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4. 3. 20. 선고 2022노943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1)

피고인은 근로자 E, D에게 임금을 모두 지급하여 체불한 임금이 없다.

가)

위 근로자들은 소정근로시간이 1일당 4시간에 해당하는 근로자들이다. 피고인은 위 근로자들에게 위 소정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을 지급하였다(2022. 5. 18.자 항소이유서).

나)

위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2020. 3. 30.자, 2020. 4. 27.자, 2020. 6. 25.자 각 노사합의서(이하 ‘이 사건 각 노사합의서’라 한다)에 규정된 기준에 따라 임금이 지급되어야 한다. 피고인은 위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각 노사합의서에 규정된 기준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였다(2023. 8. 21.자 추가 항소이유서).

2)

피고인은 초과 지급된 임금의 반환채권으로 근로자 E, D의 임금채권과 상계하였다.

3)

근로자 E, D에 대한 해고가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로 인해 피고인은 위 근로자들에 대하여 적정한 징계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되었고, 이로써 기업을 계속 운영할 수조차 없는 상태에 이르렀는바, 적법행위의 기대가능성이 없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15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세종 B에 소재한 C 주식회사 대표로서 상시 근로자 84명을 사용하여 택시운수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임금의 일부를 공제하거나 통화 이외의 것으로 지급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09. 10. 7.부터 위 사업장에서 운전기사로 근로하여 온 D의 2020. 4월 임금 668,188원, 2020. 6월 임금 473,497원, 2020. 7월 임금 691,120원 임금 합계 1,832,805원과 2011. 2. 11.부터 동일 업무 담당으로 근로하여 온 E의 2020. 4월 임금 1,132,537원, 2020. 5월 임금 1,061,384원, 2020. 6월 임금 1,131,995원, 2020. 7월 임금 748,505원 임금 합계 4,074,421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① 체불한 임금이 없고, ② D, E의 불성실한 근로로 인한 손해배상채권과 위 근로자들의 임금채권을 상계하였으며, ③ 적법행위의 기대가능성이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으나,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다.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이 적절히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1)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근로자 E, D의 소정근로시간은 1일당 6.66시간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달리 위 근로자들의 소정근로시간이 1일당 4시간이라는 전제 하에 위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모두 지급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가)

근로기준법 제58조 제1항은 “근로자가 출장이나 그 밖의 사유로 근로시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소정 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 다만, 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통상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그 업무의 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2항은 “제1항 단서에도 불구하고 그 업무에 관하여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를 한 경우에는 그 합의에서 정하는 시간을 그 업무의 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나)

피고인이 운영하는 C 주식회사는 2019. 7. 29.경 L와 “2019년 임금협정서”(이하 ‘이 사건 임금협정서’라 한다)를 체결하였다. 이 사건 임금협정서는 소정근로시간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다(증거기록 114쪽).

다)

근로자 E, D은 이 사건 임금협정서 제5조 제1.의 2)항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을 1일 6.66시간으로 선택하였다(증거기록 74쪽, D 증인신문 녹취서 2쪽, E 증인신문 녹취서 2, 7쪽). 피고인 역시 근로자 E, D의 소정근로시간이 1일당 6.66시간이라는 점은 다투지 않으면서, 다만 위 근로자들의 실제 근무시간이 1일당 6.66시간에 미달하므로 실제 근무시간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을 뿐이다(증거기록 91, 92쪽).

라)

피고인은 이 법원에 이르러 ‘근로자 E, D은 실질적으로는 소정근로시간이 1일당 4시간에도 못 미치는 근무행태를 보였으므로, 위 근로자들은 소정근로시간을 1일당 4시간으로 선택한 것으로 보아야 하며, 피고인은 그에 따른 임금을 모두 지급하였다.’라는 취지로 주장을 변경하였으나, 앞서 보았듯이 소정근로시간은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고, 실근무시간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 아닌바, 피고인이 들고 있는 사정만으로 위 근로자들의 소정근로시간이 1일당 4시간이라고 볼 수는 없다.

2)

또한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피고인이 정해진 지급기일에 임금 전액을 지급하지 아니함으로써 피고인의 근로기준법위반죄는 이미 성립하여 기수에 이르렀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이 2021. 11.경 2차 급여를 지급함으로써 이 사건 각 노사합의서에 따른 기준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였고, 이로써 임금이 모두 지급된 것이라는 피고인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가)

근로기준법 제43조에 의하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고(제1항),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하여 지급하여야 한다(제2항). 그리고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은 근로기준법 제43조를 위반한 행위를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는 사용자로 하여금 매월 일정하게 정해진 기일에 근로자에게 근로의 대가 전부를 직접 지급하게 강제함으로써 근로자의 생활안정을 도모하려는 데에 입법 취지가 있으므로, 사용자가 어느 임금의 지급기일에 임금 전액을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위 각 규정을 위반한 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도4323 판결, 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3도7896 판결 등 참조).

나)

피고인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2020. 4. 급여로 2020. 5. 8. E에게 584,043원, D에게 306,306원, 2020. 5. 급여로 2020. 6. 10. E에게 520,480원, 2020. 6. 급여로 2020. 7. 10. E에게 424,279원, D에게 102,352원, 2020. 7. 급여로 2020. 8. 10. E에게 787,879원, D에게 871,834원만을 각 지급한 후, 2021. 11. 2. E, D에게 2020. 4.분부터 2020. 7.분까지의 2차 급여를 추가로 지급하였다는 것이다(피고인의 변호인이 2023. 8. 21. 제출한 추가 항소이유서, 2023. 8. 22. 제출한 증거자료제출서, 증 제9 내지 11호증). 그렇다면 피고인이 매월 정해진 지급기일에 해당하는 각 근로일의 다음 달까지 근로자 E, D에게 임금 전액을 지급하지 아니한 때에 임금 체불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는 이미 성립한 것인바(각 지급기일에 임금을 체불한 것에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볼 만한 정황도 없다), 피고인이 각 지급기일로부터 1년 이상이 지난 2021. 11. 2. 추가로 2차 급여를 지급하였다는 사정은 이를 양형에 참작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범죄의 성립 여부에는 영향을 미칠 수 없다.

3)

이 사건 기록상 피고인이 근로자 E, D에게 초과 지급한 임금이 있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오히려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의 2021. 11. 2. 추가급여 지급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위 근로자들에게 미지급된 임금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일 뿐이다. 따라서 초과 지급된 임금의 반환채권으로 근로자 E, D의 임금채권과 상계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4)

피고인에게 적법행위를 기대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는 행위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하에 행위자 대신 사회적 평균인을 두고 이 평균인의 관점에서 그 기대가능성 유무를 판단하여야 하는바(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5도10101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내세우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이 가능한 성의와 노력을 다했음에도 임금의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긍정할 정도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

3.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이종 범죄로 인한 1회의 벌금형 이외에 별다른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이 2021. 11. 2. 근로자 E, D에게 추가 급여를 지급함으로써 체불 임금 중 일부가 지급된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나, 근로자에 대한 임금 체불행위는 임금에 의존하여 생활하는 근로자와 그 가족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피고인의 죄책이 가볍지 않다. 피고인은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오히려 근로자들의 불성실함을 탓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는바, 범행 후의 정황도 좋지 않다. 이러한 사정들에다가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들을 종합하여 볼 때,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너무 무거워서 부당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나경선(재판장) 육은령 정현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