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해고예고수당 미지급 및 임금 체불로 인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유죄판결을, 근로조건 명시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하여는 무죄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만 위 유죄 부분에 대하여 항소하였고, 무죄 부분에 대하여는 검사 및 피고인이 항소하지 않았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은 그대로 분리‧확정되었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으로 한정된다.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법리오해)<1>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피고인은 2020. 2. 28.(이하 ‘이 사건 해고일’이라 한다) 피해자에게 직접적인 해고의 통지를 한 것이 아니라 취업계획에 관하여 이야기하던 중 피해자와 다툼이 발생하여, 피해자가 학원을 박차고 나갔던 것이고, 이후에는 피해자가 무단결근한 것으로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 ② 피고인은 2019. 12.경 피해자에게 학원강사 등 다른 일을 알아보라고 하였고, 피고인은 2020. 1.경 또다시 피해자에게 다른 일을 알아보라고 하자 피해자는 ‘F과 같이 부동산을 일을 해보려고 한다’고 말하였는바, 이 사건 해고일로부터 30일 전에 해고에 관한 사전 예고가 있었으므로, 이 부분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임금 체불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피해자는 오전 9시에 출근하지도 않고, 오후 7시 이후에는 근무하지 않는 등 하루 6∼7시간도 근무하지 않았고, 토요일에는 근무하지 않았으므로 피고인이 이미 지급한 월 175만 원을 초과하는 미지급 임금은 존재하지 않고, ② 설령 이와 같은 미지급 임금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원룸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카드를 주어 생활비로 쓸 수 있게 하였는데 이와 같은 금전적 지원을 감안하면, 이 부분 임금 체불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판단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의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해고일에 피고인이 운영하고 피해자가 근무하여 오던 C에서 피해자를 해고하였다고 판단되므로,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은 이 사건 해고일에 위 학원에서 피해자에게 ‘니! 빨리 가라. 가라고. 지금 니 눈에는 내가 뭐 꼴로 안보겠지만, 여기는 내 학원이고’라고 말하였고, 재차 피고인이 ‘가라고’라고 말하자, 피해자가 ‘저 아빠 말 들을 건데요.’라고 대답하였으나, 피고인은 ‘너가 그러면, 내가 그러면 경찰에 신고해도 되겠네. 지금 무단침입이다? 신고 할까?’라고 말하였다. 이에 의하면 피해자는 피고인의 완고한 퇴거 요구에 의하여 학원에서 나가게 된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가 피고인과 다투던 상황에서 스스로 자리를 박차고 나간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위 상황 이후 피해자는 더 이상 위 학원에 출근하지 않았는데,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출근과 관련하여 연락해보는 등 어떠한 조치도 취한 바가 없다. 만약 피해자가 위 상황 이후 무단으로 결근한 것이라면, 위 학원을 운영하던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에게 연락하여 출근하지 않는 이유를 묻고 출근을 재촉하는 것이 상식에 부합할 것임에도, 피고인은 이와 같이 행동하지 않았다.
피해자가 위 학원에서 근무를 시작할 당시에 피고인은 피해자가 서울에서 내려와 대구에서 지낼 수 있도록 원룸을 얻어준 적이 있었는데, 위 상황 이후 피고인은 위 원룸에 있던 피해자의 짐을 빼는 등 피해자로 하여금 더 이상 위 원룸에서 지낼 수 없도록 하였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피해자에 대한 위와 같은 언행을 통하여 피해자를 해고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해고에 대한 사전예고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26조에서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는 경우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한 취지는 근로자로 하여금 해고에 대비하여 새로운 직장을 구할 수 있는 시간적 또는 경제적 여유를 주려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해고 예고는 일정 시점을 특정하여 하거나 언제 해고되는지를 근로자가 알 수 있는 방법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도13833 판결 등 참조).
