퇴직금이라고 인식하였을 가능성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위 각 메시지는 근로계약 체결 시로부터 약 7년 후의 것인바, 이것만으로 원고가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퇴직금 분할 약정을 하였다는 사실을 추단할 수는 없다).

③

피고는 매년 적립한 이 사건 돈의 액수를 원고의 평균임금을 고려하지 않은 채 1년간 원고에게 매월 지급한 돈(3.3%의 세금을 공제한 금액)을 합한 금액의 1/12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일률적으로 정하였다.

④

피고는 무주택자인 원고가 2016. 9. 10.경 그 명의로 주택을 구입하였으므로, 이 사건 돈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적법한 퇴직금 중간정산에 해당된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퇴직금 중간정산을 미리 요구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고, 이 사건 돈은 2012. 9.부터 매년 9월경 지급되어 왔는데 원고가 아파트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한 시기는 2016. 9. 10.경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돈이 위 법 및 시행령에서 정하는 ‘무주택자인 근로자가 본인 명의로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피고인에게 퇴직금의 중간정산을 요구한 경우’에 해당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5.

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연장근로수당 및 퇴직금 24,676,634원(= 1,192,212원 + 23,484,422원)의 범위 내에서 원고가 구하는 원금 23,055,697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사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 날인 2019. 1. 15.부터 피고가 그 지급의무의 존재와 범위를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21. 1. 14.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금전채무에 대하여 발생하는 이자채권 또는 금전채무 불이행의 경우에 발생하는 지연손해금채권은 그 원본채권의 일부가 아니라 그와는 별개의 채권으로서 원본채권과는 별개의 소송물이므로(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4다40160 판결, 2009. 6. 11. 선고 2009다12399 판결 등 참조), 민사소송법 제203조(처분권주의)에 따라 법원으로서는 원고가 청구하는 원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본소 청구와 피고의 반소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여야 한다.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한 제1심판결은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본소 청구 중 위 인정범위를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와 피고의 반소 청구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태천(재판장) 이나현 안정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