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판결

대법원 2002. 8. 27. 선고 2002도27 판결

주문

비약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비약상고이유를 본다.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도급계약이든 근로계약의 형식이 어떠하든간에 근로의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것이라면 그는 근로기준법 제14조 소정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1. 7. 26. 선고 90다20251 판결, 1996. 7. 30. 선고 96도732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용증거에 의하여, 피고인 주식회사 부국건설(이하 '부국건설'이라고 한다)은 주식회사 효자건설로부터 달서천 하수종말처리 고도시설 공사 중 B공구의 하수차집관로 매설공사를 하도급받아 시행하면서 8억원 상당의 흙막이 가시설공사를 C의 대표자 D에게 약 8억원 상당에 재하도급하였으나, 그 하도급의 형태는 D이 위 공사현장에 필요한 인원을 투입하여 피고인 부국건설의 지휘감독을 받아 공사를 진행하되, 작업인부에 대한 노임을 D이 지급하는 것으로 하는 노무도급계약인 사실, 피고인 부국건설은 D에게 소속된 근로자들이 위 공사현장에서 작업하다가 재해를 당할 경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E을 비롯한 근로자들과 사이에 따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 E은 2000. 5. 24.경부터 위 공사현장에서 피고인 부국건설이 제공하는 안전장구 등을 착용하고, 피고인 부국건설의 현장대리인인 피고인 A 또는 위 A으로부터 지시를 받은 D의 지시를 받고 노무를 제공하다가 재해를 당하여 사망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사실관계에 의하면 E이 피고인 부국건설의 정식 직원이 아니라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E이 위 작업현장에서 피고인 부국건설, 또는 그 현장대리인인 피고인 A의 지시를 받아 그 업무를 수행한 이상, E은 피고인 부국건설의 근로자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로서는 위 E을 위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1항 소정의 안전상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데에 대하여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산업안전보건법 소정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관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고, 한편 비약상고에 있어서 제1심판결이 인정한 사실에 대하여 '법령의 적용에 착오가 있는 때'라 함은 제1심판결이 인정한 사실을 일응 전제로 하여놓고 그에 대한 법령의 적용을 잘못한 경우를 뜻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1988. 3. 22. 선고 88도156 판결, 1994. 5. 13. 선고 94도458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채증법칙에 위반하여 사실을 그릇 인정하였다는 주장은 적법한 비약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비약상고이유는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비약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재윤(재판장) 배기원(주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