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3. 5. 18. 선고 2021나123602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여객운송업을 영위하는 합자회사로서 최저임금법 적용 사업장이고, 원고는 2016. 6. 1.부터 2017. 5. 22.까지, 2017. 6. 1.부터 2017. 10. 16.까지 각 피고 소속 택시 운전기사로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16. 5. 5. 피고와 사이에 피고로부터 약정된 월정 급여를 지급받되 일일운송수입금에서 기준운송수입금(이른바 사납금)을 피고에게 입금하고 나머지 초과운송수입금을 가져가는 방식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가 2016. 5. 7. 이를 변경하여 원고가 운송일의 총 운송수입금에서 기준운송수입금을 회사에 납입하고 나머지 초과운송수입금을 모두 가져가되 피고로부터 별도의 월정 급여는 지급받지 아니하는 방식의 근로계약(이른바 '도급제 방식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16. 5. 7. 체결된 도급제 방식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라.

원고와 피고는 2016. 9. 30. 이 사건 근로계약 중 제4조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변경하였다.

마.

원고는 2017. 5. 22. 피고 회사에서 퇴사하면서 퇴직금으로 659,211원을 지급받고, 이와 관련하여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하였다.

바.

한편,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은 제6조 제5항에 "일반택시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으로 한다."는 조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을 신설하였다. 이 사건 특례조항은 최저임금법 부칙(제8818호, 2007. 12. 27.) 제1호에 따라 피고가 소재한 대전광역시의 경우 2009. 7. 1.부터 시행되었다.

사.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2017년의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은 6,470원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2,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청구원인

원고가 수령한 초과운송수입금은 특례조항에 따른 '생산고에 따른 임금'에 해당하여 최저임금에 산입되지 않고, 원고는 피고로부터 초과운송수입금 이외에 고정급여를 수령하지 아니하여 최저임금법이 보장하는 최저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이 정한 소정근로시간에 따라 최저임금액으로 계산된 2017년 6월~10월의 미지급 임금 2,852,642원(주휴수당 포함)을 지급하여야 한다.

3.

판단

가.

원고의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1)

최저임금 미달액 청구에 관하여

가)

최저임금 미달액 지급의무의 발생

(1)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은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제3항은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 중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부분은 무효로 하며,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으로 정한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택시운전근로자의 경우, 이 사건 특례조항에서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를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으로 한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같은 법 시행령 제5조의2는 '단체협약, 취업규칙, 근로계약에 정해진 지급 조건과 지급률에 따라 매월 1회 이상 지급하는 임금'을 최저임금에 산입하되, '소정근로시간 또는 소정의 근로일에 대하여 지급하는 임금 외의 임금' 및 '근로자의 생활 보조와 복리후생을 위하여 지급하는 임금'의 경우에는 최저임금에 산입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2)

최저임금법이 이 사건 특례조항을 통해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최저임금에 산입할 수 없게 한 취지는, 택시운전근로자가 받는 임금 중 고정급의 비율을 높여 운송수입금이 적은 경우에도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보다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려는 데에 있다. 따라서 이 사건 특례조항을 적용한 결과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근로계약 부분은 강행규정에 반하여 무효이고, 피고는 비교대상임금(이미 지급된 임금 중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이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경우 그 차액을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비교대상임금액의 산정 기준

(1)

원고가 피고와 사이에 도급제 방식의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무 당일 택시운행을 통해 벌어들인 운송수입금에서 기준운송수입금을 피고에 납부하고, 남은 초과운송수입금을 원고의 수입으로 하는 방식으로 임금을 지급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일급제'로 근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근로계약 제5조에서 원고의 일급을 25,000원으로 정하고 있었고, 원고가 기준운송수입금에서 위 일급 25,000원을 상계하고 남은 금액만을 피고에 납부하였으므로 위 일급 부분이 비교대상임금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3)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의 위 주장에 따르더라도 피고는 원고에게 위 일급을 실제로 지급하지는 않았다는 것인데, 이는 임금을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도록 정한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반하는 점, ② 이 사건 기록에 의하더라도 피고가 원고에게 실제로 일급을 지급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 ③ 원고가 피고로부터 고정급여를 실제로 지급받지 않고 매일 운행으로 인한 총 수익금에서 일정한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만을 수령한다는 점에서 이는 도급제 방식의 근로계약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임금지급 방식에 해당하고, 다만 수익금에서 공제되는 금액이 이른바 '일급'에 해당하는 액수만큼 감액되는 효과가 발생할 뿐인 점, ④ 위와 같은 약정이 최저임금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볼 경우 사실상 도급제 방식의 근로계약과 유사한 형태의 계약을 우회하여 체결하는 것을 용인하는 결과가 되어 최저임금법이 이 사건 특례조항까지 마련하여 택시운전근로자의 생활 안정을 보장하고자 한 입법취지가 몰각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이 사건 근로계약에 원고의 일급에 관한 규정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는 실질적으로 도급제 근로계약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4)

따라서 원고는 피고로부터 초과운송수입금만을 지급받았다고 보아야 하고, 위 근로기간 중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비교대상임금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

최저임금 미달액 계산 방법

(1)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법정 최저임금액은 아래와 같이 산정할 수 있다.

