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1. 4. 22. 선고 2017구합100085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16. 11. 30.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B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지방자치법에 따라 관할구역의 자치사무와 법령에 규정된 사무를 처리하는 지방자치단체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09. 9. 1. 원고 소속 공립학교인 C중학교에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채용되어 2016. 2. 29.까지 근무한 사람이다.

나.

C중학교장은 2016. 1. 20. 참가인에게 참가인과의 근로계약이 2016. 2. 29.자로 종료된다고 통지(이하 ‘이 사건 통지’라 한다)하였다.

다.

참가인은 2016. 5. 19. 이 사건 통지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D).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16. 7. 14. ‘원고는 참가인의 채용 등에 관한 종국적인 책임이 있는 지방자치단체로서 구제신청의 당사자적격이 있고, 참가인은 근로관계의 단절 없이 4년을 초과하여 계속 근로함으로써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되었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통지로 참가인과의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라.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6. 8. 12.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B). 중앙노동위원회는 2016. 11. 30. 위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의 이유를 들어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가.

초ㆍ중등교육법 제22조 및 초ㆍ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2조에 의하면 영어회화 전문강사의 임용권자는 학교장이므로, 지방자치단체에 불과한 원고에게는 부당해고 구제신청의 당사자적격이 없다.

나.

참가인은 2013. 8. 31. 근로계약이 종료된 후 실질적 공개채용 절차를 거쳐 다시 신규 임용되었으므로, 근로관계의 연속성이 단절되었다. 따라서 참가인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되었다고 할 수 없고, 2015. 8. 25. 체결한 근로계약에 따른 계약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정당하게 근로관계가 종료되었으므로, 원고가 참가인을 부당해고 했다고 할 수 없다.

다.

만일 참가인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국가의 교육정책 변화에 따라 부득이하게 참가인과의 근로관계를 유지할 수 없었던 것이므로 참가인을 부당하게 해고했다고 할 수 없다.

3.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4.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인정 사실

1)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은 2009년도에 초ㆍ중ㆍ고등학교 영어교육 강화를 위해 영어회화 전문강사 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2009. 3. 31. 아래와 같이 교육과학기술부장관과 16개 시ㆍ도교육감 명의로 2009년도 영어회화 전문강사 모집 공고를 하였다.

2)

원고는 2009. 5. 26. 영어회화 전문강사 222명을 선발하는 내용의 2009년도 영어회화 전문강사 선발계획을 공고하였고,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3)

참가인은 위 공고에 따라 시험에 응시하여 합격하였고, 2009. 9. 1. C중학교장과 계약기간을 1년(2009. 9. 1.부터 2010. 8. 31.까지)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4)

이후 참가인은 매년 평가를 거쳐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갱신하며 C중학교에서 2013. 8. 31.까지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근무하였다. 그리고 C중학교장은 2013. 9. 6. 참가인에게 퇴직금(해당기간: 2011. 9. 1.부터 2013. 8. 31.까지)과 연차수당을 지급하였다.

5)

교육부장관은 2013. 6.경 ‘2013년 영어회화 전문강사 제도 업무편람’을 전국의 시ㆍ도 교육감에게 송부하고, 영어회화 전문강사의 동일학교 근무 만기(4년) 관련 사항을 안내하였다. 원고는 2013. 6. 19. C중학교를 포함한 대구광역시 소재 중학교에 ‘2013. 9. 중등 영어회화 전문강사 재계약 업무처리 안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고,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6)

C중학교장은 2013. 8. 5. 새로이 C중학교 영어회화 전문강사를 채용하기 위해 선발계획을 공고하였고,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7)

위 공고에 따라 진행된 채용절차(이하 ‘이 사건 공개채용 절차’라 한다)에 참가인을 포함한 7명이 지원하였다. 1차 심사 결과 참가인과 E이 2차 시험 응시대상자로 선정되었는데, 2차 시험 당일 E이 시험 응시를 포기하였고 참가인이 2013. 8. 14. 최종 합격자로 결정되었다.

