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2. 12. 15. 선고 2021구합105841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00. 4. 20. 설립되어 상시 70여 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산업용 밸브제조·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9. 4. 15. 원고에 입사하여 영업부 사원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20. 11. 27. 참가인을 경영상 이유로 인하여 2020. 12. 27.자로 해고한다고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다.

참가인은 2021. 3. 19.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D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5. 24. “이 사건 해고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는 존재하나, 원고가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지 않았고,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해고 대상자를 선정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근로자대표와 성실하게 협의한 사실도 없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4조의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라.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21. 6. 24. 중앙노동위원회에 C로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8. 30. 위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 을가 제3호증, 을가 제4호증, 을가 제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원고는 근로자들의 연장 근로 제한 및 연차휴가 사용을 독려하고, 계약직 사원에 대한 계약 종료, 고임금 임원에 대한 권고사직을 실시하였으며, 공장 이전을 통한 임대료 및 경비업체 수수료 절감 등의 조치를 시행하는 등 해고 회피를 위한 여러 노력을 다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해고 당시 생산직 근로자보다 관리직 근로자가 많은 상황이었으므로 부서 재배치 등의 조치는 불가능하였고, 정상적인 영업 활동이 유지되고 있다는 기업 이미지를 유지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순환휴직 조치도 할 수 없었다. 원고는 이 사건 해고 직전 영업부 임직원을 새로 채용하였으나, 이는 플랜트 업체에 대한 영업보다 조선 업체에 대한 영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서였고, 직전 2년간 승진이 전혀 실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사건 해고 직후 최소 인원에 해당하는 14명에 대한 승진 조치를 실시한 것이므로, 이러한 사정을 이유로 원고가 해고 회피를 위한 노력을 다하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2)

원고는 근로자대표와의 협의를 통하여 1차로 근로자들이 제출한 직무기술서를 참조하여 업무량과 업무역량을 확인하고, 2차로 근로자 측 사정에 대하여 검토한 후, 원고가 소속되어 있던 영업부의 경우 근속연수, 영업실적, 업무능력, 기여도, 정책방향 적합성 등을 해고대상자의 선정 기준으로 삼아 원고를 포함한 2명의 영업부 사원을 정리해고하게 된 것으로서,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해고 대상자를 선정하였다.

3)

원고는 근로자들이 자발적으로 이름을 적는 방식의 무기명 투표를 실시하여 E 직장을 근로자대표로 선출하게 한 후, 3회에 걸친 회의를 통해 근로자대표와 정리해고의 기준 등에 관하여 협의하였으며, 협의 결과는 각 부서의 서무를 통해 근로자들에게 전달 및 공지되었으므로, 근로자대표와 성실하게 협의하였다.

4)

따라서 원고는 근로기준법 제24조가 규정한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위하여 필요한 요건을 모두 갖추어 참가인을 해고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인정 사실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3호증, 갑 제4호증, 갑 제14호증, 을가 제1호증, 을가 제2호증, 을가 제5호증 내지 을가 제8호증, 을가 제10호증, 을가 제12호증, 을가 제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원고는 2016년경부터 매출액이 꾸준히 감소하여 당기순손실이 수년간 누적되고, 부채비율은 1,000%를 넘을 정도로 증가하는 한편, 유동비율은 100% 이하로 유지되는 등 심각한 경영 악화를 겪게 되어 2018. 12. 11. 창원지방법원 2018회합10068호로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하였고, 2019. 1. 23.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이루어졌다. 원고는 회생절차 과정에서 F 주식회사의 자회사인 G 주식회사에 의하여 인수되었고, 2019. 8. 12. 회생계획 인가결정 후 2019. 12. 3. 회생절차가 종결되었다.

