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이 사건 단체협약 해지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32조 제3항 단서는 "단체협약에 그 유효기간이 경과한 후에도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아니한 때에는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될 때까지 종전 단체협약의 효력을 존속시킨다는 취지의 별도의 약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르되, 당사자 일방은 해지하고자 하는 날의 6월 전까지 상대방에게 통고함으로써 종전의 단체협약을 해지할 수 있다. "라고 규정하여, 단체협약이 그 유효기간 경과 후 불확정기한부 자동연장조항에 따라 계속 효력을 가지게 된 경우에는 당사자 일방이 해지하고자 하는 날의 6개월 전까지 상대방에게 통고하여 종전의 단체협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 의한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는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에서 정한 부당노동행위로서 금지된다. 사용자가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에 대하여 한 행위의 내용과 그것이 행하여진 상황, 시점, 장소, 방법 및 그것이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이나 활동에 미치거나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종합하여 볼 때에, 사용자가 표면적으로 주장한 사유와 달리 실질적으로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이나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하고, 또 그 지배·개입으로서의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에 반드시 근로자의 단결권의 침해라는 결과까지 발생할 필요는 없다(대법원 2006. 9. 8. 선고 2006도388 판결 등 참조). 그렇지만 사용자의 행위가 노동조합법에서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사실은 이를 주장하는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이 증명하여야 하며, 필요한 심리를 다하였어도 사용자에게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존재하였는지 여부가 분명하지 아니하여 그 존재 여부를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로 인한 위험이나 불이익은 이를 주장하는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이 부담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다78804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알 수 있다.
이 사건 단체협약 부칙 제1조에서 정한 협약의 유효기간은 2년으로서 2008. 11. 14. 까지이고, 다만 부칙 제2조 제2항에서 "본 협약은 갱신될 때까지 그 효력을 갖는다"고 하여 자동연장조항을 두고 있다.
이 사건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인 2008. 11. 14.이 경과하자, 피고는 4년간 연속된 적자 상황과 미국 본사의 경영상 어려움으로 미국 본사의 지원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경영의 효율화 및 비용절감을 위하여 원고 조합의 전향적인 입장전환과 협조를요구하면서 먼저 적극적으로 원고 조합의 권한을 종전보다 축소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단체협약 갱신안을 제시한 반면, 원고는 2007년과 2008년의 임금협상이 체결되지 않았고 이 사건 단체협약에 자동연장조항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단체협약 갱신에 대하여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이후 원고도 단체협약 갱신안을 제시하였고 쌍방은 교섭을 개시하였는데, 약 6개월 동안 수회의 교섭이 진행되었을 뿐 별다른 진전이 없자, 피고는 2009. 6. 19. 원고에게 노동조합법 제32조 제3항 단서에 따라 이 사건 단체협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하였다.
위 해지통보 후 원고와 피고는 2009. 12. 16.까지 10회 이상 단체교섭을 진행하였는데, 조합의 권한 축소가 포함되어 있는 피고측 갱신안과 기존 단체협약을 고수하려는 원고측 갱신안을 놓고 합의를 시도한 결과, 일부 13개 조항에 관하여는 합의가 이루어졌으나 나머지 조항은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
이에 원고가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하였지만,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당사자간 어떠한 양보도 없이 자신들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의견조율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조정안을 제시하지 아니한 채 조정을 종료하였다.
피고는 해지의 효력이 발생한 후인 2010년에도 원고에게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교섭을 수차 촉구한 사실이 있다.
이 사건 단체협약이 해지됨에 따라 종전에 인정되던 원고의 조합 활동이 제한되지만, 단체행동권을 비롯하여 노동조합법 등 법률에서 정한 조합 활동은 보장된다.
이러한 사실관계 및 사정들을 앞서 본 단체협약 해지에 관한 노동조합법 규정과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는 경영상 효율과 비용절감을 위한방안 중 하나로서 이 사건 단체협약의 갱신을 적극 추진하다가 그 과정에서 교섭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아니하자 노동조합법 제32조 제3항 단서에 의하여 허용되는 단체협약 해지권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이 사건 단체협약 해지에 의하여 피고가 원고 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을 지배·개입하게 되었다거나 피고가 실질적으로 원고 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에 대한 지배·개입의 의사를 가지고 해지권을 행사하였다고 인정하기에는 증명이 충분하지 않다.
원심판결의 이 부분 이유 설시 중에 일부 적절하지 아니한 부분이 있으나, 원심이 결론적으로 피고의 이 사건 단체협약 해지가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에서 정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보고,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단체협약 해지의 효력을 다투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한 것은 이와 같은 취지로서 수긍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원심의 결론에 헌법 및 노동조합법에서 정한 노동3권 보장, 단체협약의 해지권 행사의 한계, 노동조합법상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판단을 누락하는 등의 사유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이 사건 단체협약 해지가 신의칙 내지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1) 피고가 원고에게 노동조합법 제32조 제3항 단서에서 정한 해지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원고가 정당하게 위와 같은 신뢰를 가졌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어, 피고의 이 사건 단체협약 해지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고, (2) 이 사건 단체협약 해지가 오직 원고에게 고통을 주고 손해를 입히려는 데 있을 뿐 피고에게 아무런 이익이 없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권리남용 주장 역시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노동조합법 규정과 원심 판시 관련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헌법 및 노동조합법에서 정한 노동3권 보장, 단 체협약의 해지권 행사의 한계, 노동조합법상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판단을 누락하는 등의 사유로 판단을 그르친 위법이 없다.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김용덕(주심) 이인복 고영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