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3. 11. 23. 선고 2022노3804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C(주)의 근로자였던 D는 소위 '23일 근로형태'에 따라 근로를 제공하였는데, 이때 23일 근로를 제외한 나머지 2일 간의 자율운행 기간 역시 연차 유급휴가를 사용한 것이 아니라 근로를 제공한 것에 해당하는바, D에게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이 발생하였음이 인정되며, 한편 피고인은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D에게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는바 금품청산의무 위반에 따른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도 인정된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직권판단

항소이유를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1,460,310원' 부분을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1,022,063원'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 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음에도 검사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3.

검사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대구 동구 B 소재 C(주)(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25명을 사용하여 운수업(택시)을 경영하여 온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8. 2. 3.부터 2020. 2. 2.까지 택시기사로 근로하다 퇴사한 D의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1,022,063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 인정사실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회사 택시 근로자들의 임금지급체계, 노사합의서와 개별 근로계약서의 내용 및 경위 등에 비추어, 근로자들은 자율적인 선택에 따라 23일의 근무기간 동안 사납금을 납입하되 나머지 2일에 대하여 휴무를 하지 않고 추가 근로를 할 경우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지급에 갈음하여 그 운송수입금 전액을 자신의 수입으로 하는 방법으로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보이고, 위와 같은 근로조건이 노사합의서와 근로계약서에까지 명시되어 있는 바, 피고인으로서는 위와 같은 내용의 약정이 근로기준법 규정에 위반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② 노사합의서가 작성된 2016. 1. 1. 이후 D의 퇴사 무렵까지 상당한 기간 동안 근로자들이 위 근로조건에 대하여 어떠한 이의제기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부분에 관한 민사책임 존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피고인이 D에게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연차휴가수당의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이나 단체협약, 그리고 취업규칙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것으로서 효력이 없다(대법원 1993. 5. 27. 선고 92다24509 판결, 대법원 2017. 5. 17. 선고 2014다232296, 232302 판결 등 참조).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같은 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대법원 2018. 1. 25. 선고 2015도1681 판결 등 참조).

2)

인정사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이 사건 회사는 기본적으로 매월 '25일'을 만근일로 하여 '월 운송수입금'에서 '월 급여 및 연료비 등'을 공제하고 남은 금액을 월 사납금으로 정하여 이를 회사가 입금 받고, 사납금을 초과하는 나머지 운송수입금을 근로자의 수입으로 하는 정액사납금제 방법(이하 '25일 만근제'라고 한다)으로 택시사업을 운영하되, 일부 근로자와 사이에서는 변형근로로서 '25일 만근 기준으로 23일 근무기간 동안 근무하여 사납금을 납입하고, 나머지 2일에 대해서는 이를 연차유급휴가로 사용하여 휴무하며, 위 2일간 근로자가 차량을 운행할 경우 사납금 없이 그 운송수입금 전액을 근로자가 가져가되 위 운송수입금에서 연차유급휴가수당의 지급을 대체'하기로 하는 근로형태(이하 '23일 근로형태'라고 한다)에 따라 근로를 제공받아 온 사실, ② 이 사건 회사의 사용자측 대표와 근로자측 대표가 2015. 12. 11. 작성한 노사합의서 제3조에 의하면, "변형근로시(25일 이하 약정근로) 25일 만근 기준하여 근로면제일수에 대해 운전자가 매월 연차휴가로 사용하고 휴무하며 운전자가 임의로 근로한 경우 당일 개인운송수입금은 운전자가 취득하되 그 금액 중 연차수당지급으로 대체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증거기록 34면), ③ D와 이 사건 회사 사이에 2018. 2. 3. 작성된 촉탁근로계약서 제8조 후문은, '25일 만근 기준하여 23일 근로형태의 경우 2일에 대해 자율휴무 및 운전자수익으로 보장하므로 연차휴가 수당지급으로 대체한 것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9조는 '"을"(D)은 "갑"(이 사건 회사)에게 월 25일 만근근로하고 이후 일수에 대해 휴무한다. 단, "을"의 사정으로 상호 합의로 만근일수 또는 사납금 등을 별도 감경하는 경우 감경일수에 대해 연차수당 등으로 대체하고 필요경비를 제외한 개인수입금은 "을"이 취득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증거기록 28면), ④ D는 '23일 근로형태'에 따라 23일의 근무기간 동안 월 사납금을 나누어 납입하는 방법으로 근로하고, 23일의 근무 이후 나머지 2일에 대하여는 사납금 납입 없이 그 기간 차량 운행에 따른 운송수입금 전액을 자신의 수입으로 하여 가져간 사실이 인정된다.

