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15. 8. 25. 택시여객자동차운송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협동조합이다.
원고는 원고 소속 택시운송종사자들에 대한 일자리 안정자금을 신청하여 피고로부터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회에 걸쳐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원받았는데, 피고는 2022. 8.경부터 2022. 11.경까지 원고에 대한 일자리 안정자금 부정수급 여부 실태 조사를 실시하였다.
피고는 ‘원고 소속 택시운송종사자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아 원고가 일자리 안정자금 수령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2013. 1. 18. 원고에 대하여 일자리안정지원금<1> 457,138,000원을 환수한다고 통지(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하였다.
원고는 2023. 2. 14. 근로복지공단 대구북부지사에 이 사건 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을 하였으나, 근로복지공단 대구북부지사는 2023. 3. 14. 원고의 이의신청을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 을 제1, 2, 3, 9, 10,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원고 소속 택시운수종사자들은 출자자 겸 조합원으로서 근로자의 지위를 겸하고 있는바, 원고는 일자리 안정자금의 지급 대상이라고 보아야 할 것임에도 이와 달리 원고가 일자리 안정자금의 지급 대상이 아니라는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한 처분사유가 없어 위법하다.
또한, 피고는 2018년경 B시설에서 합동설명회를 개최하여 원고를 비롯한 택시회사를 대상으로 일자리 안정자금을 신청하여 지급받을 것을 독려하였는바, 원고는 피고의 공적인 견해를 신뢰하고 일자리 안정자금을 신청하여 이를 교부받았다. 그럼에도 피고가 ‘원고는 일자리 안정자금의 지급 대상이 아니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은 신뢰보호원칙에 위반된다.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피고의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항변의 요지
피고는 일자리 안정자금 사업(이하 ‘이 사건 지원사업’이라 한다)과 관련하여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보조금법’이라 한다)상 보조사업자인데, 보조금수령자에 대한 보조금 환수에 관하여 강제징수 권한이 없어 행정청의 지위에 있지 않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일자리안정지원금 환수 통지’를 하였더라도 이는 대등한 당사자의 지위에서 하는 의사표시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
구체적인 판단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이란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 또는 그 거부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을 말한다. 행정청의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는 추상적ㆍ 일반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구체적인 경우에 관련 법령의 내용과 취지, 그 행위의 주체ㆍ내용ㆍ형식ㆍ절차, 그 행위와 상대방 등 이해관계인이 입는 불이익 사이의 실질적 견련성, 법치행정의 원리와 그 행위에 관련된 행정청이나 이해관계인의 태도 등을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1. 14. 선고 2020두5032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지원사업은 고용정책 기본법 제29조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5조에 따라 기업의 고용유지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기 위하여 실시된 사업으로, 고용정책 기본법 시행규칙 제5조 제3항의 위임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한 ‘일자리 안정자금사업 운영 규정’(고용노동부 고시 제2021-128호) 제3조 제1호는 ‘일자리 안정자금’이란 ‘최저임금 인상 등의 경우 소상공인 및 영세중소기업의 안정적 사업 운영 지원 및 근로자의 고용안정을 위하여 사업주에게 지원하는 지원금 등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일자리 안정자금 사업 운영 규정 제4조 제1항 및 제4항에 의하면, 피고는 보조금법 제2조 제3호의 보조사업자로서 일자리 안정자금의 신청ㆍ심사ㆍ지급 및 사후관리 등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고,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장은 보조금법에 따른 제재부가금의 부과ㆍ징수와 반환금 등의 강제징수에 관한 업무를 수행한다. 일자리 안정자금 사업운영 규정 제15조 제1항에 의하면, 지원금 지급에 관한 결정에 이의가 있는 사업주는 그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서면으로 피고에게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한편, 일자리 안정자금 사업 운영 규정 제23조에 의하면,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장은 반환금 및 제재부가금 등을 국세 체납처분의 예에 따라 징수한다.
보조금법 제33조 제1항은, 보조사업자 등은 보조금수령자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금을 지급받은 경우(제1호) 그 보조금수령자에 대하여 보조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반환할 것을 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자리 안정자금 사업 운영 규정 제21조 제1항은 위 보조금법 규정과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피고는 지원금의 환수사유가 발생한 경우 지원금을 지급받은 자에게 해당 사실을 통보한 후 환수금액을 고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 규정들에 근거하여 이루어졌다.
