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4. 11. 21. 선고 2023나329749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대구에서 택시여객자동차 운송사업 등을 영위하였던 회사로 최저임금법 적용사업장이고, 원고들은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피고의 택시를 운전하는 피고 소속 근로자이거나 근로자였다가 퇴사한 사람이다.

나.

피고의 임금체계

1)

피고와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 사이의 근로관계는 원고들이 이 사건에서 최저임금 미달액의 지급을 구하는 2019년까지 각 소속 교섭단체인 I조합(이하 ‘이 사건 사업조합’이라 한다)과 H노동조합 대구지역본부(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가 체결한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의 적용을 받았다.

2)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은 총 운송수입금에서 운송수입금 기준액(이하 ’사납금‘이라 한다)을 피고에게 지급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의 전부 또는 일정 비율을 자신들이 보유하며 피고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다.

최저임금법의 개정

최저임금법이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일부 개정되면서 일반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인 택시운전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이하 ‘비교대상임금’이라 한다)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이 신설되었고, 위 법률 부칙 및 2008. 3. 21. 법률 제8964호 개정 최저임금법 부칙에 따라 이 사건 특례조항이 2009. 7. 1.부터 피고가 소재한 대구 지역에 시행되었다.

라.

임금협정 체결 등

1)

2009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 체결

가)

이 사건 사업조합과 노동조합은 원고들과 피고로부터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 권한을 위임받아 임금협정과 관련한 주요 내용을 협의하여 왔고, 그 협의 결과에 따라 체결된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서가 피고 사업장에도 적용되어 왔다.

나)

이 사건 사업조합과 노동조합은 2009. 9. 3.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이하 ’2009년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2.

이 협약 기준은 협약 효력기간이 경과된 후에도 신 협약의 체결 시까지 효력이 지속된다.

성과급(업적급)]와 상여금 및 기타 복리 후생적 급여로 한다.

2)

2011년 이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 체결 경과

가)

이 사건 사업조합과 노동조합은 2011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이하 ‘2011년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1인 1차제의 경우 초과운송수입금을 전액 근로자의 수입으로 한다는 규정은 추가되었으나, 소정근로시간이나 매월 지급되는 임금과 관련하여 변경된 내용은 없고, 나머지 내용도 2009년 단체협약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나)

이후 이 사건 사업조합과 노동조합은 2013년, 2015년, 2017년, 2018년, 2019년 각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이하 통틀어 ‘이 사건 각 단체협약’이라 하고, 개별적으로 지칭할 때는 연도로 특정한다)을 체결하여 근로시간과 사납금 액수를 다음과 같이 변경하였다.

다)

한편 2011년 단체협약과 이 사건 각 단체협약의 ‘[운전기사 임금 기준표]’ 하단에는 ‘최저임금 산출근거’와 그 액수가 기재되어 있는데, 그 구체적인 액수(단위: 원)는 다음과 같다.

마.

최저임금법상 법정 최저임금

고용노동부장관이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최저임금법에 따라 결정·고시한 법정 시간당 최저임금(단위: 원)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6 내지 12, 14, 1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 청구의 요지

이 사건 노동조합과 이 사건 사업조합이 2013년부터 이 사건 각 단체협약을 통하여 정액사납금제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소정근로시간을 종전의 1일 6시간 40분에서 순차적으로 1일 4시간 30분으로 단축하기로 합의(이하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라 한다)한 것은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한 것이므로, 이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잠탈하는 것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2017. 1.부터 2019. 12.까지의 기간에 관하여 2013년 단체협약 이전의 종전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별지2 최저임금 미달액 산정표의 ‘최저임금 미달액’란 기재 각 임금을 지급하여야 하는바, 원고들의 각 청구금액을 계산하면 별지1 원고별 청구금액표의 ‘청구금액’란 기재 각 금액과 같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1)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의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2)

