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등법원판결

대전고등법원 2017. 4. 20. 선고 2016나12807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원고 A, B, C, D, E, F, G, H, J, K, L, M, N, O에 대한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위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피고의 원고 I에 대한 항소를 기각한다.

3.

원고 A, B, C, D, E, F, G, H, J, K, L, M, N, O과 피고 사이의 소송총비용은 위 원고들이 부담하고, 원고 I와 피고 사이의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 및 제1심판결 중 원고 I에 대한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I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아래에서부터 제3행의 "근무하던 중인"을 "근무 중이던"으로 고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 중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1)

원고 I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주장

가)

원고 I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이하 '원고 A 등'이라고 한다)의 퇴직 당시 적용되던 단체협약 제59조(이하 '이 사건 단협규정'이라고 한다)에 의하면, 원고 A 등과 같이 20년 이상 근속하고 정년 잔여기간이 1년 이상인 근로자가 명예퇴직을 신청하기만 하면 명예퇴직이 성립하므로, 피고는 원고 A 등에게 이 사건 단협규정이 정한 기준에 따른 명예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명예퇴직의 성립에 피고의 승인이 요구된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 A 등의 명예퇴직 신청에 대하여 이를 승인하지 않은 것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재량권 남용에 해당한다(원고 A 등의 위 주장은 원고 A 등의 명예퇴직 신청에 대한 피고의 불승인 결정은 위법하므로, 피고는 명예퇴직금에 상응하는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보인다).

(1)

'자회사 취업을 전제로 퇴직하는 자'를 명예퇴직 결격사유로 규정한 피고의 인사규정 시행세칙 제61조 제1항(이하 '이 사건 세칙규정'이라고 한다) 제6호는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한 것인 데도 노동조합의 동의 없이 2014. 5. 23. 신설된 규정으로서 무효일 뿐만 아니라, 원고 A 등이 취업한 에스알은 피고의 자회사도 아니므로 원고 A 등에게는 이 사건 세칙규정 제6호가 정한 명예퇴직 결격사유가 없음은 물론, 나머지 각 호가 정한 명예퇴직 결격사유도 없다.

(2)

피고는 종래 피고 추천으로 피고가 출자한 회사에 임원으로 취직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명예퇴직을 승인하여 온 관행이 있다.

2)

원고 I의 주장

원고 I에게는 명예퇴직금 환수사유가 없으므로, 피고는 명예퇴직이 승인된 원고 I에게 명예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판단

1)

원고 A 등의 주장에 대하여

가)

명예퇴직 신청만으로 명예퇴직이 성립하는지 여부

(1)

명예퇴직은 근로자가 명예퇴직 신청(청약)을 하면 사용자가 요건을 심사한 후 이를 승인(승낙)함으로써 합의에 의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서(대법원 2003. 6. 27. 선고 2003다1632 판결, 헌법재판소 2007. 4. 26.자 2003헌마533 결정 등 참조) 그 성질은 사법상 계약이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서 명예퇴직 신청 자격이 있는 근로자의 신청만으로 명예퇴직이 성립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는 경우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의 명예퇴직은 그 성질상 근로자의 명예퇴직 신청(청약)과 사용자의 승인(승낙)이 있는 경우에 비로소 성립된다.

(2)

원고 A 등은 이 사건 단협규정이 근로자의 신청만으로 명예퇴직이 성립된다는 취지의 규정이라고 주장하나, 갑 제10, 11호증 및 을 제3, 3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별도로 특정 가지번호를 명시하는 것을 제외하고 각 가지번호도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제1심 법원의 P노동조합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단협규정은 그러한 취지의 규정이 아니라, 근로자의 명예퇴직 신청에 대하여 피고가 명예퇴직을 승인할 경우 지급하여야 하는 명예퇴직금의 산정기준에 관한 규정으로 봄이 타당하다.

(가)

'공사(피고)는 20년 이상 근속하고 정년 잔여기간이 1년 이상인 자로서 명예퇴직을 신청한 조합원에 한하여 다음 각 호에 따른 명예퇴직금을 지급한다. 단, 명예퇴직은 강제하지 않는다.'는 이 사건 단협규정의 문언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이는 근로자의 신청만으로 명예퇴직이 성립된다는 뜻이 아니라, 피고가 명예퇴직제도를 운영함에 있어 근로자들에게 명예퇴직을 강제하지 않고 명예퇴직을 신청한 근로자들에 한해서만 그 승인 여부를 심사·결정한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그러한 해석이 문언의 의미를 넘어 근로자들에게 불리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나)

