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판결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24. 8. 14. 선고 2022가단123454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3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12. 24.부터 2024. 8. 14.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 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D병원의 대표자, 피고는 이 사건 병원 직원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21. 6. 21.경 피고에 대하여 위 병원의 무단결근 등을 이유로 해고 통보를 하였다. 이에 피고는 2021. 9. 15.경 원고를 상대로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E), 2022. 3. 10. 위 절차에서 원고 및 피고 사이에 화해가 성립되었다. 위 사건 화해조서의 화해조항은 다음과 같다(이하 '이 사건 화해조서'라 한다).

다.

피고는 2021. 8. 9.경 원고를 상대로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에 근로기준법 제26조 해고의 예고 규정 위반 등에 관한 진정서를 제출하였다. 원고는 피고를 해고함에 있어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면서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근로기준법위반 혐의로 2022. 2. 11. 약식기소되어, 2022. 8. 19.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22고약682호로 위 근로기준법위반죄에 대하여 벌금 5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고, 원고의 정식재판청구에 따른 제1심 형사재판절차에서 2022. 12. 23. 위 근로기준법위반죄에 대하여 벌금 30만 원을 선고받았다(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22고정317호). 위 제1심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라.

한편, 원고는 2022. 3. 15. 이 사건 화해조서에 따라 피고에게 화해합의금 350만 원을 지급하였다. 피고는 수사기관이나 제1심법원에 이 사건 화해조서에 따른 처벌불원서 등을 제출하지 아니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이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이 사건 화해조서 제5항에 의한 피고의 의무는, 이 사건 화해조서 작성 목적 및 경위, 위 화해조서의 전체 내용 및 제5항 기재 문언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화해조서 작성일을 기준으로 원고에 대하여 수사 중이거나 기소 이후 형사재판 계속 중인 사건 모두에 있어서의 피고의 처벌불원서 제출의무를 포함한다고 봄이 옳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로부터 화해합의금을 지급받고도 이 사건 화해조서 제5항에 따라 수사기관 또는 형사 제1심법원에 대한 처벌불원서 제출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위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제1심판결의 양형에 피해자인 피고의 처벌불원의사가 유리한 정상으로 반영될 기회를 갖지 못하였다. 원고는 그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을 입었을 것임이 경험칙상 분명하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위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원고의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원고는 피고의 위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위 형사재판의 기일에 출석하고, 그 출석을 위하여 병원 진료를 보지 못하는 등으로 육체적 · 재산적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것과 같이 원고가 기소된 것은 이 사건 화해조서 성립 및 피고의 채무불이행 이전 시점인 점, 그 약식명령에 원고가 이의하여 정식재판절차가 진행됨에 따라 원고에 대한 공판기일이 열린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의 위 채무불이행과 원고가 주장하는 위 손해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원고 주장 손해액에 관한 증명도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한편, 원고는 청구원인 변경 전 소장에서 피고의 위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근로기준법위반 혐의로 기소되어 유죄판결을 받은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기소된 일시는 이 사건 화해조서 성립(2022. 3. 10.) 전인 2022. 2. 11.경이므로, 시간의 선후관계에 비추어 원고가 기소된 것 자체는 피고의 채무불이행과 인과관계 있는 손해가 아니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110조 제1호, 제26조에 의하면 원고의 위 근로기준법위반죄는 친고죄 또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므로, 원고가 공소기각 판결 등이 아닌 유죄판결을 받은 것 또한 피고의 위 채무불이행과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이 사건 화해조서 작성 전후의 경위 및 내용, 원고에 대한 형사재판의 경과 및 제1심판결의 내용 및 양형(벌금 30만 원), 피고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었을 정신적 고통의 정도, 그 이후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원고에 대한 위자료를 30만 원으로 정한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위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위자료 3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이행을 청구한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 날인 2022. 12. 24.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8. 14.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이 사건 화해조서 작성 당시 원고가 이미 근로기준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상태여서 피고에게 더 이상 처벌불원서 제출의무가 없는 것으로 알았고, 원고가 형사재판 과정에서 피고를 증인으로 신청하여 처벌불원의사를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증인신청을 하지 않았으며, 원고가 스스로 위 형사사건 제1심법원에 이 사건 화해조서를 제출하여 원피고의 합의 사실이 제1심판결 양형에 이미 반영되었으므로, 피고의 위 채무불이행에는 고의 또는 과실이 없거나, 위 채무불이행과 원고의 제1심 유죄판결의 양형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한다.

이 사건 화해조서 제5항 기재 의무에는 원고에 대한 수사사건에서 수사기관에 대한 처벌불원서 등 제출의무 뿐만 아니라 기소 이후 형사사건에서 법원에 대한 처벌불원서 제출의무가 포함된다는 점은 앞서 보았다. 피고가 이를 주관적으로 간과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위 채무불이행에 고의 또는 과실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원고가 형사사건에서 피고를 증인신청하지 아니한 것은, 피고 자신의 채무불이행의 잘못을 상쇄하지 못한다. 달리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의 채무불이행에 고의 또는 과실이 없음이 증명되지 않는다.

또한 을 제3, 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처벌불원의사표시가 아닌, 피고가 원고에 대한 처벌불원서를 제출하기로 합의한 사실만이 원고에 대한 제1심판결 양형에 반영되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를 제외한 다른 형사사건 피고인에게 있어서도 피해자의 처벌불원의사표시는 가장 유리한 양형요소 중 하나이므로,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의 진정한 의사에 기초한 처벌불원서 제출이 절실하다. 그렇다면 형사사건의 피고인인 원고가 제1심법원에 이 사건 화해조서를 제출하여 피고의 처벌불원서 제출의무를 간접적으로 알리는 것과, 피해자인 피고가 직접 원고에 대한 처벌불원서를 제출하는 것은 양형에 있어 동등하게 평가될 수 없다. 이러한 점에서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의 채무불이행과 원고의 손해, 즉 제1심판결에서 피고의 직접적 처벌불원의 의사표시가 양형에 참작될 기회를 상실함으로써 입은 정신적 손해 간 인과관계에 관한 제2항 기재 인정을 뒤집지 못한다.

피고의 위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다만, 소송비용은 이 사건 소제기 전후의 경과 등을 고려하여 각자 부담한다.

판사 강진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