근로기준법에서 ‘소정근로시간’은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이라고 규정하여(제2조 제1항 제8호) 노사 간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정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합의의 효력을 부정할 수 있을 뿐으로(위 대법원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노사 간의 합의에 의해 정해진 소정근로시간의 효력을 그와 같은 사유로 부정하기 위해서는 그 사유의 예외적인 성격에 비추어 최저임금제도의 실질적 잠탈 여부 등 관련 사정을 종합하여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2018. 12. 31. 이전의 기간에 관하여 지급된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거나, 그 기간 동안 최저임금에 미달한 임금액을 산정할 때는 물론 해당 기간 동안 소정근로시간의 단축합의가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를 판단할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휴시간은 제외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6. 19. 선고 2014다44673 판결, 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다237460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 기초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 을 제1, 13, 16, 24 내지 26, 31 내지 3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기 어렵고,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1)

근로기준법 제50조는 “1주간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고”(제1항), “1일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을 초과할 수 없으며”(제2항),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근로시간을 산정하는 경우 작업을 위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ㆍ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등은 근로시간으로 본다.”(제3항)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말하는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계약상의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한다(대법원 1992. 10. 9. 선고 91다14406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같은 법 제58조 제1항 본문은 “근로자가 출장이나 그 밖의 사유로 근로시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2조 제1항 제8호는 ‘소정근로시간’이란 법정근로시간의 범위에서 당사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근로기준법상으로 소정근로시간과 실근로시간은 개념상 구분되는 것으로 양자가 양적으로 반드시 일치해야만 하는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택시운전근로자의 경우 시업과 종업 사이에 상당한 시간을 차지하는, 고객을 기다리는 대기시간이 모두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으로서 실근로시간에 해당한다고 평가하기 어려운 점, 원고들은 택시운전근로자로서 시업시간과 종업시간이 불분명한 점 등의 사정으로 시업과 종업 사이의 총 운행시간과 실근로시간 및 소정근로시간 사이의 괴리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택시운수업의 특성에 따라 피고와 소속 근로자들은 노사합의를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정해놓을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는바(위 대법원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각 단체협약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

2)

다만, 앞서 본 관련 법리에 의하면, 피고와 같은 택시회사가 택시운전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할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하고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소정근로시간만을 형식적으로 단축하기로 합의하는 등의 특별한 경우에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것이어서 무효라는 것인바, 이와 같은 특수한 사정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무효라는 점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원고들에게 입증책임이 있으며, 단지 소정근로시간이 단축되었다는 사정 그 자체만으로는 위와 같은 특수한 사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3)

대구 지역 택시 기본요금은, 2013. 1. 1. 중형택시의 경우 기존 2,200원에서 2,800원으로 600원(27.27%), 소형택시의 경우 기존 1,800원에서 2,200원으로 400원(22.22%)이 각 인상되었고, 할증요금의 변경 거리와 시간은 중형택시의 경우 150m당 100원에서 144m당 100원으로, 36초당 100원에서 34초당 100원으로 단축되었으며, 2018. 11. 1.부터 중형택시의 기본요금은 기존 2,800원에서 3,300원으로 500원(17.85%)이 인상되었고, 할증요금의 변경 거리와 시간은 중형택시의 경우 144m당 100원에서 134m당 100원으로, 34초당 100원에서 32초당 100원으로 단축되었음에도, 사납금 인상률은 2013년도에는 5.8% 또는 6.1%, 2019년도에는 4.1% 또는 2.2%에 그쳤다. 한편, J 등과 같은 택시호출 서비스가 보편화되어 기존의 순항식 근무(승객을 탑승시키기 위해 도로를 순항하는 근무형태)의 필요성이 점차 감소하여 운행시간에 대비한 운임 창출의 효율성이 증가하기도 하였는바, 이러한 사정 변경으로 인하여 택시운전근로자들은 종전과 동일한 시간을 근무하더라도 종전보다 많은 운임을 획득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무엇보다 이 사건 각 단체협약 체결 당시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 등에 아무런 변경이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4)