피고의 인사규정 제48조 제1항은 '직원으로서 20년 이상 근속한 자가 정년퇴직일 1년 이상 전에 자진퇴직을 희망하는 경우에는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명예퇴직을 승인할 수 있다'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원고 A 등은 위 인사규정이 이 사건 단협규정에 반하여 무효라고도 주장하나, 이 사건 단협규정을 위 (가)와 같이 해석하는 이상, 위 인사규정이 이 사건 단협규정에 반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피고의 예산은 한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피고는 인건비를 포함한 예산을 집행함에 있어 공공기관의 과도한 복리후생제도를 개선하는 것 등을 일반지침으로 하는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집행지침'을 준수해야 하는 공공기관인데, 만일 근로자의 신청만으로 명예퇴직이 성립하고, 그에 따라 이 사건 단협규정이 정한 명예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면, 명예퇴직제도의 정상적인 시행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라)

이 사건 단협규정은 명예퇴직의 기준 및 수당을 단체협약에 명시하여 달라는 조합원들의 요구에 따라 단체협약에 명시된 것으로서, '20년 이상 근속하고 정년 잔여기간이 1년 이상'인 자를 명예퇴직의 기준으로 정한 피고의 인사규정 제48조 제1항의 내용을 다시 확인하는 한편, 더 나아가 명예퇴직을 승인받은 자에 대하여 지급하는 명예퇴직금을 정년 잔여기간별로 분류하여 정함으로써 명예퇴직을 승인받은 자가 지급받게 되는 명예퇴직금을 명확하게 한 데 그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마)

원고 A 등도 명예퇴직 신청에 대하여 피고가 승인하지 않는 경우가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3)

원고 A 등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원고 A 등에게 이 사건 세칙규정 각 호가 정한 결격사유가 있는지 여부

(1)

이 사건 세칙규정이 명예퇴직 결격사유로서 '징계의결 요구 중인 자(제1호), 형사사건으로 기소 중인 자(제2호), 감사기관과 수사기관으로부터 비위조사나 수사 중인 자(제3호), 기타 위 각 호에 준하는 사유로 명예·희망퇴직금을 지급하기에 부적격하다고 인정되는 자(제4호), 법령에 의하여 명예퇴직금이나 이에 갈음하는 공로퇴직수당 등을 지급받은 사실이 있는 자(제5호), 자회사에 취업을 전제로 퇴직하는 자, 다만 정부(기재부 및 국토부)에서 승인한 별도 지침이 있을 경우에는 예외로 할 수 있다(제6호)'라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2)

자신들에게 이 사건 세칙규정 각 호가 정한 결격사유가 없다는 원고 A 등의 주장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 A 등은 피고의 자회사인 에스알에 취업하는 것을 전제로 명예퇴직을 신청한 자들로서 이 사건 세칙규정 제4호 및 제6호가 정한 결격사유가 있다고 주장한다(원고 A 등에게 이 사건 세칙규정 제1호 내지 3호 및 제5호가 정한 결격사유가 없다는 점에 대하여는 피고도 따로 다투지 않고 있다).

(가)

원고 A 등에게 이 사건 세칙규정 제4호가 정한 결격사유가 있는지에 관하여 본다.

이 사건 세칙규정 제4호가 정한 결격사유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그 문언 그대로 '기타 위 각 호에 준하는 사유(이 사건 세칙규정 제1호 내지 제3호에 준하는 사유)', 즉 징계 또는 비위 혐의나 형사상 범죄혐의가 있는 경우에 준하는 사유가 있어야 할 것인데, 원고 A 등이 에스알에 취업하는 것을 징계 또는 비위혐의나 형사상 범죄혐의가 있는 경우에 준하는 사유라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 A 등에게 이 사건 세칙규정 제4호가 정한 결격사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원고 A 등에게 이 사건 세칙규정 제6호가 정한 결격사유가 있는지, 즉 에스알이 피고의 자회사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본다.

