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채권자의 신청을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채권자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따르면 다음 사실이 소명된다.
당사자 등의 관계
채무자는 상시 근로자 755명을 고용하여 각종 내연기관 부품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채권자는 전국단위의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그 산하에 채무자 회사 영동공장 생산직 근로자들이 가입한 영동지회와 채무자 회사 아산공장 생산직 근로자들이 가입한 아산지회(이하 위 영동지회와 아산지회를 통칭하여 단순히 '채권자' 혹은 '채권자 노조'라 한다)를 두고 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의 개정으로 2011. 7. 1.부터 하나의 사업장 내에 복수의 노동조합이 존재할 수 있게 되었고, 이에 채무자 회사 소속 일부 근로자들은 2011. 7. 15.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에 대표자(위원장)를 C으로 하여 'A 주식회사 노동조합'(이하 '제2노조'라 한다) 설립신고서를 제출하고, 같은 달 21일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음으로써 제2노조가 설립되었다.
2016년 임금협약 및 단체협약의 교섭 경과
2016년 임금협약 및 단체협약(이하 2016년 임금협약과 단체협약을 통칭할 때는 '2016년 임단협'이라 한다)의 갱신·체결과 관련하여, 채권자 노조는 2016. 1. 6., 제2노조는 2016. 1. 7. 각각 채무자 회사에 교섭을 요구하였고, 채무자 회사는 같은 날 위와 같은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였으며, 2016. 1. 14.경 '2016년 임단협 교섭과 관련하여 채권자 노조와 제2노조가 교섭요구노동조합으로 확정되었다'라는 내용의 교섭요구노동조합 확정공고(공고기간 2016. 1. 14.부터 같은 달 19일까지)를 하고, 같은 내용으로 채무자 노조와 제2노조에 통지하였다. 위 각 교섭요구 무렵 채권자 노조 조합원 수는 306명(아산지회 166명, 영동지회 140명), 제2노조 조합원 수는 296명에 이른다.
제2노조는 2016. 1. 26. 채무자 회사에 2016년 임단협과 관련하여 개별교섭을 요구하였고, 채무자 회사는 2016. 1. 29. 제2노조의 개별교섭 요구에 동의하면서, 채권자 노조에게, 채무자가 제2노조의 개별교섭 요청에 동의함으로써 채권자 노조의 2016. 1. 6.자 교섭요구로 개시된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는 종료되었다고 통지하였다.
제2노조의 설립무효 확인 판결
채권자가 제2노조를 주위적 피고로, 채무자 회사를 예비적 피고로 하여 제기한 노동조합설립무효확인 소송에서, 법원은 2016. 4. 14. "제2노조는 설립 자체가 채무자 회사가 계획하여 그 주도하에 이루어졌고, 설립 이후 조합원 확보나 조직의 홍보, 안정화 등 운영이 모두 피고 회사의 계획하에 수동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밖에 없는바, 제2노조는 그 설립 및 운영에 있어 사용자인 채무자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자주성 및 독립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워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제2노조의 설립은 무효임을 확인한다"라고 판결<각주1>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가합367 판결, 이하 '관련사건 판결'이라 한다).
제3노조의 설립
그러자 C 등은 2016. 4. 19.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에 신청취지 기재의 'B조합'(이하 '제3노조'라 한다)이란 노동조합의 설립신고서를 제출하였고, 같은 해 5. 3.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았다.
채무자 회사와 제3노조 간의 2016년 단체협약 체결
채무자 회사는 제3노조와 2016년 임단협 갱신·체결을 위한 교섭을 진행하여 2016. 7. 7.경 제3노조와 신청취지 제1항 기재의 2016년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조합원 현황
제3노조가 설립되면서 제2노조 소속 조합원 상당수가 제2노조를 이탈하여 제3노조에 가입한 결과 2016. 5. 26. 현재 제2노조 조합원은 20명, 제3노조 조합원은 253명에 이른다.
채권자 주장 요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는 교섭요구노동조합 확정절차와 교섭대표노동조합 확정절차로 구분되는데, 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1항 단서의 사용자의 개별교섭 동의는 교섭대표 노동조합 확정절차를 거치지 않기로 하는 것에 불과하고, 최소한 교섭요구노동조합으로 확정되어야만 단체교섭이 허용된다. 따라서 교섭요구노동조합 확정절차 이후 신설된 제3노조는 채무자 회사와 단체교섭을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교섭 결과 채무자 회사와 제3노조 간에 2016년 단체협약이 체결되었고, 2016년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도 진행 중인바, 교섭창구 단일화 결과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된 채권자 노조에게는 채무자와 제2노조 간의 단체교섭의 중지를 구할 청구권이 있고, 위 단체협약 및 임금협약이 유효하거나 진행될 경우 채권자 노조의 조직력이 약화될 것이므로 이 사건 신청은 보전의 필요성도 있다.