2)

한편, 참가인은 2019. 4. 15. 원고와 근로기간을 2019. 4. 15.부터 2019. 6. 14.까지 2개월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원고에 입사하였고, 2019. 6. 1. 원고와 기간을 정하지 않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참가인이 원고에 채용될 당시의 채용공고에는 근무부서 ‘영업부’, 담당업무 ‘국내 조선소별 담당’으로 각 기재되어 있었는데,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 당시에는 주로 국내 플랜트 업체에 대한 영업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3)

원고는 2020. 6. 28. 2020년 1/4분기 노사협의회를 개최하여 경기침체 및 코로나 19의 확산 등 대외사정으로 인한 지속적인 경영 악화를 이유로 2/4분기 영업대책을 강구하는 차원의 비상경영체제 운영을 의결하였다.

4)

원고는 2020. 9. 17. 근로자들을 상대로 경영상 이유로 인한 구조조정 및 임금체계 변경의 실시를 통보한 후 근로자들로 하여금 협의를 위한 근로자대표를 선출하도록 하였고, 같은 날 오전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 E 직장이 근로자대표로 선출되었다. 원고는 2020. 9. 17. 16:00 회사의 경영 악화에 따른 구조조정 등 비상경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의 2020년 3/4분기 노사협의회를 개최하였고, 근로자대표 E은 위 회의에서 원고의 경영상 어려움을 인정하여 구조조정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5)

원고는 2020. 9. 18. 전 부서 부장급 이하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직무기술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도록 하는 협조 공문을 발송하였고, 이에 따라 참가인을 포함한 원고의 근로자들은 ‘핵심직무’, ‘직무수행 내용’, ‘주요 업무성과’, ‘담당 업무 외 기타 업무보유 능력’, ‘업무의 다양성’, ‘업무관련 자격증 및 교육 수료’ 등을 주요 항목으로 하는 직무기술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6)

원고는 2020. 10. 30. ‘2020년 경영악화로 인한 구조조정 2차 회의’를 개최하였고, 근로자대표 E은 원고가 제시한 구조조정 방안 중 ‘전체 임직원 급여를 20% 삭감하는 안’에 반대하고, ‘권고사직 등 방법으로 근로자 수를 조정하는 안’에 동의하였다.

7)

원고는 2020. 11. 24. ‘2020년 경영악화로 인한 구조조정 3차 회의’를 개최하여 참가인을 포함한 영업부 2명, 기술연구소 3명, 생산관리부 5명, 자재부 1명, 품질경영부 1명, 총무부 2명, 총 14명을 구조조정 대상자로 선정하기로 결정하였다. 이후 원고는 2020. 11. 26. 관할 지방고용노동청에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계획을 신고하였고, 2020. 11. 27.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위와 같은 정리해고 사실을 공지하였으며, 같은 날 참가인을 포함한 14명의 구조조정 대상자들에게 개별적으로 2020. 12. 27.자 해고를 통보하였다.

8)

한편, 원고는 이 사건 해고 직전인 2020. 11. 2. 영업부 소속 임원으로 H 이사를, 영업부 소속 직원으로 I 과장을 각 신규채용하였고, 이 사건 해고 직후인 2020. 12. 24. 승진 인사명령을 함에 따라, 이사 진급 2명, 차장 진급 1명, 과장 진급 4명, 대리 진급 4명, 직장 진급 1명, 반장 진급 1명, 조장 진급 1명 합계 14명의 근로자들이 2021. 1. 1.자로 승진하였다.

라.

구체적 판단

1)

관련 법리

가)

근로기준법 제24조 제1항 내지 제3항에 의하여,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와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 위 각 요건의 구체적 내용은 확정적·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 사건에서 다른 요건의 충족 정도와 관련하여 유동적으로 정해지는 것이므로, 구체적 사건에서 경영상 이유에 의한 당해 해고가 위 각 요건을 모두 갖추어 정당한지 여부는 위 각 요건을 구성하는 개별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 26. 선고 2003다69393 판결 등 참조).