3)

구체적 판단

피고인과 검찰이 제출한 의견서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의 쟁점은 ① D에 대한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지급의무가 발생하였는지 여부, ② 위 지급의무가 인정될 경우 그럼에도 이를 지급하지 아니한 것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금품청산의무 위반에 따른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되는지 여부이다.

그런데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아래와 같이 ① 이 사건 회사 사업장에서 택시기사로 근로하다 퇴사한 D에 관하여 2018. 2. 3.부터 2020. 2. 2.까지 사이에 발생한 연차유급휴가일수 총 26일에 대한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1,022,063원<1>이 발생하였음이 인정되고, ② 이 사건 회사의 대표자로서 사용자인 피고인은 위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지급의무의 존재를 다툴 만한 별다른 근거가 없었음에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D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였음이 인정된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가)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지급의무의 발생 여부

(1)

D는 2018. 2. 3.경 이 사건 회사와 사이에 근로기간을 2018. 2. 3.부터 2019. 2. 2.까지로 하는 근로계약을, 이어 2019. 2. 1.경 근로기간을 2019. 2. 3.부터 2020. 2. 2.까지로 하는 근로계약을 각 체결하여 근로기간 2년 간(2018. 2. 3.부터 2020. 2. 2.까지) 근로를 제공하였고, 한편 D가 위 기간 동안 근로기준법 제60조 제5항 본문에 따라 연차유급휴가의 사용을 회사에 청구한 적은 없다. 이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인 피고인은 D에게 '위 2018. 2. 3.부터 2020. 2. 2.까지의 근로기간 2년 동안 발생한 연차유급휴가일수 총 26일(= 2018. 2. 3.부터 2019. 2. 2.까지 사이에 발생한 연차유급휴가일수 11일 + 2019. 2. 3. 발생한 연차유급휴가일수 15일)에 대한 미사용수당(이하 '이 사건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이라 한다)'을 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이에 대해 피고인은, 「D는 이 사건 회사와 사이에 변형근로에 해당하는 '23일 근로형태'에 따라 근로를 제공하기로 하였고, 이에 '매월 만근 25일을 기준으로 23일 근무기간 동안 근무하여 사납금을 납입하고, 나머지 2일에 대해서는 이를 연차유급휴가로 사용하여 휴무하며, 위 2일간 근로자가 차량을 운행할 경우 사납금 없이 그 운송수입금 전액을 근로자가 가져가되 위 운송수입금에서 연차유급휴가수당의 지급을 대체'하기로 하였는바, 이에 의하면 D는 근로기간 2년 동안 매월 2일의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함으로써 그 사용한 연차유급휴가 일수가 법정 연차유급휴가 일수를 초과하였다고 할 것인바, D에게 지급되지 아니한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은 존재하지 아니한다」 고 주장하고 있으며, 한편 이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로 위와 같은 취지의 근로조건이 규정되어 있는 ① 2015. 12. 11.자 노사합의서(이하 '2015년 노사합의서'라고 한다), ② 이 사건 회사와 D 사이의 2018. 2. 3.자 촉탁근로계약서(이하 '2018년 근로계약서'라고 한다) 등이 존재한다.

그런데 위와 같은 피고인의 주장은, D에게 2015년 노사합의서, 2018년 근로계약서 등에 따라 적용된 '23일 근로형태'의 근로조건 중 '매월 만근 25일 중 23일 근무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2일에 대해서 이를 연차유급휴가로 사용하여 휴무하며, 위 2일간 근로자가 차량을 운행할 경우 사납금 없이 그 운송수입금 전액을 근로자가 가져가 되 위 운송수입금에서 연차유급휴가수당의 지급을 대체'한다는 부분(이하 '이 사건 연차유급휴가 대체규정'이라 한다)이 유효함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점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연차유급휴가 대체규정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것으로 효력이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근로기준법 제60조 제5항 본문은 "사용자는 제1항부터 제4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휴가를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주어야 하고, 그 기간에 대하여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통상임금 또는 평균임금<2>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하여 연차휴가는 유급으로 주어진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연차휴가일에 별도의 영리활동으로 수익을 얻지 아니할 것'을 연차휴가수당의 발생 요건으로 삼고 있지 않고 있다<3>.