8)

참가인은 2013. 8. 29. C중학교장과 계약기간을 1년(2013. 9. 1.부터 2014. 8. 31.까지)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9)

C중학교장은 2014. 7. 1. 영어회화 전문강사 재계약을 위한 근무평가위원회를 개최하였고, 심의를 거쳐 2014. 8. 29. 참가인과의 재계약을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참가인은 2014. 8. 29. C중학교장과 계약기간을 1년(2014. 9. 1.부터 2015. 8. 31.까지)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10)

C중학교장은 2015. 7. 16. 참가인과의 재계약 여부 검토를 위한 평가를 실시하였고, 2015. 8. 18. 참가인과의 재계약을 결정하였다. 이후 참가인은 2015. 8. 25. C중학교장과 계약기간을 6개월(2015. 9. 1.부터 2016. 2. 29.까지)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8, 10, 17, 20호증, 을가 제5 내지 9, 11, 12, 18, 19호증, 을나 제3, 14호증의 각 기재, 증인 A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나.

원고가 참가인의 사용자인지 여부

1)

초ㆍ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2조 제2항에 의하면 영어회화 전문강사는 국ㆍ공립학교의 경우에는 학교의 장이 임용하도록 되어 있고, 참가인이 C중학교에서 영어회화전문강사로 근무하면서 작성한 근로계약서에 C중학교장이 ‘사용자’로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2)

그런데 지방자치법 제3조 제1항, 제9조 제2항 제5호에 의하면, 지방자치단체는 법인으로서 관할구역의 교육ㆍ체육ㆍ문화ㆍ예술의 진흥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도록 되어 있다. 한편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2조는 ‘지방자치단체의 교육ㆍ과학ㆍ기술ㆍ체육 그 밖의 학예(이하 ‘교육ㆍ학예’라 한다)에 관한 사무는 특별시ㆍ광역시 및 도(이하 ‘시ㆍ도’라 한다)의 사무로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18조는 ‘시ㆍ도의 교육ㆍ학예에 관한 사무의 집행기관으로 시ㆍ도에 교육감을 둔다. 교육감은 교육ㆍ학예에 관한 소관 사무로 인한 소송이나 재산의 등기 등에 대하여 당해 시ㆍ도를 대표한다’고 규정하며, 같은 법 제32조는 ‘교육감은 그 소관 사무의 범위 안에서 필요한 때에는 대통령령 또는 조례가 정하는 바에 따라 교육기관을 설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 관내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이나 학예에 관한 사무와 관련된 권리ㆍ의무는 궁극적으로는 법인격을 보유하는 지방자치단체에 귀속되는 것이고 교육감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교육 사무에 관한 집행기관의 권한을 부여받고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에 소속된 개별 공립학교 등은 지방자치단체의 하부기관 또는 시설에 불과할 뿐 교육에 관한 궁극적인 권리ㆍ의무 및 책임의 주체가 되는 것은 해당 지방자치단체라고 할 것이다.

또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20조는 교육감이 교육ㆍ학예에 관하여 교육과정의 운영에 관한 사항(제6호), 소속 국가공무원 및 지방공무원의 인사관리에 관한 사항(제16호), 그 밖에 당해 시ㆍ도의 교육ㆍ학예에 관한 사항(제17호)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27조는 ‘교육감은 소속 공무원을 지휘ㆍ감독하고 법령과 조례ㆍ교육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임용ㆍ교육훈련ㆍ복무ㆍ징계 등에 관한 사항을 처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 내용에 비추어 보면, 영어회화 전문강사 등을 비롯한 각급 학교 교사에 대한 임면권은 본래 교육감에게 부여된 것이나, 채용절차의 편의나 학교운영의 자율성 등을 고려하여 각급 학교장이 근로계약체결에 대한 사무를 대행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교사 등의 채용 등에 따른 종국적인 책임은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외형적으로 각급 학교장의 명의로 영어회화 전문강사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인적ㆍ물적 시설의 결합체로서 영조물에 불과한 개별 공립학교 또는 그 학교장이 임용권자가 된다고 볼 수 없다.