나)

근로기준법 제31조에 의하여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의 경우에는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하므로, 정리해고에서도 사용자가 정리해고의 정당성을 비롯한 정리해고의 요건을 모두 증명해야 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8두44647 판결 등 참조).

2)

긴박한 경영상 필요

가)

긴박한 경영상 필요란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되지 않고,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 감축이 필요한 경우도 포함되지만, 그러한 인원 감축은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있는지는 정리해고를 할 당시의 사정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2. 6. 9. 선고 2017두71604 판결 등 참조).

나)

위 인정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는 이 사건 당시 경영 악화로 인하여 2018. 12. 11. 회생개시를 신청한 후 2019. 12. 3. 회생절차 종결결정을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았던 점, 원고는 2016년부터 매출액, 당기 순이익, 부채비율, 유동비율 등 거의 모든 지표상으로 심각한 경영 악화를 겪고 있었고, 회생절차 종결결정을 받은 후로도 조선업 경기 침체와 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하여 매출액의 감소가 계속되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해고 당시 원고에게 경영상의 이유로 인한 해고를 실시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피고 및 참가인 또한 이 사건 해고 당시 원고에게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있었다는 점은 다투지 않고 있다).

3)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

가)

정리해고의 요건 중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는 것은 경영방침이나 작업방식의 합리화, 신규채용의 금지, 일시휴직 및 희망퇴직의 활용 및 전근 등 사용자가 해고 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을 의미하고, 그 방법과 정도는 확정적·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당해 사용자의 경영위기의 정도,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사업의 내용과 규모, 직급별 인원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대법원 2004. 1. 15. 선고 2003두11339 판결 등 참조).

나)

위 인정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5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내지 갑 제1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는 이 사건 해고 당시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1)

원고는 2020. 11. 27.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결정한 후 이를 개별 근로자에게 통보하였는데, 이 사건 해고 직전인 2020. 11. 2. 참가인이 소속되어 있던 영업부 소속 임원 1명과 직원 1명을 경력직으로 채용하였고, 이 사건 직후인 2021. 1. 1.에는 영업부 소속 근로자들을 포함하여 총 14명의 근로자에 대한 승진을 실시하였다. 이는 해고 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한 인건비 절감 노력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조치이다.

(2)

원고는 이와 같은 신규채용에 대하여 자금회수 기간이 긴 플랜트 영업보다 조선 영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사업 구조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조선 영업 관련 경력자를 새로 채용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신규채용 이전에 주로 국내 플랜트 영업을 담당하여 왔던 참가인을 조선 영업으로 전환 배치함으로써 구조조정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는 고려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위 신규채용이 상당한 사업실적의 개선을 가져옴에 따라 결과적으로 기존 인력에 대한 해고를 최소하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조치에 해당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찾을 수 없다.

(3)

원고는 위와 같은 승진에 대하여 2019년 및 2020년 2년 동안 승진이 실시되지 아니함에 따라 인력 관리상 승진이 반드시 필요한 최소한의 인원인 14명에 대한 승진을 실시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2021. 1. 1.자 승진 조치에는 2인의 이사 진급자, 1인의 차장 진급자가 포함되어 있는 등 임원 및 중간관리직에 속하는 직위로의 승진이 다수 포함되어 있고, 원고의 주장처럼 2021. 1. 1.자 승진이 인력 관리상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달리 찾을 수 없다.

(4)

원고는 이 사건 해고 이전에 생산직 근로자들에 대한 연장근로 제한, 연차 휴가 사용 독려, 계약직 사원 및 일부 임원에 대한 권고사직, 공장 이전으로 인한 임대료, 경비업체 수수료 절감 등의 조치를 취하였으나, 전환 배치, 순환 휴직, 희망퇴직 등 인건비 절감을 위하여 정리해고 이전에 우선적으로 고려될 수 있는 조치들은 검토 및 시행하지 아니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해고가 이루어지기 불과 1개월여 전인 2020. 10. 30. ‘2020년 경영악화로 인한 구조조정 2차 회의’를 개최하여 근로자대표에게 인적 구조조정 대신 전체 근로자 급여의 20% 삭감 안을 제시하였으나, 근로자대표가 위 급여 삭감 안에 반대하였다는 이유로 다른 조치에 대한 검토 및 고려 없이 곧바로 정리해고에 이르렀던 것으로 보일뿐이다.