그런데 이 사건 연차유급휴가 대체규정은, '근로자가 나머지 2일에 차량을 운행하여 영리활동을 함으로써 별도의 수익을 얻을 경우 이를 통해 연차휴가수당 지급을 대체'한다는 것인바, 그 내용 자체에 의하더라도, 근로자가 연차휴가를 사용할 경우 이를 통해 별도의 수익을 얻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기본임금을 전액 지급하여야 한다는 근로기준법 제60조 제5항 본문에서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것에 해당한다.

②

대구광역시택시운송사업조합과 H노동조합(I단체) 대구지역본부 사이에 체결된 2018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서(이하 '2018년 단체협약'이라 한다) 제33조 제2항, 제4-1, 2, 3항, 제5항(증거기록 53-54면) 및 그 부속 노사합의서 제7항 2)호, 제8-1, 2, 3항, 제9항(증거기록 70-72면), 같은 당사자 간 체결된 2018. 6. 27.자 전기차량 노사합의서(증거기록 35면), 같은 당사자 간 체결된 2019년 노사합의서(설명자료)(이하 '2019년 노사합의서 설명자료'라고 한다) 제2항 2)호, 같은 항 3)호의 '□ 운송수입금 관리 다양화 제도 실시에 따른 사항등' 중 10)목 및 11)목, 같은 항 제4)-1, 2, 3호(증거기록 77-80면) 등을 종합하여 보면, '25일 만근제'에 의하든 아니면 '23일 근로형태'에 의하든 '대구지역 소재 사업장에 근무하는 택시기사가 택시회사에 납부해야 하는 월 운송수입금 총액'은 동일하고, 다만 '23일 근로형태'가 적용되는 경우 그 세 가지 구체적인 형태 중 어떠한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공제 항목이 달라져 이에 '1일 사납금'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에 불과함이 인정된다<4><5>.

그런데 위와 같은 경우, '23일 근로형태'가 적용되는 근로자는 25일에 걸쳐 나누어 냈어야 할 사납금을 23일 동안 압축하여 납부한 것에 불과하므로, 나머지 2일 동안 사납금 없이 운송수익금 전액을 가져가더라도 '25일 만근제' 보다 운송수입에 있어 유리하다고 할 수 없고, 오히려 D에게 적용된 것과 같은 '23일 근로형태'의 경우에는 나머지 2일 동안 차량을 운행하여 사실상 25일을 근로하고 '25일 만근제'와 동일한 액수의 '월 운송수입금 총액'을 회사에 납부하더라도 매월 2일간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처리되고 그에 상응하는 연차유급휴가를 지급받은 것으로 간주되는바, 이 사건 회사가 D에게 '23일 근로형태'를 적용한 것이 근로조건 측면에서 '25일 만근제' 보다 유리하여 유효하다고 할 수도 없다.

③

원심은 2015년 노사합의서가 시행된 2016. 1. 1. 이후 합의내용이 변경되지 아니하였다고 사실인정 후, 위 2016. 1. 1. 이후 D의 퇴사 무렵까지 상당한 기간 동안 근로자들이 위 근로조건에 대하여 어떠한 이의제기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을 무죄 판단의 근거로 삼았다.