3)

나아가 초ㆍ중등교육법 제30조의2 제2항은 국가의 일반회계나 지방자치단체의 교육비 특별회계로부터 받은 전입금, 학교발전기금으로부터 받은 전입금,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 및 지원금 등의 수입을 학교회계의 세입으로 규정하고 있고, 제30조의3 제6항에 따르면 ‘학교회계의 운영에 필요한 사항은 국립학교의 경우에는 교육부령으로, 공립학교의 경우에는 시ㆍ도의 교육규칙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각급 공립학교가 교사나 직원 등에 대한 인건비, 4대 보험료, 퇴직금 등에 사용하는 재원 중 상당 부분이 지방자치단체의 교육비 특별회계나 보조금 등으로부터 얻은 수입으로 충당되고 있는 이상 개별 공립학교가 그 재정이나 회계상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독립성을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

4)

또한 앞에서 본 것처럼 대구광역시 관할구역 내 공립학교의 영어회화 전문강사에 대한 채용, 관리, 처우 및 근로조건과 인사관리에 관한 사항은 모두 실질적으로 원고의 지침에 따라 통일적으로 이루어져 왔으므로, 원고는 참가인과 C중학교장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에서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는 부당해고 구제신청의 당사자적격이 있고, 이에 반하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참가인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되었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 본문은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갱신 등의 경우에는 그 계속 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고 정하면서, 같은 항 단서 제6호,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기간제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3조 제3항 제1호는 다른 법령에서 기간제근로자의 사용 기간을 기간제법 제4조 제1항과 달리 정하거나 별도의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한 경우에는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그리고 초ㆍ중등교육법 제22조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하여 필요하면 학교에 교원 외에 산학겸임교사ㆍ명예교사 또는 강사 등을 두어 학생의 교육을 담당하게 할 수 있다고 정하면서(제1항), 학교에 두는 산학겸임교사 등의 종류ㆍ자격기준 및 임용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제2항). 이에 따라 초ㆍ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2조 제1항은 산학겸임교사 등의 종류로 영어회화 전문강사를 규정하고, 같은 조 제5항은 제1항에 따른 영어회화 전문강사를 기간을 정하여 임용할 때 그 기간은 1년 이내로 하되, 필요한 경우 계속 근무한 기간이 4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한편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은 사용자가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고 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들의 내용과 체계 등을 종합하여 보면, 사용자는 초ㆍ중등교육법령에 따라 임용된 기간제근로자인 영어회화 전문강사를 2년을 초과하여 사용할 수 있으나, 이러한 기간제 근로계약이 반복 또는 갱신되어 ‘계속 근로한 총기간’이 4년을 초과한 영어회화 전문강사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앞서 본 기간제법 규정 내용과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근로자의 지위를 보장하려는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면, 기간제 근로계약이 반복하여 체결되거나 갱신되어 일정한 공백기 없이 기간제근로자가 계속적으로 근로한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최초 기간제 근로계약에서부터 최종 기간제 근로계약에 이르기까지 기간 전체가 기간제법 제4조에서 말하는 기간제근로자의 사용 기간으로서 ‘계속 근로한 총기간’에 포함되어야 한다. 다만 기간제 근로계약의 대상이 되는 업무의 성격, 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 또는 갱신과 관련한 당사자들의 의사, 반복 또는 갱신된 기간제 근로계약을 전후한 기간제근로자의 업무 내용ㆍ장소와 근로조건의 유사성, 기간제 근로계약의 종료와 반복 또는 갱신 과정에서 이루어진 절차나 그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당사자 사이에 기존 기간제 근로계약의 단순한 반복 또는 갱신이 아닌 새로운 근로관계가 형성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기간제근로자의 계속된 근로에도 불구하고 그 시점에 근로관계가 단절되었다고 보아야 하고, 그 결과 기간제법 제4조에서 말하는 ‘계속 근로한 총기간’을 산정할 때 그 시점을 전후한 기간제 근로계약기간을 합산할 수 없다(대법원 2020. 8. 20. 선고 2018두51201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와 같은 법리를 토대로 위 인정 사실 및 앞에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을 살펴보면, 이 사건 공개채용 절차를 거쳐 2013. 8. 29. 새로운 기간제 근로계약(계약기간 2013. 9. 1.부터 2014. 8. 31.까지)이 체결됨으로써 참가인과 원고 사이에 기존 기간제 근로계약의 단순한 반복 또는 갱신이 아닌 새로운 근로관계가 형성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어 그 시점에 근로관계는 단절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결국 기간제법 제4조에서 말하는 계속 근로한 총기간을 산정할 때 2013. 9. 1.을 전후한 기간제 근로계약기간을 합산할 수 없어 참가인이 계속 근로한 총기간이 4년을 초과하지 않으므로, 참가인을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

