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상고이유 제1, 2점에 관하여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사용자가 상당한 재량을 가진다. 따라서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유효한바,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결정하여야 하고, 업무상의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아가, 전보처분 등을 함에 있어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7두22306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전보처분은 피고 회사의 권한에 속하고 그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 있으며, 원고가 피고 회사로부터 퇴직권고를 받았으나 이를 따르지 아니하던 중 이 사건 전보처분을 받았다거나 이 사건 전보처분으로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이 발생하였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이 사건 전보처분에 대하여 사전 또는 사후에 동의한 바 없다는 등의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전보처분이 근로기준법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사용자의 인사재량권의 한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없다.
상고이유 제3, 4점에 관하여
취업규칙의 변경으로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따른 동의가 필요하다. 그런데 여러 근로자 집단이 하나의 근로조건 체계 내에 있어 비록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 시점에는 어느 특정 근로자 집단만이 직접적인 불이익을 받더라도 장차 다른 근로자 집단에도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그 특정 근로자 집단은 물론 장차 변경된 취업규칙 규정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 집단을 포함한 근로자 집단이 동의주체가 되고, 그렇지 않고 근로조건이 이원화되어 있어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직접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근로자 집단 외에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 집단이 없는 경우에는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불이익을 받는 근로자 집단만이 동의 주체가 된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9두2238 판결 참조).
한편, 협약 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 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는 없고, 노동조합으로서는 그러한 합의를 위하여 사전에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으며,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는지는 단체협약의 내용과 그 체결경위, 당시 사용자 측의 경영상태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다67536 판결 참조).
원심은, 피고 회사의 인사규정에 따르면 피고 회사의 모든 직원은 일반직에서 사무직으로, 사무직에서 일반직으로 직군이 전환될 가능성이 있고, 그 결과 영업지원, 업무지원, CS(고객서비스)지원 직무를 수행하지 않던 일반직 직원도 업무능력 등을 고려하여 해당 업무를 수행할 가능성이 있는 점, 피고 회사의 노동조합 구성이 사무직과 일반직으로 이원화되어 있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영업지원, 업무지원, CS지원 직무 집단만이 직무연동연봉제의 불이익변경에 따른 영향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다른 근로자 집단 역시 변경된 직무연동연봉제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피고 회사 내의 모든 근로자가 동의주체가 된다고 전제한 후, 다음과 같은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직무연동연봉제 시행으로 말미암은 임금 삭감에 동의하지 않았다거나 지 원부서 직원들만 상대로 한 자의적인 차별이라는 등의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직무연동연봉제가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95조에 반하거나 원고가 개별적으로 동의하지 아니하여 무효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피고 회사의 2006 사업연도(2006. 4. 1.부터 2007. 3. 31.까지) 당기순이익은 728억원, 지급 여력비율은 209.1%를 달성할 정도로 우량한 회사였으나, 피고 회사의 영업실적은 2007 사업연도(2007. 4. 1.부터 2008. 3. 31.까지)에 급격히 악화되어 당기순이익이 192억 원으로 전 회계연도 대비 무려 535억 원이나 감소하였고, 보험회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때에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지급여력비율도 151.3%로 급락하였으며, 2008 사업연도(2008. 4. 1.부터 2009. 3. 31.까지)의 당기순이익은 110억 원으로서 또 다시 2007년 사업연도보다도 82억이나 감소하였고, 실제로 피고 회사는 위와 같은 경영위기 상황에서 자산운용의 효율성을 도모하고 지급여력비율을 상승시키기 위하여 2008. 7. 28. 피고 회사의 강남사옥을 790억 원에 매도하기까지 한 것을 고려하면, 피고 회사와 노동조합 사이의 2009. 1. 20.자 직무연동연봉제 도입에 관한 합의는 금융위기로 어려워진 피고 회사의 경영사정을 고려하여 그 인건비 부담을 줄임으로써 피고 회사의 자금 사정에 도움을 주어 경영위기를 극복하고 기업도산이나 대량해고를 피함으로써 노사가 공존하는 길을 찾고자 하는 의도에서 체결된 것임을 넉넉히 추단할 수 있다.
원고 주장대로 피고 회사가 직무연동연봉제 시행 바로 전에 영업지원을 담당하던 과장 이상의 직원들을 직무연동연봉제의 적용을 받지 아니하는 다른 직무로 발령하였 더라도, 사용자인 피고 회사로서는 자신의 인사권 범위 내에서 직무연동연봉제의 시행에 즈음하여 영업지원 직무 담당자들을 계속 그 업무에 종사시킬 수도 있고, 적절한 시점에 그 담당자들을 다른 업무로 전보시킬 수 있는 상당한 재량이 있는바, 원고가 직무연동연봉제 대상이 되는 직무에 그대로 남아 있게 된 것은 원고의 근무 성적과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피고 회사의 업무상 필요에 의한 경영판단으로 보아야 하므로, 과반수 노동조합 혹은 과반수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라는 단체법적 요건을 근로기준법이 도입한 이상 원고에 대한 급여의 삭감은 이러한 단체법적 요건을 갖춘 직무연동연봉제의 도입에 따른 정당한 결과로서 이를 실질적인 감봉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직무연동연봉제가 지원부서 직원들만을 상대로 한 자의적인 차별이라고 주장하나, 이 사건 합의로 직무연동연봉제를 시행하는 대신 피고 회사는 그 적용대상이 되는 직무에 대하여 앞으로 3년간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아니하기로 하였고, 연봉상한액에 관하여 경제변동과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여 조정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는 등 직무연동연봉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게 일방적으로 지나치게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도록 보완하는 다른 내용도 포함했으며, 피고 회사의 직원은 누구나 업무성과에 따라서 직무연동연봉제가 적용되는 영업지원, 업무지원, CS지원 직무를 수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을 고려하면 직무를 기준으로 임금을 제한하는 직무연동연봉제가 소수의 지원업무 담당직원에게만 불이익을 일방적으로 떠넘기는 비합리적이라거나 자의적인 차별이라고 볼 수 없다.
앞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없다.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민일영(주심) 이인복 김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