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4. 1. 10. 선고 2022가합103953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1) 피고는 원전연료의 설계·제조 및 가공 등을 목적으로 설립되었고, 기획재정부는 2015. 1.경 피고를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에 따라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하였다.

2)

원고 A을 제외한 원고들과 망 B은 피고의 생산·행정기술직 근로자로서 2019. 6. 30.부터 2022. 6. 30.까지 사이에 퇴직하였다. 원고 A은 망 B의 상속인이다(이하 통칭하여 '원고들'이라 한다).

나.

1)「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약칭한다)」 은 종전에 제19조에서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가,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일부개정 되면서 같은 법 제19조 제1항에서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였다. 그리고 같은 법 부칙에서는 피고와 같은 공공기관의 경우 2016. 1. 1.부터 제19조, 제19조의2 제1항 및 제2항의 개정규정이 시행되는 것으로 정하였다.

2)

기획재정부는 2015. 5. 7. 고령 근로자의 고용 유지 및 안정, 청년층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 등을 목적으로 모든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라는 내용의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 을 확정하였다.

3)

피고는 당초 생산·행정기술직 근로자의 정년을 58세로 정하고 있었는데, 위와 같은 고령자고용법의 개정 등에 따라 2015. 9. 24. 모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로 정하고(제47조 제1항),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며 그 세부적인 사항은 별도의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에 따른다(제47조 제2항, 제61조)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개정하였다.

4)

또한 피고는 2015. 9. 30. 한전원자력연료노동조합과 사이에 임금피크제 도입, 임금조정기간, 임금지급률 등에 관한 노사합의를 하였고, 그 노사합의의 내용을 기초로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이하 '이 사건 운영규정'이라 한다)을 제정하였으며, 이 사건 운영규정은 2016. 1. 1.부터 시행되었다(이 사건 운영규정에 따라 시행된 임금피크제를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 이 사건 운영규정 중 이 사건 관련된 주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

고령자고용법의 개정과 피고의 취업규칙 개정, 이 사건 운영규정과 임금피크제의 제정 및 시행에 따라 원고들의 정년은 종전 58세에서 60세로 연장되었고, 연장된 기간 동안 원고들은 종전 임금의 각 80%에 해당하는 임금을 지급받았으며, 퇴직 시 위 임금을 기초로 산정된 퇴직금을 지급받았다.

라.

한편 피고의 일반직 근로자들의 정년은 원래 만 60세로서 정년이 유지된 상태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었다. 피고의 일반직 근로자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라며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법원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유효하다는 이유로 패소 판결을 받았고, 그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서울동부지방법원 2023. 10. 12. 선고 2020가합104857, 2020가합109388(병합) 임금}.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5호증, 을 제1, 2, 3, 14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은 동일 노동임에도 임금만 삭감한 것이고,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경영상 문제가 없었으며, 미납 퇴직금이 존재하고, 삭감된 임금에 상응하는 대상 조치가 없었으며, 원고들의 임금이 삭감된만큼 신규채용이 있었던 것도 아니어서 결국 무효이거나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삭감된 임금 및 이를 기초로 하여 지급받지 못한 퇴직금을 지급하거나 그 합당액의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나.

판단

1)

원고들의 주장을 모두 포함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연령차별금지원칙을 위반하여 무효인지 여부를 살펴본다.

가)

관련 법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사업주는 모집·채용,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 교육·훈련, 배치·전보·승진, 퇴직·해고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사람을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합리적 이유가 있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

(1)

고령자고용법 등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가)

고령자고용법은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는 한편, 제19조의2를 신설하여 제1항에서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두었다. 이는 정년 연장의 법적 의무화를 계획할 당시부터 근로자의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을 예상하고,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과 같은 부작용을 방지 또는 완화하기 위하여 사업주가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나)

고용보험법령 역시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 연장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삭감 제도를 예정하고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으며(고용보험법 제23조,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 정년 연장이 시행될 무렵에는 고용보험법 시행령(2015. 12. 4. 대통령령 제26690호로 일부개정된 것)에 제28조의2를 신설하여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2018. 12. 31.까지 일정한 지원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하였다.

(다)

이처럼 관련 법령에서 법정 정년 연장에 대응하여 일정 연령 이상의 고령자를 대상으로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와 같은 임금체계 개편 조치를 이미 예정하고 있었고, 특히 고용보험법령은 임금피크제 등으로 인해 정년이 연장된 근로자의 임금이 감액될 수도 있음을 예상하고 있었다.

(2)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가)

피고는 당초 원고들의 정년을 58세로 정하고 있었으나, 법정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연장하는 개정 고령자고용법이 시행되는 2016. 1. 1.부터는 근로자의 정년을 의무적으로 60세로 정해야 했고, 그로 인한 피고의 인건비 상승 부담은 당연히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피고의 입장에서는 정년 연장에 따른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재정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필요성이 있었다.

(나)

기획재정부의 임금피크제 도입 권고에 따라 공공기관인 피고로서는 위와 같은 정부 시책에 협조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 2015년 연말을 기준으로 피고를 비롯한 모든 공공기관이 기획재정부의 권고에 따라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다.

