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반소원고)의 반소를 각하한다.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에게 별지 인용금액 1. 임금표 중 ①항 기재 각 금액과 이에 대하여 ②항 기재 각 해당 일시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같은 인용금액 2. 손해배상금표 중 ①항 기재 각 금액과 이에 대하여 ②항 기재 각 해당 일시부터 2026. 5. 27.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원고(반소피고)의 나머지 본소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본소 및 반소를 합하여 10%는 원고(반소피고)가, 나머지는 피고(반소원고)가 각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반소의 적법성에 대한 직권 판단
직권으로 반소의 적법성에 관하여 살피건대, 반소가 적법하려면 소송절차를 현저히 지연시켜서는 아니 되고, 본소의 청구 또는 방어방법과 서로 관련이 있어야 한다(민사소송법 제269조 제1항). 그런데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본소 청구는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임에 반하여 이 사건 반소는 원고가 근로 중 횡령한 금원에 대한 손해배상을 구하거나, 같은 금액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것으로 본소 및 반소 청구가 동일한 법률관계의 형성을 목적으로 하거나 그 공격방어 방법 중 중요한 부분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공통되어 있다고 볼 수 없다.
설령 이 사건 반소를 이 사건 본소에 관한 상계 항변과 관련된 것으로 선해하더라도, 피고는 이 사건 본소 청구에 대하여 명시적으로 상계항변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므로(대법원 1990. 5. 8. 선고 88다카26413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상계항변 역시 허용되지 아니한다.
나아가 이 사건 본소 및 반소가 피고 B 주식회사(이하 법인으로서 피고를 지칭할 때에는 '피고 회사'라 한다)와 그 소속 노동조합 사이에 이루어진 단체협약의 해석 또는 원고 등 택시운전사의 근로형태 등에 관한 공격방어 방법에 일부 공통점이 존재한다고 보더라도 피고는 이 사건 소 제기일로부터 약 2년이 경과한 후에 비로소 이 사건 반소를 제기하였을 뿐만 아니라, 원고와 피고가 단체협약의 성격 등 반소의 각 쟁점들에 관하여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어 반소에 대하여 상당한 시간에 걸친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보이므로, 피고의 반소 제기로 인하여 이 사건 본소의 소송절차가 현저히 지연되는 경우에도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반소는 결국 부적법하다.
본소에 대한 판단
임금 부분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민사재판에 있어서 형사재판에서 인정된 사실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이미 유죄로 확정된 관련형사사건의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 할 것이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에 비추어 형사판결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배척할 수 없는 것이다(대법원 1989. 9. 12. 선고 88다카16270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법리에 갑 제1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원고는 피고 회사 소속 택시기사로 2017. 4. 17.경부터 2023. 6. 20.까지 피고 회사에 근무하였던 사실,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인 C는 대구지방법원 2024고정690호로 원고에 대하여 2017. 4. 17.부터 2023. 6. 20.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은 임금 합계47,004,760원을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는 범죄사실로 기소된 사실, 이에 대하여 C는 '피고 회사와 그 소속 근로자들 사이에 택시기사에 대한 월 기준운송수입금을 정하고 근로자가 납입한 운송수입금이 이에 미치지 못할 경우 임금에서 이를 공제하기로 한 단체협약이 무효이고, 그로 인하여 공제된 금액이 체불임금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였다.', '위 단체협약이 무효라면 임금에 대한 합의도 무효이므로, 원고에 대한 체불임금은 없다.', '체불임금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원고가입금하지 않은 현금 수입금과 원고에 대한 4대 보험료 등은 공제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하였으나, 제1심 법원은 2025. 2. 14. C의 변소를 모두 배척한 후 벌금 100만 원을 선고하였던 사실,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된 사실(D에 대한 앞서 본 형사사건을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소속 근로자인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중 원고가 구하는 별지 원고 청구금액 1. 임금표 중 ①항 기재 금액과 이에 대하여 그 지급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②항 기재 해당 일시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1>.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단체협약 위반 주장
주장
피고 회사와 그 노동조합 사이에 택시기사에 대한 월 기준운송수입금을 정하고 근로자가 납입한 운송수입금이 이에 미치지 못할 경우 임금에서 이를 공제하기로 하는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이 이루어졌으므로, 원고가 피고에게 공제된 금액에 상당한 미지급 입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은 단체협약에 위반한 것이다.
판단
여객자동차 운수사업(2019. 8. 27. 법률 제16563호로 개정되어 2020. 1. 1. 시행된 것, 이하 '여객자동차법'이라고 한다) 제21조 제1항 제2호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운송사업자는 운수종사자가 이용자에게서 받은 운임이나 요금(이하 '운송수입금'이라고 한다)의 전액에 대하여 일정금액의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하여 수납하지 않을 것을 운송사업자의 준수사항으로 규정하고 있고, 제26조 제2항 제2호는 운수종사자는 운송수입금의 전액에 대하여 일정금액의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하여 납부하지 않을 것을 운수종사자의 준수사항으로 규정하고 있고, 위 각 규정은 강행법규로 봄이 타당하므로 설령 이에 반하는 내용으로 사용자와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합의 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합의는 무효라고 보아야 하므로(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3도2318 판결),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정산합의 주장
주장
원고와 피고는 2022. 11.경부터 2023. 7.경까지 원고가 피고 회사에 대하여 체불된 임금이 없다는 내용의 각 확인서를 작성하였으므로, 설령 이 사건 단체협약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루어진 임금정산에 관한 합의에 따라가 원고는 피고에게 미지급 임금을 구하지 않기로 하였다.