대구 지역 영업용 택시의 경우, 면허대수는 2009년도 6,970대였다가 점차 줄어들어 2019년도 기준 면허대수는 6,179대였고, 운전자 수는 2009년도 7,023명에서 2019년도 평균 5,317명까지 줄어들었는데, 운전자 부족으로 인해 운행하지 못하는 휴지 차량은 2009년도 537대에서 2015년도에 1,445대까지 늘어났다가 점차 감차를 통한 면허대수의 감소로 인해 2019년도 평균 717대가 휴지차량이었으며, 차량 1대당 운전자 비율은 휴지차량을 포함하면 2009년도에 1.008명이었으나 2019년도에는 0.861명이었고, 휴지차량을 제외하더라도 2009년도 1.092명에서 2019년도 0.973명까지 줄어들어 운전자 1명이 1대의 차량을 운전하기에도 운전자가 부족한 실정으로 전체 면허대수 대비 운전자 수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1일 2교대 차량은 전무하다시피하고 1인 1차제 형태의 운행이 절대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는바, 이와 같은 사정으로 인해 대구 지역의 택시회사의 전체 수입과 순수익은 매우 열악한 사정에 놓여 있고, 2019년 기준 차량 1대당 월 평균 수입이 352만 원일 정도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5)

이 사건 노동조합과 사업조합은 2009년 단체협약 시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 40분으로 정한 후 2013년 단체협약 체결 전까지 변동이 없었고, 이 사건 특례조항은 대구광역시에서는 2009. 7. 1.부터 적용되었으며, 2013년 단체협약이 체결되면서 소정 근로시간이 1일 6시간으로 변경되었는바, 2013년 단체협약 체결에 따른 소정근로시간 변경과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과의 사이에는 상당한 시기적 간격이 있다.

6)

2013년 단체협약 체결 당시 이 사건 노동조합 의장이 이 사건 노동조합원들에게 공지·게시한 글을 보더라도 위 의장이 ‘2013년 당시 택시운송업 자체가 도산위기에 있었으며, 당시 현장 근로자들의 정서상 근로시간을 단축하더라도 1일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낮게 책정하자는 분위기가 있어 부산, 대전 등 타 지역의 경우 소정근로시간을 대폭 단축했어도 임금을 동결했으나, 대구는 근로시간을 타 지역 대비 소폭 단축하여 1일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하는 동시에 최저임금 수준으로 임금을 인상하였으며, 당시 단체협약을 통해 통상임금을 대폭 상승시켜 연차휴가나 단체협약상 약정휴일 등을 사용할 경우 사실상 임금 인상요인이 발생하였다’고 인식한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보면 2013년 단체협약이 이 사건 특례규정을 잠탈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보기 어렵다.

7)

나아가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려면, 피고가 당초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지급하기로 예정한 특정 연도의 비교대상임금에 대하여 이 사건 각 단체협약의 체결을 통하여 단축하기 이전의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시간당 최저임금을 산정할 경우 그 특정 연도의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에 미달하게 되지만, 그 비교대상임금에 대하여 이 사건 각 단체협약의 체결 이후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시간당 최저임금을 산정하게 되면 그 특정 연도의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을 상회하게 됨으로써, 시간당 최저임금이 최저임금법상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하는 경우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런데 만일 소정근로시간의 단축이 이루어진 특정 연도의 지급 예정 비교대상임금에 대하여 이 사건 각 단체협약의 체결을 통해 단축하기 이전의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시간당 최저임금을 산정하더라도 그 특정 연도의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을 상회하는 경우에는 피고에게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려는 의도가 있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이 사건 각 단체협약을 살피건대,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를 통하여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①

2013년 단체협약은 2011년 단체협약에 비해 일 근로시간을 40분 감축한 것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운전기사 임금 기준표’에 기재된 합계액 949,110원을 직전 단체협약에 따른 월 소정근로시간(주휴시간 제외) 165.4시간<1>[= {2월을 제외한 나머지 달의 1개월 소정근로시간 166.6시간(= 6시간 40분 × 25일) × 11개월 + 2월의 소정근로시간 153.3시간(= 6시간 40분 × 23일)} ÷ 12개월]으로 나눈 임금액인 5,738원<2>이 2013년부터 2015년까지의 법정 시간당 최저임금보다도 현저히 높다.