①

2009. 9. 1. 최초 임용된 후 기간제 근로계약을 1년 단위로 갱신해 온 참가인은 초ㆍ중등교육법 시행령에서 정한 근무기간 4년이 지난 후에는 기존 기간제 근로계약을 종료하는 절차를 거친 후 별도의 이 사건 공개채용 절차를 거쳐 2013. 9. 1.부터 새로이 영어회화 전문강사로 근무하게 되었다.

②

이 사건 공개채용 절차는 자격증 소지 여부, 영어공인인증시험 점수, 교육 경력 등을 평가기준으로 삼아 1차 서류심사를 통해 합격 인원의 3배수를 선발하고, 1차 서류심사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수업안 작성과 이에 따른 영어수업 시연 및 영어면접이라는 2차 심사를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는 방식이었다. 이 사건 공개채용 절차에 참가인을 포함해 총 7명이 응시하였고, 참가인은 1차 서류심사 및 2차 심사를 거쳐 최종 합격자로 선발되었다. 그리고 이 사건 공개채용 절차에서 작성된 1차 심사 채점표에는 채점기준에 따른 채점위원들의 채점 결과가 기록되어 있고, 매우 상세한 2차 심사 채점기준표도 존재한다. 이러한 평가항목이나 평가방법 등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이 응시한 이 사건 공개채용 절차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실질적인 경쟁이 이루어진 신규 채용 절차로 평가할 수 있다.

③

참가인이 처음 응시하여 선발되었던 2009. 5. 26.자 공고 당시의 평가기준과 이 사건 공개채용 절차 당시의 평가기준을 비교해 보면, 평가항목별 점수 비중이 일부 달라진 부분이 있기는 하나 큰 틀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자격증 소지 여부의 비중이 소폭 상향되고 영어공인인증시험 점수 비중이 소폭 하향되었다). 그리고 그와 같이 변경된 기준이 특별히 기존 영어회화 전문강사들에게만 더 유리해 보이지는 않아 원고가 이들을 계속 채용하겠다는 의사를 가지고 평가기준을 변경했다고 볼 수 없다.

④

원고가 이 사건 공개채용 절차 전에 참가인을 비롯한 영어회화 전문강사 근무기간이 4년이 된 사람들을 계속 채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거나 그러한 신뢰를 부여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은 찾을 수 없다.

⑤

참가인은 원고가 2차 면접시험을 실제로 진행하지도 않고 참가인을 최종합격자로 선정했다고 하면서 처음부터 기존 영어회화 전문강사를 계속 채용하기로 결정하고도 형식적으로만 신규채용 절차를 밟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는 당시 공고했던 일정대로 2013. 8. 9. 1차 심사 합격자를 결정하고, 2013. 8. 13. 2차 면접절차를 실제로 진행하기 위해 교실 하나를 면접에 적합한 구조로 바꿔놓고 면접위원들도 시험장에 출석시켰으며, 2013. 8. 14. 최종합격자를 결정하였다(각 일자별 내부결재 문서가 존재한다). 한편, 2차 면접대상자 2명 중 1명인 E이 갑자기 면접시험에 응시하지 않고 돌아가 버리는 바람에 홀로 남은 참가인에 대한 면접시험이 예정했던 절차대로 진행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이는 사정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는 원고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외부 요인이 발생함에 따라 절차를 간소화해서 채용 절차를 진행하게 된 것으로 보일 뿐, 처음부터 형식적으로만 절차를 진행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또한 원고가 채용공고 당시부터 참가인을 최종합격자로 이미 내정했었다고 볼 만한 정황도 없다.