위 각 규정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용정책 기본법 등에 근거하여 실시하는 이 사건 지원사업의 보조사업자로서 일자리 안정자금 사업 운영 규정 등에 따라 원고에게 지원금의 반환을 명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고, 이로써 원고에게는 지원금을 반환할 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원고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정청의 공법상 행위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5.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처분사유의 부존재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고용정책 기본법은 국가가 고용에 관한 정책을 수립ㆍ시행하여 국민 개개인이 평생에 걸쳐 직업능력을 개발하고 더 많은 취업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근로자의 고용안정, 기업의 일자리 창출과 원활한 인력 확보를 지원하고 노동시장의 효율성과 인력수급의 균형을 도모함으로써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속가능한 경제성장 및 고용을 통한 사회통합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이 법에서 “근로자”란 사업주에게 고용된 사람과 취업할 의사를 가진 사람을 말한다.
고용정책 기본법 제29조, 같은 법 시행규칙 제5조 제3항의 위임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한 일자리 안정자금 사업 운영 규정 제3조 제1호는 ‘일자리 안정자금’이란 ‘최저임금 인상 등의 경우 소상공인 및 영세중소기업의 안정적 사업 운영 지원 및 근로자의 고용안정을 위하여 사업주에게 지원하는 지원금 등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는 “근로자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인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지휘ㆍ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ㆍ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ㆍ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해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2. 8. 19. 선고 2020다296819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8호증, 을 제4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조합원인 택시운수종사자들은 원고에 대하여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수 없어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⑴ 원고는 협동조합 기본법에 따라 설립된 협동조합으로서, 협동조합은 설립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업을 자율적으로 정관으로 정하여 수행할 수 있고, 그 조합원은 협동조합의 설립 목적에 동의하고 조합원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고자 하는 자로서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1좌 이상을 출자하여야 하며, 납입한 출자액을 한 도로 책임을 진다.
⑵ 원고는 택시운수종사자들과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근로계약서상 근무시간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실제 택시운수종사자들의 근무 여부와 출퇴근 시간은 자율적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택시운수종사자들의 운행 시간 등에 대하여 특별한 관리나 제한을 가하고 있다거나 택시 운행과 관련하여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는다. 원고는 취업규칙을 마련해 두고 있기는 하나, 취업규칙이 형식적으로 존재할 뿐 실제로 택시운수종사자들에게 적용된 사례 또한 발견할 수 없다.
⑶ 원고 소속 택시운수종사자들에게는 근로계약서상 명시된 기본급이 지급된 바가 없고, 각자 운행한 차량번호별로 개별정산한 운행 수입에서 차량 구매할부금, 보험료, 유류비, 수리비, 기타 장비(미터기 및 내비게이션 등) 비용 등을 각자 부담하고 남은 수입금 중 조합원 공동 부담액인 조합 사무 운영비를 공제한 금액이 전적으로 개인 보수로 지급되는바, 원고 소속 택시운수종사자들이 지급받은 보수는 근로 자체의 대가라기보다는 영업실적과 운행비용에 따른 정산금 성격이 강하다.
⑷ 원고 소속 택시운수종사자들이 4대보험에 가입되어 있었고, 근로소득세 원천신고가 이루어진 사정은 인정된다. 그러나 4대보험료를 택시운수종사자들이 각자 부담하였던 점, 근로소득으로 신고된 금액과 실제로 정산지급된 금액도 일치하지 않는 점, 원고의 이사장인 C은 일자리 안정자금 부정수급 여부 실태 조사 과정에서 “급여명세서 및 정산내역서상 금액이 다른 이유가 있나요?”라는 조사자의 질문에 대하여 “타법인택시회사와 같이 세금 신고를 위해 그랬습니다.”라고 진술하였는바, 형식적으로 작성된 근로계약서상 기본급 등을 택시운수종사자들의 근로소득으로 신고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위 사정만으로 원고 소속 택시운수종사자들이 원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부족하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신뢰보호원칙 위반 여부에 관한 판단
일반적으로 행정청의 행위에 대하여 신뢰보호원칙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① 행정청이 개인에 대하여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표명을 하여야 하고, ② 행정청의 견해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에 대하여 그 개인에게 귀책사유가 없어야 하며, ③ 그 개인이 그 견해표명을 신뢰하고 이에 상응하는 어떠한 행위를 하였어야 하고, ④ 행정청이 그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을 함으로써 견해표명을 신뢰한 개인의 이익이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되어야 하며, ⑤ 그 견해표명에 따른 행정처분을 할 경우 이로 인하여 공익 또는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니어야 한다(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9두52805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피고가 합동설명회를 개최하여 원고를 비롯한 택시회사를 상대로 일자리 안정자금을 신청하여 지급받을 것을 독려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택시회사들을 상대로 이 사건 지원사업에 관한 일반적인 내용을 안내한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를 두고 피고가 원고에게 ‘원고 소속 택시운송종사자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원고는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급받기 위한 요건을 갖추고 있다.’는 공적인 견해를 표명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달리 피고가 원고에게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급받는데 별다른 제약사항이 없다는 견해를 분명하게 밝혔음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오(재판장) 전제균 유진홍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