4)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 기준의 합리성 및 공정성

가)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 근로기준법 제24조 제1항 내지 제3항에 따라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정하고, 이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한다. 이때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이 확정적ㆍ고정적인 것은 아니고 당해 사용자가 직면한 경영위기의 강도와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정리해고를 실시한 사업 부분의 내용과 근로자의 구성, 정리해고 실시 당시의 사회경제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기는 하지만,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가진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되어야 하고, 그 기준을 실질적으로 공정하게 적용하여 정당한 해고대상자의 선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1두11310 판결 등 참조).

나)

위 인정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과 을가 제11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을 수립하고 그에 따라 해고대상자를 선정하는 절차를 거쳐 이 사건 해고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1)

원고는 사무직 근로자 14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실시하면서 각 부서별 정리해고 대상 인원수를 대략적으로 결정한 후, 부서별로 마련된 평가 기준에 따라 개별 정리해고 대상자를 선정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참가인이 소속되어 있던 영업부는 2명의 근로자가 정리해고 대상자로 선정되었다. 그런데 일부 부서의 경우 정리해고 대상자가 1명에 불과하였고, 원고가 각 부서별 정리해고 대상 인원수를 결정하게 된 구체적인 근거는 분명하지 않다.

(2)

원고는 참가인이 소속되어 있던 영업부의 경우, ① 근속연수, ② 영업실적 및 업무능력, ③ 회사에 대한 기여도, ④ 회사의 정책방향과 적합성이 정리해고 대상자의 선정기준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해고가 결정되기 이전에 실제로 위 4가지 항목에 따른 평가 기준이 설정되어 해고대상자 선정에 활용되었다고 볼 만한 자료는 특별히 찾을 수 없고, 원고가 제출한 ‘영업부 업무 능력 평가 순위 표(을가 제11호증)’의 경우 작성 주체, 시점 및 경위가 분명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영업부 소속 근로자들의 입사일, 경력(근속년수), 영업 실적이 단순 정리되어 있고 비고란에 근로자에 대한 간략한 주관적 평가가 기재되어 있을 뿐이어서, 개별 항목별로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갖춘 세분화된 평가 기준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영업실적 외의 다른 요소들이 어떠한 기준이나 비중으로 고려되었는지도 전혀 확인할 수 없다.

(3)

원고는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에 있어서 부양의무의 정도, 전직 가능성 등 정리해고로부터 보호하여야 할 필요성에 관한 근로자적 요소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이 사건 재심 판정에서 위와 같은 사항이 지적되자 이 사건 소송의 2022. 8. 9.자 준비서면에서 ‘영업부 개인정보 자료’라는 표를 제시하면서 2020. 11. 24. ‘2020년 경영악화로 인한 구조조정 3차 회의’에서 근로자대표와 함께 재직 연수, 가족사항, 배우자의 소득 여부 등 근로자적 요소를 충분히 검토하여 정리해고 대상자를 선정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원고가 제시한 위 표의 실제 작성 시점과 경위가 분명하지 아니하고, 개별 근로자들의 가족사항, 배우자의 소득 여부 등 정보가 정확하게 조사 및 파악되었는지도 의문이 있으며, 2020. 11. 24.자 회의는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을 마무리하기 위해 개최된 것으로 보여 정리해고 대상자의 선정에 있어서 해당 요소가 실질적으로 반영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4)