설령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피고인이 2019. 12.경 피해자에게 학원강사 등 다른 일을 알아보라고 하였고, 2020. 1.경 또 한 번 피해자에게 다른 일을 알아보라고 하였는데, 피해자는 ‘F과 같이 부동산을 일을 해보려고 한다’고 대답한 사실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피고인과 피해자의 대화를 두고, 이 사건 해고에 대한 예고시점이 특정되었다거나 피해자의 입장에서 언제 해고될지를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실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해고에 관한 사전예고라고는 할 수 없다.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도 이유 없다.
임금 체불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피해자가 토요일을 포함하여, 하루 8시간 30분을 근무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에 관한 판단
우리 형사소송법이 공판중심주의의 한 요소로서 채택하고 있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따라 제1심과 항소심의 신빙성 평가 차이를 고려할 때, 제1심판결 내용과 제1심에서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비추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종결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를 종합하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1도5313 판결).
원심은 피해자를 증인으로 불러 토요일 근무여부나 하루 근무시간을 포함한 미지급 임금 가액에 관하여 심리하였고,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이 작성한 체불임금 등 사업주 확인서(증거기록 106쪽) 등 그 판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토요일에도 근무하였고, 하루 8시간 30분을 근무한 것으로 보아, 합계 2,998,818원의 미지급 임금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으므로,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이 운영하였던 위 학원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오전 강의를 10:00부터 14:00까지, 야간 강의를 19:00부터 22:30까지 개설하며, 토요일은 모의고사 또는 특강을 위한 시간으로 배정하고 있다. 피해자는 위 학원에서 동영상강의 촬영, 인터넷 광고 업무, 강의실 청소 등을 담당하였다.
위 학원의 오전 강의 시작 시간이 10:00인 점을 감안하면, 학원 문을 열고 강의 준비를 위하여 매일 오전 9시 무렵 출근하였다는 피해자의 진술을 신빙할 수 있고, 그렇다면 피해자는 매일 9:00부터 14:00까지 및 19:00부터 22:30까지, 합계 8시간 30분을 근무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피고인은 피해자가 지각하는 날이 많았고, 근무시간을 지키지 않고 위 학원을 이탈한 적이 빈번하였다고 주장하나, 근로자의 일일 근무시간을 산정함에 있어 근무태도를 지적하여 이를 시간에서 배제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판단되므로, 이와 같은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위 학원은 2019. 9. 7.부터 2019. 10. 12.까지 토요일을 활용하여 민법, 중개법 등의 ‘족집게 특강’을 개설하였고, 피고인은 위 강의 동영상을 촬영하였다. 위 학원은 2019. 8. 31. 토요일과 2020. 2. 1. 토요일, 2020. 2. 15. 토요일에도 강의를 진행하였는데, 피해자는 강사들로부터 위 강의 자료를 받아 수강생들에게 배부하기 위한 작업을 수행하였다. 피해자는 2019. 12. 28. 토요일에도 위 학원이 운영하는 G 블로그에 ‘H’라는 제목으로 홍보글을 게시하였다.
이에 의하면, 토요일에도 위 학원에서 근무하였다는 피해자의 진술을 신빙할 수 있다.
원룸의 무상 사용, 생활비를 위한 카드 등을 제공한 점을 들어 미지급 임금에 충당할 수 있는지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초과지급된 임금에 대한 반환을 구하는 경우와 같이 극히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다(대법원 1995. 12. 21. 선고 94다2672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은,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해 갖는 위와 같은 채권으로 피해자의 임금 채권에 대하여 상계함으로써 피해자의 임금 채권이 소멸하였다는 등의 주장을 한 바 없고, 위 법리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하여 갖는 위와 같은 채권으로 피해자의 임금 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도 이유 없다.
소결론
피고인은 사전 예고 없이 피해자를 즉시해고하면서도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하였으며,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미지급 임금 합계 2,998,818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각 근로기준법위반죄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종한(재판장) 남명수 이준영
각주1)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변호인의 2022. 8. 23.자 항소이유보충서는 적법한 항소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 살펴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