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원고의 주장
원고는 국민권익위원회를 통하여 대구수성경찰서에 대구지방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의 부당한 행위에 대하여 진정서를 제출하였고, 피고는 대구수성경찰서 소속 경찰관으로서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진정서를 인계받아 원고의 사건을 수사한 담당경찰관이다.
원고가 운영하는 C요양병원은 2024. 5.부터 같은 해 6.까지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의 근로감독관으로부터 근로감독을 받았는데, 당시 위 근로감독관은 정당한 사유 없이 전체 근로자별 임금 계산 내역, 사업주 소득세 신고자료, 기타 요구자료 등의 자료(이하 '이 사건 자료들'이라고 한다) 제출을 요구하면서 이에 불응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할 것이라고 수차례 위협하였다.
그런데 근로감독관이 요구한 이 사건 자료들은 근로기준법 제42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2조에 규정된 보존 대상 서류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고, 또한 보존해야 할 서류에 해당한다 할지라도 이미 존재하지 않다면 '보존의무 위반'에 해당될 뿐 '자료제출 거부'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런데 피고는 2024. 9. 5. 원고에게 '불입건 결정 통지서'(이하 '이 사건 통지서'라 한다)를 작성하여 발송하였는데, 이 사건 통지서에 이 사건 자료들이 모두 근로기준법 제42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2조에 규정된 보존 대상 서류의 범위에 속해 있다고 허위 내용을 기재하였고, 또한 '존재하지 않는 서류에 대한 자료 제출요구가 직권남용 및 강요죄에 해당되지 않는다'라고 기재함으로써 허위 내용의 공문서를 작성하였다.
피고는 위와 같은 잘못된 수사사실을 이 사건 통지서에 기재한 다음 이를 근거로 '입건전조사 종결(혐의 없음)'이라고 결정하였으므로, 이는 피고가 직권을 남용하여 원고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하여 위자료 800만 원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이 법원의 판단
관련 법리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본문 및 제2항에 따르면, 공무원이 공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에 국가 등이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외에 그 개인은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손해배상책임을 지지만 경과실만 있는 경우에는 책임을 면한다고 해석된다. 위 규정의 입법 취지는 공무원의 직무상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끼친 경우에는 변제자력이 충분한 국가 등에 선임감독상 과실 여부에 불구하고 손해배상책임을 부담시켜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하되, 공무원이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경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는 그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 공무원 개인에게는 배상책임을 부담시키지 아니하여 공무원의 공무집행의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데에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공무원의 중과실이란 공무원에게 통상 요구되는 정도의 상당한 주의를 하지 않더라도 약간의 주의를 한다면 손쉽게 위법·유해한 결과를 예견할 수 있는 경우임에도 만연히 이를 간과한 경우와 같이, 거의 고의에 가까운 현저한 주의를 결여한 상태를 의미한다(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18다288631 판결 등 참조).
허위공문서작성죄는 공문서에 진실에 반하는 기재를 하는 때에 성립하는 범죄이므로, 공문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법령 등을 잘못 적용하거나 적용하여야 할 법령 등을 적용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더라도 그 적용의 전제가 된 사실관계에 관하여 거짓된 기재가 없다면 허위공문서작성죄가 성립할 수 없고, 이는 그와 같은 잘못이 공무원의 고의에 기한 것이라도 달리 볼 수 없다. 공문서 작성 과정에서 법령 등을 잘못 적용하였다고 하여 반드시 진실에 반하는 기재를 하여 공문서를 작성하게 되는 것은 아니므로, 공문서 작성 과정에서 법령 등의 적용에 잘못이 있다는 것과 기재된 공문서내용이 허위인지 여부는 구별되어야 한다(대법원 2021. 9. 16. 선고 2019도18394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원고가 운영하는 C요양병원은 2024. 5. 28.부터 대구지방고용노동청 광역근로감독관 D 등으로부터 근로감독을 받았다. 원고는 2024. 6. 24. 국민권익위원회에, 위 근로감독관 등이 원고에게 제출의무가 없거나 존재하지 않는 서류인 이 사건 자료들의 제출을 요구하면서 이에 불응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할 것이라고 지속적으로 위협하는 등 형법상 강요죄 및 직권남용죄의 위법행위를 하고 있으므로,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고충 민원 신청을 제기하였다.
대구수성경찰서장은 2024. 9. 4.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요지의 이 사건 통지를 하였는데, 위 통지서에는 담당팀장으로 피고가 기재되어 있고, 문의는 피고에게 하도록 기재되어 있다.
대구지방고용노동청장은 2025. 1. 23.경 원고를 근로기준법 제36조 및 제43조위반 혐의에 대하여 일부 기소 의견으로 대구지방검찰청으로 송치하였다고 통보하였다.
한편 대구지방고용노동청장은 2024. 8. 8.경 원고에게, 근로기준법 제102조 제1항의 자료 제출 위반을 이유로 과태료 50만 원을 부과하였는데, 원고의 이의신청에 따른 대구지방법원 2024과2543호 정식재판에서, 법원은 2025. 5. 27. '이 사건 기록 및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위반자가 거짓된 진술을 하며 근로감독관이 요구하는 장부와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면서 원고에게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하였고, 위 결정은 그 무렵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원고가 허위 내용이라고 주장하는 이 사건 통지서의 해당 문구(이하 '이 사건 문구'라고 한다)를 실제 피고가 작성하였다는 전제 하에 원고 주장의 당부에 대하여 살펴본다.
이 사건 문구는 법령의 적용 또는 그 해석에 관한 피고의 판단을 기재한 것일 뿐 법령 적용의 전제가 되는 사실관계에 대한 내용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가 근로기준법 제42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2조를 잘못 적용하거나 해석한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허위공문서작성죄가 성립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이 공무원이 공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에 국가 등이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외에 그 개인은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할 것이고, 여기에서 공무원의 중과실이란 공무원에게 통상 요구되는 정도의 상당한 주의를 하지 않더라도 약간의 주의를 한다면 손쉽게 위법·유해한 결과를 예견할 수 있는 경우임에도 만연히 이를 간과한 경우와 같이, 거의 고의에 가까운 현저한 주의를 결여한 상태를 의미하는바,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에게 그와 같은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한편 원고가 관련 과태료사건에서 불처벌 결정을 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허위의 공문서를 작성하였다거나, 피고에게 위법행위에 대한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어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되어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손현찬(재판장) 김아영 최여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