(다)

이와 같이 법정 정년의 연장과 정부의 임금피크제 도입 권고를 배경으로 하여 피고가 정년 연장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완화함과 동시에 청년 일자리를 창출(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기초가 된 C노무법인의 컨설팅 용역안에 따르면, 이 사건 임금 피크제 시행으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총 187명의 고용 창출이 가능하다)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은 그 목적의 타당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또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앞서 본 것처럼 관련 법령에서 이미 예정하고 있는 조치로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서 정한 '임금체계 개편'에 해당하여 그 시행에 법적 근거가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라)

위와 같은 임금피크제 도입의 배경과 경위 및 목적 등을 종합하면, 임금 피크제는 해당 사업장의 기존 경영상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즉, 경영상태가 어려운 사업장일 경우에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측면에서 피고의 경영상태가 건전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필요가 없었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3)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가)

앞서 본 고령자고용법 등 관련 법령의 개정 경위 및 내용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의 합리적인 시행을 위해 도입된 조치로서 정년 연장과 유기적 연관성을 갖는다. 즉, 법정 정년이 연장된 측면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법정 정년 연장을 위하여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임금피크제 도입의 측면을 함께 고려하여야 하는 것이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원고들에게 종전의 정년인 58세까지는 기존 임금체계에 따른 임금을 그대로 지급하고, 정년이 연장된 2년의 기간에 한하여 직전 임금의 80%를 지급하는 것으로, 정년이 연장된 기간에 대한 새로운 임금제도를 신선할 것으로 볼 수 있다. 그에 따라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도 불구하고 정년이 58세에서 60세로 상향됨에 따라 경제적인 측면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되었다. 원고들로서는 법정 정년 연장으로 기대할 수 있었던 '추가적인' 이익, 즉 정년이 연장된 2년 동안에도 기존 임금체계를 적용한 임금을 지급받을 것이라는 기대에 따른 경제적이익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일부 줄어든 것일 뿐,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전에 비하여 적극적으로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런데다 원고들은 2015. 12. 4. 개정된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의2에서 정한 임금피크제 지원금 제도에 따라 고용노동부로부터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교부받기도 하였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4)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가)

앞서 든 증거와 을 제8, 9, 10, 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이 사건 운영규정 및 기획재정부의 권고안에 따라 이 사건 임금 피크제 적용 대상 직원들을 별정직으로 전환한 다음, 각자의 희망직무, 희망근무지 등을 고려하여 직무를 부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의 2015. 12. 30.자 「임금피크제 별도 정원 및 직무운영 계획안」에 따르면, 피고는 3급 이하인 직원에게 기존 직무와 연속적인 업무를 중심으로 부여하도록 되어 있는 바, 원고들이 담당한 구체적인 업무 내용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전후로 크게 달라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나)

한편,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피고는 2019. 1. 11.경부터 이 사건 임금 피크제 시행과 관련하여 근로시간 단축제를 적용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는 기획재정부가 2015. 5.경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 도입을 권고할 당시 그에 따른 근로시간 단축까지 권고하지는 않았고, 이에 피고로서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른 임금 삭감에 대한 보전책으로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방안을 선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2018. 12.경 임금피크제 시행에 대응하여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정부지침이 변경되자, 그 직후 피고는 노동조합과 합의를 거쳐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라 근로시간을 단축하기로 정하였다.

(다)

그 밖에 원고들의 대상조치 미흡의 주장 속에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 근로자들에 대한 복리후생 차원에서 차별을 하였다거나 퇴직 전 교육기회제공 등의 대상조치를 충분히 이행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이 포함되었다면, 원고들의 위 주장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5)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의 사용처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 연장에 따른 인건비 절감 외 청년들의 신규채용을 확대하려는 목적도 가지고 있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구체적인 내용도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들의 임금을 감액하여 절감한 재원을 신규채용 인건비로 사용하려는 것을 전제로 설계되었다(C노무법인이 작성한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도입 컨설팅 용역안' 참조).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1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2016년부터 2021년까지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라 그 적용 대상 근로자들을 별도 관리하고, 신규채용 목표를 설정하였으며, 실제 신규채용을 실행한 내역은 아래 표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그렇다면,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확보한 재원을 실제 신규채용 인건비에 충당하여 한 것으로 보이고, 이는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을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하였다고 볼 수 있다.

(6)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라 미지급 퇴직금이 발생하였는지 여부

원고들은 퇴직금과 관련하여, 기존의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을 강제로 확정기여형 퇴직연금형으로 전환하도록 하였다거나, 중간에 퇴직금을 인출할 수도 없게 하였다거나, 강제로 퇴직금을 중간 정산시켰다는 등의 주장을 하며 원고들에게 미지급 퇴직금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먼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라 퇴직 전 3개월의 급여를 기준으로 하는 퇴직금 산정에 있어 근로자들에게 종전의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제도가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보다 불리하고, 그리하여 이 사건 운영규정 제15조 제1항에서도 '임금피크제 적용 직전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제도를 적용받고 있는 직원은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로 전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더 나아가 피고가 원고들에게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로 전환할 것을 강제하였다거나 퇴직금을 강제로 정산시켰다거나 중간에 퇴직금을 인출할 수 없도록 하였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를 인정할 만한 어떠한 증거도 없는 바, 원고들의 퇴직금 관련 위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2)

결국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에서 정한 합리적 이유 있는 연령차별{즉,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앞서 본 바와 같이 그 방법(절차 등 포함)과 불이익의 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음}이어서 유효하고, 원고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지급받지 못한 임금 및 퇴직금은 없다. 또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이 불법행위에 해당하지도 않으므로 원고들은 어떠한 손해배상청구권도 가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원고들이 임금 및 퇴직금 청구권 또는 손해배생청구권을 가지고 있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3.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신혜영(재판장) 나광윤 김명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