참가인은 조선 영업 담당자에 대한 채용 공고에 따라 2019. 4. 15. 원고에 입사하였는데, 당시 원고는 회생절차를 진행하면서 이미 플랜트 사업 부분을 정리하고 조선 사업 부분에 영업을 집중하는 내용의 사업 개편을 추진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참가인은 원고의 지시에 따라 국내 플랜트 영업을 주로 담당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조선 영업을 담당한 다른 근로자들에 비하여 영업 실적이 저조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참가인이 처음에는 조선 영업을 담당하였다가 실적이 저조하여 플랜트 영업 쪽으로 재배치된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는 제출하지 아니하였고, 달리 참가인이 조선 분야의 영업에 투입되더라도 다른 근로자들에 비하여 현저히 낮은 실적을 보이게 될 정도로 영업 능력이 부족하다고 볼 만한 사정은 찾을 수 없다.

5)

근로자대표와의 성실한 협의 절차

가)

근로기준법 제24조 제3항이 사용자는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 및 해고의 기준 등에 관하여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근로자대표)에 대하여 미리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고 하여 정리해고의 절차적 요건을 규정한 것은 같은 조 제1, 2항이 규정하고 있는 정리해고의 실질적 요건의 충족을 담보함과 아울러 비록 불가피한 정리해고라 하더라도 협의과정을 통한 쌍방의 이해 속에서 실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유에서이다(대법원 2002. 7. 9. 선고 2001다29452 판결 등 참조).

나)

위 인정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해고를 하는 과정에서 근로자대표와 성실한 협의 절차를 거치는 등 절차적 요건을 준수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1)

원고는 구조조정 계획을 근로자들에게 통보한 2020. 9. 17. 당일 오전에 근로자들이 구조조정에 관한 협의를 위한 근로자대표를 선출하게 하면서, 근로자들이 근로자대표로 누구를 선출할지를 숙고하고 자발적으로 과반수의 의사를 모으는데 필요한 충분한 시간을 부여하지 않고, 근로자들에게 협의의 대상 및 대표권 행사의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도 않은 채 사측의 주도로 근로자대표의 선출 절차를 진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2)

원고는 생산직 근로자의 경우 이미 상당 인원이 자발적으로 퇴사하였다는 이유로 사무직 근로자만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이러한 사정을 근로자들에게 설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근로자들이 구조조정과 관련된 협의를 위한 근로자대표를 선출하게 하였다. 이에 따라 생산직 근로자의 경우 정리해고의 대상에 포함되지 아니하였음에도, 종래 원고의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으로 활동하여 온 생산직 근로자 E 직장이 근로자대표로 선출되었고, 근로자대표와의 협의 과정에서 실제 해고의 대상이 된 사무직 근로자들의 이해관계가 적절히 반영되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하였다.

(3)

원고는 2020. 9. 17. 경영상 이유에 의한 구조조정 계획을 근로자들에게 통보한 후, 당일 개최된 2020. 9. 17.자 노사협의회, 2020. 10. 30.자 2차 회의, 2020. 11. 24.자 3차 회의를 통해 근로자대표와 협의를 진행하여 처음 구조조정 계획이 통보된 지 약 2개월여 만에 정리해고 대상자의 선정까지 완료하였다. 이러한 협의 과정에서 정리해고의 대상이 된 근로자들에게 근로자대표와의 협의 사항이 구체적으로 공지되었다는 사정은 찾을 수 없고, 개별 근로자들로부터 정리해고에 관한 의견을 수렴하거나 그들의 입장을 반영하기 위한 절차를 거쳤던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마.

소결론

결국 이 사건 해고 당시 원고에게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음은 인정되나, 원고가 이 사건 해고를 결정하기 전에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였다거나,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해고대상자를 선정하였다고 할 수 없고, 이 사건 해고를 하는 과정에서 근로자대표와의 성실한 협의 절차를 거쳤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4조 제1항 내지 제3항이 정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 판정은 적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병준(재판장) 장민주 신은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