⑥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하면 2013. 9. 1.을 전후하여 참가인에 대해 이루어진 종전 기간제 근로계약의 종료절차 및 이 사건 공개채용 절차가 기간제법 제4조 제2항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의도로 이루어진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고 할 수도 없다.

라.

참가인에게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1)

참가인의 주장 요지

종전의 근로관계와 단절되어 2013. 9. 1.부터 새로운 근로관계가 시작되었다고 보더라도, 그때부터 4년 동안의 계약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 그럼에도 원고는 정당한 사유 없이 계약갱신을 거절하고 계약종료를 통보했으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2)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등 참조).

3)

구체적 판단

위와 같은 법리를 토대로 앞에서 든 증거들 및 갑 제12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참가인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참가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원고는 참가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마다 1년 내지 6개월 단위로 계약기간을 명시하였고, 이 사건 공개채용 절차 당시의 채용공고나 참가인이 근로계약을 체결하며 작성했던 근로계약서에 ‘기간 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명시적인 규정은 없었다.

②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찾을 수 없다.

③

2009년에 도입된 영어회화 전문강사 제도는 초등 영어수업 시수 확대, 중등 수준별 영어 이동수업 실시 등에 따라 기존의 교원들만으로는 영어수업을 감당하기 어렵게 되자,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정원 외로 기간제 전문강사를 선발해 부족한 영어교사를 대체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시작되었다. 이처럼 영어회화 전문강사 제도는 정규교원만으로 영어수업이 가능해지거나 영어수업 시수가 줄어드는 시점에 그 운영 규모가 축소될 수밖에 없었고, 실제로 교육정책 등의 변화에 따라 2011년을 정점으로 계속해서 숫자가 감소되는 추세에 있었다. 게다가 영어회화 전문강사는 교원 정원 외로 채용한 인력이다보니(이 사건 공개채용 절차 당시의 공고에도 명시되어 있었다) 예산 사정 등에 따라 인력이 감축되거나, 계약이 갱신되지 못하는 상황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었다.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을 참가인으로서도 계약기간 만료 후 근로계약이 당연히 갱신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마.

원고가 실제 근로계약기간의 종기가 도래하기 전에 계약종료를 통보했는지 여부

1)

참가인의 주장 요지

2015. 8. 25.자 근로계약서에 계약기간이 6개월로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이는 원고 측의 요청으로 계약기간의 종기를 회계기간에 맞추기 위해 형식적으로만 그렇게 작성한 것일 뿐이다. 원고와 참가인의 실제 의사는 계약기간을 1년으로 하는 것이었으므로, 위 계약서 문구와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계약기간이 1년(2015. 9. 1.부터 2016. 8. 31.까지)이라고 보아야 한다. 원고는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참가인에게 계약 종료를 통보했으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2)

구체적 판단

사용자와 근로자가 근로계약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처분문서인 근로계약서의 문언에 따라 그 기간 동안의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만일 어느 한쪽이 실제로는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것과 다른 내용의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하며 처분문서의 문언과 배치되는 주장을 하는 경우, 그러한 특별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측에 있다.

이 사건에 관해 살피건대, 참가인과 원고가 체결한 2015. 8. 25.자 근로계약서(갑 제6호증의 3)에 계약기간이 ‘2015. 9. 1.∼2016. 2. 29.(6개월)’로 명확히 기재되어 있고, 위 문언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계약기간이 1년이라고 인정할 수 있을 정도의 구체적이고 믿을 만한 증거는 찾을 수 없다. 그 밖에 참가인이 들고 있는 사정만으로는 처분문서인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것과 다른 내용의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인정하기에 근거가 부족하다. 따라서 참가인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바.