②

2015년 단체협약은 소정근로시간을 전혀 단축하지 않은 상태에서 1일 사납금만 다소 증액한 것이어서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에 해당하지도 않고, ‘운전기사 임금 기준표’에 기재된 합계액 1,004,400원을 2011년 단체협약에 따른 월 소정근로시간(주휴시간 제외) 165.4시간으로 나눈 임금액인 6,072원이 2015년의 법정 시간당 최저임금보다도 상당히 높다.

③

2017년 단체협약도 ‘운전기사 임금 기준표’에 기재된 합계액 1,065,220원을 직전 단체협약에 따른 월 소정근로시간(주휴시간 제외) 149시간[= {2월을 제외한 나머지 달의 1개월 소정근로시간 150시간(= 6시간 × 25일) × 11개월 + 2월의 소정근로시간 138시간(= 6시간 × 23일)} ÷ 12개월]으로 나눈 임금액인 7,149원이 2017년의 법정 시간당 최저임금보다도 상당히 높다.

④

2018년 단체협약도 ‘운전기사 임금 기준표’에 기재된 합계액 1,091,850원을 직전 단체협약에 따른 월 소정근로시간(주휴시간 제외) 132.4시간[= {2월을 제외한 나머지 달의 1개월 소정근로시간 133.3시간(= 5시간 20분 × 25일) × 11개월 + 2월의 소정근로시간 122.6시간(= 5시간 20분 × 23일)} ÷ 12개월]으로 나눈 임금액인 8,246원이 2018년의 법정 시간당 최저임금보다도 상당히 높다.

⑤

2019년 단체협약도 ‘운전기사 임금 기준표’에 기재된 합계액 1,127,250원을 직전 단체협약에 따른 월 소정근로시간(주휴시간 제외) 119.9시간[= {2월을 제외한 나머지 달의 1개월 소정근로시간 120.8시간(= 4시간 50분 × 25일) × 11개월 + 2월의 소정근로시간 111.1시간(= 4시간 50분 × 23일)} ÷ 12개월]으로 나눈 임금액인 9,401원이 2019년의 법정 시간당 최저임금보다도 상당히 높다.

8)

이 사건 노동조합과 사업조합이 택시 기본요금 인상 등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수익의 범위 내에서 최저임금 인상과 비슷한 비율의 고정급 인상을 하고, 나머지 부분에서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면, 택시운전근로자로서는 소정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운행시간을 단축하더라도 적어도 고정급만큼의 전체 수입이 증가되는데도, 이에 더하여 초과운송수입금을 추가로 얻기 위하여 자신의 선택에 따라 이전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동 없이 근무하였다는 이유로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거나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한다면, 이는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자의에 의한 근무형태와 운행시간 선택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의 효력 여부를 결정짓는 것이어서 부당하다.

9)

다만 택시운전근로자가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에 따라 단축된 운행시간만으로는 인상된 1일 사납금을 채우기 어려워 고정급 인상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전체 수입의 감소를 초래할 수 있고, 따라서 이전 근무형태와 운행시간의 변경에 대한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고 보아야 하지만,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이 유효하다고 주장하는 2009년 단체협약에서 정한 6시간 40분의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이 사건 각 단체협약 체결 시까지의 고정급과 1일 사납금 그리고 이 사건 각 단체협약 당시의 택시 기본요금 인상률 및 이후의 고정급, 1일 사납금의 인상률을 보면,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전체 수입 감소로 인하여 근무형태와 운행시간의 변경에 대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

다.

소결론

결국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각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들의 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다.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정일(재판장) 손윤경 정진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