판단
헌법 제33조 제1항은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노동조합법 제29조 제1항도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그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진다"고 규정함으로써, 원칙적으로 모든 노동조합에 대하여 단체교섭권을 보장하고 있다.
다만, 노동조합법 제29조 제2항은 "제29조의2에 따라 결정된 교섭대표노동조합(이하 "교섭대표노동조합"이라 한다)의 대표자는 교섭을 요구한 모든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29조의2(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제1항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조직 형태에 관계없이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 노동조합은 교섭대표노동조합(2개 이상의 노동조합 조합원을 구성원으로 하는 교섭대표기구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을 정하여 교섭을 요구하여야 한다. 다만, 제2항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기한 내에 사용자가 이 조에서 정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기로 동의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교섭요구노동조합과 사용자가 개별교섭에 대한 합의를 한 경우에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관한 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조문 체계상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는 그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것이 옳다.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본다. 채무자 회사 사업장의 경우 채무자가 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1항 단서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기한 내'(채무자 회사의 2016. 1. 14.자 교섭요구노동조합 확정공고상의 공고기간 만료일인 2016. 1. 19.부터 14일 이내,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6 제1항 및 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4다11550 판결 참조)인 2016. 1. 29. 제2노조의 개별교섭 요구에 동의하는 의사를 표시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그렇다면 채무자 회사 사업장에 대해서는 2016년 임단협 교섭과 관련하여 노동조합법 제29조 제2항 및 제29조의2 내지 제29조의5가 규정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적용될 여지가 없게 되었다. 따라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진행되어 채권자 노조가 노동조합법 제29조 제2항에 따른 '교섭대표노동조합'임을 전제로, 독립적이고 배타적인 단체교섭권 및 단체협약 체결권을 가짐을 이유로 하는 이 사건 피보전권리는 인정하기 어렵다.
이에 대하여 채권자는 관련사건 판결에서 제2노조의 설립이 무효라고 확인되었으므로 채무자 회사의 제2노조(혹은 이와 동일한 제3노조)에 대한 개별교섭 요구 동의도 실효되었고, 이에 따라 채권자 노조가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에 있으므로, 채무자 회사가 제3노조와 단체교섭을 진행하면서 일부 단체협약을 체결한 이상 채권자 노조는 교섭대표 노동조합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를 배제·예방하기 위하여 피보전권리를 가진다는 취지로 주장한다(이 부분 주장은 이 법원의 심문종결일 이후에 제출된 2016. 7. 29.자 준비서면에 기재되어 있으나, 이 사건 신청서에 제3노조가 제2노조와 인적·조직적 구성이 동일하다고 기재하였으므로, 위 주장 역시 이 사건 신청원인에 포함된 것으로 선해한다).
그러나 채권자의 주장과 같이 제2노조가 체무자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자주성과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하여 그 설립이 무효인 경우에는 복수 노동조합의 존재를 전제로 하는 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소정의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적용될 여지가 없을 뿐 아니라, 채권자 노조에 가입한 조합원인 근로자가 채무자 회사에 속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상시 사용되는 동종 근로자 반수 이상이라는 점에 관한 주장·소명이 없는 이 사건에서(채무자 회사의 상시근로자가 755명인데, 채권자 노조에 가입한 근로자는 반수에 미달하는 아산지회 166명, 영동지회 140명 합계 306명임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노동조합법 제35조에 따라 채권자 노조와 채무자 회사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의 효력이 채권자 노조 조합원인 근로자뿐 아니라 제2노조나 제3노조의 조합원인 근로자에 대하여까지 미친다고도 볼 수 없다. 따라서 채권자 노조가 채무자 회사의 유일한 노동조합임을 전제로 하여 그 소속 조합원이 아닌 근로자가 설립한 노동조합과 채무자 회사가 단체교섭을 진행하는 행위 등을 중지시킬 수 있는 피보전권리가 채권자 노조에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채권자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신청은 피보전권리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여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6. 10. 6.
판사 윤도근(재판장) 김성환 조영민
각주1) 단, 주위적 피고인 제2노조에 대한 청구가 받아들여진 이상, 예비적 피고인 채무자 회사에 대한 청구는 기각되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