을 제18, 25, 3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에스알은 국토교통부의 '철도산업 발전방안(2013. 6. 26.)'에 따라 2013. 12.경 피고의 출자회사 형태로 설립된 사실, 피고는 에스알의 발행주식 총수의 41%를 소유하고 있는 사실, 기획재정부장관이 고시한 공공기관 통합공시 매뉴얼에 따른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서는 '50% 이상 지분을 소유하였거나 30% 이상 지분을 소유하고 임원임면권 등 실질 지배력을 가진 회사'를 자회사로, '지분을 소유한 회사로 자회사가 아닌 회사'를 출자회사로 각 규정하면서 에스알을 피고의 자회사로 분류하고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으로, 갑 제15호증 및 을 제10, 18, 24, 2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에스알이 피고의 자회사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 A 등에게 이 사건 세칙규정 제6호가 정한 결격사유가 있다고도 할 수 없다(따라서 이 사건 세칙규정 제6호가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한 것인 데도 노동조합의 동의 없이 신설된 규정이므로 무효라는 원고 A 등의 주장에 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①

상법 제342조의2 제1항은 '다른 회사의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50을 초과하는 주식을 가진 회사(이하 '모회사'라 한다)의 주식은 다음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다른 회사(이하 '자회사'라 한다)가 이를 취득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자회사는 모회사가 그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50을 초과하는 주식을 가진 회사를 의미한다.

②

에스알 정관 제29조 제2항은 '이사는 철도산업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자로 하되, 한국철도공사가 이를 추천한다.', 제29조 제3항은 '이사의 선임은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3분의 2 이상 및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수로 하여야 한다.', 제32조 제1항은 '회사는 이사회 결의로 대표이사 1명, 부사장, 전무이사 및 상무이사 약간 명을 선임할 수 있다. 다만 대표이사는 철도산업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자로 하되, 한국철도공사가 추천한다.'고 각 규정하고 있고, 피고가 2014. 12. 12.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중소기업은행, 한국산업은행 등 기관투자자들과 체결한 주주간 계약의 계약서 제6조 제1항은 '회사(에스알)의 이사는 철도산업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자로 하되, 공사(피고)가 지명한 자로 한다.' 제6조 제3항은 '당사자들은 본조에 따라 이사 및 감사가 선임될 수 있도록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여야 한다.'고 각 규정하고 있으며, 피고는 에스알의 발행주식 총수의 41%를 소유하고 있으므로, 피고가 에스알의 대표이사 및 이사 선임에 큰 영향력을 갖고 있음은 부인하기 어려우나, 그렇다고 하여 피고가 에스알의 임원임면권까지 갖고 있다고 할 수는 없다.

③

국토교통부장관은 에스알 설립 무렵인 2013. 12. 17. '철도공사(피고)는 현재 17조 원이 넘는 부채를 지고 있으며, 철도산업이 가진 35조 원 부채를 이제부터 줄여나가야 합니다.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수서발 KTX 분리운영을 통한 경쟁도입은 스스로 부채를 갚기 위한 선택입니다'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통해 당시 철도민영화논리로 에스알 설립을 반대하던 피고 노조의 입장을 반박하는 한편, 에스알 설립 직후인 2014. 2. 5.에는 피고의 사장에게 '에스알은 귀 공사(피고)가 출자한 다른 회사와는 달리 철도사업을 영위함에 있어 귀 공사와 건전한 경쟁관계를 형성함으로써 상호간 발전을 촉진시켜 나가야 할 필요가 있어 귀 공사에서 출자회사 관리를 위해 운영 중인 출자회사 관리지침을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향후 우리부와 협의하여 별도의 관리기준 마련 등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므로 적의 조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공문을 통해 에스알이 피고와 경쟁관계에 있는 회사임을 지적하였다.

(3)

원고 A 등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다)

원고 A 등의 명예퇴직 신청에 대한 피고의 승인 거부가 재량권 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근로자의 명예퇴직은 그 성질상 근로자의 명예퇴직 신청(청약)과 사용자의승인(승낙)이 있는 경우에 비로소 성립됨은 앞서 본 것과 같다. 다만 사용자의 명예퇴직 심사·결정에 관한 재량권은 명예퇴직제도가 도입된 배경과 경위, 다른 대상자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범위 안에서 적절하게 제한적으로 행사되어야 한다(대법원 1999. 12. 21. 선고 99다42933 판결 등 참조).

(2)

을 제6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국가기관인 철도청에서 공공기관인 피고로 변경된 2005. 1. 1.부터 2015. 12. 31. 사이에 명예퇴직을 신청한 근로자들에 대하여 그 승인을 하지 않았거나 그 승인 후 이미 지급한 명예퇴직금을 환수한 사례는 모두 피고가 추천하여 피고가 출자한 회사에 임원으로 취업한 경우였던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으로, 갑 제19호증 및 을 제4, 2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 A 등의 명예퇴직 신청에 대하여 이를 승인하지 않은 것이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재량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가)

