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 및 가지급물반환신청을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과 가지급물반환신청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항소취지 및 가지급물반환신청취지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18,019,108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12. 3.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가지급물반환 신청취지
원고는 피고에게 26,974,358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5. 29.부터 당심 판결 선고시까지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전제되는 사실
피고는 대전 유성구 소재 C에서 음식점업을 운영하는 자이다.
원고는 2016. 3. 3.부터 위 식당에서 홀서빙 업무로 근무하다가 2018. 11. 18. 퇴직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임금 10,220,976원, 퇴직금 6,141,532원, 미사용 연차수당 1,656,600원 합계 18,019,108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고, 그 사실에 대하여 2020. 5. 15.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로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다(대전지방법원 2020고정225). 이에 피고가 항소하였으나 기각되었고(대전지방법원 2020노1385), 다시 상고하였으나 기각되어(대법원 2021도17639)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8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는 피고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2018. 11. 18. 퇴직하였는데 체불임금 10,220,976원, 퇴직금 6,141,532원, 미사용 연차수당 1,656,600원 합계 18,019,108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위 18,019,108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18. 12. 3.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항변에 대한 판단
항변요지
원고는 2018. 11. 6. 피고에게 그 동안 식당에서 현금을 절취하고 피고의 허락 없이 고가의 음식물을 손님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돈을 받는 등의 불법행위로 피고에게 손해를 끼친 것을 자인하면서 원고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피고에게 발생한 손해액에서 원고의 미지급분 임금 및 퇴직금 등을 모두 공제하고 별도의 손해배상금으로 피고에게 1,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다. 원고는 위 합의로 피고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채권을 포기한 것이고 피고는 위와 같은 합의에 따라 원고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다.
판단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서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이른바 임금 전액지급 원칙을 선언한 취지는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임금을 공제하는 것을 금지하여 근로자에게 임금 전액을 확실하게 지급 받게 하여 근로자의 경제생활을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그 보호를 도모하려는 데 있다.
따라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금지된다. 하지만, 사용자가 근로자 동의를 얻어 근로자의 임금채권에 대하여 상계하는 경우에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잡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때에는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위반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한다. 다만 임금 전액지급 원칙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것이라는 판단은 엄격하고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등 참조).
나아가, 퇴직금지급청구권은 퇴직이라는 근로관계의 종료를 요건으로 하여 비로소 발생하는 것으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한 퇴직금지급의무는 발생할 여지가 없고,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은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제34조에 위반되어 무효이다(대법원 2002. 7. 12. 선고 2002도2211 판결, 2002. 7. 26. 선고 2000다27671 판결 등 참조).
갑 제6호증, 을 제2, 3, 4, 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원고는 2017. 4. 5. 피고에게 ‘2016년 8월부터 C에서 카운터에 있는 포스에서 현금을 가져갔습니다.’라는 내용의 사실확인서(이하 ‘2017. 4. 5.자 사실확인서’라 한다)를 작성해주었다.
원고는 2018. 11. 6. 피고에게 다음과 같은 사실확인서(이하 ‘2018. 11. 6.자 사실확인서’라 한다)를 작성해주었다.
녹취록에 의하면, 피고가 2017. 4. 10. “저번에 삥땅 친 것도 말도 안되는 소리 한 거 알지”라고 묻자 원고가 “죄송해요”라고 대답하였고, 피고가 2017. 8. 24. “아줌마가 돈 갖고 장난친 거 인정해 안 해?”라고 묻자 원고가 “예, 다신 안 그럴게요.”라고 대답하였으며, 피고가 2018. 9. 4. “근데 추가메뉴 안 찍고 왜 아줌마가 물건 더 갖다 주고 돈을 아줌마가 챙기냐고”라고 하자 원고가 “앞으로는 안 하겠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원고와 피고가 2018. 11. 6.자 사실확인서를 작성한 당일 피고가 원고에게 “저번 달 월급은 나한테 얘기하지 말라고”, “퇴직금이고 뭐고 하나도 없고”, “그 전에 뭐, 퇴직금, 이런 건 얘기하지마”라고 하자 원고가 “예”라고 하였고, 원고가 “1,000만 원은 어떻게 갚아야 하느냐”고 묻자 피고가 “월 50만 원 이상씩 갚아라”라고 하였고 원고가 “예, 고맙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피고는 원고를 상대로 대전지방법원 2019가소218296호로 2018. 11. 6.자 사실확인서 상의 손해배상금 1,000만 원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위 소송에서 ‘원고는 피고에게 800만 원을 지급하되, 이를 2019. 12.부터 2020. 7.까지 매달 15일에 100만 원씩 8회 분할지급한다’는 내용의 2019. 10. 28.자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되었다.
그러나 2017. 4. 5.자 사실확인서 및 2018. 11. 6.자 사실확인서 어디에도 원고가 임금 및 퇴직금채권을 포기한다는 내용의 기재가 없는 점, 위 각 사실확인서를 작성할 당시에도 원고가 피고에 끼친 손해액이 제대로 산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는 2018. 11. 18.에 퇴직하였는데 위 각 사실확인서를 작성할 당시에는 피고가 다른 사람을 구할 때까지는 원고가 일하기로 했던 것이어서 원고의 퇴직 여부가 확정된 것이 아니었고 따라서 정확한 퇴직금이 산정될 수 없는 상태였던 점, 절도 혐의를 받는 원고로서는 각 사실확인서의 작성을 거부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2018. 11. 6. 을 제4호증의 기재와 같은 대화가 오갈 당시 피고의 추궁에 대하여 원고는 ‘예’라고 수긍하는 대답을 하거나 ‘다신 안 그럴게요’라고 말한 사실은 있으나 위 대화 내용은 원고가 피고의 질책에 심리적 압박을 받은 상태에서 피고의 요구에 부응하는 대답을 하는 상황으로 보이는 점, 원고는 피고의 고소로 절도죄로 기소되었는데 제1심에서 2022. 2. 18. 무죄가 선고된 점(대전지방법원 2021고정250, 갑 제9호증)을 종합하면, 원고가 피고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채권을 포기한다는 내용의 2018. 11. 6.자 사실확인서가 원고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그 효력이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 및 가지급물반환신청은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지은(재판장) 이효선 박상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