그러나 위 2015년 노사합의서 제4항 후문은 '상급단체의 별도 합의가 있을 경우 그 합의서에 준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 2015년 노사합의서 이후 체결된 2018년단체협약 제33조 제5항은 '회사는 운송수입금 관리 다양화에 따라 위 4-1, 4-2, 4-3의 근로형태(3가지 23일 근로형태)를 시행하는 운전기사가 제33조 규정의 월간 운송수입금을 충족시켰을 때 남는 일수에 대하여는 자유롭게 운행할 수 있도록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위 자유운행 기간을 연차유급휴가 사용으로 간주한다든가 위 자율운행 기간 얻은 수익으로 연차유급휴가 수당지급을 대체한다고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며, 2018년 단체협약에 부속된 노사합의서 제9항도 동일 취지로 규정하고 있는 점, ㈁) 2019년 노사합의서 설명자료 제2항 5)호도 '회사는 운송수입금 관리 다양화에 따라 위 제4)-1, 2, 3조의 근로형태를 선택하여 운행하는 운전기사가 제33조 규정의 월간 운송수입금을 충족시켰을 때 남는 일수에 대하여는 자유롭게 운행할 수 있도록 한다'고만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2015년 노사합의서 중 이 사건 연차유급휴가 대체규정과 같이 '23일 근로형태를 선택하여 운행하는 운전기사가 나머지 2일 동안 자율운행하여 운송수입금을 가져갈 경우 이를 연차유급휴가 수당지급으로 대체한다'는 취지의 '제3조 단서 부분'은, 이후 체결된 상급단체의 합의에 해당하는 2018년 및 2019년 각 단체협약 및 그 부속 노사합의서에 의해 효력을 잃고 위 2018년 및 2019년 각 단체협약 및 그 노사합의서의 관련 내용으로 대체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④

앞서 본 바와 같이 '25일 만근제'가 적용되든 아니면 '23일 근로형태'가 적용되든 간에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가 회사에 납부해야 하는 월 운송수입금 총액은 동일하므로, '23일 근로형태'가 적용되는 택시기사가 '25일 만근제'가 적용되는 택시기사와 한달 기준 동일한 수입을 가져가기 위해서는 나머지 2일에 대해서도 '25일 만근제'의 경우와 사실상 동일하게 회사의 차량을 운행해야 하므로, 비록 당사자간 사이에 위 나머지 2일 동안의 운행을 '자율운행'으로 지칭하여 그 기간 근로를 제공한 것이 아니라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간주하기로 약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성격에 비추어 이를 연차유급휴가 사용에 따른 근로자의 자유로운 휴가기간 이용이라고 할 수 없고 오히려 이는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인 택시기사가 나머지 2일에 대해서도 회사에 근로를 제공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한바, 이 사건 연차유급휴가 대체규정은 이처럼 근로를 제공한 기간에 대해서도 이를 연차유급휴가의 사용으로 간주한다는 측면에서도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조건에 미치지 못한다.

(3)

이처럼 D에게 적용된 근로계약 중 이 사건 연차유급휴가 대체규정 부분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것으로서 효력이 없는바, 피고인 주장과 같이 D가 근로기간 2년 동안 매월 2일의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함으로써 법정 연차유급휴가일을 모두 사용하였다거나, 그에 상응하는 연차유급수당을 매월 2일의 자율운행에 따른 운송수입금을 통해 대체 지급받았다고 할 수 없고, 달리 D가 근로기간 2년 동안 발생한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였거나 그에 상응하는 연차유급수당을 지급받았음을 인정할 별다른 증거가 없다.

나)

금품청산의무 위반에 따른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 인정 여부

앞서 본 인정사실에 더하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연차유급휴가 대체규정에 따른 근로조건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함이 그 내용 자체만으로도 인정되는 점, ② 앞서 본 바와 같이 2018년 및 2019년 각 단체협약 및 그 부속 노사합의서는 '23일 근로형태가 적용되는 운전기사가 월간 운송수입금을 충족시켰을 때 남는 일수에 대하여는 자유롭게 운행할 수 있도록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위 자유운행 기간을 연차휴가사용으로 간주한다든가 위 자율운행기간 얻은 수익으로 연차휴가수당 지급을 대체한다고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고 있는데, 이 사건 회사는 위 단체협약 및 그 부속 노사합의서의 적용대상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근로감독관으로부터 조사받을 당시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위 단체협약 및 그 부속 노사합의를 직접 제출하기도 한 점, ③ 피고인은 약 40년 간 이 사건 회사를 운영해 온 사람이고 회사 운영에 있어 지속적으로 노무사로부터 자문을 받아온 바, 근로기준법상의 연차유급휴가 관련 규정 등의 내용, 2018년 및 2019년 각 단체협약 및 그 부속 노사합의서 등의 내용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연차유급휴가 대체규정의 효력 여부가 문제될 수 있음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이 사건 금품청산의무 위반에 따른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되고, 달리 피고인에게 이 사건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의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을 뿐만 아니라 검사의 항소도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 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