판단
㈎ 관련법리
채권의 포기 또는 채무의 면제는 반드시 명시적인 의사표시만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 아니고 채권자의 어떠한 행위 내지 의사표시의 해석에 의하여 그것이 채권의 포기라고 볼 수 있는 경우에도 이를 인정하여야 할 것이기는 하나, 이와 같이 인정하기 위하여는 당해 권리관계의 내용에 따라 이에 대한 채권자의 행위 내지 의사표시의 해석을 엄격히 하여 그 적용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17다204070 판결 등 참조).
㈏ 구체적 판단
을 제1호증의 기재에 따르면 원고와 피고는 2022. 11.경부터 2023. 7.경까지 9차례에 걸쳐 원고가 피고 회사에 대하여 체불된 임금이 없다는 내용의 각 확인서(이하 '이 사건 각 확인서'라 한다)를 작성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 인정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알 수 있는 사정, 즉 피고 회사와 그 노동조합 사이에 이루어진 이 사건 단체협약이 강행규정인 여객자동차법 제21조 제1항 제2호 등을 위반하여 그 효력이 없는바, 원고와 피고는 위 2023도2318 판결이 선고되기 전 또는 관련 형사사건의 제1심판결이 선고되기 전에 이 사건 단체협약이 유효하다는 점을 전제로 이 사건 각 확인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각 확인서를 작성함으로써 피고에게 미지급 임금에 관하여 종국적인 포기의사를 밝혔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소멸시효 주장
주장
피고는 원고가 구하는 미지급 임금 중 2021. 4. 30. 이전의 것들은 3년의 단기 소멸시효가 완성하였다고 주장한다.
판단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미지급 임금은 별지 청구목록 제1항 기재와 같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는 2024. 5. 1.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사실은 기록상 분명하며, 원고와 피고는 임금의 지급시기에 관하여 어떠한 주장 및 증명을 하지 않는 이상 각 기간별 임금의 소멸시효는 그 기간 종료일 다음날부터 각각 진행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가 구하는 미지급 임금 중 이 사건 소제기일로부터 역산하여 3년이 경과한 2021. 4.분 임금은 그 소멸시효가 완성하였다. 따라서 피고의 주장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근로기준법 제36조에서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해야 한다.'고 정하는 이상 2021. 4.분 임금의 소멸시효는 그 기간 만료일인 2021. 4. 30.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때로부터 진행한다고 주장하나, 임금은 퇴직금과 달리 근로자의 사망 또는 퇴직을 그 지급요건으로 하지 않고,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별도의 약정이 없는 한 근로를 제공한 다음날부터 그 지급을 구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제36조를 근거로 피고의 임금지급 기한이 각 14일 동안 유예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금 부분
관련법리
채무불이행책임과 불법행위책임은 각각 요건과 효과를 달리하는 별개의 법률관계에서 발생하는 것이므로 하나의 행위가 계약상 채무불이행의 요건을 충족함과 동시에 불법행위의 요건도 충족하는 경우에는 두 개의 손해배상청구권이 경합하여 발생하고, 권리자는 위 두 개의 손해배상청구권 중 어느 것이든 선택하여 행사할 수 있다(대법원1983. 3. 22. 선고 82다카153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다만, 동일한 사실관계에서 발생한 손해의 배상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도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하는 배상청구와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배상청구는 청구원인을 달리하는 별개의 소송물이므로(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5다9760, 9777 판결, 대법원 2011. 8. 25. 선고 2011다29703 판결 등 참조), 법원은 원고가 행사하는 청구권에 관하여 다른 청구권과는 별개로 그 성립요건과 법률효과의 인정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계약 위반으로 인한 채무불이행이 성립한다고 하여 그것만으로 바로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1. 6.24. 선고 2016다210474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법리, 인정사실에 따르면 피고는 고의 또는 과실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에 위반하여 원고에게 임금 합계 47,004,760원을 지급하지 않는 불법행위를 범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별지 인용금액 2. 손해배상금표 중 ①항 기재 각 금액과 이에 대하여 그 지급일 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②항 기재 각 해당 일시부터 민법 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각 이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지연손해금을 계산해야 한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나.항 기재와 같이 구하는 금원이 임금이 아니라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금임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별지 인용금액 중 1. 임금표 ①항 기재 각 금액과 이에 대하여 ②항 기재 각 해당 일시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별지 인용목록 제2항 손해배상금표 ①항 기재 금액과 이에 대하여 ②항 기재 해당 일시부터 피고가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사건 판결일인 2026. 5. 27.까지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의 반소는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하고, 원고의 본소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창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