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의 지연손해금에 관한 부분 중 피고에 대하여 원고들에게 원심판결 별지 목록 미수령액란 기재의 각 금액에 대한 1998. 9. 1.부터 2003. 5. 31.까지 연 5푼,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할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그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항소를 기각한다.
피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명예퇴직이란 근로자가 명예퇴직의 신청(청약)을 하면 사용자가 요건을 심사한 후 이를 승인(승낙)함으로써 합의에 의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 이 합의에 따른 명예퇴직예정일이 도래하면 근로자는 당연히 퇴직하고 사용자는 명예퇴직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는 것이고(대법원 2000. 7. 7. 선고 98다42172 판결, 대법원 2003. 6. 27. 선고 2003다1632 판결 등 참조), 명예퇴직수당은 그 직에서 퇴직하는 자에 대하여 재직 중 직무집행의 대가로서 지급되는 후불적 임금으로서의 성질을 아울러 갖고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0. 6. 8.자 2000마1439 결정 참조).
또한, 근로기준법 소정의 취업규칙이란 복무규율과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의 내용을 담고 있으면 그 명칭을 불문하는 것이며(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1다77970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내용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원칙적으로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얻어야 하고, 이러한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효력이 없고, 이는 그러한 취업규칙의 변경에 대하여 개인적으로 동의한 근로자에 대하여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1992. 12. 8. 선고 91다38174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명예퇴직에 관한 합의가 성립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의 명예퇴직등 운영요령이 근로조건의 하나인 명예퇴직수당 산정방식 등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으로서 근로기준법상의 취업규칙에 해당함을 전제로, 피고가 종전의 명예퇴직등 운영요령 중 명예퇴직수당의 내용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개정함에 있어 근로자 집단의 동의를 얻지 아니한 이상 개정된 운영요령은 원고들에 대하여 효력이 없고, 원고들이 피고에게 명예퇴직 당시 '····개정된 운영요령을 충분히 숙지하고 개정된 규정에 의한 명예퇴직수당의 계산에 여하한 이의도 제기하지 아니할 것을 서약하며, 본인의 자유의사에 따라 명예퇴직신청서를 제출합니다.'라는 취지의 서약서를 제출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개인적으로 개정된 취업규칙에 동의한 것에 불과하여 무효라는 이유로 피고에게 개정 전 명예퇴직 등 운영요령에 따라 산정한 명예퇴직수당과 개정된 운영요령에 따라 원고들이 이미 수령한 명예퇴직수당과의 차액의 지급을 명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명예퇴직제도의 법률적 성격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의 명예퇴직등 운영요령의 개정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 취업규칙의 변경으로서 근로자의 동의가 없어도 유효하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설사 위 개정내용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근로기준법 제97조 제1항 단서는 강행규정이므로 그 규정에 위반하여 근로자 집단의 동의를 받지 아니한 채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개정된 위 운영요령은 무효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였다.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새로운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을 통하여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나, 당해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그 필요성 및 내용의 양면에서 보아 그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당해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 적용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한편 여기에서 말하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유무는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용자측의 변경 필요성의 내용과 정도, 변경 후의 취업규칙 내용의 상당성, 대상조치 등을 포함한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상황, 노동조합 등과의 교섭 경위 및 노동조합이나 다른 근로자의 대응,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의 일반적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1. 5. 선고 99다70846 판결, 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1다16722 판결, 대법원 2003. 6. 27. 선고 2002다23611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위 명예퇴직등 운영요령의 개정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지 여부를 심리하여 판단하지 아니한 채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개정된 운영요령의 적용을 부인한 것은 잘못이라 할 것이나, 피고가 내세우는 바와 같이 이 사건 명예퇴직등 운영요령 개정 당시 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 아래에 있었던 국내의 일반적인 상황하에 정부가 심각한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하여 정부산하 출연연구기관들에 대하여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피고에 대하여 출연예산 삭감과 경영혁신을 요구함에 따라 피고가 위 운영요령을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하게 개정하게 된 것이고,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던 원고들이 명예퇴직수당의 감축을 이해하고 이에 승복하겠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피고에게 제출한 바 있으며, 원고들과 같은 시기에 명예퇴직한 피고 직원 143명 중 원고들만 개정된 위 운영요령에 따른 명예퇴직수당에 관하여 다투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유만으로는 근로자 집단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될 만한 사회통념상의 합리성이 있다고 볼 수 없는 것이어서 피고의 위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조치는 결과적으로 정당하다.
따라서 원심판결에 앞서 본 바와 같은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으므로, 결국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지연손해금 부분에 대한 직권 판단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2003. 5. 10. 법률 제68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본문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율'부분에 대하여 2003. 4. 24.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있었고, 그 후 개정된 위 법률조항과 그에 따라 개정된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제3조제1항본문의법정이율에관한규정(2003. 5. 29. 대통령령 제17981호로 개정된 것)은 개정 법률 시행 당시 법원에 계속중인 사건에 대하여 2003. 6. 1. 이후에 적용할 법정이율을 연 2할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인용된 금원에 대하여 원고들이 퇴직한 다음날인 1998. 9. 1.부터(원심이 지연손해금의 기산일을 퇴직일로 본 것은 잘못이다) 개정 법률이 시행되기 전인 2003. 5. 31.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개정 법률에 따른 연 2할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이 지급되어야 하는 것임에도, 소장 송달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개정 전의 법률규정을 적용하여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한 원심판결에는 결과적으로 지연손해금의 이율을 잘못 적용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게 되었다고 할 것이다.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지연손해금에 관한 부분 중 피고에 대하여 원고들에게 원심판결 별지 목록 미수령액란 기재의 각 금액에 대한 1998. 9. 1.부터 2003. 5. 31.까지 연 5푼,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할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되, 이 부분은 이 법원이 직접 재판하기에 충분하므로 민사소송법 제437조에 의하여 자판하기로 하여, 그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항소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상고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강국(재판장) 유지담(주심) 배기원 김용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