초ㆍ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2조 제5항이 위법ㆍ무효인지 여부

1)

참가인의 주장 요지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각 호는 기간제근로자를 2년 초과하여 사용할 수 있는 경우를 규정하며 제6호에서 ‘제1호부터 제5호까지에 준하는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를 들고 있다. 이때 ‘제1호부터 제5호까지에 준하는 합리적인 사유’란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제1, 3호)’ 또는 ‘필요가 있는 경우(제2, 4, 5호)’를 말한다.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6호의 위임에 따라 제정된 기간제법 시행령 제3조 제3항은 기간제근로자 사용기간의 예외를 규정하며 제1호에서 ‘다른 법령에서 기간제근로자의 사용 기간을 법 제4조 제1항과 달리 정하거나 별도의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한 경우’를 들고 있다. 그런데 앞에서 본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6호의 해석을 고려하면, 기간제법 시행령 제3조 제3항 제1호에 따라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의 예외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다른 법령에서 달리 정한 기간이 ‘특정 업무를 수행하는 기간제근로자를 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기간’이어야만 한다. 초ㆍ중등교육법 제22조 제1항과 초ㆍ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2조 제5항은 영어회화 전문강사 업무를 수행하는 기간제근로자를 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기간을 최장 4년으로 규정하였다. 그런데 영어회화 전문강사 제도를 도입한 2009년부터 4년이 초과되도록 영어회화 전문강사 제도를 둔 목적이 달성되지 못했으므로, 초ㆍ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2조 제5항에 규정된 4년의 기간은 영어회와 전문강사를 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기간을 규정한 것이 아니라 임의로 정한 기간에 불과함이 증명되었다.

따라서 초ㆍ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2조 제5항은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6호, 기간제법 시행령 제3조 제3항 제1호에 따른 적법한 예외사유가 될 수 없고, 결국 위 조항은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위배되어 위법ㆍ무효이다.

2)

구체적 판단

참가인은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6호의 ‘제1호 내지 제5호에 준하는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가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 또는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한정됨을 전제로 주장을 이어가나, 위 문구만 따로 떼어서 볼 것이 아니고 제1호 내지 제5호에 규정된 내용 전체를 살펴 그에 준하는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참가인의 주장은 독자적인 견해에 불과해 받아들일 수 없다). 그리고 앞에서 본 것처럼 영어회화 전문강사 제도는 기존의 교원들만으로는 영어수업을 감당하기 어렵게 되자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정원 외로 기간제 전문강사를 선발해 부족한 영어교사를 대체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시작되었으므로,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2호(휴직ㆍ파견 등으로 결원이 발생하여 해당 근로자가 복귀할 때까지 그 업무를 대신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준하는 합리적인 사유가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가능하다.

한편 기간제법 시행령 제3조 제3항 제1호에서 ‘다른 법령에서 기간제근로자의 사용 기간을 법 제4조 제1항과 달리 정하거나 별도의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한 경우’를 기간제근로자 사용 기간의 예외로 규정한 것은, 다른 법령에서 개별 사안의 특수성에 따라 기간제근로자의 사용 기간 등을 다르게 정하고 있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하겠다는 취지로 보아야 한다.

초ㆍ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2조 제5항은 영어회화 전문강사 제도의 목적 등을 고려해 4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위 4년의 기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해야 하고, 이는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2호에 준하는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므로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따라서 위 조항이 기간제법 제4조 제2항 등에 위배되어 위법ㆍ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 참가인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사.

소결

참가인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고,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도 인정되지 않으며, 참가인의 나머지 주장도 모두 이유 없으므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는 계약기간의 종기가 도래함으로써 정당하게 종료되었다. 이와 달리 참가인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되었음을 전제로 원고가 참가인을 부당해고 했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오영표

판사 정아영 김동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