명예퇴직은 원칙적으로 계약의 자유가 보장되는 사적 자치의 영역이고(헌법재판소 2007. 4. 26.자 2003헌마533 결정 참조), 명예퇴직금 또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등이 강행적으로 정하고 있는 법정 퇴직금 내지 수당과 달리 사례금 또는 장려금으로서의 성격이 농후하므로(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5다28358 판결 참조), 그 제도의 도입 여부나 운영에 있어서 근로관계의 다른 제도보다 사용자에게 보다 광범위한 재량이 허용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A 등의 명예퇴직 신청에 대하여 이 사건 세칙규정의 결격사유 해당 여부만을 판단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이 사건 세칙규정의 결격사유는 명예퇴직 승인 여부에 관한 피고의 광범위한 재량을 제약하는 최소한의 소극적 요건을 정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합리적인 범위 안에서 그 승인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나)

명예퇴직제도는 정년 이전에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정년 이전의 퇴직으로 받게 되는 불이익, 즉 계속 근로로 받을 수 있는 수입의 상실이나 새로운 직업을 얻기 위한 비용지출 등에 대한 보상으로 명예퇴직금을 지급함으로써 정년 이전의 퇴직을 유도하여 조직의 신진대사를 촉진하고자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는데(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5다24646 판결 참조), 원고 A 등은 에스알 설립 과정에서 에스알에 파견근무를 하던 중 피고에서의 경력을 모두 인정받으면서 에스알에 취업이 예정된 상태로 피고에 명예퇴직을 신청하였으므로, 정년 이전에 명예퇴직을 함에 따라 받게 된 불이익이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원고 A 등은 에스알에서도 피고로부터 받았던 급여에 비해 적지 않은 급여를 받고 있고, 향후 에스알에서도 언젠가 다시 명예퇴직을 함으로써 명예퇴직금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경우까지 피고가 명예퇴직을 승인하여 명예퇴직금을 지급하는 것은 명예퇴직제도의 취지에 어긋난다.

(다)

에스알은 2013. 12.경 설립된 회사이고, 에스알 또는 다른 회사에 직원으로 취업하면서 피고에 명예퇴직을 신청한 경우는 원고 A 등이 처음이므로, 피고의 명예퇴직제도 운영에 있어서 에스알이나 다른 회사에 직원으로 취업하는 경우에 관하여는 분명한 관행이 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명예퇴직 신청 시기별로 피고가 처한 예산 상황, 인력수급계획, 명예퇴직 신청자의 구체적·개별적 상황 등이 같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설령 원고 A 등의 주장대로 그동안 피고의 추천으로 자회사에 임원으로 취업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명예퇴직을 승인하는 것이 피고의 관행이었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 A 등의 명예퇴직 신청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서 그러한 관행에 반드시 구속되어야 한다고 할 수도 없다.

(라)

피고의 직원들 중 원고 A 등과 같이 에스알에 취업을 하면서 명예퇴직을 신청한 직원들의 명예퇴직금 청구금액 합계는 약 120억 원에 이르고, 앞서 본 것처럼 에스알은 피고의 자회사가 아니라 피고와 경쟁관계에 있는 회사라고 봄이 타당한데, 피고가 에스알에 취업을 하면서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직원들(명예퇴직 신청을 하는 근로자들은 20년 이상 근속자들이고, 특히 원고 A 등은 퇴직일 기준으로 정년까지 남은 기간도 짧게는 9년 6개월, 길게는 17년 5개월이 남은 숙련된 직원들에 해당한다)에게까지 명예퇴직금을 지급한다면 향후 인력 및 재정관리 등에 있어 심각한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

(3)

원고 A 등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소결

이 사건 단협규정은 원고 A 등의 명예퇴직 신청만으로 명예퇴직이 성립된다는 취지의 규정으로 볼 수 없고, 원고 A 등에게 이 사건 세칙규정이 정한 결격사유는 없으나, 피고가 원고 A 등의 명예퇴직 신청에 대하여 불승인 결정을 한 것은 합리적인 범위 내의 재량권 행사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 A 등의 명예퇴직 성립, 또는 원고 A 등의 명예퇴직 신청에 대한 피고의 불승인 결정이 위법함을 전제로 한 원고 A 등의 명예퇴직금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2)

원고 I의 주장에 대하여

가)

명예퇴직은 근로자가 명예퇴직의 신청(청약)을 하면 사용자가 요건을 심사한 후 이를 승인(승낙)함으로써 합의에 의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서, 위 합의에 따라 명예퇴직 예정일이 도래하면 근로자는 당연히 퇴직하고 사용자는 명예퇴직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대법원 2003. 6. 27. 선고 2003다1632 판결, 2005. 7. 29. 선고 2003다9254 판결 등 참조).

