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와 이 법원에서 교환적으로 변경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2018. 5.경 설립된 세종특별자치시 C 소재 'B상가'(이하 '이 사건 상가'라 한다)의 관리단으로, 2019. 10. 당시 기술이사 D, 관리소장 원고 2명을 근로자로 사용하고 있었다.
원고는 이 사건 상가의 분양대행사 주식회사 F(대표이사는 'G'이었다)와 노무법인 H(대표자는 'G'이었다)의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G의 권유에 따라 2018. 6. 1.경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기간을 '2018. 6. 1.부터 2019. 5. 31.'로 하는 단시간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상가의 관리소장으로 채용되었다.
이 사건 상가는 2019년경 공공요금을 미납하여 한국전력공사로부터 단전 안내 공문을, 수도사업소로부터 단수 안내 공문을 각 받았다. G은 이 사건 상가 4층과 7층을 임차하여 산후조리원과 키즈카페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2019. 1.부터 2019. 9.까지 약 3,200만 원의 관리비를 연체하고 있었다.
원고는 2019. 10. 16.까지 이 사건 상가의 관리소장으로 근무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23, 24호증, 을 제1, 2 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해고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관리소장으로서 관리비 미납 입점업체에 대하여 연체료 부과, 지급명령신청 등을 추진하였는데, 피고는 이를 막기 위하여 정당한 사유와 적법한 절차 없이 원고를 부당하게 해고하였다. 따라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는 무효이다.
피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고를 해고한 사실이 없고 원고의 자발적인 사직에 의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되었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부당하다. 또한 피고는 상시 5인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판단
먼저, 피고가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원고를 해고한 것인지 본다.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 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등 참조).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게 하였다면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권고사직 처분을 해고라고는 볼 수 없고(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다60528 판결 등 참조),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 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5다211630 판결, 대법원 2003. 4. 25. 선고 2002다1145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보건대, 갑 제4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2019. 10. 17. 원고에게 '이 사건 상가 관리단의 운영상 사유로 원고를 2019. 10. 16. 해고한다.'는 취지의 해고통고서를 교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기는 하나,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그것만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관계가 피고의 일방적 의사, 즉 해고에 의하여 종료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갑 제42 내지 44, 47, 58, 63, 66, 67, 68, 75, 81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다음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러한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G과의 갈등으로 인하여 계속하여 관리소장직을 유지하기 보다는 스스로 사직하여 실업급여를 수령한 후 재취업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고는 본인의 의지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당사자 간의 합의해지로 종료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2019. 10. 15. 피고의 기술이사인 D과 사이에 약 20여분과 전화통화를 하였다. 통화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D은 당시 해외에 있는 피고 대표자인 E에게 '원고가 G 대표와 갈등으로 관리소장을 그만 두겠다고 한다.'는 취지로 보고하였다. E은 2019. 10. 16. 13:25경 원고에게 전화를 하여 '같이 하자. 그러지 마라.'고 말하였다. D은 E에게 '원고에 대한 인사권한의 위임'을 요청하였고, E은 2019. 10. 16. 14:04경 원고에게 "B상가 관리단 대표로서 부득이 A 소장에 대한 인사상 처분을 D 이사님께 전권 위임합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D은 원고를 퇴직 처리를 하였고, 원고는 2019. 10. 16. 15:18경 E에게 "저는 내일까지만 출근하기로 했습니다. 기술이사님께 인수인계 해드리고 있습니다. 집이 가까우니 담주에 뵙겠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D과 원고는 2019. 10. 17.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돈을 합계 3,897,000원(= 급여정산 1,497,000원 + 회계업무비 3개월 900,000원 + 퇴직금 1,500,000원)으로 정산하고 '원고는 2019. 10. 17.자로 권고사직 처리되어 업무 전체를 D 이사님에게 인수인계한다'는 내용의 업무인수인계서를 작성하였다.
