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1. 2. 3. 선고 2019노3724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충북 옥천군 C 소재 상가건물 4층 근린생활시설 및 주택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의 수급인인 E에게 고용된 현장소장일 뿐,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로를 제공한 D에게 임금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가 아님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위 항소이유와 같이 무죄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증인 D 및 E의 각 법정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이 D의 사용자라는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한 다음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나.

이 법원의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36조의 금품청산의무위반죄에서 말하는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담당자 기타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하는데(같은 법 제2조 제1항 제2호), 여기에서 ‘기타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 급여, 후생, 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5도8364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명목상 건설회사의 현장소장에 지나지 아니하더라도, 자신의 책임 하에 근로자들을 선발․고용하고 작업을 지휘․감독하면서 회사로부터 임금 명목의 돈을 지급받아 이를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업무를 행하여 왔다면, 근로자들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는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에 해당한다(대법원 1983. 11. 8. 선고 83도2505 판결 등 참조).

2)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펴본다.

가)

먼저 ① ‘당초 E과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기로 약속하였다’는 당심 증인 J의 법정진술, ② ‘E이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건축주로부터 모든 권한을 위임받았다면서 자신에게 설계를 의뢰하였고, 설계비용으로 650만 원을 지급받았다’는 당심 증인 K의 법정진술과 이를 뒷받침하는 농협계좌 거래내역(증 제2호), ③ ‘이 사건 공사는 E이 직접 맡아 한 것이고, 근로한 대가의 일부인 100만 원을 2018년 설 연휴기간에 E로부터 입금 받은 적이 있으며, 피고인은 현장감독으로서 인부들에게 작업지시를 하였을 뿐이다’라는 원심 증인 H의 법정진술(공판기록 77~80쪽), ④ 공사대금 완납(완결) 확인서의 기재를 종합하면, E이 이 사건 공사의 실질적인 수급인으로서, 피고인은 단지 E에 의하여 고용된 현장소장에 불과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

나)

그러나 다른 한편, ① ‘이 사건 공사현장의 목공 인테리어 일을 제안하고, 임금에 대해 협의하였으며, 현장에서 업무 지시를 내린 사람은 피고인이고, 일할 당시에는 E의 존재를 전혀 알지 못하였다’는 원심 증인 D의 법정진술(공판기록 49~54쪽), ② ‘자신은 이 사건 공사에 필요한 자금을 융통해준 사람일 뿐이고, 공사현장에 인부들을 데려오고 그들에게 임금을 지급하기로 한 사람은 피고인’이라는 취지의 원심 증인 E의 법정진술(공판기록 58~60쪽), ③ ‘공사현장에 인부들을 데려다 일을 시킨 사람은 피고인이고, E이 공사와 관련하여 지시를 내린 적은 한 번도 없었다’는 원심 증인 H의 일부 법정진술(공판기록 78, 80쪽)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자신의 책임 아래 D과 같은 근로자들을 선발·고용하고 작업을 지휘·감독하면서 임금 등에 관한 협의도 직접 진행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사정이 이와 같다면 피고인은 근로자 D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현장소장으로서 직접 임금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근로기준법 상 사용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

설령 앞서 본 바와 같이 H을 비롯한 근로자들 중 일부가 E로부터 직접 임금을 지급받은 경우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이 근로계약의 상대방인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대신 수급인의 지위에 있었던 E이 일부 근로자들의 요구에 응하여 피고인을 위하여 직접 임금을 지급한 사례로 보일 뿐이고, 그러한 일부 사례만으로 피고인이 D에 대한 관계에서 근로기준법 상 사용자로서의 임금 지급의무를 면한다고 볼 수는 없다.

3)

따라서,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한다.

판사 윤성묵(재판장) 곽희경 이창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