(2)

한편, 원고가 2017년 6월 ~ 2017년 10월 매월 실제 근무한 일수가 별지 '최저임금 산정표'의 각 월별 '근로일수'란 기재와 같은 사실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앞서 본 기초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상 소정 근로시간이 3시간 40분(3.67시간)인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위 산정 방식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최저임금을 산정하면 별지 '최저임금 산정표'의 '법정최저임금'란 기재와 같다. (3)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도급제'로 근로하였음을 자처하고 있는 이상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4조에 따라 원고의 생산고 또는 업적의 일정 단위에 의하여 원고의 최저임금액이 정하여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것과 같이 최저임금법이 2007. 12. 27. 개정되면서 신설된 이 사건 특례조항에 의하면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경우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비록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근무형태가 도급의 성격을 띠고 있다거나 택시 운행 업무가 사업장 밖에서 이루어져 정확한 실제 근로시간을 파악하는 것이 어려울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들어 택시운전근로자인 원고의 최저임금액을 이 사건 특례조항에 따라 비교대상임금에서 제외되어야 하는 '생산고 또는 업적의 일정 단위에 의한 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하여야 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미지급 주휴수당의 산정

가)

근로기준법 제55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보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30조 제1항은 "법 제55조 제1항에 따른 유급휴일은 1주 동안의 소정근로일을 개근한 자에게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도급제에서 일급을 시급으로 환산하여 최저임금에 미달하는지 여부를 따질 때에는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주휴수당 및 주휴시간이 고려되지 않으므로, 위와 같은 최저임금 미달 금액 산정 과정에서 고려되지 않은 주휴수당은 별도로 지급되어야 한다[2018. 12. 31. 개정되어 2019. 1. 1. 시행된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 제1항 제2호, 제3호는 주급 및 월급으로 지급된 임금을 최저임금의 적용을 위해 시급으로 환산하는 방법을 규정하고 있는 조항이므로, 실제 근무일수에 따라 일급으로 산정된 최저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의 경우 위 최저임금법 시행령 조항의 개정과 무관하게 최저임금과 별도로 주휴수당의 지급을 구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원고는 1주 동안의 소정근로일을 개근하여 주휴수당을 지급받을 수 있는 각 월별 주휴일수를 별지 '최저임금 산정표'의 '주휴일수'란 기재와 같이 주장하였고, 피고들이 이에 대하여 명시적으로 다투고 있지 않으므로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월별주휴일수를 인정한다. 이와 같이 인정된 주휴수당 충족일수에 소정근로시간에 따른 최저임금을 곱하여 지급의무 있는 주휴수당을 산정하면 별지 '최저임금 산정표'의 '주휴수당'란 기재와 같다.

3)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별지 '최저임금 산정표' 기재와 같이 합계 2,825,642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17. 11. 1.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항변에 관한 판단

1)

피고의 항변 요지

원고가 정액사납금제 기사들보다 기준운송수입금을 적게 납부하기 위하여 자발적으로 도급제 형식의 근로 방법을 선택하였고 피고로부터 상당한 금액의 초과운송수익금을 취득한 점 등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최저임금 미달액 및 주휴수당의 청구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

2)

구체적 판단

가)

신의성실의 원칙(이하 '신의칙'이라고 한다)은, 법률관계의 당사자는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추상적 규범을 말하는 것으로서, 신의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지는 것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이와 같은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 단체협약 등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 등의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강행규정으로 정한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되므로, 신의칙을 적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갖춤은 물론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그러한 주장이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8. 7. 11. 선고 2016다9261, 9278 판결 등 참조).

나)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는 이 사건 특례조항이 2009. 7. 1.부터 대전광역시에서 시행된 이후 피고의 근로자들과 최저임금법에 저촉되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근로계약을 체결한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던 점, 이 사건에서 원고의 청구가 인용된다고 하여 피고가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을 겪게 되거나 기업의 존립이 위태롭게 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에 더하여, 택시운전근로자의 임금 중 고정급 비율을 높여 안정된 생활을 영위하게 하고자 한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취지와 강행규정성을 고려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특례조항에 따라 산정된 최저임금 미달액 및 주휴수당의 지급을 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에 해당한다거나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신의칙 항변은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병준(재판장) 이소민 이호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