나)

원고 I가 2014. 12.경에 한 명예퇴직 신청에 대하여 피고가 그 명예퇴직 희 망일인 2015. 1. 2.자로 원고 I를 명예퇴직 처리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으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2015. 1. 2.자로 당연히 퇴직한 원고 I에게 명예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그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 I의 명예퇴직이 성립한다면 그 명예퇴직금이 104,198,880원인 사실, 원고 I의 명예퇴직일이 2015. 1. 2.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 I에게 104,198,880원 및 이에 대하여 2015. 1. 2.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16. 5. 25.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 I는 명예 퇴직일인 2015. 1. 2.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및 동법 시행령 제17조가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구하고 있으나,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은 '사용자가 근로기준법 제36조에 따라 지급하여야 하는 임금 및「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제2조 제5호에 따른 급여(일시금만 해당된다)'에 대한 지연손해금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데, 명예퇴직금은 앞서 본 것처럼 조기 퇴직에 대한 사례금 또는 장려금으로서의 성격을 갖는 것으로서 '임금' 또는 '급여'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및 동법 시행령 제17조가 정한 지연손해금율을 적용할 수 없다}.

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 I가 에스알에 취업한 것은 이 사건 세칙규정 제4호 및 제6호가 정한 명예퇴직 결격사유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원고 I가 '명예퇴직 후한국철도공사(피고)의 자회사에 재취업되었을 경우 퇴직급여지급규정 제7조에 의거 지급받은 명예퇴직금 전액을 환수하는 것에 대하여 약정합니다'라는 명예퇴직금 환수약정서에 서명·날인하였으므로, 피고는 명예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나, 다음과 같은 점에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1)

명예퇴직의 신청은 근로계약에 대한 합의해지의 청약에 불과하여 이에 대한 사용자의 승낙이 있어 근로계약이 합의해지되기 전에는 근로자가 임의로 그 청약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으나(대법원 2003. 4. 25. 선고 2002다11458 판결 참조), 명예퇴직의 합의가 있은 후에는 당사자 일방이 임의로 그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없다(대법원 2003. 6. 27. 선고 2003다1632 판결 참조). 다만 위와 같은 명예퇴직 합의 이후 명예퇴직 예정일 도래 이전에 근로자에게 근로관계를 계속하게 하는 것이 곤란할 정도의 중대한 비위행위가 있는 경우에는 사용자로서는 명예퇴직의 승인을 철회할 수 있으나(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참조), 명예퇴직 예정일이 도래하여 그 합의에 의한 근로관계 종료의 효력이 발생한 경우에는 명예퇴직에 관한 합의에서 명시적으로 그 사유를 정하여 놓지 아니한 이상, 명예퇴직 결격사유에 해당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소급적으로 명예퇴직의 승인을 철회하거나 명예퇴직으로 인한 법률 효과를 다툴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원고 I의 명예퇴직 신청(청약)에 대하여 피고가 요건을 심사하여 이를 승인(승낙)함으로써 명예퇴직에 관한 합의가 성립하였고, 그 합의에 따른 명예퇴직일인 2015. 1. 2.이 도래하여 합의에 의한 근로관계 종료의 효과가 이미 발생한 사실은 앞서본 것과 같으므로, 피고는 명예퇴직에 관한 합의 당시 명시적으로 그 사유를 정하여 놓지 아니한 이상, 원고 I가 이 사건 세칙규정 제4호 및 제6호가 정한 명예퇴직 결격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를 들어 소급적으로 명예퇴직의 승인을 철회하거나 명예퇴직으로 인한 법률효과를 다툴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앞서 본 것처럼 원고 I가 에스알에 취업한 것은 이 사건 세칙규정 제4호 및 제6호가 정한 결격사유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3)

한편, 갑 제4호증의 15, 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I가 피고에게 명예퇴직을 신청할 당시 피고의 위 주장과 같은 명예퇴직금 환수약정서에 서명·날인한 사실은 인정되고, 이는 이 사건 세칙규정 제6호의 내용을 재확인한 것이자 원고 I와 피고가 명예퇴직에 관한 합의 당시 명시적으로 정한 명예퇴직금 지급 제외 사유에는 해당하나, 앞서 본 것처럼 에스알은 피고의 자회사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원고 I에게 위 명예퇴직금 환수약정서에서 정한 지급 제외 사유도 존재하지 않는다.

라)

소결

원고 I의 명예퇴직금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3.

결론

원고 A 등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고, 원고 I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이다. 제1심판결 중 원고 A 등에 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원고 A 등에 대한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A 등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며, 피고의 원고 I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동근(재판장) 박준범 김홍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