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4. 2. 1. 선고 2023가단124363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25,060,000원 및 그 중 11,760,000원에 대하여는 2018. 10. 8.부터, 4,000,000원에 대하여는 2018. 10. 24.부터, 9,300,000원에 대하여는 2020. 6. 10.부 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임금채권보장법에 따라 근로자에게 체불 임금 등을 직접 지급하고, 근로자의 사업주에 대한 권리를 대위하는 권한과 업무를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위탁받아 수행하는 공단이다.

나.

피고는 경북 경주시 소재 사업장을 운영하면서 소속 근로자 B 등 14명(이하 '체불 근로자들'이라 함)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

다.

체불근로자들은 지급받지 못한 임금 및 퇴직금에 대하여 임금채권보장법에 따라 원고에게 그 지급을 청구하였고, 원고는 임금채권보장법에 의하여 아래 '퇴직금 지급표' 기재와 같이 체불근로자들에게 최종 3개월분의 임금 및 최종 3년간의 퇴직금으로 합계 56,538,170원(이하 '이 사건 체당금'이라 함)을 각 지급하였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체당금을 지급한 후, 2023. 4. 14. 대구지방법원 2023차전107644호로 피고에 대한 지급명령을 신청하였다. 위 법원은 2023. 4. 17. '피고는 원고에게 56,538,170원 및 그 중 11,760,000원에 대하여는 2018. 10. 8.부터, 4,000,000원에 대하여는 2018. 10. 24.부터, 18,228,170원에 대하여는 2019. 8. 7.부터, 9,300,000원에 대하여는 2019. 12. 11.부터, 3,950,000원에 대하여는 2020. 2. 27.부터, 9,300,000원에 대하여는 2020. 6. 1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지급명령(이하 '이 사건 지급명령'이라 함)을 발령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제1호증 내지 갑제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주위적 주장

원고는 임금채권보장법 제8조 제1항에 따라 원고가 근로자들에게 지급한 대지급금의 한도 내에서 근로자들이 피고에게 가지는 퇴직금 채권을 대위행사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퇴직금채권의 대위권을 행사하는 원고에게 이 사건 체당금 및 그 지연손해금의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예비적 주장

원고가 체불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체당금을 지급함으로써 법적 의무 없이 피고를 위하여 사무를 관리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민법 제734조, 제739조에 따른 사무관리로 인한 비용상환의무자로서 이 사건 체당금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주위적 주장에 관하여

(1)

근로복지공단이 임금채권보장법 제7조에 따라 해당 근로자에게 대지급금을 지급하였을 때에는 그 지급한 금액의 한도에서 그 근로자가 해당 사업주에 대하여 미지급 임금 등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대위할 수 있는바(같은 법 제8조), 앞서 인정한 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대신 체불근로자들에게 임금 등 일부를 대지급한 원고에게 이 사건 체당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는, 위 퇴직금 지급표 순번 ❻을 제외한 원고가 대위를 주장하는 채권은 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하였다고 항변한다.

원고가 임금채권보장법 제8조 제1항에 따라 근로자들에게 대지급금을 지급함으로써 취득한 채권은 근로자들의 채권과 동일성이 그대로 유지되고, 따라서 소멸시효의 기산점과 기간도 퇴직금 채권 자체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므로 그 채권의 소멸시효 기간은 3년이다(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0조). 그런데 이 사건 지급명령은 위 퇴직금지급표 순번 ❻을 제외한 이 사건 체당금 지급일로부터 3년이 경과한 2023. 4. 14. 신청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이유 있다(원고는 대지급금 지급으로 인한 구상금 채권에 대하여 10년의 소멸시효 기간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나, 위 주위적 청구는 구상금 청구가 아니라 임금채권보장법 제8조 제1항에 따라 대위행사하는 근로자들의 퇴직금 채권의 청구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한편, 원고는 피고의 자동차에 대하여 2019. 2. 19. 이 사건 가압류결정이 내려졌고, 이는 소멸시효 중단 사유에 해당하므로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갑제4호증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체당금 채권 중 일부인 1,576만 원을 청구채권으로 하여 피고 소유의 자동차에 대하여 3년의 단기 소멸시효 기간 내인 2019. 2. 19.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 2019카단3080호로 자동차가압류 결정을 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가분채권의 일부분을 피보전채권으로 하여 가압류를 한 경우에 피보전채권의 일부에만 시효중단의 효력이 있고, 가압류대상의 재산의 다과에 의하여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대법원 1976. 2. 24. 선고 75다124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체당금 중 위 자동차가압류 결정의 청구채권인 1,576만 원의 범위에 포함되는 위 퇴직금 지급표 순번 ❶ 및 ❷에 대하여는 그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고 할 것이다.

(4)

이로써 이를 지적하는 원고의 재항변은 이유 있으므로, 결국 피고의 위 소멸시효 완성 항변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고, 나머지는 이유 없다.

(5)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체당금 중 소멸시효가 중단된 순번 ❶, ❷ 및 지급일로부터 3년이 경과하지 않은 순번 ❻에 해당하는 금액 총 2,506만 원(= 1,176만 원 + 400만 원 + 930만 원) 및 그 중 1,176만 원에 대하여는 2018. 10. 8.부터, 400만 원에 대하여는 2018. 10. 24.부터, 930만 원에 대하여는 2020. 6. 1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가 가지는 대위채권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과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7조가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지연손해금율을 초과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예비적 주장에 관하여

(1)

사무관리는 법적 의무 없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것이므로(민법 제734조 제1항), 사무관리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우선 관리자가 처리하는 사무가 타인의 사무이고, 관리자에게 법적 의무가 없어야 하며, 그에게 타인을 위하여 사무를 처리하는 의사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관리자가 본인에 대하여 당해 사무처리의 의무를 부담하지 않지만, 제3자와의 관계에서 그 의무를 부담하는 경우에는 의무 없이 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한 것이 아니므로 원칙적으로 그 타인과의 관계에서 사무관리가 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다43539 판결 등 참조).

(2)

살피건대, 원고는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업무권한을 위탁받아 임금채권보장법에 의한 미지급 임금 등의 대위지급과 임금 등 청구권의 대위행사 업무를 수행하는 정부출연기관으로서, 피고 소속 체불근로자들의 청구를 받고 위 법에 따른 대지급금을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체불근로자들에게 미지급 임금 등을 지급한 것은 임금채권보장법의 규정에 의하여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위탁받은 '자신의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서 법적 의무 없는 행위가 아닐 뿐 아니라 타인인 피고의 사무를 처리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나아가 임금채권보장법은 임금 등을 지급받지 못하고 퇴직한 근로자 등에게 그 지급을 보장하는 조치를 마련함으로써 근로자의 생활안정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동법 제1조)으로 하는 점, 이에 따라 원고는 동법 제7조 제1항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퇴직한 근로자가 미지급 임금 등의 지급을 청구하면 제3자 변제에 관한 민법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그 근로자에게 임금 등을 지급하여야 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미지급 임금 등의 대위지급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사용자인 피고를 위하여 사무를 처리한다는 관리의사를 가지고 있었다고 평가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민법 제734조의 사무관리가 성립하지 아니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예비적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천종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