이후 피고가 원고의 퇴직사유를 권고사직에서 자진퇴사로 정정 요청함에 따라 대전지방고용노동청장은 원고에 대하여 고용보험 수급자격 불인정 처분을 하였는데, 이에 대한 취소청구 사건에서 고용보험심사관은 원고가 고용보험법 제58조 제2호의 '자기 사정으로 이직한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하였다[다만, 같은 호 다목 및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제101조 제2항에서 정하는 정당한 이직사유(피보험자와 사업장 등의 사정에 비추어 그러한 여건에서는 통상의 다른 근로자도 이직했을 것이라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보아 위 처분은 취소되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D이 2019. 10. 15. 원고와 통화할 당시에 E 대표로부터 원고에 대한 인사와 관련하여 아무런 권한을 위임받은 바 없으므로 원고의 D에 대한 사직의 의사표시는 아무런 효력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는 대표자 E, 기술이사 D, 관리소장 원고 3인으로 구성된 비법인 사단인데, 당시 피고 대표자인 E은 해외에 출장을 나간 상태였고, 원고도 E에게 사직에 대한 재가를 받아 달라면서 D에게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으며, 실제로 DO E에게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를 보고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D이 원고에 대한 인사 권한을 위임받지 않은 상태라고 하더라도,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가 대표이사에게 전달된 이상,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가 아무런 효력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는 또, 원고가 2019. 10. 16. E과의 통화에서 퇴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했다고 주장하나, 갑 제60, 61호증의 각 기재는 원고로부터 들은 말에 불과하여 그대로 믿기 어렵고, 갑 제63, 81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E에게 퇴직의 의사를 철회한다고 표시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가정하고, 나아가 피고의 해고가 무효인지 본다.
근로기준법상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한다는 같은 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고, 이 경우 그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이거나 묵시로 갱신된 것이라면 민법 제662조 제1항, 제660조 제1항을 적용할 수 있게 되어 사용자는 사유를 불문하고 언제든지 근로계약의 해지를 통고할 수 있고(대법원 2008. 3. 14. 선고 2007다1418 판결 참조), 그 해지의 효력은 민법 제660조 제2항에 따라 상대방이 해지통고를 받은 날로부터 1월이 경과하면 생긴다.
위 법리에 따라 이 사건에서 보건대, 피고는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이고,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은 그 계약기간이 2019. 5. 31.까지임에도 원고는 계속하여 근로를 제공하여 왔으며, 피고는 2019. 10. 16.경에 이르러 원고에게 근로계약의 해고통지를 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묵시의 갱신으로 존속하여 오다가 피고가 해고통지를 한 날로부터 1개월이 경과한 2019. 11. 16.경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모로 보나 이유 없다.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가 이 사건 상가 관리단의 정상적인 운영에는 전혀 관심을 갖지 않고 G의 의사만을 충실히 이행하여 원고를 몰아내려는 G의 부당한 의사만을 수용하 것은 부당해고를 넘어 G의 부당한 인사권 개입을 인정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 청구취지 기재의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일반적으로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 등의 불이익 처분이 정당하지 못하여 무효로 판단되는 경우에 그러한 사유만에 의하여 곧바로 그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이 불법행위를 구성하게 된다고 할 수는 없으나,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징계해고 등을 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해고사유 등을 내세워 징계라는 수단을 동원하여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을 한 경우나, 해고 등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취업규칙 등 소정의 징계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징계해고 등의 불이익 처분을 한 경우처럼, 사용자에게 부당 해고 등에 대한 고의·과실이 인정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불법행위가 성립되어 그에 따라 입게 된 근로자의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도 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1996. 2. 27. 선고 95다1169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따라 이 사건에서 보건대,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해지로 종료되었거나 해고한 것으로 보더라도 부당하지 않음은 앞서 제2항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가 부당해고를 당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나머지 점에 대하여 더 나아가 살필 것 없이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원고의 해고무효확인청구를 기각한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고, 이 법원에서 교환적으로 변경된 불법 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는 이유 없으므로(원고의 임금 청구 부분은 이 법원에서 이루어진 소의 교환적 변경으로 취하되어 이에 대한 제1심판결은 실효되었다)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순영(재판장) 이인석 김병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