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대전 대덕구 C에 있는 D 주식회사의 실제 대표로서 상시 2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인력도급업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2. 1. 1.부터 2013. 12. 31.까지 시설관리원으로 근로한 E의 2014년도 연차유급휴가미사용수당 1,481,040원과 같은 기간, 같은 직으로 근로한 F, G, H, I, J, K 등 6명의 연차유급휴가미사용수당 각 1,148,080원 등 퇴직근로자 7명에게 지급하여야 할 금품 합계 8,369,52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에 따르면 사용자는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60조 제2항에 따르면 사용자는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또는 1년간 80퍼센트 미만 출근한 근로자에게 1개월 개근 시 1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60조 제3항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자의 최초 1년 간의 근로에 대하여 유급휴가를 주는 경우에는 제2항에 따른 휴가를 포함하여 15일로 하고, 근로자가 제2항에 따른 휴가를 이미 사용한 경우에는 그 사용한 휴가 일수를 15일에서 뺀다.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F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근로계약서, 2012년 단체협약서, 2013년 연차휴가현황에 따르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D 주식회사는 단체협약 제35조에서, '회사는 연간 소정 근로일수의 80% 이상 출근한 조합원에게 15일의 연차 유급휴가를 주어야 하며, 1년 이상 계속 근무한 직원에 대하여는 1년을 초과하는 매 1년에 대해 1일의 유급휴가를 추가로 부여한다.'라고 정하였고, 근로자 F과 체결한 근로계약 제6조에서 '연차휴가 :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바에 의한다. 다만, 1년간 8할 이상 출근시 16일을 부여하되, 그 중 4일은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에 따라 하계휴가사용으로 대체하기로 한다.'라고 정하였다.
F은 자신을 포함한 근로자들이 2012년 15일의 연차휴가, 2013년 16일의 연차휴가를 부여받았고, 2013년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하였으나 2013. 12. 31. 퇴직하여 2014년에 발생한 16일의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못하였으므로 16일에 대한 연차휴가수당을 지급받아야 한다고 진술하였다.
2012. 1. 1.부터 2013. 12. 31.까지, E는 33일의(2012년 15일, 2013년 18일), F은 37일의(2012년 18일, 2013년 19일), K은 35.5일의(2012년 15.5일, 2013년 20일), G는 30.5일의(2012년 11.5일, 2013년 19일), J은 32일의(2012년 13일, 2013년 19일), I는 30일의(2012년 14일, 2013년 16일), H은 36일의(2012년 16일, 2013년 20일) 연차휴가를 사용하였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위 근로자들에게 2014년에 발생할 연차휴가를 미리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위 근로기준법 규정 및 인정사실에 따르면, 피고인은 2012년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위 근로자들에게 2013. 1. 1. 15일의 연차휴가를 주고, 2013년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위 근로자들에게 2014. 1. 1. 16일의 연차휴가를 주어야 한다. 위 근로자들은 2012년에도 연차휴가를 사용하였는데, 원칙적으로 그 사용한 휴가 일수를 15일에서 뺀 나머지(G 3.5일, J 2일, I 1일)만 2013년에 사용할 수 있었으나, 2014년에 발생할 예정이었던 연차휴가 16일을 2013년에 미리 사용한 것으로 판단된다(D 주식회사는 단체협약 제39조에서 연차휴가와 별도로 4일의 휴가를 부여한다고 정하였던바, 위 근로자들이 사용한 휴가 중 일부가 연차휴가가 아닌 위 4일의 유급휴가일 가능성은 있으나, 2013년 연차휴가현황 및 피고인 제출 증거에 따르면 연차휴가와 위 4일의 유급휴가가 따로 관리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바, F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만으로는 위 근로자들이 사용한 휴가가 위 4일의 유급휴가에 먼저 충당되는 것으로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익에 따라, 위 근로자들이 사용한 휴가를 연차휴가에 먼저 충당되는 것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2013년 발생한 연차휴가 15일과 2014년 발생할 연차휴가 16일을 모두 사용하지 못한 근로자는 G(0.5일), I(1일)뿐이고, 피고인은 G, I에게만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인은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위 근로자들이 2012년, 2013년 연차휴가 사용일수를 명시하지 않은 채 일률적으로 2014년 발생할 연차휴가 16일 전체에 대한 연차휴가수당을 청구한 점, 이에 대해 피고인은 2014년 발생할 연차휴가를 미리 부여하였다는 항변을 먼저 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G, I에게 지급해야 할 연차휴가수당이 위 근로자들이 청구한 전체 금액에 비해 미미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G, I에게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었으므로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이주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