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전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남선건설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회사라 한다)는 건설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서 삼부토건 주식회사, 성일건설 주식회사, 유한회사 신화토건이 발주자인 한국도로공사로부터 공동도급·공동이행방식으로 도급받아 시공하는 '고속국도 B 건설공사(C공구) 중 철근콘크리트공사 및 토공사를 삼부토건 주식회사로부터 재하도급받아 상시근로자 60여명을 사용하여 시공하는 사업주이고, 피고인 A은 피고인 회사 소속의 현장소장으로서 위 공사사업장의 안전보건 업무를 총괄하는 자인바, (1) 피고인 A은, 사업주 또는 사업주를 대리하여 안전보건 업무를 담당하는 자는 차량계 하역운반기계인 화물자동차의 운전자가 운전위치를 이탈하는 때에는 당해 운전자로 하여금 원동기를 정지시키고 브레이크를 확실히 거는 등 갑작스러운 주행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2005. 12. 24. 10:20경 전북 진안군 D 소재 공사현장에서 화물자동차인 덤프트럭 운전기사인 E가 암버럭 운반작업의 상차작업을 위해 덤프트럭을 대기시키고 운전위치를 이탈함에 있어 브레이크를 확실히 걸게 하는 등 갑작스러운 주행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2) 피고인 회사는, 위와 같은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의 사용인인 상피고인 A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전항과 같이 위반행위를 하였다」는 것이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검사는 피고인 A이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2항, 제4항,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 제181조 제1항 제2호에 정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위 피고인에 대하여는 같은 법 제67조 제1호에 의하여, 피고인 회사에 대하여는 같은 법 제71조에 의하여 처벌을 구하고 있으나, 운전자가 하역운반기계의 브레이크를 거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하지 못한 것에 대하여 사업주 등에게 책임을 지운다면 운전자의 안전조치의무위반의 경우에도 사업주 등으로 하여금 형사상 무과실 책임을 지우는 것이 되어 심히 부당한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데, 이 사건 사고는 E가 약간 경사진 도로에서 브레이크를 확실히 걸지 아니함으로써 운전자로서 취하여야 할 가장 기본적인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하여 발생한 안전사고로서 피고인 A에게 위 안전사고의 방지를 위하여 어떠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고는 보이지 아니하므로 위 피고인이 같은 법 제23조 제2항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대법원의 판단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2항에서 "사업주는 굴착·채석·하역·벌목·운송·조작·운반·해체·중량물 취급 기타 작업에 있어 불량한 작업방법 등에 기인하여 발생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취지는 근로자의 안전의식 결여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사업주에게 근로자에 대한 안전교육 및 구체적 안전작업지시 등을 시행할 의무를 부과하려는 데 있는 것이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937 판결 참조). 그리고 같은 조 제4항은 위 제2항 등의 규정에 의하여 사업주가 하여야 할 안전상의 조치사항은 노동부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이에 따라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 제181조 제1항은 "사업주는 차량계 하역 운반기계 등의 운전자가 원위치를 이탈할 때에는 당해 운전자로 하여금 다음 각호의 사항을 준수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그 제2호에서 "원동기를 정지시키고 브레이크를 확실히 거는 등 갑작스러운 주행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정하고 있으므로, 산업안전보건법이 제67조 제1호, 제71조에서 제23조 제2항을 위반한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산업재해의 결과 발생에 대한 책임을 물으려는 것이 아니라 사업주 등이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2항 등에 정한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으려는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피고인들이 위와 같이 관계법령상의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면 그 자체로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제1호, 제71조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사고현장의 상황이 제1심이 인정하고 있는 바와 같다면 현장소장 겸 안전보건 총괄책임자의 지위에 있던 피고인 A으로서는 덤프트럭 운전자가 이 사건 사고현장과 같이 땅이 얼어 있고 경사진 곳에 차량을 주차하고 운전석을 이탈하는 경우에는 사이드 브레이크를 확실히 걸거나 차량의 바퀴에 고임목을 설치하는 등 차량의 갑작스런 주행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라는 내용으로 운전자들에게 교육을 실시하거나 구체적인 안전작업지시를 하여 이를 주지시키고, 현장에 고임목을 준비하여 비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어야 하며, 현장작업 운전자들이 스스로 앞서 본 바와 같은 위험발생의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여 작업에 임할 것으로 믿기만 하여서는 아니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가능한 한 공사현장에 머무르면서 운전자들에게 사고가 날 위험성을 환기시키는 등 앞서 본 위험발생의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안전작업지시 등을 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피고인은 E를 비롯한 운전자들에게 평소 위와 같은 안전교육을 실시하지 아니하였고, E에 대하여는 신규채용자 교육조차도 실시하지 않았으며, 현장에 고임목도 준비하여 두지 않는 등 위험발생의 방지에 필요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음은 물론 사고 당시에는 공사현장을 이탈하여 다른 장소에서 민원인을 만나고 있는 등 운전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안전작업지시도 하지 않은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사정이 이러하다면 위 피고인은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위험발생의 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의무의 이행을 다하지 않았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E가 운전자로서 취하여야 할 가장 기본적인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하여 이 사건 안전사고가 발생하였고, 피고인 A에게 위 안전사고의 방지를 위하여 어떠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고는 볼 수 없다고 보아 피고인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조치의무 불이행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현철(재판장) 김지형(주심) 양승태 전수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